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한다면 지금 바로 여자 친구가 생길지도?”구윤아는 발그레 달아오른 두 볼과 함께 연성훈을 바라봤다.연성훈은 어리둥절했다. 바보가 아닌 이상 그 말속에 담긴 뜻을 어찌 모르겠는가?솔직히 구윤아는 성격, 행동, 외적인 것까지 모든 게 완벽한 사람이었고 결혼 상대로도 아주 적합했다.하지만 연성훈은 지금 자신의 상황을 잘 알고 있다. 전쟁이 임박했다는 걸 몸소 느끼면서 막강한 책임감을 탁일우에게 넘길 수도, 그가 칼에 맞아 희생되는 걸 지켜볼 수도 없었다.그러니 때가 오면 반드시 앞장서서 모든 걸 마주할 텐데 이 상황에서 연애하는 건 이기적인 행동이나 다름없다. 생리적인 욕구가 밀려올 때 연애하고 싶다는 생각이 문뜩 들기도 했지만 아주 잠깐일 뿐이다.구윤아는 망설이는 그의 모습을 보고선 괜스레 밝은 척 웃으며 말했다.“장난친 건데 이렇게 진지할 일이야?”고개를 살짝 숙인 그녀의 눈에서는 실망이 고스란히 느껴졌다.바로 이때,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윤아 씨!”어디선가 울린 낯선 목소리가 귓전을 때렸다.두 사람이 고개를 들자, 포마드 머리를 한 젊은 남자가 옆에 서 있었고 그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구윤아를 바라봤다.“식사하러 오셨어요? 이분은 설마 남자 친구?”남자를 본 구윤아는 무의식적으로 미간을 살짝 찌푸렸으나 애써 미소를 유지했다.“맞아요, 남자 친구예요.”그녀는 연성훈을 보며 말했다.“이분은 우리 은행 고객님이셔. 성함은 남강우, 남 대표님이라고 부르면 돼. 소프트웨어 개발에 종사하는 청년 사업가야.”남강우는 연성훈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야비한 웃음을 지으며 물었다.“윤아 씨, 지금 농담하는 거죠? 설마 제가 최근에 고백한 것 때문에 아무나 불러서 상대하는 건가요?”연경에 온 지 불과 며칠 만에 고백을 받다니, 연성훈은 의아한 눈빛으로 구윤아를 바라봤다.하긴 솔로인 데다가 성격까지 좋으니 매력이 충분했고 이런 미녀를 남자들이 가만둘 리가 없다.“여자 친구랑 밥 먹다가 그쪽을 우연히 마주친 건데 상대하기 위해 아무나 불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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