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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1화

“더 이상 없나요?”연성훈은 우보현과 다른 직원들을 바라보며 말했다.우보현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연성훈 씨, 아인 씨가 예쁜 건 맞지만 능력 없는 것도 사실이거든요. 예쁜 걸 이용해서 방 매니저님에게 아부하며 겨우 살아남은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여자에게 속지 말고 정신 차려요.”연성훈은 그의 말을 무시한 채 어이없는 듯 웃었다.“그만두고 싶어 하시니까 만족시켜 드리죠. 당신들이 사임을 원하는 건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이 보았으니 이제 물건을 정리하고 회사를 떠나도 좋습니다. 오늘부로 영업팀 팀장직은 고참 직원들을 진급시켜 채울 예정이고 공석인 자리는 신입사원을 추가로 모집할 겁니다. 지금 가장 중요한 업무가 방씨 가문과의 프로젝트인 만큼 다른 팀에서는 영업사원에 대한 수요가 그렇게 크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다른 팀에서 이동하든, 지사에서 인원을 옮겨오든 방법은 많으니, 업무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겁니다.”말을 이어가던 연성훈은 비웃는듯한 눈빛으로 우보현을 바라봤다.“당신들이 이렇게 뭉치면 회사에서 한발 물러설 거라고 생각해요? 지들이 뭐 대단한 사람이라고...”우보현은 안색이 변하더니 험상궂은 얼굴로 말했다.“연성훈 씨, 지금 뭐라고 했어요? 고작 회사 직원에 불과한 주제에 무슨 자격으로 우릴 쫓아내는 거죠?”연성훈은 그들을 상대하기 귀찮은 듯 서하윤을 바라보며 말했다.“매니저님, 지금 서 있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체크 좀 해줘요. 표 대표님한테는 제가 얘기할 테니까 이 사람들은 바로 돌려보내죠.”서하윤은 멀뚱멀뚱 연성훈을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그게... 표 대표님이 허락하실까요?”“거부할 이유가 없을 겁니다. 그러니까 제 말대로 해주세요.”연성훈은 담담하게 말했다.이때 사임하려던 사람들은 당황하기 시작했고, 몇몇은 체크가 시작되지 않은 틈을 타서 슬그머니 자리에 앉아 눈길을 피했다.상장 회사인 지성 그룹은 영업팀에 대한 대우가 매우 좋았고 특히나 본사는 직원들에게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욕심이 없었더라면 그들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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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2화

연성훈은 그들을 무시한 채 회의실을 향해 걸어갔고 문 앞에 도착하자 안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나가요. 당장 나가라고요!”임아인은 큰 소리로 외쳤다.“돈 주면 알아서 간다니까? 오늘 네 집에 온 그 자식 돈 많잖아. 20억만 달라고 해. 그럼 먹고사는 데 아무 지장 없고, 네 동생도 집 한 채 마련해줄 수 있으니까 앞으로 귀찮게 안 할게. 안 그러면 매일 너한테 연락하고 회사에 찾아올 거야.”임현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이봐, 억지 좀 그만 부려. 당신이 아인 씨 아버지인 걸 생각해서 이 자리에 앉힌 거야. 그런데 이제 보니까 완전히 빌어먹을 무뢰한이네. 문제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까 싶어 받아줬는데 여기가 만만해? 다시 한번 그딴 소리를 지껄이면 당장 쫓아낸다.”비록 지금은 살이 쪘지만, 심야 파수꾼 출신인 표현준은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도 살아남은 사람이다.그 기세와 독기는 모든 심야 파수꾼의 뼛속에 새겨져 있다.“내가 그 말에 겁먹을 것 같아? 전혀 두렵지 않거든? 아참, 아침에 그 자식이 날 다치게 했으니까, 치료비로 2억 추가해 줘. 돈 주면 앞으로 네가 뭘 하든 간섭하지 않을게. 혈연관계 끊고 싶다고 해도 좋아. 어차피 아들이 있으니까 너 같은 딸은 필요 없어.”임현무는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당신 때문에 내 어린 시절이 엉망이었는데 이제는 앞날까지 망칠 계획이에요?”임아인은 울부짖으며 말했다.지옥 같던 그녀의 인생은 이제야 정상적인 궤도를 향해 가고 있었다. 방씨 가문의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급여 인상과 승진은 따놓은 당상이나 다름없기에 돈 걱정 없는 편안한 생활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임현무가 회사에서 행패를 부리는 바람에 모든 게 엉망진창이 되었다. 회사 측에서 그룹 이미지에 대한 우려로 그녀를 해고한다면 인생은 또다시 지옥으로 떨어지게 된다.설사 그게 아니더라도 이런 일을 겪고 나니 당당하게 동료들을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회사 직원들의 눈에 자신이 어떻게 비칠지 감히 생각할 엄두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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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3화

임현무는 연성훈의 말을 듣고 흠칫 놀랐지만, 그것도 아주 잠깐일 뿐 곧바로 건방진 모습으로 돌아왔다.“쓸데없는 말 하지 말고 얼른 돈이나 내놔. 돈만 주면 바로 간다니까? 그리고 다시는 귀찮게 하지 않을게.”“꿈 깨요.”연성훈이 말을 이었다.“말도 안 되는 소리 집어치워요. 아빠로서 아인 씨에게 전혀 감정이 없다는 건 언급할 가치조차 없고 당신은 20억을 손에 넣자마자 탕진할 수도 있어요. 그러면 또다시 아인 씨를 찾아와서 괴롭히겠죠. 다시 한번 말하는데 돈 한푼도 받지 못할 겁니다.”“돈 안 주면 임아인 인생도 여기서 끝장이야.”임현무는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니요, 그건 당신만의 착각이에요. 아인 씨는 지금처럼 아주 잘 살 겁니다. 아시겠지만 지난달에 2억에 달하는 보너스를 따냈고 그게 다음 달에 지급되거든요. 말 나온 김에 궁금하네요. 아인 씨가 보너스를 받는다는 걸 어떻게 알게 되신 거죠?”“네 알바가 아니잖아.”임현무는 비웃으며 말했다.“맞아요, 그런 건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겠네요. 아인 씨가 최근에 방씨 가문과의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어요. 연경에서 돈 많기로 소문난 방씨 가문 아시죠? 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아마 지성 그룹의 임원이 될 겁니다. 그럼 연봉이 수십억이겠죠?”연성훈은 싱글벙글 웃으며 말을 이었다.“물론 그 돈은 당신과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연성훈의 말을 듣고 있던 임현무는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더니 이를 악물고 말했다.“임아인은 아직 내 호적 밑에 있으니까 날 부양해야 하는 의무가 있어. 그러니까 나중에 돈 생기면 매년 나한테 4천만 원씩 입금해야 해.”“정말 뻔뻔하기 짝이 없군요.”연성훈은 웃는 듯 마는듯한 얼굴로 임현무를 바라보며 말했다.“제가 말했잖아요. 돈 한푼도 못 받을 거라고. 아인 씨 생부인 걸 생각해서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과 지금 이 일은 그냥 넘어갈게요. 경고하는데 다시 한번 회사에 와서 소란을 피운다면 정말 후회하게 될 겁니다.”“후회? 날 죽이기라도 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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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4화

연성훈이 임현무를 마중 보내던 그 시각 영업팀 많은 사람의 얼굴에는 걱정이 잔뜩 떠올랐다.바로 이때 표현준 영업팀으로 들어섰고, 그가 들어오는 걸 본 우보현과 다른 직원들은 저도 모르게 몸을 덜덜 떨었다.그는 곧장 서하윤의 사무실로 들어갔다.확신이 서지 않았던 우보현은 영업1팀 팀장인 안혁에게 다가가 물었다.“표 대표님이 왜 갑자기 오신 거죠? 설마 연성훈 씨의 말을 듣고 저희를 해고하러 온 건 아니겠죠?”안혁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확신에 찬 목소리로 단호하게 말했다.“이렇게 많은 사람을 해고할 리가 없어요. 한꺼번에 떠난다면 회사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되거든요.”“하지만... 앞장섰던 사람부터 하나둘씩 해고하면 어떡해요? 방금 가장 많이 얘기했던 사람이 저희잖아요. 우릴 타깃으로 삼으면 어떡해요?”우보현의 질문에 안혁은 흠칫 놀라더니 곧이어 표정이 어두워졌다.정말로 앞장섰던 사람만 해고한다면 다른 직원들이 기꺼이 그들을 위해 나설까?대답은 ‘아니요’가 확실하다.방금전 그들의 의견에 동의했던 직원들은 그저 방씨 가문의 프로젝트라는 밥상에 수저를 올리고 싶었던 사람들일 뿐 이로 인해 정작 자신의 일자리가 위협을 받는다면 분명히 나 몰라라 등을 돌릴 것이다.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표현준은 공책 하나를 손에 든 채 서하윤의 사무실에서 나왔고 서하윤도 그를 따라 나왔다.그는 사람들 앞에서 기침하고선 목을 가다듬었다.“방금 누군가가 사표를 내고 싶어 한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영업팀으로 오게 되었고 마침 서 매니저님이 리스트를 건네줬네요. 어디 보자... 어허, 꽤 많네요?”표현준은 공책을 펼쳐보더니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사람들 모두 숨을 죽인 채 잔뜩 긴장하며 그를 바라봤다.“우리 지성 그룹에 더 이상 미래가 없다고 느껴서 그만두고 싶다는데 대표인 제가 어떻게 여러분의 앞날을 막을 수가 있겠습니까? 이 리스트에 있는 사람들, 원하는 바를 이뤄드리죠.”그는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제가 지금부터 호명하신 분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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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5화

방씨 가문의 프로젝트를 따내지 못하더라도 영업팀의 팀장으로 진급하면 연봉이 천정부지로 인상하게 된다.우보현과 안혁은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너무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표현준이 이름을 하나씩 부를 때마다 마음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기분이었다.바로 이때 임현무를 배웅했던 연성훈이 임아인과 함께 안으로 걸어왔다.연성훈이 이렇게 하려는 이유는 그들의 인성과 행동이 지나치다고 생각하는 것 외에도, 임아인에게 어느 정도 권한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 일로 인해 회사 사람들이 임아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거라고 확신했다. 그들의 입을 다물게 하기 위해서는 비교적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그는 임아인이 고작 남자 때문에 멘탈이 무너지는 게 안타까웠고 업무적 요인이 아니라 스스로 이런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회사를 그만둘까 봐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었다.표현준이 마지막 이름까지 다 읽고 나서야 그는 임아인과 함께 사무실로 들어갔다.“자, 방금 호명하신 분들은 내일부터 출근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각 팀의 팀장은 내일 결정되면 다시 말씀드리죠. 이만 퇴근하세요.”표현준 말했다.띠딕!말이 끝나기 무섭게 연성훈은 입구 쪽으로 걸어가 카드를 찍었고 활짝 웃으며 임아인을 바라봤다.“아인 씨도 얼른 퇴근해요.”임아인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자리로 돌아가 가방을 챙긴 후 카드를 찍었다.모든 사람의 시선이 고스란히 느껴진 임아인은 멋쩍은 듯 황급히 밖으로 뛰쳐나왔다.아래층으로 내려간 후 임아인은 고맙다는 듯 연성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성훈 씨, 정말 고마워요. 성훈 씨가 없었더라면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을 거예요.”연성훈은 웃으며 답했다.“괜찮아요. 얼른 들어가서 쉬어요. 내일 임현무 씨가 또 찾아와서 괴롭힌다면 제가 처리할게요. 혹시 감옥 같은 곳에 보내져도 괜찮죠?”“절 괴롭히지 않는다면 솔직히 죽어도 상관없어요.”임아인이 답했다.예상했던 반응임에도 연성훈은 흠칫 놀랐다. 부녀 사이에 이 정도의 트러블이 생겼다는 건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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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6화

“무슨 일 있어요?”연성훈이 물었다.“전화로 얘기하는 건 불편하니까 일단 집으로 와요.”추인혜가 말했다.“알겠어요.”연성훈은 망설임 없이 전화를 끊은 뒤 재빨리 쏜살같이 집으로 향해 달려갔다.그가 집에 도착했을 때, 추인혜는 다른 사람들과 같이 앉아있었다.“무슨 일이에요?”연성훈의 물음에 추인혜는 다소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용아름 씨가 실종됐어요.”“용아름?”연성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용일태 씨 손녀분인가요?”“아는 사이예요?”추인혜는 의아한 눈빛으로 연성훈을 바라봤다.“전에 방가희 씨 덕분에 연경에 있는 무예 세가를 만났거든요. 그때가 마침 용일태 어르신 생신이었어요.”연성훈이 말을 이었다.“어떻게 실종된 거죠?”“핸드폰으로 카톡이 하나 왔는데 도형탁 씨가 보낸 거예요. 임성화를 찾았다고...”추인혜는 한숨을 내뱉었다.“아실지 모르겠는데 용일태 어르신의 자녀, 즉 용아름 씨의 부모님이 임무 수행 중 임성화에게 살해당했어요. 그로 인해 용아름 씨는 줄곧 심야 파수꾼에 들어오고 싶어 했어요. 늘 부모님의 원수를 갚고 싶다는 생각을 마음속에 품은 채 살아오던 사람이에요. 이 모든 사정을 알고 있던 도형탁 씨가 정보를 제공했고 용아름 씨는 소식을 듣자마자 칼을 들고 뛰쳐나갔대요. 어르신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으니, 어르신은 늦은 밤이 되어서야 뭔가 이상함을 깨달은 거죠.”추인혜의 말을 듣고 연성훈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그날 연회에서 연성훈이 도형탁의 두 아들에게 손을 썼을 때 용일태는 그의 편을 들어줬다. 설마 이 일로 화가난건가?“심야 파수꾼에서는 찾은 단서가 있나요?”연성훈이 물었다.“다크웹도 풀 가동됐고 심야 파수꾼도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아직 그 어떤 정보도 얻지 못했어요.”추인혜는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차라리 도형탁 씨가 복수를 하려고 계획한 거라면 상황이 조금 더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임성화가 지금 연경에 있으니 만에 하나 정말로 그를 찾았다면...”“도형탁 씨는 지금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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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7화

“뭐야? 끝났어?”도경천은 차에서 뛰어내리며 말했고 도경우도 입을 열었다.“이렇게 쉽게 속아 넘어오다니, 머리가 없는 건가? 임성화라는 말에 눈이 돌아서 완전히 무방비 상태였잖아. 아무것도 모르고 오는 길 내내 고맙다고 감지덕지하는 모습을 생각하면 웃음만 나오네.”도경천은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X발, 몸매가 아주 죽여주는데? 심지어 연애해 본 적이 없대. 내가 쫓아다닐 때는 그렇게 거절하더니. 아빠,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하는데 쓰러진 틈을 타서 우리 집안 며느리로 만들어볼까요?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까 어르신도 허락하겠죠.”도형탁은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죽고 싶어?”도경천은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다급하게 말을 이었다.“그냥 해본 말이에요. 긴 다리와 몸매가 너무 유혹적이잖아요.”“쓸데없는 소리는 그만하고 우리의 목적이 뭔지 잊지마. 일단 안으로 들여보내.”도형탁은 타분하게 말을 이었다.“우리의 목적은 연성훈에게 복수하는 거야. 연경에서는 방씨 가문의 사람이라도 내 아들에게 손을 내는 건 용납할 수가 없어.”도경우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아빠, 나중에 어르신이 복수하면 어떡하죠? 그리고 연성훈이라는 사람도 존재 자체가 신비로운 걸 보면 어쩌면 어르신 친구분의 제자일 수도 있습니다.”도형탁은 자부심을 드러내며 말했다.“최고급 랭킹 4위에 달하는 실력자가 바로 나야. 그 자식이 어린 나이에 랭킹에 오를 만큼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건 맞지만 내 앞에서는 어림도 없지. 이제 내가 연성훈을 제압하면 너희 둘은 실컷 모욕하고 괴롭혀도 좋아. 이 일이 끝나면 직접 아름이를 데리고 어르신을 찾아가서 사과할 거야. 고작 일면식 없는 사람 때문에 우리 사이가 완전히 틀어질 정도는 아니거든.”그 말을 듣고 있던 도경천의 얼굴에는 음흉한 미소가 떠올랐다.“그 자식이 감히 나랑 경우에게 손을 댔으니, 우리가 당한 것보다 더한 고통과 모욕감으로 되갚아줄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평생 마음속에 한으로 남을 것 같아요.”“헛소리하지 말고 얼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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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8화

그 시각 연경의 집. 추인혜와 연성훈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로 앉아있었다.바로 이때, 연성훈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용일태에게서 걸려 온 전화인 걸 확인하고 연성훈은 재빨리 전화를 받았고 곧바로 핸드폰 너머로 용일태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성훈아, 미안한데 내가 부탁 좀 해도 될까?”“무슨 일이죠? 용아름 씨의 행방은 찾으셨나요?”연성훈이 물었다.“찾았어.”용일태는 한숨을 내쉬었다.“너무 순진해서 도형탁에게 속은 모양이야. 도형탁의 목표는 너였고 너한테 복수하고 싶어서 아름이를 납치했대. 지금은 진성 쪽에 있어. 그래서 말인데... 번거롭겠지만 한번 다녀와야 할 것 같아.”연성훈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군요. 도형탁 씨가 아주 간이 부었네요.”“자신이 랭킹 4위에 달하는 실력자라는 것 하나만 믿고 나대는 거야.”용일태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래도 평소에는 깍듯하게 행동하는 사람이니까 아름이만 무사하다면 내 체면을 생각해서라도 살길 하나쯤은 마련해 줘.”“랭킹 4위라... 홍연이 개입한다면 생각보다 일이 번거로울 수도 있겠네요.”연성훈은 코를 만지작거렸다.“그럼 이렇게 하죠. 작은 놈들은 크라임 시티로 보내고 큰 놈은 심야 파수꾼 본부 감옥에 넣어버릴게요. 어때요?”“좋은 생각이야.”용일태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고 연성훈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주소 알려줘요. 지금 바로 그쪽으로 갈게요.”용일태는 고개를 끄덕이고선 전화를 끊은 뒤 연성훈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추인혜도 자연스레 옆에서 통화 내용을 듣게 되었다. 어찌 됐든 최고급 실력을 갖춘 사람들이기에 황슬기도 걱정이 앞섰다.“나랑 같이 가자.”“됐어, 기껏해야 4위일 뿐이잖아. 혼자 가도 충분해.”연성훈은 웃으며 그들을 바라봤다.“다른 사람이 숨어있다고 한들 뭐 어쩌겠어? 전혀 두렵지 않으니까 걱정하지 마.”“알겠어요. 그래도 조심해요.”추인혜가 말을 이었다.“안전이 제일 중요하니까 칼 챙겨요.”연성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칼? 야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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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화

잠시 후 연성훈을 향해 세 사람이 걸어왔고 그들은 위아래로 훑어보며 입을 열었다.“네가 연성훈이냐?”“맞아.”연성훈은 코를 만지작거리며 답했다.“정말 혼자 오다니 간이 부었네. 어르신께서 뭐라고 했냐?”연성훈은 웃으며 답했다.“연경을 벗어날 수 없으니 손녀를 구해달라고 부탁하시던데?”세 사람은 경계 태세를 늦추지 않았다. 곧이어 그들이 끼고 있는 이어폰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차에 뭐가 있는 건 아닌지 확인해 봐.”연성훈은 흠칫 놀랐다. 어쩌면 이곳은 최종 목적지가 아닐지도 모른다.세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나대지 말고 가만히 있어. 섣불리 우리를 공격하는 순간 용아름에게 어떤 일이 생길지는 우리도 장담 못해.”연성훈은 그들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얌전히 있었거든?”세 사람은 걸어가서 차 문을 열더니 뒷좌석에 있는 야밤과 무영을 발견하고선 이어폰에 대고 속삭였다.“천으로 쌓인 칼 두 자루를 발견했습니다.”“그 칼을 챙긴 다음 여기로 데려와.”도형탁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세 사람 중 한 명이 손에 밧줄을 들고 연성훈에게 다가갔다.“용아름의 안전을 생각해서라도 순순히 협조하는 게 좋을 거야.”“협조하고 있잖아? 앞으로 묶을래 아니면 뒤로 묶을래?”예상치 못한 그의 행동에 세 사람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세 사람은 연성훈을 잡는데 파견된 사람들이다. 그들 역시 연회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알고 있었기에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실력자인 연성훈을 마주하는 게 두렵고 걱정되었다.“다... 다 돼.”밧줄을 손에 든 사람이 헛기침하며 말했다.“그럼 앞으로 묶어.”연성훈이 먼저 두 손을 내밀었다.세 사람은 연성훈을 결박한 뒤 그에게 안대를 씌운 다음 차에 올라탔다.“타, 이제 목적지로 이동하자. 잔꾀 부리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용아름은...”“내가 이렇게까지 협조하는데 잔꾀를 부리겠냐?”연성훈은 웃으며 말했다.“얌전히 있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세 사람은 멋쩍은 듯 얼굴을 붉혔고 곧이어 차가 출발했다.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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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0화

마당 안으로 보내진 연성훈의 뒤로 문닫는 소리가 들려왔고 동시에 안대가 벗겨지자, 저도 모르게 눈을 깜빡였다.마당 안에는 불빛이 여러 개 있어 모든 사람의 모습을 또렷이 볼 수 있었다.“어허, 아주 뜻밖의 수확인데?”생각지도 못한 호천욱과 유운산의 등장에 연성훈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줄곧 호천욱을 혼쭐내고 싶었지만, 마땅한 이유가 없어 번번이 놓치기만 했는데 드디어 제 발로 호랑이굴에 들어왔다.“용아름 잘 지키고 있어, 내가 먼저 할게.”도경천은 도경우를 바라보며 말했다.그 후 용아름 곁에서 멀어지며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가더니 도형탁과 다른 사람들을 지나 연성훈에게 다가갔다. 곧이어 손을 들어 올려 연성훈의 뺨을 몇 대 내리쳤다.“전에는 미쳐 날뛰더니 왜 오늘은 찍소리도 못하고 가만히 있는 거지? 쫄았냐? 얼굴에 난 상처 보여? 내가 받은 고통의 백배를 돌려줄 거야.”연성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로 주의 깊게 용아름이 있는 곳을 바라봤고 무사한 그녀의 모습을 보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연성훈을 발견한 용아름은 표정이 살짝 바뀌었다.그녀는 연성훈이 자신을 구하기 위해 혼자서 이곳까지 올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단지 스쳐 지나가는 인연일 뿐이라고 생각했으니까.“성훈 씨, 얼른 가요.”용아름은 큰 소리로 외쳤다.“이 사람들 나한테 함부로 못 하니까 신경 쓰지 말아요.”“가라고? 너무 늦었어.”도형탁은 담담하게 말했다.연성훈은 그를 바라보며 한참 동안 생각에 잠기다가 입을 열었다.“당신이 원하는 사람은 나잖아요. 그러니까 아름 씨 풀어줘요.”“어르신께서 사실대로 말한 모양이네요? 그걸 듣고도 여기까지 오다니 참 대단해요.”연성훈은 웃으며 답했다.“문제가 있으면 당사자를 찾아야죠. 굳이 이 일과 전혀 상관없는 여자를 끌어들이는 건 너무 비겁하지 않아요?”“하하.”유하준은 싸늘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아주 정의의 사도가 납셨네요. 우스운 줄도 모르다니.”도형탁은 미소를 머금은 채로 말했다.“아름이는 다친 곳 없이 직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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