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찻잔이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위층과 아래층의 하인들이 놀라 고개를 내밀었고 연재준이 윤미숙의 목을 조른 채 벽에 밀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달려왔다.“도련님, 도련님, 제발 그 손 놔주세요. 이러시면 안 돼요...”그들은 이 계모와 의붓아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른 채, 그저 연재준의 얼굴에 날서린 표정을 보고 발을 동동 구르며 그를 말렸다.연재준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한번 해 보세요.”윤미숙은 목을 졸린 채 숨을 쉴 수 없었지만, 여전히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그런 말이 있잖아.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고. 누구든 내 딸을 건드리면, 나도 똑같은 방법을 써서...갚아줄 것이야!”오랫동안 자비로운 어머니 연기를 해왔지만, 연 회장이 이제 막 위독해지자마자 그녀는 가면을 벗어 던졌다.연재준은 싸늘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다 처음으로 이 여자가 생각보다 깊은 계략을 가지고 있음을 깨달았다....동해안 저택.연재준이 떠난 후, 유월영도 TV에 집중할 수 없었다.그녀는 다리를 소파 위로 올리고 한 손으로 무릎을 껴안고 다른 손은 무의식적으로 배를 어루만졌다.검사 결과에서는 임신하지 않았다고 나왔지만, 그건 현시우가 혈액 샘플을 바꿔치기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그 결과는 당연히 임신으로 나오지 않았다.하지만 그녀가 실제로 임신했는지는 아닌지 그녀조차 확신이 없었다.잠이 많아지고, 식욕이 늘고, 자주 헛구역질하는 등의 반응을 보면 임신한 것 같았다. 그리고 작년에 연재준과의 몇 번의 관계에서 그녀는 피임하지 않았다...아니, 그녀는 피임약을 먹었었다.그건 이승연이 준 약이었다. 그들은 그 당시 농담으로 피임약을 공유하는 자세가 너무 익숙하다고 했었다.오직 마지막 한 번, 바로 유현석이 그녀와 연재준의 결혼을 반대하다 감정이 격해져 그녀의 뺨을 때렸던 그날 밤이었다. 그날 밤, 유월영은 연재준과 함께 동해안으로 왔었다.그때 두 사람은 피임을 하지 않았고, 이승연이 사후 피임약을 주었지만, 연재준의 ‘
유월영은 사실 그날의 일을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았다. 심지어 그날 일은 잘 기억도 나지 않았다.그녀는 사람의 뇌는 의식적으로 고통스럽고 두려운 일을 일부러 잊고 회피하며 자기를 보호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심리적 고통은 육체적 고통 못지않기 때문이다.유월영은 그때가 여름이었다는 것만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 그녀는 매우 바빴고 거의 반달 동안 연속으로 야근했으며 며칠 동안은 회사에서 잔적도 있었다.짧은 오전 시간 동안 그녀는 고객을 만나 계약을 체결하고 마케팅 부서와 회의를 하여 계획을 논의했으며 연재준의 다음 주 스케줄을 정리했다.마지막으로 확인하려고 그의 사무실을 찾았지만 아무도 없었다.마침 하정은이 그녀 앞을 지나가자 그녀는 하 비서를 잡고 물었다.“정은 씨, 연 대표님 어디 계셔?”“바빠서 잊었어? 오늘은 신주 대학교 신입생 환영회가 있는 날이잖아. 연 대표님 초대를 받고 조 비서랑 같이 거기에 가셨어.”‘맞다. 이제야 기억나네.’유월영은 손에 든 파일로 자신의 머리를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이틀 전부터 어찌 된 일인지 자꾸 머리가 어지럽고 토할 것 같아. 약간 정신이 멍하네.”하정은이 웃었다.“반년에 한 번 있는 결산 때라서 나도 정신을 못 차리겠어. 바쁜 시기가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유월영은 손에 든 파일을 보고 말했다.“신주대학에 가서 연 대표님 모시고 올게. 이 일정을 결재받아야 해서. 그렇지 않으면 다음 단계가 진행이 안 돼.”하정은은 주먹을 쥐고 응원의 제스처를 했고, 각자의 일을 하러 갔다.유월영은 문서를 정리하고 가방을 챙겨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정오쯤이라 길에 택시가 없어서 예약해야 했다.여름의 강렬한 햇빛이 너무 밝아 그녀는 손으로 화면을 가려야만 글씨를 볼 수 있었다.그 순간 갑자기 그녀 앞에 한 검은색 밴이 급정거했다. 유월영은 영문도 모른 채 무의식적으로 한 걸음 물러섰다. 다음 순간, 차 문이 갑자기 열리더니, 네 개의 손이 그녀를 강제로 차 안으로 끌어 올렸다!쿵 소리와 함께 그녀
유월영이 말한 사람은 연재준이었다.비록 그때의 연재준은 왜인지 그녀를 반년이나 냉대해 왔지만 그녀는 여전히 연재준이라면 그녀를 모르는 체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는 그녀가 절망 속에 빠졌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구원자였다.유월영은 목이 아파왔지만 마른침을 삼키며 몇 번이고 애원했다. “정말이에요, 그가 반드시 당신들에게 돈을 줄 거예요.”네 명의 남자 중 하나는 여우 같은 얼굴에 눈을 이리저리 굴렸다. “얼마를 줄 수 있는데?”유월영은 밀려오는 공포 속에서 억지로 진정하며 말했다. “당신들이 원하는 만큼 다 줄 수 있어요!”가운데 서 있던 키 큰 남자는 분명히 우두머리 돼 보였다. 그는 음산한 표정으로 유월영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둘째!”둘째는 갈등하는 듯했다. “형님, 우리가 한몫 단단히 챙길 수 있다면 최대한 벌어야 하지 않겠어요?”“이 여자가 말한다고 다 믿어? 괜히 일을 크게 만들어서 경찰이 오면, 우리 모두 다 잡히고 만다고! 바이어가 오면 이 물건들을 처리하고 우리는 바로 철수해야 해. 신주시에 더 이상 머물 수 없어!"‘바이어? 무슨 바이어?’‘저놈들 정말로 나를 팔아버리려는 건가? 산골에서 결혼도 못 한 남자들에게 애 낳는 도구로 팔아넘기려고?’유월영은 온몸에 식은땀이 흘렀다. 그녀의 추측이 맞았다. 그들이 그녀를 납치한 이유는 바로 그것이었다!다른 사람들이 우두머리의 호통에 조용해진 것을 보며 그녀는 이어 말했다. “내 계좌에 육천만원 있어요! 계좌 번호와 비밀번호를 알려줄게요. 은행에 가지 않아도 인터넷 뱅킹으로 바로 당신들 계좌로 돈을 이체할 수 있어요. 제가 그냥 식사 한 끼 대접한다고 생각하세요!”둘째가 즉시 말했다. “이거 좋네요! 형님, 은행에 가지 않아도 경찰에게 잡히지 않잖아요. 빨리 말해! 비밀번호가 뭐야!”유월영이 막 입을 열려는 순간, 우두머리의 손바닥이 그녀의 얼굴을 향해 날아왔다!유월영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고, 귀에서 윙윙거리는 소리가 났다. 아직 그녀가 정신을 차리기도
둘째는 뒤를 힐끗 돌아보며 형이 없는 걸 확인한 후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내가 묻는 말에 잘 대답해. 너 정말 육천만 원 있어?”“...”유월영은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봤다. 밖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고, 낡은 공사 현장에는 불빛 하나 없었고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밝은 달빛만 있었다.‘그는 다른 사람들이 없는 틈을 타서 몰래 그녀에게 물어보러 온 것인가?’ 유월영은 숨을 천천히 들이마시며 침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읍, 있어.’둘째는 그녀의 입에 붙어 있던 테이프를 뜯어내고 핸드폰을 꺼냈다. “빨리 말해! 계좌와 비밀번호!”그의 형이 계좌를 남기면 경찰에게 추적당할 거라고 경고했는데도 그는 겁내지 않았다. 돈에 미쳐버린 게 분명했다. 유월영은 한순간에 그가 그녀의 탈출구가 될지도 모른다는 걸 깨달았다..유월영은 입술을 깨문 채 하나하나 자세히 말했다. 둘째는 핸드폰을 들고 몇 번의 터치로 그녀의 계좌에서 돈을 순조롭게 빼냈다. 그의 눈은 흥분해서 휘둥그레졌다. “젠장! 진짜 돈이 들어왔어! 젠장! 이 일로 내가 겨우 천육백만을 나눠 받았는데, 이제 나도 육천만 원이 생겼어!”유월영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물론 저 돈이 많아요. 당신을 속이지 않을거에요...이 짓을 해서 겨우 천육백만 원이요? 그럼 당신 형은 얼마나 가져가는 건가요?”둘째는 핸드폰을 집어넣으며 말했다. “네 알 바 아니야! 얌전히 있어! 형에게 입이라도 뻥끗하면 바로 죽여버릴 거야!”그는 다시 테이프로 그녀의 입을 막으려 했고, 유월영은 급히 고개를 돌리며 빠르게 말했다. “당신은 돈을 위해서이고 나는 살기 위해서예요. 돈이 부족하다면 내 남자 친구에게 연락해 봐요. 그 사람 분명히 몸값을 낼 거예요. 당신이 돈을 받고 나를 놓아주면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조용히 있을게요.”둘째는 잠시 망설였다. 유월영은 차가운 벽에 등을 붙인 채 말했다. “여자를 납치하는 건 중범죄에요. 걸리면 최소 10년은 감옥에 있어야 하는데 겨우 그 돈을 받잖아요. 게다가 형은 당
가장 두려웠던 일이 결국 벌어졌다. 유월영은 필사적으로 뒤로 물러서며 눈물 섞인 목소리로 외쳤다. “저리가!”“꺼져! 저리 가라고!"남자에게서 나는 역겨운 냄새는 썩은 하수구 냄새보다 더 그녀를 메스껍게 했다. 유월영은 그의 입을 피하려 고개를 돌리며 목이 터져라 소리쳤다.“살려줘! 살려주세요”“하하! 소리쳐봐, 목이 터져도 아무도 너를 구하러 오지 않아!” 남자는 그녀의 저항에 오히려 흥분하며 그녀의 옷을 찢어버렸다!드러난 하얀 피부가 남자의 야성을 더욱 자극했다!유월영은 미친 듯이 몸부림쳤지만, 그녀의 두 손은 뒤로 묶여 있었고 두 다리도 밧줄로 꽁꽁 묶여 있어 그녀의 반항은 그저 애벌레가 땅에서 꿈틀거리는 것과 같았다.절망의 기운이 그녀의 온몸에 스며들었다. 이는 삼 년 전 그 비 오는 밤 이후로 가장 절망적인 순간이었다.그때는 연재준이 갑자기 나타나 그녀를 구해줬지만, 이번에는 그녀를 구해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아무도...연재준도...그의 이름을 떠올리자 유월영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요즘 그녀는 계속해서 한 가지 질문을 생각하고 있었다. 왜 연재준이 갑자기 그녀에게 그렇게 냉담해졌는지? 왜 더 이상 외출할 때 그녀를 데리고 가지 않는지? 왜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는 일이 점점 줄어들고 왜 더 이상 그녀에게 다가오지 않는지 그녀는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유월영은 이 바쁜 시기만 지나면 기회를 잡아 그에게 직접 물어보고 싶었다. 그녀가 이제는 질려서 헤어지고 싶은지.‘...아니지.’그들은 정상적인 남, 여 애인 사이가 아니었고 헤어진다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 듯했다. 그녀는 그저 그의 도구일 뿐, 아마도 그가 이 도구에 싫증이 났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일 것이다.그래도 그녀는 묻고 싶었고 그의 입에서 하는 말을 직접 듣고 싶었다. 그들이 함께한 삼 년 동안, 아무도 그들의 관계를 알지 못했고, 두 사람이 사이에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다. 시작할 때는 흐지부지했지만 끝날 때만큼은 솔직하게 터놓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
손전등이 비춰왔다. 그들은 바닥에 누워있는 남자와 밧줄을 풀고 있는 유월영을 발견하고 바로 소리쳤다. “너 뭐 하는 거야!”이어서 또 다른 놈이 소리쳤다.“붙잡아!”유월영은 재빨리 덮쳐오는 사람을 피해서 바닥에 있는 모래를 한 움큼 집어 던져 남자의 눈에 뿌리고는 몸을 돌려 창문으로 달려갔다.“바보같이 서 있지만 말고 가서 얼른 잡아!”남자의 고함에 멍하니 있던 세 명의 남자가 일제히 달려들었다. 유월영은 창문을 발로 차고, 여러 쌍의 손이 그녀를 붙잡기 직전에 바로 뛰어내렸다!유월영은 아까 벽 옆에 모래더미가 있는 걸 보고 뛰어내릴 때 완충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너무 급한 나머지 각도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유월영은 그렇게 모래더미의 경사면에 뛰어내렸고 바닥으로 굴러떨어졌다.그 순간 온몸의 뼈가 다 아파왔고 어디가 더 아픈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였다.그 사람들은 금방 쫓아올 것 같아 유월영은 다른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이를 악물고 일어나서 달리기 시작했다!하늘은 이미 어두워졌고 밤은 몸을 숨기기 좋은 장소였다. 유월영은 빛이 없는 곳으로 몸을 숨기며, 몸의 통증을 참으며 무작정 앞으로 달렸다.그 사람들이 쫓아올까 봐 유월영은 뒤돌아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격렬한 달리기로 폐 속의 공기가 빠르게 빠져나가고 뇌도 점점 산소가 부족해 오는 듯했다. 목구멍에서는 쇠맛 같은 것이 올라왔다.그녀는 그것을 억지로 삼키며 달리다 앞에 불이 켜진 집을 발견했다.‘사람이 살고 있는 집인가?’유월영은 곧바로 불빛을 향해 달려갔다. 하지만 집은 문이 닫혀 있었다. 그녀는 뒤를 한번 돌아보았다. 그 인신매매범들이 아직 쫓아오지 않은 것 같았다. 그녀는 힘껏 문을 두드렸다.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안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누구세요?”유월영은 말할 힘조차 없었다. “살려주세요, 제발...”문이 빼꼼 열리더니 중년 여자가 얼굴을 내밀었다. 그러다 창백하고, 온몸이 엉망인 유월영은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무슨 일이에요?
그러나 연재준이 그녀에게 질렸다는 사실을 바꿀 수 없는 것처럼, 그녀는 이 아이도 지킬 수 없었다. 의사가 그녀의 눈을 가려주고 눈을 감은 유월영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그 후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수술을 마치고 간호사는 유월영을 병실로 밀고 돌아갔다. 그녀는 이미 깨어났지만, 예상치 못한 임신과 유산의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간호사는 입원 등록을 질문했다. “1703번 침대 유월영 씨, 가족이 왔나요? 유월영 씨? 가족분들 오셨나요?”유월영은 입술을 달싹이였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다른 간호사는 그녀가 측은해 보여 입을 열었다.“제가 할게요. 구급차에 실릴 때 환자분이 신분증과 은행 카드를 주면서 직접 등록하고 요금 결제하라고 요청했어요. 저분이...”“...저는 가족이 없어요.”유월영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그녀는 마른침을 삼켰다. 갑작스러운 불행한 사건으로 인해 아이를 잃은 그녀는 몸을 웅크린 채 결국 참지 못하고 소리 내 울기 시작했다.유월영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의료진은 동시에 경찰에 신고했었다. 경찰은 그녀가 겨우 감정을 추스르고 진정되자 병실로 들어와 상황을 물었다.유월영은 생각나는 대로 모든 것을 이야기했다. 경찰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그 '두목'은 혹시 목에 호랑이 문신이 있던가요?”“네, 맞아요.”경찰은 그들을 아는듯했다. “그 조직은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여성을 유괴해 왔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오랫동안 추적해 왔으니 걱정 마세요. 반드시 그놈들을 잡고 당신과 다른 피해자들에게 정의를 가져다줄 겁니다!”유월영은 유산으로 인해 병원에 3일 동안 입원해 있었다.셋째 날, 수사 경찰의 전화가 왔다. 그들은 이미 그 인신매매범들을 잡았고 증거가 정리되는 대로 법원의 판결만 기다리면 된다고 했다.또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은 공소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알려주었다. 하지만 그때 유월영은 한창 해운그룹에서 사직하려고 연재준과 신경전을 벌리고 있을 때여서 그 일에 더 이상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어차피
어두운 방 안에서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없었지만, 연재준은 그녀를 끌어안았다. 그녀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그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어깨에 묻었다.“우리 다시 잘 살아와.”“자기야. 어머님을 해치지 않겠다고 약속할게. 가족들 모두 아무 일 없이 살게 할 거야.”“날 한 번만 더 믿어주면 안 돼?”“...” 유월영의 손은 그의 가슴을 계속 밀어내며 그들의 가슴이 맞닿는 것을, 그들의 심장이 맞닿는 것을 끝까지 거부했다.그녀는 전에 이미 말했었다. 두 사람은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거라고. “싫어요.”...다음 날 아침, 이승연은 법률 사무소에 도착하자마자 조서희의 전화를 받았다. “승연 언니, 어제 병원에서 월영이를 봤다고 했지?”“맞아. 어제 연재준이랑 같이 있었어.” 이승연은 사무실로 걸어가며 말했다.조서희는 뭔가 은밀한 이야기를 하려는 듯 목소리를 낮춰 얘기했다.“내가 어젯밤 회사에서 야근하고 늦어서 집에 못 갔는데, 아침에 가보니 집에 도둑이 들었더라고!”이승연은 눈살을 찌푸렸다.“뭐?”조서희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쿵쾅거렸다. “글쎄 누군가 우리 집에 들어와서 집 안을 샅샅이 뒤졌다니까. 경찰에 신고해서 와서 사진 찍고 증거를 수집했지만 누군지 아직 몰라. CCTV 선도 다 잘려 있었어.”“도난당한 건 없어?”“아마도 없을 거야. 근데 그 사람들이 뭔가 다른 걸 찾으러 온 것 같아. 눈에 띄는 곳에 있던 금목걸이도 안 가져갔어. 지금 생각해 보니 월영이와 관련된 거 아닐까?”조서희는 증거는 없지만 직감적으로 그럴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유월영과 연락이 닿지 않아서 이승연에게 알리고 상의할 수밖에 없었다.“혹시 연재준이 월영이를 감금하고 있는 거 아닐까? 그런 게 아니라면 우리와 연락이 안 될 리가 없잖아. 우리 집에 뭔가를 찾으러 온 사람이 연재준 사람일 수도 있어.”이승연은 가방을 내려놓고 얼굴이 어두워진 채 물컵을 들고 정수기로 가면서 말했다. “그럴 가능성이 있어. 어제 월영이가 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