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그 애는 잘못이 없어요. 그 애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어요. 자신의 출신이나 부모를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요. 엄마가 살인자라고 그 애까지 이유 없이 비난받을 필요는 없어요. 이런 건 그 아이에게... 너무 불공평한 일이에요.”“연아야, 세상은 원래 불공평한 거야. 그 아이가 백장미의 딸이라는 건 유감이지. 하지만 네가 말했 듯이, 자신의 출신이나 부모를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 그러니 본인이 감내해야지! 온 세상이 비난해도, 참아야 하는 거야!”추연은 조연아에게 말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됐다, 나는 이만 양조장에 가볼 테니, 너도 빨리 회사로 돌아가! 조하율이랑은 거리를 두렴. 그럼 나도 손 떼마. 너를 위험에 빠지는 걸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추연의 말투는 싸늘했다. 말을 마친 후 그녀는 돌아서서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갔다. 조연아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넋이 나간 듯 한숨을 쉬었다.“아줌마 입장에서 틀린 말은 아닌데...”조연아는 입술을 깨문 채 하율의 병실을 바라보았다.그녀의 어머니의 목소리가 갑자기 그녀의 귓가에 들렸다.——연아야, 결코 하율이에게 원한을 품지 말렴. 그 애가 자신의 신분을 선택한 게 아니잖니. 그 아이도 많은 억압을 받으며 자랐단다. 사생아라는 꼬리표를 달고 사는 아이인데, 그 아이가 무슨 잘못이 있겠니? 위 세대의 악연은 위 세대의 것이지, 너네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단다.그녀가 깊은 생각에 잠겨 있을 때 갑자기 김재준의 목소리가 들렸다. “음? 연아 씨, 이런 데서 뵙네요! 하율이 보러 오신 거예요?”조연아는 김재준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그녀는 김재준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저도 하율이 보러 온 거예요. 내일 모레 퇴원할 예정입니다! 그나저나 연아 씨가 보내주신 조수 조연준 님 말인데요, 너무 잘 신경을 써주셨어요. 덕분에 하율이가 살이 많이 붙어서 얼굴이 동그래졌어요. 살찌기는 쉽지만 빼기는 어렵다는데, 촬영이 걱정이네요!” 이 말을 하며 김재준은 쓴웃음을 지었다.“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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