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는 차 안, 윤아와 수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수현은 그늘진 얼굴로 운전대를 잡았는데 힘을 어찌나 세게 주는지 핸들이 뽑혀 나갈 것 같았다. 그는 차에 타기 전 윤아가 했던 말들을 떠올리며 속이 뒤틀리는 기분이였다.윤아가 그 문제에 대해 말을 꺼내기 전까지 그는 이 부분에 대해선 아예 생각을 못 했었다. 때문에 오늘에야 수현은 뭔가 알게 된 기분이었다.그는 윤아를 힐끗 보았다.윤아는 차에 탄 후 몸을 웅크리고 마치 온 세상을 차단해 버리고 혼자만 남겨두려는 듯이 두 눈을 꼭 감았다.함께한 세월이 있으니 윤아가 얼마나 자신을 증명해 내려 업무에 갖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수현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오늘 윤아의 그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된 것이었다.수현은 연수의 전화를 받고 오는 길에 그녀에게서 자초지종을 들었었다. 그러나 마지막쯤에 가서 연수는 말끝을 흐렸다. 그걸 그냥 놓칠 리 없는 수현이 곧바로 그녀에게 캐물었고 윤아의 최측근답게 연수도 냉큼 말해줬다.“대표님. 그럼 화내지 말고 들으세요. 그리고 윤아 님한테 제가 말해드렸다고도 절대 얘기하지 마시고요.”미간을 찌푸리는 수현.“쓸데없는 말 그만하고 얘기하죠.”“그럼, 저 말 해요?”연수는 숨을 한번 크게 들이쉬고는 큰 소리로 말했다.“이강훈 도련님이 윤아 님한테 일 열심히 하지 말라고 했어요. 대표님은 벌써 다른 여자를 회사에 들였으니 윤아 님은 곧 버려질 거라고요. 그리고 윤아 님은 집안도 망했으니, 그때가 되면 누구든 윤아 님을 함부로 대할 텐데 그래도 대표님은 절대 나서주지 않을 거라고 했어요.”그 말에 수현이 눈을 치켜뜨며 물었다.“뭐라고요?”서늘한 목소리에 연수는 다급히 자기가 한 말이 아니라며 거듭 강조했다.수현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꾹 누르며 알겠다고 한 뒤 전화를 끊었다.그리고 현재, 그는 아직도 이런저런 생각에 휩싸여 머리가 지끈거렸다.반 시간 후,별장에 도착한 수현은 차를 지하 주차장에 세웠다. 마침 몸을 웅크리고 있던 윤아도 천천히 감았던 눈을 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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