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됐어요. 완유를 봐서라도 그냥 넘어가 줄게요.”예천우는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막 전화를 걸려던 찰나 갑자기 주경인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녀는 화면을 확인하더니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마... 두석이예요.”주경인은 조심스럽게 말했다.“오, 잘됐네요. 전화비 아꼈네요.”예천우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며 미소 지었다.“...” 주경인은 난감한 얼굴로 전화를 받았고 예천우가 옆에서 듣기 쉽도록 바로 스피커폰을 켰다.“마 대표님, 안녕하세요.”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지만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단호하고 싸늘했다.“주 대표님, 우리 쪽 제안은 어떻게 생각했습니까?”목소리엔 일말의 여유도 없었고 거들먹거리는 기색마저 느껴졌다.주경인은 슬쩍 예천우를 쳐다봤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 침묵이 오히려 더 불안하게 다가왔다.“마 대표님, 그 조건은 솔직히 너무 과합니다. 저희로선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그래요? 그 말은 곧 거절하겠다는 뜻이군요?”마두석의 말투가 점점 거칠어졌다.주경인은 다시 한번 예천우를 바라봤지만 여전히 반응은 없었다. 그래서 주경인은 망설이다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죄송합니다. 저희로선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좋아요. 그 말씀... 기억하겠습니다. 이제부터는 저도 봐주지 않겠습니다.”목소리에는 노골적인 협박이 실려 있었고 주경인의 손끝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결국 예천우를 향해 간절한 눈빛을 보냈고 그제야 예천우가 입을 열었다.“마 대표님, 제법 위세 등등하시네요?”“누구야?”전화기 너머에서 마두석의 목소리가 잠시 멈췄다. 그 목소리엔 분명 낯선 듯한 불쾌감이 나타났지만 곧바로 확신에 가까운 두려움이 드러났다.“설마... 예 대표님이신가요?”“나야.”예천우의 말투는 여전히 담담했다.“근데 예 대표님이라 부르지 마. 괜히 불편하게 그러지 마시고 그냥 계속하던 대로 반말해. 마 대표님께서 화나시면 어쩌나 싶기도 하고.”“아, 아뇨! 절대 그런 뜻이 아닙니다. 예 대표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