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긴 새장에 갇힌 새처럼 사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아가씨, 대표님이 그래도 많이 신경 쓰는 것 같던데요.”간병인도 월급쟁이라 육경한의 편을 드는 수밖에 없었다.“아가씨 깨어날 때까지 한시도 자리를 비우지 않고 곁을 지키셨어요.”소원이 참담한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내가 죽으면 갖고 놀 사람이 없으니까요.”이 말에 간병인은 심장이 철렁했다. 아픈 와중에도 인형 같은 외모를 뽐내는 아가씨가 왜 이렇게 비관적인지 의문이었다. 간병인에게는 아들만 있었지만 여자애를 좋아했기에 그런 소원이 너무 마음 아파 다독이려 했다.“아가씨, 처음부터 맞는 사람은 없어요. 서로 맞춰가면서 살아야지. 나쁜 점만 보지 말고 좋은 점도 좀 보는 게 어때요?”소원이 말했다.“좋은 점을 보라고요?”간병인이 말을 이어갔다.“맞아요. 아가씨가 아파서 의식을 잃었을 때 얼마나 걱정하셨는데요. 아가씨를 신경 쓰지 않는 건 아닌데 그냥 체면을 내려놓지 못해서 그래요. 서로 좋은 면을 더 많이 봐주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면 안색도 더 좋아지지 않겠어요?”“좋은 점이 없으면 어떡해요...”소원이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좋은 점은커녕 나가 죽었으면 좋겠어요.”이 말에 간병인은 대꾸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선남선녀가 왜 서로 죽이지 못해 사는 처지가 되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나가 죽어버렸으면 좋겠어요...”소원이 또 한 번 이렇게 중얼거렸다. 간병인이 소원의 손을 꼭 잡더니 바깥을 힐끔 내다봤다. 같이 당직을 서는 간병인은 설거지하러 가느라 자리를 비웠고 밖에서 지키고 있는 보디가드도 그 말을 듣지 못한 것 같았다.“아가씨, 그런 말은 하지 마요. 마음을 가볍게 해야 살기도 편해요.”간병인은 결국 마음이 약해졌다. 소원에 관한 것이라면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보고하라고 했지만 소원의 창백한 얼굴을 보니 마음이 아파 자기가 간병하는 동안만이라도 소원에게 불리한 내용은 보고하지 않을 생각이었다.“아가씨, 피곤하면 조금 쉬어요. 이런 말은 앞으로 하지 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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