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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1화

“뭐야, 연경 F4가 한자리에 모였네.”“난 곽태호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행동을 한 건지 이해가 안 된다니까? 설마 자기 아들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는 건가?”“그걸 모르겠냐? 그런데 아들이라고는 곽우영 하나뿐이잖아. 가업을 물려주고 후계자로 양성할 생각이겠지.”“만에 하나 곽우영이 후계자가 된다면 곽씨 가문은 이대로 망하겠구먼.”“솔직히 저기 연경 F4도 다 인성이 별로잖아.”...연성훈의 귀에는 이따금씩 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자연스레 그는 가십거리를 들으면서 음식을 먹었다.손민호는 방가희와 함께 서 있었다. 하지만 그는 방가희가 정신이 딴 곳에 팔려있는 걸 발견했고 시선도 멍하니 구석을 향했는데, 그곳을 향해 고개를 돌려보니 연성훈이 앉아있었다.그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으나 여전히 웃는 얼굴로 사람들과 대화를 이어갔다.“얘기들 하세요. 전 저쪽으로 가볼게요.”이때 방가희가 웃으며 말했다.손에 술잔을 든 채 연성훈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는 걸 보자 손민호의 표정이 한층 더 일그러졌다.임성진도 방해하지 않고 친구들과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연성훈 옆으로 다가온 방가희는 자연스레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혼자 밥 먹으러 왔어요? 지성 그룹을 대표해서 왔으면 인맥이라도 쌓아야 하는 거 아닌가?”연성훈은 흠칫 놀라더니 웃으며 답했다.“일단 배부터 채워야죠.”방가희는 미간을 찌푸린 채 입을 열었다.“제가 소개해 줄까요?”“괜찮아요, 저 신경 쓰지 말고 볼일 봐요.”연성훈이 말을 이었다.“가희 씨가 이쪽으로 오니까 손민호 씨가 지금 기분이 매우 언짢은 것 같네요.”그 말을 들은 방가희는 체념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어휴, 말도 마요. 짜증 나서 죽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할 수가 없네요. 저희 집안이 손씨 가문이랑 비즈니스적으로 손을 잡고 있고 솔직히 민호 오빠도 연경 젊은 세대에서 상대적으로 뛰어난 사람이니까 양가 사람들이 계속 저희를 이어주려고 하거든요. 전 아직 졸업도 못했는데... 싫어도 피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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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2화

연성훈은 입가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가희 씨는 당연히 상관없겠죠. 그런데 이렇게 예쁜 가희 씨를 부잣집 도련님들이 가만둘 리가 있겠어요? 저랑 사이좋은 걸 알면 저 사람들이 저를 잡아먹을지도 몰라요.”“사람 보는 안목은 있네요.”연성훈의 칭찬을 들은 방가희는 기분이 좋은지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이따가 친구 몇 명 소개해 줄게요. 필요 없을 수도 있겠지만 회사에 도움 될만한 사람들이에요.”연성훈은 웃으며 그다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방가희가 떠난 후에도 연성훈은 고개를 숙인 채 계속 식사를 이어갔다.“이봐요.”식사하던 그는 갑자기 누군가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걸 느꼈고 예상대로 남자는 먼저 말을 걸었다.고개를 든 연성훈은 앞에 있는 천건민을 바라보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손민호 옆에 있던 사람이었는데 워낙 방가희을 뚫어져라 쳐다본 탓에 연성훈도 자연스레 이 사람을 보았다.“무슨 일이죠?”연성훈이 물었다.“그냥 친해지고 싶어서요.”말을 하던 천건민은 명함 한 장을 꺼내 연성훈에게 건넸다.“명함이나 교환하죠.”명함이 있을 리가 없었던 연성훈은 멋쩍은 듯 헛기침했다.“제가 명함을 가져온다는 걸 깜빡했네요.”“깜빡했다고요?”천건민은 일부러 비꼬는 듯이 말했다.“그럼 어느 가문 출신인지 제가 어떻게 알죠?”그의 말투는 확실히 도발적이었다.“저는 명문가 출신이 아니라 지성 그룹을 대표해서 왔습니다.”연성훈이 말했다.“뭐라고요? 지성 그룹?”천건민은 놀란척하며 일부러 목소리를 더 높였다.“지성 그룹 직원이 여길 왜 왔죠?”그의 고음은 자연스레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었고 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천건민은 멋쩍은 듯 입을 열었다.“어머, 죄송해요. 너무 놀란 나머지 목소리가 많이 높았네요. 저는 연경에서 잘나가는 사람들만 참석하는 파티인 줄 알았거든요. 지성 그룹에서 그것도 일개 직원에 불과한 분이 이 자리에 있다는 게 놀라웠을 뿐이에요.”그는 말을 마친 뒤 일부러 사과했다.이미 많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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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3화

방가희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성훈 씨 민망하게 만들려고 오빠가 저 사람 시켰죠?”손민호는 방가희가 직설적으로 얘기할 줄은 예상하지 못한 듯 미간을 찌푸렸다.“내가 그런 짓을 왜 하겠어? 연성훈 씨가 너랑 친한 사이라며? 그래서 건민에게도 소개시켜 주려고 했지. 아마 인맥 쌓기 위해서 여기까지 왔을 텐데 저렇게 소란 피우는 것도 어찌 보면 성훈 씨한테는 좋은 일이야. 덕분에 사람들 모두가 연성훈 씨의 존재를 알게 됐잖아?”...안쪽에는 네 사람이 함께 앉아있었다. 황수빈, 방성준, 곽우영, 손인혁, 연경 F4가 한자리에 모였다.곽우영은 정장 차림으로 욕설을 퍼부었다.“X발, 정장은 언제 입어도 적응되지 않네. 아빠가 상속권을 놓고 싸우라는 바람에 전처럼 놀 수 있는 날도 얼마 없을 거야.”황수빈이 입을 열었다.“나는 아버님이 왜 이런 결정을 하셨는지 정말 이해가 안 돼. 솔직히 평생 써도 모자랄 돈이 있는데 굳이 상속권을 놓고 싸우려는 이유가 뭐야?”“그러니까 말이야. 우리 아빠만 생각이 다른가 봐.”곽우영이 말을 이었다.“집안의 다른 사촌 형이나 동생들은 벌써부터 엄청 경쟁하고 있어. 난 나이 어린 여동생 한 명 뿐이잖아. 아참, 어제 곽진이 얻어맞았대. 어찌나 속이 통쾌하던지. 처음부터 눈에 거슬렸는데 친척이라서 참았거든.”“저기는 왜 이렇게 시끄러운 거지?”손인혁이 멀지 않은 곳을 가리키며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말했다.“저 자식... 네 동생이 데려온 사람이잖아?”방성준은 얼떨떨해하다가 힐끗 보고선 입을 열었다.“내 동생이 데려왔다고? 난 모르는 사람이야. 건민이 쟤는 저기서 뭐 하는 거야? 민호 형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똘마니 아니었어?”손인혁은 코를 만지며 말했다.“민호 형은 저 남자랑 네 동생이 같이 있는 모습을 보고 기분이 더러웠겠지. 그래서 천건민을 시켜서 망신 주려는 게 틀림없어. 탓하려던... 수빈아, 너 뭐해!”말을 하던 그는 황수빈이 곧장 두 사람을 향해 걸어가는 걸 발견했고 그 모습에 다른 세 사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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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4화

황수빈의 욕설은 많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그러나 모두 ‘연경 F4’라 불리는 그들의 성격과 인성을 알고 있던 터라 아무도 쉽게 끼어들지 못했다. 지금 연회장에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 괴롭힘을 당했으니까.이때 입구에서 황윤이 들어왔다. 그녀는 황수빈이 사람을 괴롭히고 있는 걸 보았고 구석에 앉아있는 연성훈을 발견하고선 기쁨을 감추지 못한 채 앞으로 다가왔다.“황수빈, 왜 또 천민이를 괴롭혀.”구석에 앉아있던 연성훈은 황윤의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아졌다. 아무래도 천건민을 괴롭히는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닌듯싶다.창피함에 얼굴에 빨갛게 달아오른 천건민은 쥐구멍이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황수빈은 싸늘하게 말했다.“누나, 이 자식이 주제도 모르고 계속 기어오르려고 하잖아. 원래는 이런 자리에서 상대하고 싶지 않았는데 성훈 형을 건드리니까 참을 수가 없었어.”황윤은 눈살을 찌푸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황윤이 제지하지 않자, 구경꾼들은 의아한 눈빛으로 구석에 앉아있는 연성훈을 바라봤다.연성훈은 한숨을 내쉬었다. 은밀하게 방가희를 지키려던 그의 계획은 결국 이렇게 물거품이 됐다.“사람 말 못 알아들어? 사과하라고.”황수빈은 천건민을 노려보며 말했다.이때 손민호가 걸어 나와 황윤을 힐끗 보고선 다시 황수빈을 바라봤다.“황수빈, 이건 좀 지나친 것 같다? 연성훈 씨가 지성 그룹을 대표해서 참석했다는 말을 듣고 여기서 인맥 쌓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내가 건민이를 소개시켜 줬어. 건민이는 지성 그룹 직원이 이런 자리에 참석한 게 의아해서 물어봤을 뿐인데 다짜고짜 사람들 보는 앞에서 때리는 건 너무한 거 아니니?”“지랄하지 마요.”황수빈은 돌아서서 손민호를 보며 화를 냈다.“누굴 바보인 줄 아나. 성훈 형이 가희랑 같이 여길 온 게 기분 더러웠죠. 안 그래요? 가희를 좋아하는 건 알겠는데 과연 가희가 당신 같은 위선자에게 관심이 있을까요? 그리고 방금 했던 말들은 솔직히 성훈 형이 이 연회에 참석할 자격이 없다고 돌려 까는 거나 다름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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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5화

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리자, 입구에서 걸어들어오는 중년의 남성이 보였고, 동시에 포니테일을 한 열다섯 살 정도의 소녀가 꽃무늬 치마를 입은 채 함께 들어왔다. 이 여자아이는 곽소영이다.곽소영은 연회장으로 들어서자마자 구석에 앉아 있는 연성훈을 보고 두 눈이 반짝이더니 재빨리 연성훈을 향해 달려가 그의 품에 안겼다.“성훈 오빠!”연성훈은 웃으며 곽소영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주변 사람들은 또다시 충격에 빠졌다.황씨 가문 남매가 연성훈을 위해 나서는 것도 모자라 곽소영마저도 연성훈과 매우 사이가 좋았다.사람들은 구석에 앉아있는 연성훈이 심상치 않은 사람이라는 걸 눈치챘다.물론 방가희도 포함이다. 하지만 그녀는 연성훈이 심야 파수꾼인 걸 알고 있기에 대충 예상할 수 있었다.오직 손민호와 천건민 두 사람만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넋을 잃은 채 멍하니 서 있었다.‘이게 지금 무슨 상황이지?’아마 두 사람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거다.‘분명히 지성 그룹의 직원이라고 들었는데 어떻게 이 대단한 사람들을 알고 있는 거지?’사람을 잘못 건드렸다는 생각이 밀려오며 천건민은 온몸에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옆에 있던 방성준 세 사람도 얼떨떨한 건 마찬가지였다.“곽우영,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이냐? 설마 네 매부될 사람이야?”방성준이 물었다.“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저번에 수빈이가 우리한테 소개해 준다며 언급한 적 있었잖아. 그 외에는 나도 아무것도 몰라. 소영이가 알고 있는 남자들은 웬만해서 다 아는데 저 사람은 아예 처음 봐.”곽우영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이때 곽태호가 연회장 안으로 들어서자 많은 사람들이 인사를 건넸다.“아저씨, 잘 지내셨죠?”곽태호는 연회에 참석한 젊은이들보다 나이가 훨씬 많았다. 그는 사람들을 지나 손민호와 천건민 앞에 멈춰 섰다.손민호는 목을 살짝 움츠리더니 고개 숙여 인사했다.“아저씨, 안녕하세요.”천건민도 서둘러 인사했다.곽태호는 두 사람을 싸늘하게 쳐다보고는 사람들의 의아한 눈빛 속에서 연성훈을 향해 다가가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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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6화

손인혁은 경쟁을 좋아하는 타입이 아니었기에 사람들 모두 손민호가 손씨 가문의 진정한 후계자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사실 두 사람의 관계는 매우 미묘하다.경쟁을 싫어하는 손인혁과 달리 손민호는 어릴 때부터 모든 걸 그와 경쟁했다.하여 손민호가 주눅 든 지금 같은 상황이 통쾌하게 느껴지는 손인혁이다.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이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특히나 손민호와 천건민은 말할 것도 없다.연경 최고의 거물이 연성훈에게 허리 굽혀 인사를 했으니 연성훈이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추측하느라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다.연성훈은 품에 안고 있던 곽소영을 놓으며 곽태호에게 인사를 건넸다.“정말 오랜만이네요.”그가 곽태호를 구한 건 대략 5년 전의 일이다. 그 후 2년 동안에도 연경에 와서 임무를 수행했고, 가끔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현지 거물들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했기에 주기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은 거나 다름없었다. 3년 전의 실종이 있기 전까지는.곽태호는 빠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저의 불찰로 인해 괜히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건 아닌가 싶어 걱정되네요. 이런 예의 없는 것들은 지금 바로 처리할게요.”말을 마친 그는 고개를 돌려 손민호와 천건민을 바라봤다.두 사람은 저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고 특히나 천건민은 곧 울 것만 같은 표정이었다.손민호는 연경에서 잘나가는 손씨 가문에 속했기에 처리하기 전에 심사숙고를 해야겠지만 천건민은 고민할 가치도 없는 사람이다.“사과해.”곽태호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손민호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다행이건 물러설 줄 아는 사람이라 마음이 편치 않아도 애써 고개를 끄덕이며 연성훈에게 사과했다.“성훈 씨, 죄송해요. 수빈이랑 아저씨와 이렇게 사이가 좋은지 몰랐어요. 방금 무례하게 군 건 사과드립니다.”“말속에 뼈가 있네요.”연성훈은 코를 만지작거리며 곽태호를 바라봤다.옆에 있던 천건민은 이를 악물더니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털썩 바닥에 주저앉으며 무릎을 꿇었다.“성훈 씨, 죄송합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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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7화

황수빈은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누나, 농담이잖아.”연성훈은 미소를 지으며 황수빈을 바라봤다.“나 신경 쓰지 말고 얼른 놀아.”황수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형, 그럼 나중에 같이 밥이나 먹어요.”그들이 떠난 후 곽태호가 무대 위로 올라섰다.“오늘 이 자리는 여러분에게 소통의 창을 열어주려는 목적도 있지만 동시에 이 기회를 빌려 제 아들인 곽우영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여러분이 양아치라고 생각하며 쉬쉬거리는 건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부터 곽씨 가문의 사업을 물려받게 되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부디 많은 도움 부탁드립니다.”연성훈은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고 있었다.그의 옆에 앉아있던 곽소영은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우리 아빠 정말 미쳤어요. 오빠한테 사업을 물려주다니, 누가 봐도 재능이 없잖아요.”연성훈은 곽소영의 불평을 듣더니 웃음이 터졌고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었다.“너 지금 몇 살이지?”“열여섯 살이요.”곽소영이 말을 이었다.“이제 고등학교 1학년이에요. 갑자기 생각난 건데 중학교 3학년 되면 슬기 언니랑 같이 놀러 가기로 저랑 약속했잖아요.”처음 곽소영을 구할 때 불과 열한 살인 어린아이였는데 이제는 어렴풋이 숙녀의 모습이 보인다.“3년 동안 사고가 좀 있었어.”연성훈은 코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그리고 심야 파수꾼은 엄청 바빠.”“대학 졸업하면 심야 파수꾼에 들어가기로 아빠한테 허락받았어요.”연성훈은 머리를 긁적였다.“엉뚱한 생각하지말고 공부나 열심히 해.”“쳇!”곽소영은 주위를 둘러보며 물었다.“오빠, 아직 여자 친구 없죠? 혹시 여기서 마음에 드는 사람 있어요? 제가 소개해 드릴게요.”“요즘 애들은 못 하는 말이 없네.”그는 곽소영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얼른 저쪽에 가서 놀아. 오빠는 혼자 조용히 여기 있고 싶어.”“안 돼요. 오랜만에 만났는데 저랑 놀아줘야죠.”두 사람은 소파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었다.방가희는 생각보다 괜찮은 연성훈의 모습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계속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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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8화

“뎀프시 가문이 연경에 나타났어.”황슬기의 두 눈에서 흥분이 느껴졌다.“응?”연성훈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표정으로 물었다.“정말이야?”추인혜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전에 연경에 왔을 때 제가 언급하지 않았나요? 숀 뎀프시 죽음으로 인해 그쪽에서 팀 전체를 이곳으로 파견보냈어요.”“우라바 심야 파수꾼이요?”연성훈이 물었다.“아니요. 뎀프시 가문의 사람이요. 리더는 맏아들인 플로레 뎀프시인데 아마 성훈 씨는 알 수도 있어요.”연성훈은 입술을 깨물며 생각에 잠겼다.“기억이 나는 것 같기도 한데... 우라바 심야 파수꾼 3번인가요?”“맞아요.”추인혜는 고개를 끄덕였다.“저희 쪽에 넘어온 심야 파수꾼을 통해서 성훈 씨가 숀 뎀프시를 죽였다는 소식을 들은 모양이에요. 그래서 성훈 씨를 처리하려고 여기저기 수소문하고 다니는 게 틀림없어요.”연성훈은 비웃으며 말했다.“저인 걸 아주 확신하고 있네요. 당시 도망쳤던 사람이 임성화뿐인데 누가 봐도 그쪽이랑 미심쩍은 관계인 게 분명하잖아요.”“그러니까요. 하지만 증거를 내놓으라고 하니까 또 아무것도 못 꺼내더라고요.”추인혜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그렇게 끝까지 버티고 있다가 화가 나는지 직접 조사하겠다며 연경으로 왔어요.”“인해로 가는 게 아니고요?”연성훈은 미간을 찌푸렸다.“설마 얼굴이 노출되어서 연경에 있는 걸 들킨건가?”“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추인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그들이 심야 파수꾼 본부를 떠날 때 연경으로 온다는 건 확신했어요. 가만히 생각해 보면 성훈 씨를 찾으려는 건 핑계일지도 몰라요. 어쩌면 플로레 뎀프시도 아는 거죠, 자신이 성훈 씨의 상대가 아니라는 걸. 이 핑계를 이용해서 홍연, 블랙 섀도우와 손을 잡으려는 작전일 수도 있어요.”연성훈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얼마 전에 빨간 장미가 허남천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정보를 넘겨줬는데 정말 강성에서 만나게 됐거든요. 연경 언더그라운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데다가 탁일우까지 모습을 드러냈으니... 뭔가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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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9화

“몇 명이나 남았죠?”연성훈이 물었다.“3명이요. 72번은 2년에 북전에서 전사했고 69번은 1년 전에 크라임 시티에 보내졌는데 지금까지 그 어떤 소식도 접하지 못했어요.”추인혜가 말을 이었다.“남은 3인은 전부 심야 파수꾼 상위 20위 안에 드는 실력을 가져서 이미 각자 팀을 이끌고 있지만 이번에 군대장님의 지시로... 11762분대를 재편성하게 됐어요.”연성훈은 천천히 한숨을 내쉬었다.“언제쯤 도착하는 거죠?”“아마 조금 더 걸릴 것 같아요. 두 명이 지금 임무 수행 중이고 다른 한 명은 부상을 입어 본사 병원에서 요양 중이에요. 안정을 취하고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많이 필요해요.”연성훈과 황슬기는 허탈함이 밀려와 마음이 공허해졌다.늘 그렇듯 심야 파수꾼은 언제 죽을지 아무도 모른다.연성훈 본인도 스스로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죽기 전까지 최선을 다해 자기 가족과 친구들을 지켜주는 것이다.당시 그가 리더로 심야 파수꾼의 팀을 이끌고 있을 때 4년 동안 사망자가 0에 달했다.하지만 3년 전에 모든 게 바뀌었다.추인혜는 고개를 들어 연성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성훈 씨가 심야 파수꾼으로 돌아간 후 11762분대가 재편성된다면 전 상비대원으로 들어갈 거예요.”깜짝 놀란 연성훈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추 의사님 같은 인재가 상비대원이 되는 건 인력 낭비나 다름없어요. 게다가 언제 심야 파수꾼으로 돌아갈지, 돌아갈 수는 있을지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그들은 이미 뎀프시 가문과 대립 관계를 이루고 있다.전 세계 심야 파수꾼 사이에서 뎀프시 가문의 위상은 꽤 높은 편이다. 게다가 1호 별빛 훈장 수여자이기에 영향력도 매우 컸다. 만약 연성훈이 정말 그를 죽인다면 심야 파수꾼으로 돌아가지 못할 수도 있다.따라서 탁일우든, 연성훈이든 모두 더 나은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그나마 희망이 보이는 방향을 찾았는데, 그건 바로 용골이다.추인혜는 미간을 찌푸린 채 연성훈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그녀는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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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0화

기사가 운전하는 덕분에 두 사람 모두 편안하게 뒷좌석에 앉아 있었다.창밖을 바라보는 손인혁의 입가에는 조롱의 미소가 걸려있었다.“연성훈 알지?”손민호의 말투는 한없이 차가웠다.“황수빈이랑 친한 사이니까 당연히 알고 있겠지. 방가희랑 같이 있는 모습을 보면 내가 화나서 건드릴 줄 뻔히 알면서 일부러 숨긴 거야? 사람들 앞에서 개망신당하게 하려고?”손인혁은 미간을 찌푸린채로 고개를 돌려 손민호를 힐끗 쳐다봤다.“그런 거 아니야.”“아니라고?”손민호는 헛웃음이 나왔다.“손인혁, 기억해. 지금 집안에서 위세가 가장 높은 사람은 나야.”“개소리 좀 그만해.”손인혁의 잘생긴 얼굴은 순식간에 싸늘하게 돌변했다.“진짜 뭐라도 된 것처럼 착각하는 모양인데 형이 지금 이루고 있는 것들? 다 내가 양보해서 넘어간 거야. 알아? 경쟁을 싫어하는 것뿐인지 못하는 건 아니야. 그러니까 내 앞에서 헛소리 지껄이지 말고 그 입 좀 다물어.”“고작 너 따위가? 손씨 가문에서 너한테 과연 모든 걸 물려줄까?”손민호가 경멸적인 눈초리로 바라보자, 손인혁은 두 눈을 부릅떴다.“그러니까 나랑 경쟁해 보겠다는 거야?”“그게...”쫄았는지 표정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상속에 관심 없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형이 내 앞에서 나대도 된다는 의미가 아니야. 형이 갖고 있는 모든 게 다 내가 양보한 거란 걸 명심해. 그리고 연성훈이랑 아는 사이 아닐뿐더러 오늘 처음 봤어. 그 사람은 나랑 아무 상관 없으니까 괜히 엮지 마.”손인혁이 싸늘하게 말했다.“그리고 네 친구들에게 끼어들지 말라고 전해.”손민호는 표정이 잔뜩 어두워진 채로 무덤덤하게 말했다.“그건 장담 못해. 형도 봤다시피 황수빈랑 사이가 좋잖아. 곽우영 아버지랑도 친분이 있고.”손인혁은 가볍게 말했다.“너도 괜한 일에 참견하지 마.”손민호의 눈빛에서 음흉함이 드러났다....이 모든 것에 대해 알 리 없었던 연성훈은 씻고 화장실에서 나왔다.이때 집에는 황슬기와 단둘뿐이었다.황슬기는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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