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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1화

“농담하는 게 아니야.”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하자 백도훈은 순간 멍해졌다.예천우의 표정은 진지했고 애초에 그가 이런 걸로 장난칠 이유도 없었다.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믿기 힘들었다.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그는 조심스럽게 말을 돌렸다.“그건 그렇다 치고... 절정종 고수를 어떻게 상대할 건지 먼저 생각하는 게 낫지 않겠어?”“그건 생각할 필요 없어.”“뭐라고?”백도훈은 다시 한번 얼어붙었다.“이미 해결했어.”“해, 해결했다고? 말도 안 돼!”그는 본능적으로 부정했다.절정종의 부종주는 웬만한 초고수들도 감당할 수 없는 인물이었는데 예천우가 그렇게 간단하게 해결했다는 게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하지만 곧 스스로 허탈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됐어. 해결했든 안 했든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겠어. 어차피 난 이미 폐인인데.”“그건 맞아. 너 지금은 폐인이 됐지.”예천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잊지 마. 널 이렇게 만든 건 나야. 그 말은 내가 널 다시 회복시킬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해.”“뭐?”백도훈은 충격을 받은 듯 눈을 크게 떴다.“그게 가능해?”그의 눈빛에 처음으로 희망이 비쳤다.예천우의 태도는 변함없이 차분했지만 그만큼 더 신뢰할 수 있었다.“진짜야?”“당연하지. 네가 원한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회복시켜 줄 수 있어.”예천우는 태연하게 말하자 백도훈은 숨을 삼켰다.‘진짜일까?’하지만 지금 자신에게 선택지는 없었다. 실력 없이 살아봐야 남은 인생은 비참할 뿐이었다. 무엇보다 직접 실력을 잃어본 사람만이 그 소중함을 뼛속까지 절감할 수 있었다.“제발... 회복시켜 줘.”그가 더 이상 망설이지 않자 예천우는 짧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시간 낭비할 여유 없어. 가만히 있어.”그의 손에 아홉 개의 은침이 나타났다.휭!그 순간 은침이 빛을 그리며 백도훈의 주요 경혈에 정확히 꽂혔다.극심한 고통이 온몸을 파고들었고 몸이 찢어질 듯한 아픔이었다.“참아. 견디지 못하면 그대로 끝이야.”예천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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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2화

백도훈은 비록 예천우에게 의해 폐인이 되었고 그동안 그를 향한 분노도 컸지만 돌이켜 보면 그 모든 것은 자업자득이었다.그가 이런 처지가 된 건 결국 자신의 선택과 행동 때문이지 남을 원망할 일이 아니었다.그런데도 예천우는 원한을 품기는커녕 오히려 자기 몸을 회복시켜 줬다.이제 그는 분노가 아니라 깊은 감사를 느끼고 있었다.“이제 내 말을 믿겠어?”예천우가 담담하게 묻자 백도훈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합니다. 제가 우물 안 개구리였군요. 용왕님의 능력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걸 후회할 따름입니다. 앞으로 어떤 명령이든 불구덩이에 뛰어들라는 말이라도 따르겠습니다.”백도훈은 바보가 아니었다.예천우와 자신은 원래 적대적인 관계였고 그가 굳이 원한까지 있는 자신을 돕는 이유는 분명했다.그에게 필요할 만한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었다.그러나 예천우는 고개를 가볍게 저었다.“그럴 필요 없어. 난 네게 위험한 일을 맡기려는 게 아니야. 오히려 널 부와 권력의 중심에 서게 할 거야.”“부와 권력이요?”백도훈은 순간 멍해졌다.예천우가 조금 전 엄청난 부를 안겨주겠다고 한 말이 떠오르자 그는 눈빛이 흔들렸다.예천우는 직설적으로 말했다.“백강호를 대신해 백씨 가문을 장악해. 백강호는 여러 번 내 목숨을 노렸을 뿐만 아니라 온갖 악행을 저질러왔으니 이제는 존재할 이유가 없어. 그러니 네가 그 자리를 대신해야 해.”백도훈은 그 말을 듣고 순간 가슴이 요동쳤다.단순히 좋은 기회가 아니라 이건 하늘이 내려준 행운이나 다름없었다.하지만 한 가지 걸리는 것이 있었다.“그런데... 백강호 뒤에는 절정종이 있지 않습니까? 게다가 백강호가 죽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고...”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예천우는 무심하게 말했다. “그 녀석은 이미 죽었어. 더군다나... 백강호는 자기 손으로 김희자까지 죽였어.”“뭐라고요?”백도훈은 순간 충격을 받았다.아무리 백강호가 무정한 인간이었다 해도 자기 아내를 직접 죽였다니.그는 그동안 백강호에 대한 분노와 원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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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3화

“좋아. 그럼 일단 이렇게 결정하지. 날 실망하게 하지 마.”예천우의 날카로운 시선이 백도훈을 꿰뚫었다.“절대 그럴 일 없을 겁니다.”백도훈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이미 모든 기반이 다져진 상황에서 이 기회를 잡지 못한다면 그는 살아남을 자격조차 없었다. “좋아.”예천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병실을 나섰다.백도훈도 즉시 몸을 일으켜 한쪽 무릎을 꿇으며 진심 어린 목소리로 외쳤다.“용왕님, 깊이 감사드립니다.” 예천우는 대꾸도 없이 곧장 병실 밖으로 나갔다. 병실 앞에는 흑호와 절정 노조 두 사람이 서 있었다.흑호는 얼굴이 창백해진 채 공포에 질려 있었고 절정 노조는 그냥 조용히 대기하고 있었다.흑호는 예천우를 보자마자 얼굴이 더욱 새파래졌다. ‘설마 여기에 온 이유가 백도훈을 죽이려고 하는 걸까?’만약 그렇다면 자신도 살아남을 수 있을 리 없었다.그는 공포감이 온몸을 휘감으며 식은땀이 흘렀다.하지만 다행히도 예천우는 그에게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그저 흑호를 한 번 스쳐보더니 아무런 관심도 없다는 듯 그대로 지나갔다.절정 노조 역시 말없이 그를 따라갔다.흑호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죽을 뻔했군.’그가 방금 느낀 압박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저 존재만으로도 숨이 막힐 것 같은 공포였다.‘백강호 따위는 감히 대적할 존재가 아니었어.’하지만 흑호는 한 가지가 궁금했다.‘백도훈은 괜찮은 걸까?’병실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예천우는 예상치 못한 인물과 마주쳤다. 바로 휠체어를 탄 백지훈이었다.그는 그동안 치료를 받으며 상태가 꽤 회복된 듯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있었다. 그가 예천우를 본 순간 그의 얼굴이 분노로 일그러졌다.그동안 품고 있던 원망과 분노가 한꺼번에 터져 나온 듯했다.“예천우?”백지훈은 처음엔 믿기지 않는 듯 눈을 크게 떴다. 그가 감히 이렇게 병원에서 태연하게 돌아다니고 있다는 사실이 이해되지 않았기에 그는 곧 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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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4화

흑호는 황급히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들어서자마자 놀란 눈으로 백도훈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백도훈은 완전히 회복된 모습이었다. 오히려 예전보다 기운이 더 좋아 보였고 얼굴에는 생기가 돌았다.그는 멍하니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도훈 씨, 몸이 훨씬 좋아 보이는데요?”백도훈은 기쁨을 감추지 않은 채 대답했다.“당연하죠! 제 내공은 완전히 회복됐고 심지어 더 강해졌어요. 이 정도면 놀라운 일이 아니지 않나요?”그는 흥분을 억누를 수 없었다.더군다나 이제 곧 백씨 가문을 장악할 위치에 서게 될 생각을 하니 가슴이 벅차올랐다.하지만 혼자 힘만으로는 어려운 일이었고 흑호가 함께한다면 모든 것이 훨씬 쉬워질 터였다.“뭐라고요? 그게 가능해요?”흑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충격을 받았다. “단전이 완전히 파괴됐는데 그게 어떻게 회복된 거죠?”백도훈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보통이라면 불가능하겠죠. 하지만 용왕님께서 직접 나섰다면 얘기가 다르죠.”“용왕님이요?”흑호는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 ‘백씨 가문의 원수였던 사람이 왜 갑자기 백도훈을 도운 거지? 처음에는 예천우가 백도훈을 완전히 죽여버리려 온 줄 알았는데 되려 단전을 되찾아주었다니...’백도훈은 잠시 머뭇거리는 흑호를 보며 조용히 그의 눈을 바라보다가 그리고는 결정을 내린 듯 입을 열었다.“흑호 씨는 저랑 오랜 시간 함께 해왔잖아요. 전 이제 백씨 가문 전제를 차지할 거예요. 흑호 씨랑 함께하면 우리 둘 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을 거예요.”이 말은 사실상 최후의 통보라는 것을 흑호도 알았다.흑호가 거절한다면 백도훈은 결국 다른 사람을 찾을 것이다.그리고 새로 들어온 그 사람은 흑호가 누렸던 자리와 권력을 가져갈 것이다.흑호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졌다.백강호가 살아 있었다면 절대 배신할 생각이 없었을 것이다.하지만 이제 백강호도 죽었고 자신이 백씨 가문에서 대우받지 못한 현실도 부정할 수 없었다. 백강호는 점점 자신을 하인처럼 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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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5화

백도훈은 충격을 받은 동시에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절정 노조 같은 무시무시한 존재도 예천우를 주인님이라 부른다고? 그러면 나는 대체 뭐지? 그렇다면 나 역시 마땅히 무릎을 꿇고 주인님이라고 불러야 하는 것 아닌가?’솔직히 그 호칭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절정 노조조차 그렇게 부르고 있다면 자신이 못 할 이유가 없었다.‘좋아. 다음에 예천우를 만나면 절대 용왕님이라고 부르면 안 돼. 반드시 주인님이라고 해야 해!’절정 노조는 그들이 충격에 빠져 있는 것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곧장 말을 이어갔다.“백도훈, 잘 들어라. 주인님께서 내게 전할 말이 있다고 하셨어.”백도훈은 즉시 정신을 가다듬고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노조님, 말씀해 주십시오.”절정 노조는 냉정하게 말했다.“첫째, 마땅히 보상할 것은 보상하고 바로잡아야 할 것은 바로잡아야 해.”“... 네?”백도훈은 잠시 멍해졌고 정확히 무슨 뜻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하지만 절정 노조는 별다른 설명도 없이 바로 다음 말을 던졌다.“둘째, 어떤 놈이든 대가를 치러야 할 자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만들어. 예를 들면, 백지훈. 그 녀석은 마땅히 처리해야 할 방식으로 처리해.”이 말을 듣자 백도훈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 ‘설마 백지훈을 죽이라는 건가?’그는 백강호가 남긴 유일한 혈육이었다.‘진짜로 없애야 하나?’사실 백도훈의 처지에서 보면 죽이는 것이 가장 확실한 해결책이었다.백지훈이 살아 있다면 분명 자신이 백강호를 해쳤다고 의심할 것이고 결국 백씨 가문의 모든 재산을 노리며 복수를 시도할 것이 뻔했다.절정 노조는 마지막으로 무언가를 내밀며 말했다.“마지막으로 이것은 주인님께서 너희에게 주신 물건이야. 직접 보고 판단해. 필요 없으면 없애버려도 되고.”그 말을 남긴 채 절정 노조는 마치 처음부터 그곳에 없었던 것처럼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가 떠나는 장면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백도훈은 그가 사라진 자리만 멍하니 바라봤고 흑호 역시 정신이 나간 듯한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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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6화

백강호가 손에 쥐고 있던 것들은 단순한 불법이 아니었다. 그가 저지른 일 중 일부는 그야말로 목숨을 잃을 만큼 치명적인 것들이었고 심지어 백도훈조차 알지 못했던 어두운 비밀들이 많았다.그중에서도 가장 충격적인 것은 백강호가 개인적으로 거느리고 있던 암살자 조직이었다. 비록 규모가 크지는 않았지만 그들이 저지른 악행은 셀 수 없을 정도였다.더 끔찍한 사실은 이들 중 일부 사건에는 백도훈과 흑호도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이 모든 것이 드러나면 죽지는 않더라도 두 사람 모두 더 이상 정상적인 삶을 살기는 어려웠다.흑호도 마찬가지였다.두 사람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너무도 짧은 시간 안에 예천우가 자신들의 과거를 낱낱이 파헤쳤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이게... 이게 어떻게 가능하지?’이 정도 정보를 수집하려면 어마어마한 정보력과 네트워크가 필요했다. 그렇다면 예천우는 도대체 얼마나 거대한 힘을 가지고 있는 걸까?이 순간 두 사람은 서로의 눈을 마주쳤고 동시에 깨달았다.이제 예천우에게 절대 반기를 들 수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그를 적으로 돌리는 순간 자신들의 인생은 끝날 것이다.두 사람은 말을 아끼고 계속해서 문서를 살펴봤다. 그러다 백지훈과 관련된 폴더를 클릭하자 더욱 충격적인 자료들이 쏟아졌다.심지어 영상까지 있었다.영상 속 백지훈은 공공연하게 그들을 개처럼 부르며 조롱하고 있었다. 그리고 몇몇 대화에서조차 대놓고 그렇게 표현했다.두 사람이 그 영상을 끝까지 본 후 얼굴이 철저히 굳어졌고 분노를 억누를 수 없었다.이때 백도훈은 예천우가 남긴 말을 떠올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흑호 씨, 방금 주인님의 말씀 들었죠? 백지훈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흑호는 잠시 망설였고 백지훈이 지금까지 해온 짓을 생각하면 죽어도 마땅했다. 하지만 그는 백강호가 남긴 유일한 혈육이었다.그렇다고 그냥 살려둔다면 풀어둔 뱀처럼 언제든 되돌아와 자신들을 물어뜯으려 할 것이다.‘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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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7화

백도훈과 흑호는 함께 병원 내부를 지나가 백지훈이 있는 병실로 향했다.거리가 멀지 않았기에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병실에 들어서자마자 급히 달려온 흑호를 보며 백지훈은 더욱 거만한 태도를 보였다.그는 옆에서 자신을 동경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미녀를 힐끗 보더니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그나마 빨리 왔군. 안 그랬으면 오늘 제대로 혼 좀 나야 했을 거야.”그때 뒤에서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백지훈, 너무 지나치네.”백지훈이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백도훈이 서 있었다.처음에는 살짝 긴장했지만 이내 어머니의 말을 떠올렸다.‘백도훈도 이제 끝난 인간이야. 앞으로 신경 쓸 필요 없어.’게다가 그는 과거에도 여러 번 자신의 계획을 방해했던 인간이었다.이제는 그의 인생이 끝났으니 오늘 제대로 본때를 보여줘야 했다.백지훈은 어깨를 으쓱하며 비웃었다.“누군가 했더니... 우리 집에서 쫓겨난 한심한 놈들이네?”백도훈은 순간 어이가 없어 헛웃음을 지었다.그가 이렇게까지 뻔뻔하게 나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그는 차갑게 중얼거렸다.“역시... 너희 모자가 한통속이긴 하네.”그러자 백지훈은 코웃음을 치며 대답했다.“그야 당연하지. 너보다는 백배 나으니까. 적어도 난 쓸모없는 놈은 아니거든?”그는 한층 더 거만한 태도로 덧붙였다.“네가 백씨 가문 사람이라고 착각하는 건 아니지? 그냥 우리 집 호적에 이름 하나 올린 걸로 날 넘보려고?”그 말에 백도훈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반면 백지훈은 그의 표정을 보고 더욱 우쭐해졌다.마치 오래된 원한을 풀기라도 하듯 속이 다 시원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하... 모자끼리 닮긴 닮았군. 네가 아직 살아 있는 게 기적이야.”백도훈이 낮게 읊조리자 백지훈의 표정이 일그러졌다.“뭐라고?”백지훈은 분노를 터뜨리며 소리쳤다.“백도훈, 네가 감히... 네가 뭔데 나한테 그런 식으로 말해? 예전에는 네가 좀 걸리적거렸지만 이제 넌 뭐 하나 제대로 할 줄 모르는 쓰레기잖아. 감히 내 앞에서 건방을 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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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8화

‘이건 무슨 상황이지?’백지훈은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고 아까 병원에서 마주쳤던 예천우가 떠올랐다. 그때 그는 예천우의 태도가 몹시 불쾌했다.“넌 지금 네가 얼마나 큰 위기에 처했는지조차 모르고 있군.”예천우가 했던 그 말이 계속해서 머릿속을 맴돌았다.그때는 그냥 건방진 허세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와서 다시 생각해 보니 뭔가 이상했다.그리고 그 순간 백지훈은 자신이 진짜로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식은땀이 흐르며 두려움이 밀려왔다. “내가... 진짜로 잘못 건드린 건가?”그러나 그때는 후회해도 이미 늦었다. 지금 이 두 사람이 자신에게 품고 있는 감정을 보면 자신을 살려둘지조차 불확실했다.그 순간, 공포가 온몸을 휘감았고 본능적으로 소리를 지르려 했다. “살려줘!”하지만 그 순간 백도훈이 한 발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그의 오른손이 순식간에 백지훈의 목을 움켜쥐었다. “칵!”백지훈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고 그는 숨이 막히며 공포에 질린 눈으로 백도훈을 바라봤다.“이게 어떻게 된 거야… 이 인간이 분명 폐물이 됐다고 했는데.”그가 힘을 회복했다는 사실을 상상도 못 했던 백지훈은 공포에 떨며 몸부림쳤다.백도훈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조용히 있어. 그러면 네게 한 번만 기회를 주지. 만약 내 말 안 들으면... 넌 오늘 밤을 넘기지 못하고 바로 죽게 될 거야.”그러자 백지훈은 필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압박감에 무조건 순종해야 한다는 본능적인 공포가 밀려왔다.백도훈이 손을 놓자 백지훈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숨을 돌린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왜... 왜 백씨 가문을 배신한 거죠?”백도훈은 싸늘한 표정으로 대답했다.“배신? 웃기지 마. 이 모든 게 다 너희 모자 때문이지.”그 말에 백지훈은 얼굴이 굳어졌다.“뭐라고요?” 그는 반박하고 싶었지만 차마 입을 열지 못했다.이미 상황이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이다.살기 위해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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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9화

‘남궁 가문 따위가 하찮다고? 게다가 남궁 가문의 남궁상민을 환관으로 만들었다고?’백도훈은 머릿속이 새하얘졌다.남궁상민이라면 백지훈이 그토록 아부하며 따르던 남궁 가문의 작은 도련님이였다.그런데 그 남궁상민이 예천우 손에 의해 환관이 되었다니.‘이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백도훈은 혼란스러웠다.남궁 가문은 용도에서도 손꼽히는 가문이었고 비록 사대 가문에는 들지 못했지만 그들 역시 강력한 세력을 형성하며 언제든 4대 가문에 대항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가문이었다.그런 남궁 가문을 예천우가 이렇게 가볍게 무시한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았다. ‘더구나 남궁상민을 환관으로 만들었는데도 남궁 가문이 가만히 있었다고? 대체... 주인님은 얼마나 강한 거지?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위에 비룡위가 있을 텐데.’비룡위 때문에 많은 무자들이 너무 심한 짓을 저지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그는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다른 일 있어?”예천우의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백도훈은 본능적으로 몸을 움찔하며 말했다.“아, 아니요. 없습니다!”전화를 끊은 후 백도훈은 멍하니 서 있었다.오늘 하루 너무 큰 충격을 받아 머릿속이 마비된 듯했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백지훈은 속으로 냉소했다.‘역시 남궁 가문의 이름만 들어도 겁을 먹는군. 분명 지금쯤이면 나에게 잘 보이기 위해 갖은 아첨을 해야 할 거야. 그렇게 하면 나도 한 번쯤 기회를 줄 수도 있겠지.’옆에서 흑호도 백도훈의 얼굴을 살피며 긴장하고 있었다. 그는 통화 내용을 듣지 못했지만 백도훈이 완전히 넋이 나간 것처럼 보이는 게 불안했다.그때 백지훈이 비웃듯 입을 열었다.“이제야 깨달았겠지? 네가 뭘 하든 결국 날 이길 수 없어.”그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덧붙였다.“좋아, 널 위해 기회를 하나 주지. 네가 계속 백씨 가문을 위해 충성한다면, 내가 한 번만 봐줄 수도 있어.”사실 그는 부모가 어쩌면 정말로 죽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고 설령 그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지금 당장 자신의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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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0화

그때 백지훈은 문득 떠오르는 번호가 하나 있었다.남궁 가문의 다른 사람이었지만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사이는 아니었다.그래도 지금은 남궁 가문의 힘을 빌려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어떻게든 살기 위해서는 자존심 따위는 버려야 했다.그는 떨리는 손으로 그 번호를 눌렀고 이번에는 신호음이 몇 번 울린 후 상대가 전화를 받았다. 백지훈이 남궁상민을 찾는다는 말에 상대방은 남궁상민이 이미 폐인이 되어버렸고 남궁 가문에서 쫓겨났다고 했다.그 순간 백지훈은 머릿속이 하얘졌다.그는 자신이 건드린 상대가 어떤 존재인지, 자신이 얼마나 거대한 위험에 처했는지를 그제야 깨달았다.그때 예천우가 병원에서 했던 말이 떠올랐다.“넌 지금 네가 얼마나 큰 위기에 처했는지조차 모르고 있군.”‘예천우 말이 맞았어. 내가 가장 우스웠던 사람이었네.’백씨 가문의 일은 이미 백도훈에게 맡긴 이상 예천우는 따로 신경 쓸 필요는 없었다.그는 평소처럼 집에서 시간을 보내다 저녁이 되자 천상 그룹으로 향했다.예천우가 도착하자 회사 안의 모든 직원이 자연스럽게 길을 열었고 아무도 그의 앞길을 막으려 하지 않았다.그는 곧장 대표사무실 문 앞에 섰다. 노크하려는 순간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그의 움직임을 멈추게 했다.“예 대표님, 제가 직접 업계 전문가를 초빙해서 조사한 결과 충분히 성공할 가능성이 있습니다.”잠시 침묵이 흐른 후 다시 목소리가 들렸다.“아니면 본사에서 해당 분야 전문가를 보내주시면 저희가 직접 검토해 볼게요.”그러나 상대방은 전혀 동의하지 않았고 오직 임완유보고 자기가 해야 할 일에만 집중하라고 했다.전화를 끊은 예선홍의 눈에는 불만이 스쳤다. ‘임완유 이 년은 회장님께서 직접 선택하신 지사 대표라고 정말 마음대로 하는 거야? 이렇게 나가다가는 내 자리도 위험해지겠어. 아무래도 내 미래를 위해 잘 고민해 봐야겠네. 다만 이 임완유와 회장님은 도대체 어떤 관계일까. 그게 걱정이야.’그는 천상 그룹에서 꽤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었고 남궁은서도 그를 많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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