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경한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고 있어요.”방민아는 충격을 받은 듯 되물었다.“알고 있으면서도... 그냥 내버려 둔다고요?”그러자 육경한은 약간 피곤한 목소리로 대답했다.“난 그 여자를 떠날 수 없어요. 그래서 붙잡아 두는 거예요.”방민아는 말문이 막혔고 육경한은 더 이상 설명하지 않은 채 그대로 돌아섰다.그 후, 육경한이 조사받던 며칠 동안 방민아는 혼자 고통 속에서 지냈다.그녀는 자신이 육경한을 미워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다만 그저 소원이 싫었다. 육경한을 망가뜨린 그 여자가 말이다.하지만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다.소원이 그런 극단적인 일을 벌인 건 육경한이 그녀를 붙잡아 두었기 때문이라는 걸.그 여자는 떠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한 것이었다.이 사실을 알게 된 건, 육경한이 사법당국에서 보석으로 풀려난 그 날 밤이었다.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방민아가 육경한을 찾아갔다.그러고는 만나자마자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경한 씨, 내가 도와줄게요.”그러나 예상과 달리 육경한은 방민아의 말을 더 듣기도 전에 거절했다.“민아 씨가 원하는 건 내가 줄 수 없어요. 내 사랑과 증오는 모두 그 사람에게만 향하거든요.”아마도 소원과 관련된 일이 육경한을 너무 지치게 만든 탓이었는지 그는 다른 사람을 이용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하지만 방민아는 포기하지 않았다.“경한 씨의 마음은 바라지 않아요. 경한 씨가 그 여자를 사랑하든 증오하든 상관없어요. 난 그저 경한 씨가 내 곁에 있어 주길 원해요. 알잖아요. 지금의 난국은 우리 두 가문이 결혼해야만 해결할 수 있다는 걸.”방민아는 자신이 제안한 조건이 충분히 매력적일 거라 생각했다.그녀는 외모도 나쁘지 않았고 집안 배경은 더할 나위 없었다.무엇보다 그녀의 아버지, 방현수가 딸을 극도로 아꼈다.그녀를 선택하는 사람은 곧 시원 그룹의 지원을 받게 된다.그 어떤 대기업도 이런 기회를 마다하지 않을 것이었다.특히, 실력 있는 가문 간의 결혼은 회사의 안정적인 성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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