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끝나기 무섭게 연재준은 고개를 숙여 키스를 퍼부었다.거칠게, 누구에게도 그녀를 빼앗기지 않겠다는 듯이 그는 주위 사람들을 상관하지 않은 채, 그녀의 머리를 손바닥으로 받히고 혀끝이 입안을 밀고 들어왔다. 유월영은 아는 사람이라도 만날까 봐 그의 양복을 꽉 움켜쥔 채 말했다.“재,재준 씨.”연재준은 아랑곳하지 않고 한참 동안 키스를 한 후에야 그녀의 입술을 놓아주었다. 그리고는 가볍게 헐떡이는 모습이 그녀의 눈에는 왠지 모르게 관능적으로 비춰졌다.“시작해 보는 게 아니라 그냥 그렇게 해.”그는 유월영의 손을 잡고 그녀가 알아채기도 전에 그녀의 약지에 반지를 끼웠다.유월영의 눈이 커졌다.연재준은 잠긴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자기, 구청도 지금은 문 닫았으니 연휴 끝나고 출근하면 그때 혼인신고 하러 가.”뭐, 뭐라고?잠깐만!그가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유월영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그녀는 그가 다시 헛소리할까 봐 황급히 그의 입을 틀어막다가 다시 반지를 벗으려고 했다. 하지만 반지의 다이아몬드 부분은 역 V로 짜여져 끼우기는 쉬운 데 빼내기 어려웠다. 게다가 반지의 치수가 꼭 맞아서 아예 벗을 수 없었다.“...”유월영은 급한 마음에 화가 났다. “내, 내가 언제 대답했어요? 난 단지 우선 시작해 보면 좋겠다는 뜻이었다고요. 같이 지낼 수 있는지 한번 시험해 보자는 거였다고요!”그러다 안 맞으면 헤어져야지! 이 남자는 왜 그냥 프러포즈...…아니, 프러포즈도 아니라, 이건 그냥 결혼이잖아!결혼...연재준과의 결혼이라니?유월영은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그녀가 연재준과 사귀고 그가 남자 친구라고 말하면, 말을 하면 조서희의 입이 떡 벌어질 것이다. 만약 그녀가 연재준과 결혼한다고 그녀에게 말하면...맙소사, 아마 조서희는 즉시 고향에서 날아와 그녀를 의사나 무당에게 데려가서 그녀의 머리가 잘못되었거나 아니면 귀신에 씌운 건 아닌지 물어볼 것이다. 두 사람은 한때 그렇게 관계를 감추려 했었지만, 지금은 갑자기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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