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신분을 밝혔더니 아내가 후회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351 - 챕터 360
368 챕터
제351화
임유환은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고 몸은 제자리에 굳어버렸다.그는 두 손에 주먹을 꽉 주었다가 다시 내려놓았다.그렇게 몇 번을 반복하고 나서 그제야 마음속에 맺힌 우울한 기분을 깨끗하게 다 털어냈다.그리고 그의 눈빛도 결국은 철저하게 냉랭해졌다.이 순간, 임유환은 서인아의 결심을 제대로 이해했다. 그리고 자기가 서인아의 마음속 위치도 알았다.마치 7년 전처럼...“그래서 서인아 씨, 당신은 그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여기까지 와서 그저 저에게 이 말을 하려고 왔어?”임유환은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확인했다.“맞아.”서인아의 대답은 이상할 정도로 단호했다. 마치 일말의 망설임도 있으면 임유환이 무엇을 알아챌까 봐.“알겠어.”임유환은 철저하게 체념했다.말투도 한없이 차가워졌다.“십 일 뒤의 결혼식에는 나타나지 않을게. 하지만 나랑 정씨 집안의 원한이 아직 남아있어. 훗날 내가 그 사람들에게 찾아가 귀찮게 하지 않는다고 장담은 못 해.”“그리고 결혼 축하해.”“고마워, 유환아.”서인아는 아픈 가슴을 억지로 누르며 대답했다.“천만에. 별일 없으면 난 이만 가볼게.”임유환은 말을 마치고 뒤돌아서 자리를 떴다.그의 결연한 뒷모습 때문에, 서인아는 몸서리를 쳤다.서인아는 임유환이 결혼 축하한다고 말했을 때의 결심을 알고 있다.앞으로, 서인아와 임유환은 옛정이고 뭐고 다 없이 진정으로 남남이 되는 것이었다.임유환이 코너를 돌고 없어질 때까지, 서인아는 점점 멀어져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소리 없는 눈물들이 어느새 얼굴을 뒤덮였다.서인아는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았다.심장이 한 조각 한 조각으로 산산이 부서진 것만 같았다.다른 한편, 임유환은 아파트 입구로 돌아왔다.기다리고 있던 윤서린과 수미는 임유환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차가운 기운을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유환 씨 괜찮아요?”윤서린은 걱정이 되어 물었다.“괜찮아. 우리 들어가자.”임유환은 애써 억지웃음을 지어냈다.“유환 씨, 정말 괜찮아요?:윤서린은 도통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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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2화
“너 이 자식, 뭐라는 거야!”검은 옷을 입은 두 사람의 눈빛은 갑자기 분노로 가득했다.“당신들보고 꺼지라고 했어!”임유환은 낮은 목소리로 광포하며 말했다.이미 인내심을 잃기 일보 직전이었다!“죽음을 자초하는 놈!”두 사람의 눈에는 흉악한 기운이 서려 있더니 임유환에게 본때를 좀 보여주려고 나섰다.“너희 뭐 하는 짓이야! 감히 내 눈앞에서 손을 쓰다니, 우리 아가씨는 안중에도 없는 것이야!”수미는 형세가 심상치 않은 것을 보고, 차갑게 소리쳤다.수미는 정우빈이 그 말들을 어떻게 알아냈는지 몰랐다.‘분명 아가씨가 이미 김우현과 팔 장로에게 비밀을 지키라고 했는데!’보아하니 이 두 사람 중에 또 아가씨 몰래 소식을 전한 놈이 있는 것 같았다!수미는 마음속으로 화가 엄청나게 났다.이때 검은 옷을 입은 두 사람도 냉랭하게 입을 열었다.“수미 비서님도 보셨다시피, 저희가 비서님과 아가씨의 체면을 생각하지 않는 게 아니라 이 자식이 하도 버릇이 없게 굴잖아요.”“오늘 우리가 이 자식에게 본때를 보여주지 않으면 이놈은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요!”“하지만, 이 사람은 우리 아가씨의 친구야!”수미는 아주 차갑게 말했다.“하지만 비서님, 저희도 우빈 도련님의 명을 받드는 거라서 어쩔 수 없어요. 오늘 우리가 이 사람을 혼내지 않으면 우리는 도련님을 볼 면목이 없어요!”두 사람은 정우빈을 내세워 조금이라도 수미의 말에 겁먹지 않았다.열흘 있으면 서인아도 그들 도련님의 사람이 된다.그렇지만 미래에도 모든 것들은 다 그들의 도련님의 말이 최우선이었다!“너희들...”수미의 얼굴에는 핏줄이 세워졌다.지금 아가씨가 정우빈에게 시집을 가기도 전인데 이 녀석들은 이미 아가씨를 안중에도 넣지 않았다.그럼, 이후에는 더 말이 안 될 게 뻔했다!“그래서 수미 비서님, 좀 옆으로 빠져주시기를 바랍니다. 조금 있다가 실수로 다치시면 안 되잖아요.”두 사람은 아주 덤덤하게 웃더니 득의양양한 표정이었다.“너희 두 놈!”수미는 화가 나서 가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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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3화
공기 속에는 정적이 흘렀다.남자는 바닥에 누운 채 숨이 간들간들했다.머리는 깊게 땅속에 박혀있었다.수미는 눈빛이 급속도로 흔들리더니 충격과 경악이 깃든 눈으로 임유환을 바라보았다.임유환은 무표정으로 두 번째 남자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꿀꺽.남자는 세게 침을 삼키고 목젖을 꿀렁이었다.그는 바닥에 있는 형의 시체를 보면서 임유환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놀람의 기색이 역력했다.“너... 가까이 오지 마!”임유환은 그의 말을 못 들은 체했다.“내... 내 뒤에는 정우빈 도련님이야! 날 죽이면 도련님이 당신을 가만히 놔두지 않을 거야!”임유환이 반응이 없는 걸 보자 남자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하는 수 없이 정우빈을 내세웠다.“정우빈이라.”임유환은 웅얼웅얼했다.그리고 다음 순간, 눈빛은 더욱 날카로워졌다.슉!임유환은 손을 내밀어 남자의 놀란 눈빛 속에서 상대방의 목덜미를 단번에 확 잡고는 그를 바닥에서부터 천천히 치켜들었다.“윽!”남자는 임유환에게 목을 졸려 순간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쿵!남자는 있는 힘껏 몸속의 진기를 폭발하면서 임유환의 팔을 떨쳐내려고 했다.하지만 아주 충격적인 걸 발견했다.상대방의 몸 심지어 팔은 정말 강철같이 한치도 흔들리지 않았다!이건 실력상의 절대적인 진압이었다!그리고 지난번에 이런 압박을 받은 건 정우빈, 우빈 도련님의 손에서였다!“날 죽이지 마!”남자는 미친 듯이 발버둥 치며 두 발을 벌름거렸다.딸깍!임유환은 아주 차가운 눈빛으로 손에 든 사람을 보며 남자의 목을 잡은 손에 점점 힘을 가했다.“윽...”남자는 얼굴에 핏대가 치솟고 두 눈이 하얗게 질렸다.“유환 씨, 안 돼요!”이때 반응을 한 윤서린이 크게 소리쳤다.임유환은 그녀의 소리에 마음이 흔들려 그제야 손을 놓았다.“후후...”남자는 땅에 주저앉아 두 손으로 목을 부둥켜 주고는 미친 듯이 크게 호흡했다.이렇게 저승문까지 갔다 온 느낌 때문에 그는 심장이 엄청나게 빨리 뛰며 등은 이미 식은땀으로 흠뻑 젖었다.임유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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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4화
“나 괜찮아... 내 걱정하지 마.”서린아는 눈가의 눈물자국을 살살 닦아내면서 다시 싸늘해진 표정으로 바뀌었다.수미는 가슴이 철컹했다.‘역시 방금 아가씨는 울고 계셨어!”임유환이 아까 돌아왔을 때의 냉랭한 모습을 떠올리자, 수미는 임유환이 아가씨를 괴롭힌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아가씨, 혹시 임유환 그놈이 방금 아가씨를 괴롭혔나요?”수미는 순간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치밀어 올랐다.“아니야.”서인아는 살래살래 머리를 저으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아까 자기가 임유환에게 했던 말들이 떠올라 서인아는 갑자기 가슴이 콕콕 찌르는 것처럼 아팠다.하지만 서인아도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그녀는 그저 계속해서 냉담하고 정이 없는 척 연기를 해야 했다.“그 사람과 상관이 없어.”서인아는 눈을 뜨면서 다시 냉랭한 말투로 돌아왔다.“그리고 방금 본 거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마.”“알겠습니다. 근데 아가씨...”수미는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비록 아가씨의 말투는 이미 전과 같이 냉랭해졌지만, 수미는 선명하게 아가씨의 감정의 이상함을 감지할 수 있었다.분명히 임유환과 관계는 있어 보였다.“수미야, 우리 돌아가자.”서인아는 입을 열어 수미의 말을 끊었다.“네. 아가씨...”돌아가는 길 내내, 차 안의 분위기는 다소 조용했다.수미의 손은 치맛자락을 꼭 쥐고 있었다.서인아의 옆에서 다년간 있었으니, 수미도 오래전부터 아가씨를 자기의 제일 친한 사람으로 생각했다.하지만 수미도 서인아의 이런 감정은 본 적이 없었다.이유를 묻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으나 또 이 주제가 서인아의 아픈 곳을 더 아프게 할까 봐 두려웠다...“수미야, 묻고 싶은 게 있으면 물어봐.”서인아는 말하려다 그만두는 수미를 보며 말했다.그동안 서인아도 마친가지로 수미를 자기의 여동생처럼 생각했다.“저기 아가씨... 조금 전에 임유환이랑 무슨 얘기를 나누셨길래 임유환이 돌아온 후로 몸이 얼음장같이 얼어 있었어요...”수미는 결국 궁금한 거를 입 밖에 내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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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5화
“아니.”수미의 눈빛이 흔들리더니 긴장한 서인아를 보며 말했다.“게다가... 임유환 씨가 그자들을 전부 때려눕혔어요.”그러자 서인아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이어서 물었다.“그럼 정우빈은 왜 사람을 보낸 건데?”“우빈 도련님은... 아마 임유환 씨가 결혼식에 간다는 것을 알고 사람을 보낸 것 같아요.”“그럴 리가!”서인아는 깜짝 놀랐다.하지만 이내 그 이유가 생각나자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졌다.“김우현 짓이네. 정우빈이 보호해준다고 함부로 나대고 있어.”이 일은 오직 김우현과 팔 장로만 알고 있었다. 가문의 큰아가씨로서, 서인아는 팔 장로의 됨됨이를 잘 알고 있었고 그가 그럴만한 배짱이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그럼 남은 건 오직 김우현뿐이었다.“수미야, 돌아가면 내 명령부터 전달해. 김우현을 우리 가문에서 영원히 내쫓으라고!”서인아의 말투는 극도로 차가웠다.“네, 아가씨!”수미는 속으로 생각했다.‘역시 아가씨는 임유환에 관계되는 일이면 유달리 신경을 쓰시지. 그런데 임유환 그 바보는 돌대가리 아니야? 왜 아가씨 마음을 모르냐고!’‘아가씨가 자기를 그렇게 신경 쓰지 않으면 왜 이 머나먼 S시까지 달려와 직접 그런 말을 했겠냐고! 걱정되니까 그런 거잖아!’수미는 서인아에게서 먼저 돌파구를 찾으려고 떠보듯 말했다.“아가씨, 사실 모든 걸 임유환 씨에게 비밀로 붙일 필요 없어요.”“그분 실력 꽤 대단해요. 우빈 도련님이 보낸 무왕 후기 고수를 단숨에 제압했으니 아마 우빈 도련님과 비겨도 승산이 있을지도 몰라요.”“그래?”서인아는 약간 놀라는 듯했지만 곧 평온을 되찾았다.그녀는 늘 임유환의 실력이 약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렇지 않았다면 애초에 그녀를 데리고 총알이 빗발치는 상황을 누비지 못했을 것이다.수미는 생각에 잠긴 듯한 서인아를 보고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여 임유환에 대한 불만을 슬쩍 털어놓았다.“흥, 근데 평소에는 실력을 꼭꼭 숨기고 전혀 티를 내지 않잖아요.”“아가씨, 혹시 다른 수단이나 신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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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6화
서인아가 임유환에 대한 마음을 알게 된 수미는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이미 결심했다.절대 서인아가 혼자 이 고통을 견디게 할 수 없었다!반드시 서인아의 억울함을 벗겨주어야 했다. 그녀의 마음속에 늘 임유환이 존재하고 그를 걱정하고 있었다는 것을.임유환이 더이상 서인아를 차갑고 무정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미워하지 않도록!수미는 반드시 기회를 잡아 임유환 그 돌대가리에게 진실을 알려야 했다....“유환 씨, 괜찮아요?”침실에서 윤서린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임유환을 보고 있었다.방금 임유환이 돌아왔을 때 온몸이 차가웠던 모습을 떠올리며 윤서린은 서인아가 대체 그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알고 싶었다.“나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임유환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윤서린을 바라보았다.“지금 몸이 이 지경인데 괜찮다니...”윤서린은 힘껏 입술을 깨물며 원망스러운 눈빛을 보였다.“휴...”임유환은 깊은 숨을 내쉬며 눈에는 죄책감이 가득했다.“미안, 또 걱정시켰네.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야.”“서인아가 대체 무슨 일로 유환 씨를 찾은 거예요? 그리고... 방금 정우빈이 사람을 보낸 것도 서인아와 관련된 거죠?”윤서린은 머릿속에 온통 남자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 찼다.여자의 예감이 그녀에게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특히 정우빈이 보낸 사람들!“아니야. 인아는 결혼하는 일 때문에 날 찾아온 거야.”임유환은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답했다.“그럼 정우빈은요? 그 사람은 왜 사람을 보내 유환 씨를 귀찮게 하는 건데요?”윤서린은 계속 물었다.“아마 지난번 축제 때 내가 미움을 사서 사람을 보내 복수하는 것 같은데?”임유환은 윤서린이 자신을 걱정하는 것이 싫어 사실을 숨겼다.“우연의 일치라고요?”윤서린은 믿기지 않았다.서인아와 비서가 임유환을 보러 S시에 왔는데 마침 또 정우빈의 사람이 임유환을 상대로 사람을 보냈다니.기가 막힌 타이밍이었다.“아마 정우빈이 알았겠지. 인아가 날 찾으러 S시에 왔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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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7화
“결혼식에?”임유환은 흠칫 놀라더니 피식 웃었다.“인아는 나 결혼식에 초대하러 온 게 아니라 오지 말라고 했어.”“네?”윤서린은 화들짝 놀랐다.서인아가 S시에 온 것이 임유환을 자신의 결혼식에 직접 초대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했다.그런데...그들의 사이로 봤을 때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왜요?”윤서린은 이해할 수 없는 듯 물었다.“내가 나타나는 게 창피하겠지.”“아, 미안해요.”윤서린은 미안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그녀가 이 일을 언급한 것은 임유환의 상처에 소금을 뿌린 것임이 틀림없었다.“괜찮아. 어차피 이제 나한테 별로 중요하지도 않아.”임유환은 소탈하게 웃더니 말했다.“마음이 정말 불편하지 않아요?”윤서린은 다정하게 물었다.자신이 깊게 사랑했던 여자에게 이런 사실을 직접 들으면 분명 마음이 아플 것이다.“별로.”임유환은 침실 천장을 올려다보며 말했다.강씨 집안의 일이 없었다면 그는 서인아의 결혼식에 참석하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정우빈에게 시집가는 것은 서인아가 저울질한 끝에 선택한 행복이었다.지난번 축제가 끝났을 때, 서인아는 이미 그에게 답을 주었다.임유환도 자연스럽게 그 선택을 존중했다.하지만... 강씨 집안의 일이 있고 난 뒤, 어머니의 죽음에 가장 먼저 연루된 사람이 바로 정씨 가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앞으로 계속 조사하면 반드시 정씨 가문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임유환은 반드시 정씨 가문을 평정하여 어머니의 복수를 해야만 했다.하지만 그는 서인아가 이것 때문에 생과부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더욱이 그녀가 그렇게 권모술수가 깊은 집안으로 시집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렇다면, 그녀의 미래는 필연적으로 끝없는 고통과 속박에 갇힐 것이고 또 함께 연루될 것이다.그런데 뜻밖에도 서인아가 그에게 그런 말을 할 줄은 몰랐다.그 순간, 서인아에게서 전에 없던 차가움과 생소함을 느꼈다.그들의 지난날의 인연도 한순간에 물거품이 된 것 같았다.만약 서인아가 그에게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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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8화
이튿날 아침.날이 어슴푸레 밝아오자 윤서린은 눈을 뜨고 일어나 씻으려 했다.“서린아, 벌써 깼어?”윤서린의 일어나는 기척을 느낀 임유환도 눈을 떴다.“네.”윤서린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밤새 뒤척이던 그녀는 걱정이 많아 보였다.“아직도 어제 일 생각 하는 거야?”임유환은 그녀의 모습에 조용히 물었다.윤서린은 눈빛을 피하더니 끝내 고개를 끄덕였다.“네.”임유환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는 침대에서 일어나 그녀를 보며 말했다.“인아 일 때문에?”“그것도 있고.”“미안해.”임유환은 갑자기 무언가를 깨달은 듯 죄책감이 가슴속에서 소용돌이쳤다.그가 서인아 일로 괴로워할 때, 윤서린이 그 모습에 얼마나 슬플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그는 어젯밤에 일어난 일이 분명 윤서린에게 큰 상처를 줬을 것으로 생각했다.세상에 어떤 여자도 자기 남자친구 마음속에 다른 여자가 있는 것을 용납할 수 없을 것이다.‘다 나 때문이야. 어제 인아랑 이야기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감정을 다스리지 못했어.’“바보.”죄책감에 시달리는 임유환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윤서린은 갑자기 그가 귀여워 보여 어젯밤의 우울한 감정이 사라졌다.“나 왜 졸지에 바보가 된 거야?”“난 그 일 때문에 슬픈 게 아니라고요.”윤서린이 나지막이 말했다.그녀는 임유환과 서인아의 특별한 관계를 알고 있었다.임유환이 서인아를 완전히 신경 쓰지 않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만약 임유환이 정말 그렇게 정 없는 사람이라면 윤서린도 좋아하지 않았을 것이다.임유환이 한순간에 서인아, 그리고 두 사람의 과거를 잊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윤서린은 비록 가끔 질투가 나긴 하지만 이 일로 임유환을 탓한 적은 없었다.그녀가 정말 괴로운 것은 자신과 서인아의 차이였다.매번 임유환이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그녀는 옆에서 걱정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도울 수 없었다. 하지만 서인아는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었다.그런 윤서린의 생각을 모르는 임유환은 우울함에 빠진 그녀를 바라보며 조심스레 물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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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9화
“넌 그냥 너 자체로 완벽한 사람이야. 나한텐 네가 가장 소중해.”애정 어린 임유환의 말에 윤서린도 그 달달함에 녹아내릴 듯 심장이 간질간질해졌지만 일부러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거짓말하면 바늘 백 개 삼키는 거예요.”“백 개 가지고 되겠어? 천 개로 하자.”“바보.”임유환의 말에 윤서린은 칭얼대며 눈가에 맺혔던 눈물을 닦아냈다.“아직도 기분 별로야?”“아니요. 이제 괜찮아졌어요.”저를 보며 미소짓는 임유환을 향해 윤서린도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그럼 세수하러 갈까? 좀 있다 약 발라줄게.”“네.”임유환은 다정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윤서린을 바라보았다.어젯밤에 치료한 덕분에 팔에 잡혔던 멍울들은 이미 거의 사라진 상태였고 등에만 상처가 조금 남아있었다.이 정도는 하루만 더 지나면 다 나을 것 같았다.“서린아, 몸은 아직 아파?”“안 아파요.”“그럼 됐어.”걱정스럽게 건넨 질문에 부정의 대답이 들려오자 임유환은 그제야 안심하며 말했다.“딸, 일어났어?”그때 주방에서 나오던 김선이 방에서 나는 인기척에 말을 걸었다.“네, 일어났어요 엄마.”“그럼 얼른 유환 씨랑 준비하고 나와서 밥 먹어. 죽 끓여놨어.”“네.”식탁에 앉은 둘은 전혀 상반되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임유환은 오랫동안 수련을 해와서 그런지 밤을 새우고도 별로 피곤한 기색이 보이지 않았지만 윤서린은 그에 반해 다크서클이 턱까지 내려와 있어 한눈에 봐도 힘들어 보였다.그에 혹시 어젯밤에 말하기는 좀 부끄러운 일을 했나 지레짐작한 김선은 그 둘을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엄마, 왜 웃어요?”그리고 그 웃음의 의미를 단번에 알아차린 윤서린이 얼굴을 붉혔다.김선은 딸이 부끄러워하는 걸 알고 윤서린을 주방으로 데려가 낮게 물었다.“너 솔직하게 말해. 어젯밤 유환 씨랑 뭐 했지?”“엄마는 무슨 그런 생각을 해요? 내가 유환 씨랑 뭘...”너무 부끄러웠던 윤서린은 차마 그 단어를 입 밖에 내지 못했다.“서린아, 이런 건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 아니야. 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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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0화
임유환은 일부러 못 들은 척하며 죽을 마시며 화제를 찾고 있었다.“서린아, 아주머니가 하신 죽 엄청 맛있어.”“그래요? 나도 먹어볼게요...”윤서린은 갑자기 말을 걸어오는 임유환에 깜짝 놀랐지만 임유환이 괜히 의심하지 않게 얼른 수저를 들며 고개를 숙여 죽을 먹는 척을 했다.순식간에 어색해진 분위기 속에서 갑자기 방문이 열리며 윤동호가 걸어 나왔다.그는 임유환을 보고는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유환 씨, 좋은 아침이에요!”“아저씨, 안녕히 주무셨어요?”임유환도 예의 바르게 대답했다.“아빠, 엄마가 죽 끓였어요. 뜨거울 때 아빠도 좀 드세요.”어색한 분위기를 깨줄 구세주가 등장하자 윤서린은 그제야 안도하며 말했다.“그래.”윤동호가 웃으며 자리에 앉자 마침내 한 가족이 다 모여앉게 되었다.그때 갑자기 전에 했던 약속이 떠오른 윤동호가 김선을 보며 말했다.“여보, 오늘 저녁에 식사 자리 있는 거 안 잊었지? 어제 직접 문자까지 보냈어. 오늘 우리 꼭 나오라고.”“유환 씨도 같이 가요.”“거길 왜 가!”김선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조덕화 일가가 무슨 생각으로 우릴 초대하는지 정말 몰라서 그래?”“알지, 그런데 내 동창이기도 하고 지금은 세무부 부장이잖아. 그 안사람은 중학교 교장이고. 직접 초대까지 했는데 안 나가는 건 대놓고 무시하는 거지.”“우리 회사 세무 관련해서 부탁할 일이 생길지도 모르잖아.”“그 집을 믿어?”“정치하는 인간들이 언제 우리 같은 사업하는 사람들 좋게 보는 거 봤어?”“그때도 그래, 그 집 아들이 우리 서린이 좋다고 따라다녔는데 우리 서린이가 목매는 것처럼 말하고.”“제 아들 생긴 거나 좀 보고 말하지! 어디 시골에서 굴러다니는 감자 같이 생겼던데!”“이번에 밥 먹자고 하는 것도 그 집 아들이 유학 가서 사귄 여자친구 자랑하려고 그런 거야. 안 봐도 뻔해!”“그게 아니면 그 구두쇠인 집안에서 돈이 나올 리가 없지.”“여보, 그만해. 유환 씨도 있는데...”“뭘 그만해! 유환 씨가 당신보다 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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