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빛 아래 선 이준혁과 윤혜인은 정말 아름답기 그지없는 한 쌍이었다. 사회자가 마이크를 들고 물었다.“이준혁 씨, 윤혜인 씨의 남편이 되어 서로 의지하면서 좋은 날이든 나쁜 날이든, 부유하든 빈곤하든, 건강하든 아프든 서로 사랑하고 아껴주고 영원히 배신하지 않겠습니까?”이준혁이 깊숙한 눈동자로 윤혜인을 바라보며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네, 그렇습니다.”사회자가 똑같은 말을 윤혜인에게 들려주자 사람들의 시선이 윤혜인에게 쏠렸다. 윤혜인이 버진로드 아래를 바라봤다. 그러자 불빛이 윤혜인의 시선을 따라 움직였다. 곽진명과 곽경천이 두 아이를 안고 문현미는 곽아름을 안고 있었다. 이신우는 윤아름을 데리고 앉아 있었고 그 옆에는 이하진 홍 아줌마, 구지윤, 김성훈이 앉아 있었다. 익숙한 사람들이 다 보였다. 자리에 나타나지 않은 사람도 있었지만 이미 축하 인사를 받은 상태였다. 지금보다 더 원만할 때는 없을 것 같았다.윤혜인은 고개를 돌려 앞에 선 남자를 바라보더니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네, 그렇습니다.”아래서 우레와 같은 박수가 울려 퍼졌다. 결혼식에 참가한 모든 사람이 그들에게 두 사람을 축복해 주고 있었다.결혼식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준혁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 한구운을 감시하라고 보낸 사람이 걸어온 전화였다. 한구운이 여기서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요양원에서 도망쳐 나온 서민주가 몬 차량에 치여 죽었다고 했다. 응급 처치만 제때 했어도 살 수 있는데 서민주가 한구운을 안은 채 그 누구도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바람에 최적의 치료 시간을 놓치고 말았고 그렇게 한구운이 죽고 만 것이다. 천벌을 받은 게 틀림없었다.이준혁이 나지막이 대답했다.“알았어.”위협이 제거되었으니 이준혁도 시름을 놓을 수 있었다. 고개를 돌려보니 윤혜인이 눈부시게 웃고 있었다. 이준혁은 다시 한번 그 웃음에 반하고 말았다. 윤혜인이 영원히 아무 걱정 없이 이렇게 웃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결혼식은 길었지만 재밌었다. 저녁이 되자 문현미는 할머니의 신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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