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 Chapter 1061 - Chapter 1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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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1화

진수현의 말투에 웃음이 가득하다. 심윤아는 그가 놀리는 것을 알면서도 참지 못하고 변명을 늘어놓았다.“안 급하다니까.”진수현이 계속 실실 웃으며 대답했다.“응. 알았어. 안 급해 했어.”심윤아가 대답하지 않았다.정말이지 매를 부르는 반응이었다.심윤아가 보복성으로 힘껏 그의 허릿살을 콕 찔렀다. 물론 상처는 피해서.“윽...”아프진 않았지만 저도 모르게 소리가 새어 나오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진수현의 안색이 돌변하며 손을 뻗어 심윤아의 가냘픈 손목을 움켜쥐었다. 갑자기 한껏 가라앉은 목소리가 들려왔다.“하지 마.”깜짝 놀란 심윤아는 자신이 너무 세게 찔러 아픈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표정이나 몸짓이 아픈 것이 아니라... 이상하게...기분이 좋아 보였다? “...”심윤아는 할 말을 잃었다.그냥 허리를 콕 찔렀을 뿐인데 이렇게까지?곰곰이 생각하고 있을 때 진수현이 입을 열었다.“더 건드리면 차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장담할 수 없어.”몇 초 동안 멍하니 있던 심윤아가 손을 떼고 나지막이 욕설을 퍼부었다.“변태.”그녀의 귀가 발갛게 달아오른 것을 보며 진수현은 입꼬리가 올라갔다.“우리가 부부란걸 잊지 마. 내가 아무리 변태 같은 짓을 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거지.”“...”“단지 너의 몸이 약해서 내가 참고 기다려주는 거지.”진수현이 손에 힘을 주어 심윤아를 품에 안고는 귀에 대고 소곤소곤 속삭인 것이었다.심윤아는 자기 귀가 더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다급히 밀쳐내려 했지만 밀쳐지지도 않았다.“몸에 상처나 낫고 말해.”진수현이 문득 무언가 깨달은 듯 얼굴이 환해졌다.“아, 그럼 아직 상처가 있어서 안 되는 거고. 나으면 괜찮다는 말이야?”심윤아가 어처구니없어하며 대꾸했다.“내가 언제 그렇게 말했어?”“어? 아까 그 말이랑 이 말이랑 같은 거 같은데?”“내 말은 상처나 낫고 다른 걸 생각하라는 거고...”설명하면 할수록 말이 이상해지는 것 같자 심윤아는 말을 멈추고 아예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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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2화

심윤아는 여전히 진수현의 약을 바꾸어주는 임무를 잊지 않았다. 낮에 하루 종일 길을 재촉하느라 몸이 매우 지친 상태였다. 약을 바꾼 후, 진수현은 일 때문에 복도에 나가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10분 정도 지나 방으로 돌아오니 심윤아는 침대 옆에 엎드려 잠에 들어 있었다.호텔 내부의 불빛이 심윤아의 하얀 뺨을 부드럽게 비추었다.이를 본 진수현이 침대에 눕히기 위해 심윤아에게 다가갔다. 그러나 안아 들려던 순간, 자신을 꾸짖던 심윤아의 모습이 생각났다.자신의 상처를 힘들게 붕대로 싸매주고, 상처가 벌어질까 봐 노심초사하는 그녀다. 그러므로 그는 스스로 몸을 아껴 걱정하지 않도록 해야 했다.진수현은 그녀를 안아 올리는 것을 포기하고 신발을 벗긴 다음 반쯤 부축하여 침대 위에 올린 뒤 이불을 잘 덮어주었다.“잘 자. 윤아야.”...심윤아의 세심한 치료와 신신당부 덕분에 진수현은 최근 회복 속도가 매우 빨랐다.전엔 자고 일어나면 상처가 아팠지만 오늘 깨어보니 통증이 전보다 많이 사라진 듯 했다.옷깃을 젖히고 상처 부위를 살펴보니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왔다. 매일 그렇게 안정을 취하라고 고집하더라니, 효과가 이렇게 좋을 줄이야.생각하던 중, 심윤아가 몸을 뒤척이다 그를 마주 향해 누웠다. 진수현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고 있을 때, 심윤아가 잠에서 깨 눈을 살짝 떴다.두 사람의 눈이 마주치자, 잠에 취해있던 심윤아가 무의식적으로 물었다.“상처는 좀 어때? 괜찮아?”깨어나자마자 자신의 상처를 걱정하는 것을 보니 진수현은 마음이 따뜻해졌다.“응. 많이 좋아졌어. 다 네 덕분이야.”좋아졌다는 말에도 심윤아는 불신했다. 심윤아는 그가 자신을 속이는 것 같아 자리에서 벌떡 몸을 일으켜 옷을 젖히며 검사하기 시작했다.진수현이 깜짝 놀라 멈칫하더니 입술을 말아 물며 대답했다.“거즈로 싸서 볼 수 없을 텐데.”보이지 않는 것을 알면서도 옷을 헤집고 두 번 들여다본 심윤아가 고개를 들고 물었다.“보이지도 않으면서 좋아졌다는 건 어떻게 알아?”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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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3화

의사의 말을 들은 후, 심윤아는 출발 전 진수현에게 약을 다시 발라주었다.뜯을 때 상처를 자세히 관찰했더니 확실히 좋아진 것이 보였다.이 결과에 심윤아는 매우 만족했다.진수현이 관찰하고 만족하는 그녀를 바라보며 눈썹을 으쓱했다.“봐. 거짓말 아니지?”그 말에 심윤아가 그를 슬쩍 흘겨보았다.“응.”“그래도 조심해야 해. 방심은 절대 금물. 약도 잘 발라야 하고 잘 치료해야 해. 나중에 후유증이라도 남으면 어떡하려고.”심윤아가 거즈를 조심스레 감아주었다.“됐어.”“알겠어. 조심할게.”상처에 약을 다 바른 뒤, 둘은 이어서 길을 떠났다.아직 시간이 일렀으므로 안개가 자욱했다. 차에 탄 뒤 진수현은 작은 담요를 꺼내 심윤아의 몸을 덮어주었다.“이따 몇 시간 정도 걸어야 해. 어젯밤 충분히 못 잤을 테니 자둬. 도착하면 깨울게.”일찍 일어난 탓에 피곤했던 심윤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이내 잠에 들었다.그녀가 깨어났을 때 차는 이미 멈추어 있었다.심윤아는 창밖의 경치를 한 번, 옆에 앉아 있는 진수현을 한번 바라보았다. 그리곤 마침 그와 눈이 마주쳤다.“도착했어?”“응.”그가 낮게 대답하고는 물었다.“잘 잤어? 더 안 자도 돼?”그의 말을 듣고서야 심윤아는 차에 운전기사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상황을 보아하니 꽤 오랜 시간이 지난 듯 했다.“이렇게 오래 잔 거야? 왜 안 깨웠어?”심윤아가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이미 점심이 되었다. 그들이 출발한 시간으로 계산하면 차가 멈춘 뒤 윤아는 아마 차에서 한 시간을 더 잤을 것이다.“...”심윤아는 황당했다.“네가 너무 잘 자길래 차마 깨울 수 없었지.”진수현의 말에 심윤아도 더 뭐라 하기가 거북했다.“그럼 계속 차에서 같이 있어 준 거야?”“그렇지 뭐. 내가 또 어딜 가겠어.”진수현이 자신의 상처를 가리켰다.“게다가 나 몸에 상처 있잖아. 네가 나 안정 취하라며.”하긴, 맞는 말이지.심윤아는 더 이상 아무 말하지 못하고 눈을 비비곤 뺨을 두드렸다. 이제야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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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4화

진수현이 식탁 위의 음식을 힐끗 보았다. 비록 먹은 것은 적었지만 이전보다 훨씬 잘 먹은 것 같긴 했다. 게다가 잠도 잘 잤으니 귀국한 뒤 창백하던 안색이 조금 본래의 모습을 되찾은 것 같았다.“그래. 못 먹겠으면 그만 먹자. 저녁에 또 먹으면 되니까.”“좋아.”진수현은 수행원에게 계산을 부탁한 뒤 심윤아와 함께 식당을 나섰다.“지금 가긴 할건데...”진수현이 고개를 들어 심윤아를 바라보았다.“이선우는 널 썩 만나고 싶어 하지 않을 수도 있어.”심윤아가 멈칫하며 물었다.“만나기 싫어한다고?”그동안 계속 저를 가두려고 하지 않았던가? 갑자기 만나기 싫다고?게다가 심윤아는 지금 그가 어떤 상태인지, 어디 구속된 건 아닌지 갇혀있는 건지도 몰랐다.만약 갇히게 된거라면...머릿속에 온갖 추측이 난무할 때 진수현이 문득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이것저것 깊이 생각하지 마. 이선우가 널 만나고 싶어 하지 않아도 만날 수 있어. 도착하면 만나고 싶어 한 건지 아닌지 확실히 알게 될 거야.”“응.”...지방에 도착하니 그곳은 매우 외진 곳이었다. 이 번화한 도시에서 이토록 편벽한 곳을 찾을 수 있을 줄은 전혀 몰랐다. 비록 조용하고 푸르른 곳이었지만, 그 누가 이 산기슭 근처에 집을 짓겠는가.주변에 이웃도 없는데 이곳에서 사는 게 이상하지 않은가.옆에 서 있던 진수현은 그녀의 표정을 보고 마음을 다 읽은 듯 했다. 그녀의 의심스러운 표정에 진수현이 설명해 주었다.“이씨 가문의 산업 중 하나야.”“이씨 가문?”“응.”진수현이 고개를 끄덕였다.환경이 조금 이상하긴 했지만 심윤아는 내심 안도했다. 지난번 진수현과 전화했을 때의 모습을 봐선 이선우와의 다음 재회는 구치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다...“왜?”그녀의 생각이 또 한 번 진수현에 의해 꿰뚫어진 듯 했다.“이런 곳이라서 놀랐어?”“사실 나는...”심윤아는 말을 잇지 못하고 망설였다. 함부로 말을 내뱉었다가 진수현에게 상처를 줄까 봐 두려웠다.“내가 경찰에 신고할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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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5화

“아니야.”진수현이 부인했다.“널 못 믿는 게 아니야.”“거짓말. 날 믿는다면 대답을 들었어야지. 다음 말로 대답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그녀의 말은 진수현의 마음을 숨김없이 모두 헤집어 놓은 듯 했다.진수현이 입술을 짓씹었다. 자기를 위한 변명을 찾지 못한 것처럼 말이다.그의 모습에 심윤아가 말을 가로채 대답했다.“그래. 너도 답이 궁금하지 않은 것 같으니, 됐어.”말을 마친 심윤아가 그의 손을 놓아버리곤 앞으로 걸어 나갔다.그리고 두 걸음도 채 걷지 못하고 진수현에 의해 끌려왔다.“대답해 주려던 거 아니었어? 왜 그렇게 급하게 가는데?”끌려왔으면서도 심윤아는 그를 바라보지 않았다.“알고 싶지 않은 거 아니었어?”“누가 그렇대? 진수현이 깍지 낀 손에 힘을 주었다.“얼른 말해. 대답 하기 전까지 못 들어가.”“너...”심윤아가 아랫입술을 깨물었다.“이미 내 마음은 다 알려줬잖아. 그러니까 답은 이미 알고 있는 거 아냐?”“그래?”진수현의 표정은 태연했으나, 눈가에는 담백한 웃음이 피어올랐다.“알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모르는 것 같기도 하고. 아마 내가 안정감을 못 느껴서 그런 거겠지. 그러니까 네가 확실히 말해줘.”안정감이 없다고?그 말에 심윤아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눈을 휘둥그레 떴다.“네가 안정감이 없다고?”“응. 없어.”“보통 여자가 안정감을 못 느끼지 않나? 넌 대체 왜?”“왜? 남자도 심리적으로 약할 때가 있는데. 하물며 네가 그 사람 곁에 그렇게 오래 있었고, 난 이제야 널 보게 됐는데 안정감이 없는 게 당연한 거 아냐?”그의 또 설득되는 것 같았다.심윤아는 눈을 깜박였다.“그래, 그래. 그럼 내가 지금 확실히 알려줄게. 기억을 잃기 전엔 어땠을지 몰라도 지금의 나는 네가 싫지 않아.”심윤아가 그의 손을 되잡았다.“그러니까 자꾸 잃을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돼.”잃을까 봐 걱정해?그 말은 진수현더러 조금 무색하게 만들었다.사랑 때문에 근심걱정이 생기고 있다.예전에 누군가에게서 사랑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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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6화

윤아는 무심코 한 말이었는데 수현은 안색이 변했다. 그때 소영이 두 사람 사이에 껴서 윤아의 공을 뺏어간 바람에...하지만 그건 수현이 제때 알아보지 못해서였다.일어난 일은 되돌릴 수 없으니 수현도 깊이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저 윤아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앞으로 우리 사이에 이성이 끼는 일은 없을 거야. 남자든 여자든 말이야.”“가자. 같이 들어가자.”산기슭에 위치한 별장은 원래 어둡고 음침한 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지금 이 별장에서 이수철이 선우를 지키고 있었기에 별장 주위에는 사람들로 가득했고 곳곳에 보초를 사람들이 있어 하나도 음침하지 않고 오히려 북적북적했다.수현이 들어가자 대장이 다가왔다.“대표님.”수현이 그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어쩐 일로 오셨어요?”말이 끝나기 바쁘게 대장이 수현 옆에 선 윤아를 보더니 뭔가 알아챈 듯 말했다.“대표님, 윤아 님, 여기서 잠깐만 기다리세요.”대장은 그렇게 말하더니 서둘러 안으로 들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익숙한 그림자가 윤아의 시야에 들어왔다. 원래는 덤덤하게 서있던 윤아는 나온 사람을 보고 기분이 크게 요동쳤다.“진 비서님.”이렇게 빨리 다시 보게 될 줄은 몰랐다. 다시 만나려면 더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말이다.우진은 윤아를 보더니 의외라는 표정으로 성큼성큼 걸어왔다.“윤아 님.”선우는 미소를 지으며 먼저 윤아에게 인사하더니 수현을 보며 말했다.“대표님, 오셨어요.”“안녕하세요.”윤아를 전력으로 도왔던 남자에 대해 수현은 꽤 예의를 차렸다. 그렇게 인사를 하고 먼저 손을 내밀기도 했다.우진은 수현이 이런 행동을 보일 줄은 몰랐기에 한 2초간 멍해 있다가 악수했다.“전에 외국에 있을 때 제 아내를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환하게 웃으며 온화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윤아에 우진은 왜 차갑기로 소문난 수현이 갑자기 자기와 악수하는지 알 것 같았다.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고마워할 필요 없어요. 전 그냥 대표님이 틀린 길로 계속 가는 게 싫어서였어요.”우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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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7화

하지만 지금 그 길은 꽉 막혔으니 선우도 희망이 보이지 않아서 일이 이 지경까지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선우가 잘못한 건 맞지만 말이다.아니, 그냥 잘못한 게 아니라 크게 잘못한 것이다. 하지만 전에 선우의 은혜를 입었던 우진이라 선우가 잘못을 고칠 수 있게 도와주긴 해도 다른 사람을 도와 선우에게 해를 입히지는 않을 것이다.우진이 자기를 거부한다는 걸 느낀 수현은 손을 거두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윤아는 두 사람의 분위기가 살짝 변했다는 걸 느끼고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우진은 그 정적이 오래가게 두지 않았다. 10여 초가 지나자 먼저 이렇게 물었다.“윤아 님, 대표님 만나러 오신 거예요?”윤아가 고개를 끄덕였다.“네.”우진의 표정이 어딘가 난감해 보였다.“윤아 님, 만약 대표님 상황을 알아보러 오신 거라면 제가 알려드릴 수 있는데 만나는 건 안 될 것 같네요.”오기 전 들은 대답과 같았다. 선우는 윤아를 보고 싶지 않아 했다.이미 알고 왔지만 와서도 거절당하자 윤아는 그래도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어딘가 창백한 얼굴의 윤아가 실망한 기색을 내비치자 진우는 마음이 조금 아팠다.“윤아 님, 아니면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제가 다시 들어가서 확인해 볼게요.”“그래도 돼요?”“네, 윤아 님 대신해서 한번 설득해 볼게요. 윤아 님 일단 저쪽에 앉아서 기다리세요. 확인하고 바로 올게요.”우진이 안으로 들어가자 아까 그 대장이 나오더니 두 사람을 옆에 있는 다실로 데려갔다. 테이블에는 디저트와 차가 올라왔다.윤아는 평소에도 입맛이 없는데 아까 음식을 먹고 왔기에 아직 위가 꽉 차 있어 더 먹을 자리는 없었다.그래도 보여주기식으로 찻잔을 든 채 몇 모금 마시려 했다.하지만 찻잔을 입가에 갖다 대지도 못했는데 수현이 이를 말렸다.윤아는 멈칫하더니 그쪽을 바라봤다.수현이 윤아가 든 찻잔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입술을 앙다물었다. 윤아는 바로 그가 무슨 뜻인지 알아챘다.전에 당했던 게 있어서 그런지 수현은 여기서 나오는 음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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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8화

한참 동안 기다려서야 우진이 안에서 나왔다.우진을 보자마자 윤아는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며 물었다.“비서님.”윤아의 진정성과 믿음을 우진도 당연히 느낄 수 있었다. 하여 윤아에 대한 태도도 좋았고 목소리도 부드러웠다.“윤아 님.”“어떻게 됐어요?”윤아의 눈빛에 우진은 결론을 그대로 전달하는 게 마음이 아팠지만 더 끌어도 결과는 변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어두운 눈빛으로 고개만 저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사실 우진이 굳이 얘기해주지 않아도 그의 표정에서 이미 모든 걸 알아볼 수 있었다.윤아가 입술을 앙다물었다.그런 윤아의 모습에 우진도 한숨을 푹 내쉬었다.“윤아 님, 대표님은 아직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윤아 님도 일단 만나려 하지 않는 거고요. 다음에… 언젠간 대표님도 생각을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저는…”이때 자리에 꼼짝하지 않고 앉아 있던 수현이 갑자기 일어나더니 윤아 옆으로 다가와 어깨를 감싸 안았다.“아직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다니까 일단은 돌아가자.”수현의 손길을 느낀 윤아는 목구멍까지 올라왔던 말을 다시 삼키고 고개를 끄덕였다.우진은 윤아의 어깨에 올려진 손을 보더니 마음속으로 몰래 한숨을 내쉬며 길을 내주었다.“가자. 기회는 또 있을 거야.”“잠깐만.”윤아는 뭔가 생각난 듯 수현을 불러세우더니 다시 우진 앞으로 걸어갔다.“비서님.”“무슨 일로 그러세요?”우진은 윤아가 아직도 희망을 버리지 못한 줄 알았지만 윤아는 우진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고마워요.”이 단어에 우진은 멈칫했다. 그가 다시 들어가서 확인해 준 것에 감사한 줄 알았지만 윤아가 설명을 덧붙였다.“전에 외국에 있을 때 비서님 도움이 없었으면 저는 이미 죽고 없었을 거예요.”며칠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그때 일을 떠올리면 우진은 그때의 윤아가 걱정되면서도 무서웠다.만약 우진이 그때 아이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면, 그렇게 윤아에게 삶의 희망을 불어넣어 주지 않았다면 윤아는…윤아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선우는 끝도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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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9화

윤아는 그렇게 수현과 함께 자리를 떠났다.윤아가 가고 나서도 우진은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대장이 아까 여기서 일어났던 일을 우진에게 알려줬다.우진이 이를 가만히 듣더니 그래도 아무 표정이 없었다.대장은 우진이 아무 반응이 없자 이렇게 물었다.“비서님, 이 일 그래도…”“그래도 뭐요?”대장이 뒤에 말을 잇기도 전에 우진이 엄격한 말투로 잘라버렸다.대장은 갑자기 매서워진 우진의 말투에 입을 꾹 다문 채 그 자리에 서 있었다.“앞으로 쓸데없는 소리 그만 좀 해요. 그렇게 많은 사람을 이끌면서 말조심해야 한다는 거 아직도 몰라요?”대장은 우진의 훈수에 불만이 생겼지만 어쩌지는 못했고 화를 꾹 삭이는 수밖에 없었다.이곳에 아무 일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우진은 몸을 돌려 위층으로 향했다.우진은 곧장 선우가 갇혀있는 방으로 갔다. 문 앞에 도착해보니 선우가 커튼이 단단히 쳐진 창가에 서 있는 게 보였다.사실 지금 커튼은 살짝 틈이 벌어져 있었기에 그 틈으로 바깥을 관찰할 수 있었다.선우는 윤아가 찾아와도 만나주려 하지는 않았지만 보고 싶은 마음은 어쩔 수 없었기에 구석에서 몰래 훔쳐보고 있었다.이런 광경에 우진의 마음은 다시 복잡해졌다.선우가 문 앞에 서 있는 동안 선우는 줄곧 창밖만 내다보았다. 마치 자기만의 세계에 빠진 것처럼 무아지경이었다.어쩌다 골똘히 보는지 우진이 옆으로 다가가도 선우는 발견하지 못했다.“정말 윤아 님을 뵙고 싶다면 아까는 왜 안 보겠다고 하신 거예요?”우진의 목소리가 갑자기 울려 퍼지자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있던 선우가 눈을 번쩍 뜨더니 고개를 돌려 매서운 눈빛으로 우진을 노려봤다.“누가 비서님더러 들어오라고 했죠?”선우의 질책에 우진이 이렇게 설명했다.“회장님께서 제게 대표님 곁을 24시간 지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손님들이 갔으니 다시 돌아와야죠.”이 말에 우진이 차갑게 코웃음 쳤다.“24시간 옆에 붙어 있는다고요? 진 비서님이 이렇게 충성심이 깊은 줄 몰랐네요?”진 비서님이라고 부를 때 일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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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0화

“…”선우는 아무 말 없이 차가운 눈빛으로 우진을 한참 바라보다가 매정하게 말했다.“당장 나가세요.”하지만 우진은 덤덤한 표정으로 안에 있는 소파에 앉았다.“대표님, 잊으셨나 보네요. 아까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회장님이 제게 대표님 곁을 24시간 지키라고 분부하셨다고요.”두려울 게 없다는 듯한 우진의 모습에 선우는 그를 차갑게 쏘아보더니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선우가 사라지고 나서야 우진은 시선을 아래로 축 늘어트렸다.…선우네 집에서 나온 윤아는 차에 오르고 나서 쭉 창밖만 내다봤다. 수현은 윤아의 옆모습만 볼 수 있었고 그녀가 무슨 생각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차 안은 매우 조용했다. 가끔 옆 차가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지만 이내 다시 고요해졌다.그런 윤아를 보고 수현이 말했다.“내일 다시 오자.”창밖을 보며 멍을 때리던 윤아가 이 말을 듣고는 멈칫하더니 이내 반응하고는 이렇게 말했다.“내일?”수현이 고개를 끄덕였다.“네가 보고 싶지 않을 이유는 없어. 너를 만나주려 하지 않는다면 아마 너를 다시 볼 용기가 나지 않아서 그럴 거야.”“…”윤아는 조용히 수현의 말을 듣고만 있었다.“아마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거야. 오늘 만나주지 않으면 내일 만나고 내일도 만나주지 않으면…”윤아가 대뜸 수현의 손을 잡았다.“됐어.”윤아의 목소리는 부드러웠고 수현의 손을 잡고 있는 힘도 매우 약했다. 수현은 그 손을 물끄러미 쳐다봤다.“나를 만나고 싶지 않아 하는데 일단은 오지 말자.”“제대로 정리하지 않으면 넌 계속 마음이 불편할 거잖아.”윤아는 난감한 표정으로 웃었다.“내가 불편할 게 뭐가 있어. 선우랑 만나는 것도 아닌데. 비록 지금 회장님이 가둬두시긴 했지만 무사하니 나도 좋아.”적어도 소송에 걸리거나 구치소에 들어갈 필요 없이 사적으로 화해하기로 했으니 앞으로의 인생에도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전에 선우를 보러 올 때 혹시나 그런 곳에 갈까 봐 걱정했는데 참 다행이었다.윤아에게 있어서 이런 결과를 본 것으로 만족했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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