고은서는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너랑 상관없는 일이라고 여러 번이고 말했는데 왜 자꾸 끼어들지 못해서 안달이나 하는 건데? 이번 일을 꾸민 사람이 백유미라는 걸 믿기는 하는 거야? 원지훈을 교사한 사람도 백유미고 T국에 갑자기 나타난 저 사람들도 다 백유미가 안배한 사람들이야. 백유미는 처음부터 날 살려둘 생각이 없었다고!”고은서는 곽승재가 입을 열기도 전에 다시 비아냥거렸다.“믿을 리가. 백유미는 T국에 프로젝트에 관해 협상하러 온 거고 또 하필 여기에 와서 성폭행을 당했는데 당신이 믿을 리가 없지.”“믿어.”고은서의 말을 듣고 있던 곽승재의 눈빛이 섬뜩할 정도로 차가워졌다.“내가 어떻게서든 다 조사해낼게.”“곽승재, 진짜 조사하려는 거 맞아? 당신 생명의 은인이잖아. 어릴 적부터 같이 자라 오면서 백유미가 눈물만 흘리면 마음이 약해지면서 뭘 조사하겠다는 거야?”고은서는 날이 선 말투로 계속 그를 향해 비아냥거렸다.그녀는 곽승재를 전혀 믿지 않았다.곽승재는 순간 마음이 아파왔다.“은서야, 널 해치려던 사람이 누구든 내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그래. 기다릴게. 날 실망시키지만 않았으면 좋겠네.”고은서가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그를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대표님, 백유미 씨께서 깨어났습니다.”바로 이때, 그의 부하가 보고하러 왔다.“알겠어.”비웃음으로 가득한 고은서의 눈빛에 곽승재는 힘겹게 입을 열었다.“은서야, 내가 다 처리하고 다시 설명해줄게.”곽승재가 나간 후 박지연이 병실로 들어왔다.“내가 알아봤는데 어젯밤에 죽은 하국 남성이 원지훈이 맞대. 듣기로는 원지훈이 먼저 백유미를 죽이려고 했는데 백유미가 정당방위를 하면서 도로 원지훈을 죽여버렸대. 그런데 백유미도 크게 다친 모양이야.”박지연은 말하면서 순간 소름이 돋았다.“그런데 왠지 모르게 백유미가 정당방위가 아니라 처음부터 화풀이할 겸 원지훈을 죽이려고 마음먹었던 것 같아. 아무튼 사람은 이미 죽었고 목격자도 없는데 백유미가 뭐라 하면 뭐가 사실이 되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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