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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억대 몸값 비서님의 모든 챕터: 챕터 511 - 챕터 520

966 챕터

제511화

신주시에서 가장 유명한 유흥 장소, 서덕궁. 룸 안은 어둑어둑하고, 술과 낭만이 가득하며 야릇한 옷차림의 여자가 병풍 뒤에서 은밀한 춤을 추며 밤의 열기를 고조시켰다.하지만 윤영훈은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소파에 나른하게 기대고 있었다.발밑 카펫에는 젊고 아름다운 여자가 앉아 있으며, 그의 무릎에 엎드려 가끔 술을 따르고 과일을 입에 넣어주었다.겉보기에는 친밀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더 이상의 행위는 없었다. 그는 전화를 끊고 핸드폰을 옆에 던졌다. 여자는 곧바로 그에게 포도를 먹여주며 다정하게 말했다. “윤 대표님~”“착하지.” 윤영훈은 입꼬리를 올리며 강아지 머리를 쓰다듬듯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바로 그때 오성민이 문을 열고 들어오며 물었다. “누구한테 전화했어?”“우리 연 대표님이지.” 윤영훈은 포도가 꽤 단 듯 입맛을 다셨다.“병원에 심어둔 사람이 하는 말이 연재준이 유 비서를 데리고 혈액 검사를 받으러 갔는데, 임신한 것 같대.”오성민은 임신이라는 두 글자를 듣자 표정이 어두워지며 소파에 앉았다. 다른 여자가 다가와 시중을 들려고 했지만, 그는 바로 밀어냈다. 윤영훈이 그를 힐끗 쳐다봤다. “유 비서가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고 나보다 더 기분이 나빠 보이네.” 오성민은 술 한 잔을 들고 조용히 한 모금 마셨다. “어떤 사람의 임신은 확실히 기뻐할 일이 아니야. 없애버릴 수만 있으면 좋겠어.”윤영훈은 웃으며 여자의 턱을 잡았다. “어이 여동생, 빨리 우리 오 변호사님한테 법을 어기지 않고도 태아를 없앨 방법을 좀 알려줘.”여자는 깔깔 웃으며 말했다. “사향이요~” 오성민은 여자를 바라보았다. 윤영훈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그게 뭐야?”“윤 대표님, 사극 드라마에서 못 봤어요? 후궁들이 누가 임신하는 걸 원치 않으면 사향으로 태아를 떨어뜨리잖아요."여자는 나풀거리며 일어나 윤영훈 옆에 앉아 그의 팔을 감싸안으며 자신의 풍만한 가슴을 그에게 문질러 왔다. 오늘 밤 그가 머물도록 하려는 심산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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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2화

오성민은 얼굴이 굳은 채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윤영훈이 접시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새우, 방금 나왔는데 꽤 신선해. 너도 먹어봐.”오성민은 소파에 놓인 외투를 집어 들고 무표정하게 말했다. “나중에 유월영이 임신인지 아닌지 나오면 나에게 알려줘. 일이 있어서 먼저 갈게.”윤영훈은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핸드폰을 들어 아무렇게나 만지다 마침 오는 전화를 받았다. “말해.”전화 건너편 사람이 말했다. “윤 대표님, ICU에 누워 있는 사람의 데이터가 방금 한 번 큰 움직임이 있었습니다.”윤영훈이 즉시 눈을 가늘게 떴다. “깨어났어?”“아직 깨어나지 않았습니다. 제가 우연히 ICU를 지나가다가 본 건데요, 주치의는 아무 말이 없더라고요. 제 경험으로 볼 때, 그분의 의식이 깨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윤영훈은 유월영을 보호하면서도, 이영화가 가지고 있는 장부를 반드시 손에 넣어야 했다.“계속 지켜봐.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보고해.”“알겠습니다!”...해가 서쪽으로 넘어가고 어느덧 저녁 7시가 되었다.해운그룹은 퇴근 시간이 지났고, 건물 전체에 몇몇 창문에만 불이 켜져 있을 뿐 대부분은 어둠 속에 빠져있었다.유월영은 그렇게 누운 채 진짜로 잠들었고, 깨어났을 때 방은 깜깜하였다. 설명할 수 없는 쓸쓸한 감정이 그녀의 마음에서 솟구쳤다.그녀는 한숨을 내쉬고 침대에서 내려와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얼굴을 씻고 나서 휴게실을 나왔다.마침 하정은이 들어와 연재준에게 보고하고 있었다.“대표님, 병원에서 보낸 검사 결과입니다.”연재준은 보고서를 받아 마지막 장으로 넘겼다. 결과를 확인한 그의 표정은 변화가 없었으며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보고서의 내용을 짐작할 수 없게 했다. 유월영은 따뜻한 물을 한 잔 따라 마시며 그를 힐끗 보았다. 연재준이 물었다. “궁금해?”유월영은 물잔을 들고 말했다. “궁금하지 않아요. 내 몸은 제가 제일 잘 알아요. 임신이 아니라는 걸 확신해요. 검사 결과도 그렇게 나올 거예요.”연재준은 팔꿈치를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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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3화

유월영은 TV를 보면서 그의 말을 들은척하지 않았다. 연재준도 더 이상 말하지 않고 곧바로 집을 나섰다.집을 나서자마자 그의 얼굴이 차갑게 굳어졌다. 그는 냉랭하게 하정은에게 물었다.“혹시 오늘 내가 월영을 회사에 데려간 일을 누가 아버지에게 말했어?”그렇지 않고서야 연민철이 이렇게 급하게 그를 집으로 부를 리가 없었다.하정은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아마도 큰 사모님인 것 같습니다.”밤이 되니 연씨 가문은 검은 어둠에 잠겨 있었다. 연재준의 자동차가 뜰에 들어서서야 비로소 한 줄기 빛이 집을 비추었다.하인이 달려와 차 문을 열어주자 연재준이 차에서 내렸다.“왜 불을 안 켰어요?”하인이 대답했다.“사모님께서 명령하셨습니다. 요즘 회장님께서 밤에 잠을 잘 못 주무셔서 너무 밝아서 그런 걸 수 있다고 하면서 불을 다 끄라고 하셨습니다."지금의 아버지는 더 이상 그를 만날 때마다 꾸짖거나 책상을 치면서 호통치던 연 회장이 아니었다.유월영이 고씨 집안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 지 불과 반달 만에 연민철의 혈압은 급상승하고 매일 악몽을 꾸다 결국 거의 침대에 누워 지내게 되었다. 이제는 완전한 문장조차 말할 수 없게 되었다.연재준이 그의 침대 앞에 섰다.“아버지.”연민철이 중얼거렸다.“장부, 장부...”연재준이 말했다.“유현석 아내는 아마 영원히 깨어나지 못할 거예요. 아무도 장부의 행방을 모릅니다. 그러니 이젠 누구도 장부를 꺼내 과거의 사건을 들추어낼 수 없을 거예요.”연민철은 얼굴이 굳은 채로 고개를 저었다.“유, 유월영...”“월영은 장부를 본 적도 없고 과거의 일들을 들춰볼 생각도 없어요. 월영이는 내 아내이며 지금 내 아이를 임신하고 있어요. 그녀는 내 편에 서 있습니다.”연민철은 계속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못 믿겠어...”연재준이 담담하게 말했다.“월영이가 나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아버지도 알고 있었잖아요? 그렇지 않았다면 왜 우리 둘을 그렇게 이어주려고 애쓰셨나요?”“믿지 못해...”연민철은 장부가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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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4화

팍—!찻잔이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위층과 아래층의 하인들이 놀라 고개를 내밀었고 연재준이 윤미숙의 목을 조른 채 벽에 밀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달려왔다.“도련님, 도련님, 제발 그 손 놔주세요. 이러시면 안 돼요...”그들은 이 계모와 의붓아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른 채, 그저 연재준의 얼굴에 날서린 표정을 보고 발을 동동 구르며 그를 말렸다.연재준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한번 해 보세요.”윤미숙은 목을 졸린 채 숨을 쉴 수 없었지만, 여전히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그런 말이 있잖아.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고. 누구든 내 딸을 건드리면, 나도 똑같은 방법을 써서...갚아줄 것이야!”오랫동안 자비로운 어머니 연기를 해왔지만, 연 회장이 이제 막 위독해지자마자 그녀는 가면을 벗어 던졌다.연재준은 싸늘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다 처음으로 이 여자가 생각보다 깊은 계략을 가지고 있음을 깨달았다....동해안 저택.연재준이 떠난 후, 유월영도 TV에 집중할 수 없었다.그녀는 다리를 소파 위로 올리고 한 손으로 무릎을 껴안고 다른 손은 무의식적으로 배를 어루만졌다.검사 결과에서는 임신하지 않았다고 나왔지만, 그건 현시우가 혈액 샘플을 바꿔치기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그 결과는 당연히 임신으로 나오지 않았다.하지만 그녀가 실제로 임신했는지는 아닌지 그녀조차 확신이 없었다.잠이 많아지고, 식욕이 늘고, 자주 헛구역질하는 등의 반응을 보면 임신한 것 같았다. 그리고 작년에 연재준과의 몇 번의 관계에서 그녀는 피임하지 않았다...아니, 그녀는 피임약을 먹었었다.그건 이승연이 준 약이었다. 그들은 그 당시 농담으로 피임약을 공유하는 자세가 너무 익숙하다고 했었다.오직 마지막 한 번, 바로 유현석이 그녀와 연재준의 결혼을 반대하다 감정이 격해져 그녀의 뺨을 때렸던 그날 밤이었다. 그날 밤, 유월영은 연재준과 함께 동해안으로 왔었다.그때 두 사람은 피임을 하지 않았고, 이승연이 사후 피임약을 주었지만, 연재준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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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5화

유월영은 사실 그날의 일을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았다. 심지어 그날 일은 잘 기억도 나지 않았다.그녀는 사람의 뇌는 의식적으로 고통스럽고 두려운 일을 일부러 잊고 회피하며 자기를 보호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심리적 고통은 육체적 고통 못지않기 때문이다.유월영은 그때가 여름이었다는 것만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 그녀는 매우 바빴고 거의 반달 동안 연속으로 야근했으며 며칠 동안은 회사에서 잔적도 있었다.짧은 오전 시간 동안 그녀는 고객을 만나 계약을 체결하고 마케팅 부서와 회의를 하여 계획을 논의했으며 연재준의 다음 주 스케줄을 정리했다.마지막으로 확인하려고 그의 사무실을 찾았지만 아무도 없었다.마침 하정은이 그녀 앞을 지나가자 그녀는 하 비서를 잡고 물었다.“정은 씨, 연 대표님 어디 계셔?”“바빠서 잊었어? 오늘은 신주 대학교 신입생 환영회가 있는 날이잖아. 연 대표님 초대를 받고 조 비서랑 같이 거기에 가셨어.”‘맞다. 이제야 기억나네.’유월영은 손에 든 파일로 자신의 머리를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이틀 전부터 어찌 된 일인지 자꾸 머리가 어지럽고 토할 것 같아. 약간 정신이 멍하네.”하정은이 웃었다.“반년에 한 번 있는 결산 때라서 나도 정신을 못 차리겠어. 바쁜 시기가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유월영은 손에 든 파일을 보고 말했다.“신주대학에 가서 연 대표님 모시고 올게. 이 일정을 결재받아야 해서. 그렇지 않으면 다음 단계가 진행이 안 돼.”하정은은 주먹을 쥐고 응원의 제스처를 했고, 각자의 일을 하러 갔다.유월영은 문서를 정리하고 가방을 챙겨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정오쯤이라 길에 택시가 없어서 예약해야 했다.여름의 강렬한 햇빛이 너무 밝아 그녀는 손으로 화면을 가려야만 글씨를 볼 수 있었다.그 순간 갑자기 그녀 앞에 한 검은색 밴이 급정거했다. 유월영은 영문도 모른 채 무의식적으로 한 걸음 물러섰다. 다음 순간, 차 문이 갑자기 열리더니, 네 개의 손이 그녀를 강제로 차 안으로 끌어 올렸다!쿵 소리와 함께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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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6화

유월영이 말한 사람은 연재준이었다.비록 그때의 연재준은 왜인지 그녀를 반년이나 냉대해 왔지만 그녀는 여전히 연재준이라면 그녀를 모르는 체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는 그녀가 절망 속에 빠졌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구원자였다.유월영은 목이 아파왔지만 마른침을 삼키며 몇 번이고 애원했다. “정말이에요, 그가 반드시 당신들에게 돈을 줄 거예요.”네 명의 남자 중 하나는 여우 같은 얼굴에 눈을 이리저리 굴렸다. “얼마를 줄 수 있는데?”유월영은 밀려오는 공포 속에서 억지로 진정하며 말했다. “당신들이 원하는 만큼 다 줄 수 있어요!”가운데 서 있던 키 큰 남자는 분명히 우두머리 돼 보였다. 그는 음산한 표정으로 유월영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둘째!”둘째는 갈등하는 듯했다. “형님, 우리가 한몫 단단히 챙길 수 있다면 최대한 벌어야 하지 않겠어요?”“이 여자가 말한다고 다 믿어? 괜히 일을 크게 만들어서 경찰이 오면, 우리 모두 다 잡히고 만다고! 바이어가 오면 이 물건들을 처리하고 우리는 바로 철수해야 해. 신주시에 더 이상 머물 수 없어!"‘바이어? 무슨 바이어?’‘저놈들 정말로 나를 팔아버리려는 건가? 산골에서 결혼도 못 한 남자들에게 애 낳는 도구로 팔아넘기려고?’유월영은 온몸에 식은땀이 흘렀다. 그녀의 추측이 맞았다. 그들이 그녀를 납치한 이유는 바로 그것이었다!다른 사람들이 우두머리의 호통에 조용해진 것을 보며 그녀는 이어 말했다. “내 계좌에 육천만원 있어요! 계좌 번호와 비밀번호를 알려줄게요. 은행에 가지 않아도 인터넷 뱅킹으로 바로 당신들 계좌로 돈을 이체할 수 있어요. 제가 그냥 식사 한 끼 대접한다고 생각하세요!”둘째가 즉시 말했다. “이거 좋네요! 형님, 은행에 가지 않아도 경찰에게 잡히지 않잖아요. 빨리 말해! 비밀번호가 뭐야!”유월영이 막 입을 열려는 순간, 우두머리의 손바닥이 그녀의 얼굴을 향해 날아왔다!유월영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고, 귀에서 윙윙거리는 소리가 났다. 아직 그녀가 정신을 차리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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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7화

둘째는 뒤를 힐끗 돌아보며 형이 없는 걸 확인한 후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내가 묻는 말에 잘 대답해. 너 정말 육천만 원 있어?”“...”유월영은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봤다. 밖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고, 낡은 공사 현장에는 불빛 하나 없었고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밝은 달빛만 있었다.‘그는 다른 사람들이 없는 틈을 타서 몰래 그녀에게 물어보러 온 것인가?’ 유월영은 숨을 천천히 들이마시며 침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읍, 있어.’둘째는 그녀의 입에 붙어 있던 테이프를 뜯어내고 핸드폰을 꺼냈다. “빨리 말해! 계좌와 비밀번호!”그의 형이 계좌를 남기면 경찰에게 추적당할 거라고 경고했는데도 그는 겁내지 않았다. 돈에 미쳐버린 게 분명했다. 유월영은 한순간에 그가 그녀의 탈출구가 될지도 모른다는 걸 깨달았다..유월영은 입술을 깨문 채 하나하나 자세히 말했다. 둘째는 핸드폰을 들고 몇 번의 터치로 그녀의 계좌에서 돈을 순조롭게 빼냈다. 그의 눈은 흥분해서 휘둥그레졌다. “젠장! 진짜 돈이 들어왔어! 젠장! 이 일로 내가 겨우 천육백만을 나눠 받았는데, 이제 나도 육천만 원이 생겼어!”유월영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물론 저 돈이 많아요. 당신을 속이지 않을거에요...이 짓을 해서 겨우 천육백만 원이요? 그럼 당신 형은 얼마나 가져가는 건가요?”둘째는 핸드폰을 집어넣으며 말했다. “네 알 바 아니야! 얌전히 있어! 형에게 입이라도 뻥끗하면 바로 죽여버릴 거야!”그는 다시 테이프로 그녀의 입을 막으려 했고, 유월영은 급히 고개를 돌리며 빠르게 말했다. “당신은 돈을 위해서이고 나는 살기 위해서예요. 돈이 부족하다면 내 남자 친구에게 연락해 봐요. 그 사람 분명히 몸값을 낼 거예요. 당신이 돈을 받고 나를 놓아주면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조용히 있을게요.”둘째는 잠시 망설였다. 유월영은 차가운 벽에 등을 붙인 채 말했다. “여자를 납치하는 건 중범죄에요. 걸리면 최소 10년은 감옥에 있어야 하는데 겨우 그 돈을 받잖아요. 게다가 형은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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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8화

가장 두려웠던 일이 결국 벌어졌다. 유월영은 필사적으로 뒤로 물러서며 눈물 섞인 목소리로 외쳤다. “저리가!”“꺼져! 저리 가라고!"남자에게서 나는 역겨운 냄새는 썩은 하수구 냄새보다 더 그녀를 메스껍게 했다. 유월영은 그의 입을 피하려 고개를 돌리며 목이 터져라 소리쳤다.“살려줘! 살려주세요”“하하! 소리쳐봐, 목이 터져도 아무도 너를 구하러 오지 않아!” 남자는 그녀의 저항에 오히려 흥분하며 그녀의 옷을 찢어버렸다!드러난 하얀 피부가 남자의 야성을 더욱 자극했다!유월영은 미친 듯이 몸부림쳤지만, 그녀의 두 손은 뒤로 묶여 있었고 두 다리도 밧줄로 꽁꽁 묶여 있어 그녀의 반항은 그저 애벌레가 땅에서 꿈틀거리는 것과 같았다.절망의 기운이 그녀의 온몸에 스며들었다. 이는 삼 년 전 그 비 오는 밤 이후로 가장 절망적인 순간이었다.그때는 연재준이 갑자기 나타나 그녀를 구해줬지만, 이번에는 그녀를 구해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아무도...연재준도...그의 이름을 떠올리자 유월영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요즘 그녀는 계속해서 한 가지 질문을 생각하고 있었다. 왜 연재준이 갑자기 그녀에게 그렇게 냉담해졌는지? 왜 더 이상 외출할 때 그녀를 데리고 가지 않는지? 왜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는 일이 점점 줄어들고 왜 더 이상 그녀에게 다가오지 않는지 그녀는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유월영은 이 바쁜 시기만 지나면 기회를 잡아 그에게 직접 물어보고 싶었다. 그녀가 이제는 질려서 헤어지고 싶은지.‘...아니지.’그들은 정상적인 남, 여 애인 사이가 아니었고 헤어진다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 듯했다. 그녀는 그저 그의 도구일 뿐, 아마도 그가 이 도구에 싫증이 났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일 것이다.그래도 그녀는 묻고 싶었고 그의 입에서 하는 말을 직접 듣고 싶었다. 그들이 함께한 삼 년 동안, 아무도 그들의 관계를 알지 못했고, 두 사람이 사이에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다. 시작할 때는 흐지부지했지만 끝날 때만큼은 솔직하게 터놓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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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9화

손전등이 비춰왔다. 그들은 바닥에 누워있는 남자와 밧줄을 풀고 있는 유월영을 발견하고 바로 소리쳤다. “너 뭐 하는 거야!”이어서 또 다른 놈이 소리쳤다.“붙잡아!”유월영은 재빨리 덮쳐오는 사람을 피해서 바닥에 있는 모래를 한 움큼 집어 던져 남자의 눈에 뿌리고는 몸을 돌려 창문으로 달려갔다.“바보같이 서 있지만 말고 가서 얼른 잡아!”남자의 고함에 멍하니 있던 세 명의 남자가 일제히 달려들었다. 유월영은 창문을 발로 차고, 여러 쌍의 손이 그녀를 붙잡기 직전에 바로 뛰어내렸다!유월영은 아까 벽 옆에 모래더미가 있는 걸 보고 뛰어내릴 때 완충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너무 급한 나머지 각도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유월영은 그렇게 모래더미의 경사면에 뛰어내렸고 바닥으로 굴러떨어졌다.그 순간 온몸의 뼈가 다 아파왔고 어디가 더 아픈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였다.그 사람들은 금방 쫓아올 것 같아 유월영은 다른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이를 악물고 일어나서 달리기 시작했다!하늘은 이미 어두워졌고 밤은 몸을 숨기기 좋은 장소였다. 유월영은 빛이 없는 곳으로 몸을 숨기며, 몸의 통증을 참으며 무작정 앞으로 달렸다.그 사람들이 쫓아올까 봐 유월영은 뒤돌아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격렬한 달리기로 폐 속의 공기가 빠르게 빠져나가고 뇌도 점점 산소가 부족해 오는 듯했다. 목구멍에서는 쇠맛 같은 것이 올라왔다.그녀는 그것을 억지로 삼키며 달리다 앞에 불이 켜진 집을 발견했다.‘사람이 살고 있는 집인가?’유월영은 곧바로 불빛을 향해 달려갔다. 하지만 집은 문이 닫혀 있었다. 그녀는 뒤를 한번 돌아보았다. 그 인신매매범들이 아직 쫓아오지 않은 것 같았다. 그녀는 힘껏 문을 두드렸다.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안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누구세요?”유월영은 말할 힘조차 없었다. “살려주세요, 제발...”문이 빼꼼 열리더니 중년 여자가 얼굴을 내밀었다. 그러다 창백하고, 온몸이 엉망인 유월영은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무슨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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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0화

그러나 연재준이 그녀에게 질렸다는 사실을 바꿀 수 없는 것처럼, 그녀는 이 아이도 지킬 수 없었다. 의사가 그녀의 눈을 가려주고 눈을 감은 유월영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그 후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수술을 마치고 간호사는 유월영을 병실로 밀고 돌아갔다. 그녀는 이미 깨어났지만, 예상치 못한 임신과 유산의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간호사는 입원 등록을 질문했다. “1703번 침대 유월영 씨, 가족이 왔나요? 유월영 씨? 가족분들 오셨나요?”유월영은 입술을 달싹이였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다른 간호사는 그녀가 측은해 보여 입을 열었다.“제가 할게요. 구급차에 실릴 때 환자분이 신분증과 은행 카드를 주면서 직접 등록하고 요금 결제하라고 요청했어요. 저분이...”“...저는 가족이 없어요.”유월영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그녀는 마른침을 삼켰다. 갑작스러운 불행한 사건으로 인해 아이를 잃은 그녀는 몸을 웅크린 채 결국 참지 못하고 소리 내 울기 시작했다.유월영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의료진은 동시에 경찰에 신고했었다. 경찰은 그녀가 겨우 감정을 추스르고 진정되자 병실로 들어와 상황을 물었다.유월영은 생각나는 대로 모든 것을 이야기했다. 경찰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그 '두목'은 혹시 목에 호랑이 문신이 있던가요?”“네, 맞아요.”경찰은 그들을 아는듯했다. “그 조직은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여성을 유괴해 왔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오랫동안 추적해 왔으니 걱정 마세요. 반드시 그놈들을 잡고 당신과 다른 피해자들에게 정의를 가져다줄 겁니다!”유월영은 유산으로 인해 병원에 3일 동안 입원해 있었다.셋째 날, 수사 경찰의 전화가 왔다. 그들은 이미 그 인신매매범들을 잡았고 증거가 정리되는 대로 법원의 판결만 기다리면 된다고 했다.또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은 공소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알려주었다. 하지만 그때 유월영은 한창 해운그룹에서 사직하려고 연재준과 신경전을 벌리고 있을 때여서 그 일에 더 이상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어차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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