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성훈이 고개를 들어보니 내부의 방에서 세 사람이 걸어 나왔다.앞에 선 노인은 지팡이를 짚고 있었는데 양켠에는 차가운 표정을 한 남자와 여자가 서있었다.노인이 박수를 친 것이었다.백발노인은 7, 80세는 되어 보였지만 눈빛만은 살아있었다.자상하게 웃고 있었으나 사람을 억압하는 분위기가 강렬했다.박수를 치더니 입을 열었다.“푸른 검을 가져가더니, 역시 보통 사람이 아니었군. 이 나이에 최고급이라니!”연성훈 앞으로 걸어간 후 두 손을 마주잡고 예를 표했다.“먼저 자기소개부터 하지. 나는 염경환이라고 하네. 연경과 지하 월드의 사람들한테는 ‘염 사장’이라고 불리지. 여기는 내 손녀, 염진아일세.”놀란 가슴을 진정시킨 염진아는 연성훈한테 인사했다.“아하!”연성훈은 말을 이었다.“죄송해요. 처음에는 누군지 알고 싶었어요. 저는 폭력보다는 대화를 선호하는 편이고요. 그런데 저를 속이시다니, 흥미가 떨어지네요. 또 가짜 ‘염 사장’을 보냈는지 누가 알아요? 그럼 이만.”말을 마치고 나서 뒤돌아나가려 했다.이때 덩치 큰 남자가 눈을 부릅뜨더니 말했다.“이 미친 새끼가 감히! 너 이 분이…”상스러운 욕을 들은 연성훈의 눈에 차가운 빛이 스며들었다.고개를 돌리고는 지그시 쳐다보면서 물었다.“방금 뭐라 했죠?”덩치 큰 남자는 날카로운 눈빛을 못 이겨내고 뒤로 물러섰다.“원호야, 손님한테 뭐 하는 짓이냐! 당장 사과하거라.”염경환은 원호를 꾸짖었다.“저는…”메마른 침만 삼키다가 결국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죄송합니다. 실언했습니다.”“이 정도면 자네도 화가 풀릴 만하지?”염경환은 계속해서 말했다.“내가 염 사장일세.”연성훈은 어깨를 으쓱했다.“맞든 아니든 상관없어요. 저는 노인네한테 관심 없거든요.”그러고는 다시 걸어 나가려 했다.이때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염경환 뒤에 서있던 남자와 여자가 재빨리 연성훈을 막아섰다.두 사람은 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남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염 사장님의 허락이 없이는 여기서 나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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