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로운 브레이크 소리가 귀를 찌르고 검은색 벤틀리가 갓길에 급정거했다.차가 멈춰 서자 성현준은 휴대폰을 손에 쥔 채 옆에 있던 유이안을 바라보았고 얼음장같이 차가운 표정과 눈빛과는 달리 그의 목소리는 한없이 가벼웠다.“유이안, 유 원장, 그렇게 날 떠나고 싶었어? 그렇게 날 부숴버리고 강원영 곁으로 가고 싶었어?”유이안이 눈살을 찌푸리며 답했다.“또 무슨 미친 소리를 하는 겁니까?”“왜 동영상을 내보냈어? 유이안, 난 네가 원하는 걸 모두 줄 수 있어. 너만 바라보는 결혼과 너만을 위한 사랑, 난 전부 너에게 줄 수 있어. 그런데 왜 그걸 퍼뜨렸어... 강원영 때문이야? 왜? 이제 강원영을 사랑하게 된 거야?”영상?“성현준 씨, 그 동영상은 제 손에만 있는 게 아니에요. 당신 손에도 있죠. 그런데 현준 씨는 그 동영상이 당신으로부터 유출되지 않았다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죠?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전 굳이 그런 짓을 할 이유가 없어요. 가치도 없고요. 저 그렇게 한가한 사람 아닙니다. 하지만 당신의 그 더러운 행위가 대중들에게 드러났으니 이제 우리도 깔끔하게 해결하죠. 저도 변호사를 불러 이혼 소송을 제기하도록 하겠습니다.”이 일은 논쟁할 가치도 없었다. 유이안은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성현준은 이미 그녀가 퍼뜨린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아마 성현준은 유이안이 강원영을 사랑해서 그를 배신한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조급함과 분노, 상실감, 말로 이룰 수 없는 감정이 성현준을 뒤덮었고 순간 이성을 잃은 성현준은 저도 모르는 사이에 유이안의 뺨을, 과거 누구보다 그를 사랑해주었던 애인의 뺨을 내리쳤다.뜨겁고 팽팽한 공기가 순식간에 굳어버리고 좁은 차 안에는 서로의 숨소리만 남았다.얼굴이 돌아가고 한참이 지나서야 유이안은 굳어버렸던 눈을 깜빡였다. 이윽고 그녀는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성현준을 바라보았다. 이 지경까지 밑바닥을 칠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다. 성현준이 앞뒤 상황도 제대로 알아보지 않은 채 그녀의 뺨을 내리쳤다.유이안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