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영석도 깊은 고개를 푹 숙인 채 깊은 생각에 잠겼다.세 개 매물이 분양을 시작했을 때, 그중 한 건물 앞에 검은색 벤츠가 천천히 다가왔다. 차는 건물에서 멀지 않은 도로변에 멈춰섰다.차창을 내리자 희끗희끗한 머리에 올백머리를 한 중년 남자가 양미간을 찌푸리며 한껏 잘난 체하며 고개를 내밀었다.“이 자식, 경영을 꽤 잘하잖아?”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아빠, 잘하긴 뭘 잘해요? 이번에도 멍청한 짓을 했든걸요.”그때, 차안에서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난번 분양은 대성황을 이루었는데 이번에 세 개 매물을 동시에 분양하는 건 욕심 아니에요? 만약 지난번의 열기를 재현하지 못한다면 정태 건설은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할 거예요.”“아, 그 영상을 인터넷에서 봤는데 내 소중한 딸에게 대놓고 사랑 고백을 하는 바람에 온 동네가 아주 핫하더군.”남자는 웃으며 말했다.“그건 집 때문에 열기가 뜨거운 것이 아니라, 내 딸 덕분에 열기가 뜨거워진거야.”“아버지……”“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내 딸을 이렇게 놀리다니?”부드러운 목소리에 짜증이 섞여 있었다.중년 남자는 하하 웃으며 다시 차창을 올렸다.벤츠에 서서히 시동이 걸렸다.차 안, 남자는 서류 하나를 집어들고 천천히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보면 볼수록 그의 얼굴에 웃음기가 짙어졌다. 그는 이따금씩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옆에서 두 여자는 그런 중년 남자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그중 한 사람은 바로 고청하였다.고청하 옆에는 아름다운 기색의 한 여자가 있었다. 몸매도 외모도 세월의 흔적을 남기지 않은 것이 두 사람은 전혀 모녀같지 않았다. 오히려 자매처럼 보였다.사실 어젯밤, 고청하는 부모님을 모시고 이 도시로 돌아왔다.하지만 부모님과 함께 있는 데다 천도준은 예매 때문에 바쁜 걸 알고 있었기에 그녀는 천도준에게 바로 알리지 않았다.오늘 아침, 그의 아버지가 천도준이 개발한 아파트의 분양 상황을 보러 오겠다고 해, 지금과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아빠,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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