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약간 당황하던 예천우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미안해요, 조금 전 일, 고의는 아니었어요.”“알아요, 내가 먼저 천우 씨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간 거니까.”이신향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 당당하게 인정하며 말했다.“천우 씨, 내가 그렇게 별로인가요?”예천우는 이신향을 보지도 않고 고개를 저었다.“신향 씨의 몸매, 외모, 인품, 능력 어느 하나 빠질 게 없어요. 하지만 알다시피 나는 이미 주인이 있는 남자예요.”“알아요. 하지만 말했잖아요, 천우 씨에게 그 어떤 책임도 묻지 않을 거라고.”“신향 씨는 책임을 묻지 않을 수는 있지만 나는 그렇게 할 수 없어요. 만약 내가 그런 사람이었다면 신향 씨도 친구가 되려고 하지 않았을 거예요. 안 그래요?”예천우의 반문에 이신향은 잠시 침묵했다. 사실 예천우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예천우가 이런 태도를 보일수록 이신향은 더 호감이 가는 것 같았다.예천우가 피하는 모습에 아무리 뻔뻔한 여자도 더 이상 제멋대로 굴 수 없었다.“알겠어요, 그럼 난 먼저 쉴게요.”하지만 그 순간 다시 백씨 가문이 떠오른 이신향은 눈에 걱정이 스쳤다.‘차라리 천우 씨를 보내주고 우리는 재빨리 도망치는 게 낫겠어. 잡히더라도 천우 씨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천우 씨, 별일이 없으면 이만 가세요!”“급할 것은 없어요. 누가 와서 두 사람 괴롭히면 어떡해요. 여기 있을게요.”예천우가 말했다.“괜찮아요. 천우 씨와 아무런 사이도 아닌데 이렇게 신세를 지면 안 되죠. 어서 가세요. 아니면 좀 이따 가지 못할 수도 있어요.”이신향이 말했다.“네... 알겠어요.”잠시 생각하던 예천우는 다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계속 여기에 머물다간 자제할 수 없을 것 같았다.게다가 성종 본사를 다녀온 후부터 자신에게 어떤 변화가 생긴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정확히 무엇인지는 감지하지 못했다.문을 나선 후 1층에 도착했을 때 밖으로 나오니 흉악한 얼굴의 사내들이 무리 지어 서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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