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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1화

얼마 지나지 않아 왕후가 찻잔과 찻주전자를 들고 오며 공손하게 공작상제의 앞으로 갔다.공작상제는 찻잔을 들고 있는 왕후를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평소에 내가 일을 시킬 땐 꾸물대더니 지금은 아주 빠르군. 이도현이 황궁으로 쳐 돌아왔을 때도 꾸물대던 인간들이 말이야. 적을 상대할 땐 개가 뒤에서 쫓아오듯 하나같이 빠르게 도망치면서 이런 일에는 이렇게 빨리 행동한다고!'‘그렇게 내가 초라해지는 꼴을 구경하고 싶었나! 씨X!'‘양심도 없는 족속들!'공작상제는 속으로 잔뜩 욕을 하면서 눈앞에 있는 왕후와 문무백관들을 경멸하고 있었다.‘개보다 못한 것들. 아직도 숨 붙어 있는 늙은 스님이 나더러 이도현한테 사과하라고 강요할 때 아무도 나서지 않더니. 노인네 한 마디에 이렇게 움직이다니.'‘평소 내 앞에서는 그렇게 충신인 티를 내려고 안달 났으면서 중요한 순간엔 이렇게 나오시겠다?'‘전부 다 쓸모없는 놈들이야. 다 내가 이런 간신배들을 믿은 탓이지!'‘정말이지 기분이 엿 같군!'“조상님, 차를 대령해 왔습니다!”차를 가져온 왕후는 애초에 공작상제를 무시하며 늙은 스님 앞에 무릎을 꿇어앉았다.“황제한테 주세요. 이도현 시주님에게 사과할 수 있도록!”스님은 직설적으로 말했다.“네!”왕후의 태도는 아주 공손했고 옆에 있던 어른에게 차를 따르라는 눈치를 주었다.눈치를 받은 어른은 처음에는 거부했지만, 선택지가 없었기에 하는 수 없이 찻주전자를 들게 되었다. 이내 옥으로 만든 찻잔에 찻물을 따랐다.쟁반에 올려놓은 뒤, 차를 준비해 온 왕후에게 넘겨주면서 왕후가 공작상제에게 건네주길 바랐다.그러나 왕후는 쟁반을 꽉 잡은 채 놓지 않았다. 그는 눈빛으로 그 어른에게 찻잔까지 공작상제에게 직접 건네주라는 신호를 보냈다.대신은 눈을 부릅뜨며 거부했다. 그러면서 쟁반을 있는 힘껏 당겼다.‘웃기는군! 지금 이 상황에서 누가 찻잔을 건넬 용기가 있다고! 그건 죽음을 자초하는 거와 다를 바 없잖아!'“뭘 그렇게 당겨! 이 손 놔. 그리고 얼른 폐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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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2화

스님은 쟁반 하나를 두고 소리 없는 싸움을 벌이고 있는 왕후와 대신을 노려보았다.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공작상제에게 찻잔을 건넸다.“폐... 폐하... 차... 차를 준비해 왔습니다...”지금 이 순간 왕후는 속으로 죽여달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공작상제의 눈빛이 너무도 섬뜩했기 때문이다.공작상제는 자기 앞에 무릎 꿇고 두 손으로 찻잔을 들고 있는 왕후를 보았다. 정말이지 지금 당장이라도 뺨을 때리고 싶었다.감히 정말로 그의 앞에 찻잔을 대령하다니. 너무도 적극적이지 않은가.‘사람답게 살 수 없는 거야?!'공작상제는 사람을 잡아먹을 듯한 눈빛으로 왕후를 보았다. 찻잔을 받을 생각은 전혀 없는 듯했다.“폐하, 찻잔을 받으시지요.”왕후는 고개를 들 엄두가 나지 않아 울며 겨자 먹기로 입을 열었다.공작상제는 여전히 손을 뻗어 찻잔을 받지 않았다.스님은 그런 공작상제의 모습을 보더니 잔뜩 불쾌한 목소리로 말했다.“폐하, 귀가 안 들리시는 겁니까? 얼른 찻잔을 받으시지요!”“네, 알겠습니다!”공작상제는 갑자기 목소리를 높여 대답했다.그는 이런 방식으로 마음속 가득 쌓인 불만과 억울함을 표출해 보려고 했다.이내 그는 왕후의 손에서 찻잔을 받은 후 이도현 앞으로 다가갔다.“이도현 님, 차를 마시지요!”이도현은 찻잔을 받지 않고 공작상제를 보았다.처음부터 지금까지 그는 구경꾼처럼 지켜보고 있었다.솔직히 말하면 너무도 가소로웠다.한참 후 그는 탐탁지 않은 듯한 어투로 말했다.“이게 사과하는 사람의 태도인가? 다른 사람이 당신한테 사과할 때 이런 태도로 하던가? 몸을 낮추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여야 하는 거잖아. 당장 꿇어!”“너... 이도현! 적당히 하지? 내가 이미 머리까지 숙여줬잖아. 대체 여기서 뭘 더 바라는 거지? 선 넘지 마!”공작상제는 차갑게 말했다. 두 눈엔 분노가 가득 담겨 있었다.그는 공작제국의 황제였다. 신분이 아주 높은 사람이 누군가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찻잔을 공손하게 바치는 것만으로도 이미 논란이 될 정도였지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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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3화

이도현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그 속에는 약간의 조롱이 섞인 듯한 뉘앙스가 담겨 있었다.공작상제의 안색이 시러펗게 변했다. 굽힌 몸은 여전히 덜덜 떨리고 있었다. 참고 있는 분노 때문이었다.이도현은 선을 넘어도 단단히 넘어버렸다.그는 이미 충분히 허리를 굽혀 사과하고 있음에도 이도현은 이쯤에서 끝내지 않고 그를 더 난감하게 만들었다. 그 말인즉슨 이도현은 그를 황제 취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왜? 아직도 그깟 자존심 못 내려놓겠어? 아직도 잘못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가 봐?”이도현이 추궁했다.공작상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몸을 일으켜 고개를 돌린 뒤 스님을 보았다.그러나 스님은 고개를 저었다.“잘못한 건 잘못한 것이지요. 잘못을 인정하는 건 어려운 일도 아니고 누구나 잘못을 저지르는 법이지요. 하물며 우리 같은 스님들도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데 황제라고 못할 게 뭐가 있겠습니까. 얼른 하시지요!”스님의 대답은 이러했다.그 말을 들은 공작상제는 죽일 듯이 스님을 빤히 보았다. 두 눈에는 분노와 억울함이 가득 담겨 있었고 언뜻 원망도 보였다.지금 이 순간 그는 스님에게, 그리고 이 공작사에 아주 큰 실망을 느끼고 있었다.공작사는 예로부터 공작제국을 지키는 수호신 같은 존재였다. 무슨 일이든 제국이 나서서 해결할 수 없는 일이면 공작사가 나서주며 해결해 주었다.그동안 공작사는 항상 황실의 존엄과 이익을 위해 싸워왔다.하지만 이번에 공작사가 적의 편을 서버렸고 그를 여러 번 실망하게 했을 뿐 아니라 망신을 당하게 내버려 두었다.그는 공작사가 변했다고 느꼈다. 변질된 공작사는 더 이상 공작제국의 수호신이 아니었다.공작상제는 스님을 한참 동안 빤히 보았다. 그는 스님이 마음을 바꾸면서 자신의 편을 들어주기를 바랐다.그러나 결국 그를 실망시키고 말았다. 스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결국 그는 시선을 거두었지만 두 눈에는 여전히 분노가 가득 담겨 있었다.심호흡한 뒤 공작상제는 다시 한번 허리를 굽히며 두 손으로 공손하게 찻잔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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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4화

스님은 차가운 얼굴로 공작상제의 연극을 지켜보았다.“이도현 님, 넓은 아량으로 저를 한 번만 용서해주시지요. 앞으로 이도현 님이 저희 공작제국에 온다면 아주 귀한 대접을 해드리겠습니다.”“맹세할 수 있습니다! 이도현 님이 계시는 곳이 공작제국이기만 한다면 무슨 일이 있든 사람을 보내 정중하게 모셔오라고 하겠습니다. 거기로 제가 직접 마중을 나가 이도현 님을 환영하겠습니다!”“그러니까 이도현 님은 저희 공작제국에서 아주 고귀한 존재라는 의미입니다. 그 고귀한 정도는 저를 능가하고 공작제국의 황실도 능가하지요! 이번에 돌아가면 전 반드시 이도현 님을 위해 금과 옥으로 장생 위패를 만들어 저희 황실 위패가 있는 곳에 저랑 동등한 자리에 올려두겠습니다...”“너 이 자식! 지금 뭐라고 했느냐?”공작상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안색이 어두워진 스님이 말을 잘라버렸다.‘이놈이 지금 무슨 소리를 한 거지? 지금 이도현을 조상으로 모시겠다는 건가? 아니, 지금 우리보다 더 높은 존재로 취급하겠다는 건가?!'조상의 분노에 공작상제는 무시하고 이도현을 향해 계속 말했다.“이도현 님, 이제야 제 사과를 받아들일 마음이 생겼는지요?”이도현은 웃음을 참으며 진지한 얼굴로 안색이 어두워진 스님을 보곤 말했다.“그래! 아주 마음에 드는군! 내가 이 차를 마셔주지!”“똑똑한 사람이군. 내게 성의를 보여줬으니 앞으로 해결하지 못할 일이 생기거나 누군가를 죽여야 할 일이 생기면 바로 나한테 찾아와도 돼. 내가 한번은 도와줄 테니까. 착한 아이로군. 얼른 일어나.”이도현의 입에서 나온 착한 아이라는 말에 공작제국의 모든 사람들이 수군대고 있었다.착한 아이라는 호칭으로 이도현은 공작제국의 황가 조상님의 위치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정말이지 일부러 사람 짜증 나게 하려고 한 것이다.공작사 스님들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공작상제 뒤에 있는 왕후들은 표정이 썩어들어갔다. 너무도 끔찍했다.이렇게 뜬금없이 그들에겐 조상이 한 명 생기게 되었는데 어느 누가 평온할 수 있겠는가.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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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5화

“네, 이도현 님!”공작상제는 빠르게 이도현의 손에서 빈 찻잔을 받아들며 더 공손하게 대했다.“그럼 이쯤에서 하지. 이제 더는 볼일 없으니까 공작제국으로 돌아가서 일을 봐도 돼. 남은 건 스님들과 얘기하면 되니까.”이도현이 말했다.“네, 전 이만 황궁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공작상제는 겸허한 태도로 말했다.”“조심히 가.”이도현은 웃으며 말했다.두 사람은 오랜 친구처럼 서로 작별 인사를 했다. 사이가 아주 좋아 보였다.공작상제는 이도현을 향해 미소를 지은 후 공작사의 스님들에겐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몸을 홱 돌려 문무대신들에게 말했다.“궁으로 돌아간다!”그러자 문무백관들과 왕후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한쪽은 그들이 모시는 황제였고 다른 한쪽은 그들의 조상이었다. 대체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할지 몰랐다.그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그저 제자리에 서서 우물쭈물하고 있는 문무백관을 보며 공작상제는 차갑게 말했다.“돌아가기 싫은 놈들은 내일 상소문을 올려. 영원히 돌아오지 마!”“여기 남아 있기 싫은 놈들은 나와 함께 궁으로 돌아간다!”그 말에 조금 전까지 망설이던 문무백관과 왕후들은 바로 선택을 내리며 명령을 따랐다.“네, 폐하!”조상님을 따르기보단 역시 관직이 더 좋았던 그들이었다.관직도 없는데 조상님을 모셔서 뭐하겠는가? 집에 모셔가 제사상이라도 차리겠는가?문무백관들도 더는 머물지 않고 걸음을 옮겨 공작상제를 따라갔다.공작사의 스님들은 공작상제의 무시에 이를 빠득 갈았다. 잔뜩 분노한 눈빛으로 공작상제가 떠나는 모습을 빤히 보았다. 지금 당장이라도 다가가서 훈계를 주고 싶은 심정이었다.‘고작 황제인 주제에. 난 네 조상이다, 이놈아!'‘지금 조상을 버리는 거야? 염병...'스님들의 마음속에 분노가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었지만 표출할 수 없었다.그런데 이때. 이미 멀리까지 간 공작상제가 다시 고개를 돌리며 입을 열었다.“지금부터 명령을 내린다. 앞으로 공작사는 그냥 평범한 사찰이다! 절대 제국의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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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6화

하늘에 닿을 정도로 지위가 높았던 황실 사찰은 공작제국의 수호진 자리에서 그저 한낱 평범하기 짝이 없는 사찰로 변해버렸다. 어찌 보면 이전에 황실 일원이었던 사람들의 양로 사찰이 되어버린 것이다.아마 앞으로 더는 황실의 일원이 출가하여 공작사로 가서 스님이 되는 일도 없을 것이고 왕후들의 가족도 공작사로 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장군이나 호위무사, 대신들도 공작사로 출가하여 자랑스럽게 여길 일도 없을 것이다.게다가 오색신광신공과 금강불괴신공이 없으니 공작사는 몇 년도 지나지 않아 철저히 평범한 사찰로 전락할 것이다.“이 배은망덕한 놈이! 감히! 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것이냐?!”나이 많은 스님은 결국 참지 못하고 공작상제를 향해 언성을 높였다.그러나 공작상제는 그를 향해 차가운 명령만 할 뿐이다.“여봐라! 이 스님들을 전부 청용문 밖으로 멀리 내쫓거라! 여기는 짐의 황궁이다. 제국을 위해 일하는 곳이니 스님들이 들락거릴 이유가 없지. 얼른 내쫓거라...”공작상제는 거지를 내쫓는 것처럼 명령을 내리곤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불효자식... 커헉...”스님은 결국 참지 못하고 피를 뿜어냈다.그의 안색은 파리해졌고 온몸의 근육들이 경련을 일으켰다.덜덜 떨리는 손으로 공작상제가 사라진 곳을 가리켰다. 오장육부가 곧 폭발할 것처럼 괴로웠다.“짐승! 저런 짐승을 보았나! 우리 황실에서 대체 어떻게 저런 짐승이 나올 수 있었던 거지?! 여봐라, 종인부로 가서 당장 저 후레자식을 제적하겠다고 전하라...”스님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크게 소리를 쳤다.이도현은 옆에 서서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그는 단지 공작상제를 혼쭐내주려고 왔을 뿐인데 운 좋게 그들의 집안까지 무너뜨리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공작상제는 자신의 조상까지 버리고 마치 거지 취급하면서 쫓아내려고 했다.그뿐만 아니라 그는 조상들의 지위를 박탈시키고 황궁에 발도 들이지 못하게 하면서 모든 복지와 혜택도 없애버렸다.이건 사실상 그들의 조상을 부정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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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7화

“됐네요. 이건 어차피 스님들 집안일이니까 제가 더 이상 뭐라고 말할 건 없죠. 집마다 사정이 있는 법 아니겠어요? 외부인이 간섭해 뭐라 말하긴 어렵죠! 스님, 방금 가버린 작은 스님이 시간이 꽤 지난 것 같은데도 아직 안 돌아왔네요. 핸드폰은 있으세요? 얼른 전화해서 재촉해봐요! 시간을 지체하면 안 되잖아요!”이도현은 어느새 잔소리꾼으로 변해 끊임없이 입을 열었다.그가 내뱉은 말 전부 공작사 스님들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었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니었으니까.새파랗게 어린놈이 그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고 있었다. 괘씸하게도 말이다.이도현은 눈앞에 있는 스님들을 더 자극해볼까 생각하고 있었다. 화병으로 몇 명이 죽을 수 있는지 지켜보고 싶었지만 칠색동백꽃을 가지러 간 스님이 돌아왔다.그는 두 손으로 옥상자를 꼬옥 들고 있었고 피를 토한 스님에게 다가갔다.“스님, 꽃을 가져왔습니다! 주지 스님이 말씀하시길 스님께서 잘한 선택이셨다고 합니다! 이 꽃 하나로 제국을 지킬 수 있다면 그것도 이 꽃의 가치라고 할 수 있겠죠.”“그래, 역시 주지 스님이 절 이해해주시는군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불효자식 놈은...”스님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자기 손자에 대해 말하려던 순간 다시 피가 역류하는 느낌이 들었다.그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똑똑했던 아들에게서 어떻게 저런 아들이 나올 수 있는지 말이다. 왜 황위를 저런 멍청한 손자한테 넘겨줬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얼른 물건을 시주님께 드리세요.”스님이 말했다.“네!”우혜 스님은 말을 하면서 들고 있던 옥상자를 두 손으로 이도현에게 건넸다.이도현은 사양하지 않고 바로 받은 후 열어보았다.옥상자 안에는 칠색동백꽃이 한 송이 있었다. 더욱 놀랐던 것은 칠색동백꽃의 꽃잎이 여전히 아름다웠다는 것이다. 마치 금방 딴 것처럼 신선했다.일곱 개의 꽃잎은 빨간색, 주황색, 노란색, 초록색, 파란색, 보라색 순으로 피어 있었고 꽃잎마다 신비한 힘이 흘러나왔다.옥상자를 열었을 때 은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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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8화

스님은 하마터면 자신의 큰손자 때문에 화병으로 죽을 것 같았다. 피를 토해낸 그는 이도현의 뻔뻔한 말에 다시 혈압이 올라가면서 피가 역류하는 기분이 들었다.커헉!결국 참지 못하고 피를 또 토해내게 되었다.“세상에, 스님. 왜 자꾸 피를 토하고 계시는 거예요. 그러면 몸에 안 좋아요. 나이도 많으신데 몸 생각도 하셔야죠!”'이도현은 여전히 그들을 약 올리고 있었다.“시주님, 원하시는 물건을 드렸고 요구도 들어주었으니 이젠 서로 원한이 없는 거 맞지요.”스님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당연하죠! 스님도 참, 저희한테 어떤 원한이 있었다고 그런 말씀을 하세요! 전부 오해잖아요, 오해!”이도현은 조금 전과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계속 그들을 약 올리며 그들이 인내심을 잃고 자신을 향해 욕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결국 참지 못한 스님들은 불쾌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런 거라면 시주님께선 이만 가주시지요!”피를 토한 스님이 속에서 치밀어오르는 분노를 참으로 말했다.“네, 네. 스님께 처리해야 할 집안일이 있다는 걸 알았으니 저희도 더는 방해하지 않을게요. 하지만 충고하나 해드리죠. 자식을 교육하든 손자를 교육할 때든 절대 마음 약해져서는 안 됩니다. 혼낼 때는 혼내고 죽여야 할 때는 죽여야 하는 거죠. 이미 망한 자식 농사 다시 하면 그만이잖습니까. 스님들도 아직 젊은 것 같은데 더 늦기 전에 자식을 낳으면 되지요. 굳이 이미 망한 자식한테 기대를 걸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러니 스님들 힘내세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제일 이른 때거든요!”“이도현 시주님, 제발 이만... 가주시지요...”스님은 이를 빠득 갈며 말했다. 안색이 파리해지다 못해 보라색이 되었다. 그는 잔뜩 화가 난 얼굴로 이도현을 보며 소리를 질렀다.“저런, 지금 화를 내시는 거예요? 갈게요, 가면 되잖아요. 스님께서 아직 화를 낼 기운이 있으신 거 보니 자식을 열 정도 더 낳을 수 있겠네요. 안 그래요, 누님들?”이도현은 선배들 옆으로 다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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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9화

공작사 스님이 불효를 저지른 손자를 어떻게 훈계할지에 관해 이도현은 딱히 관심이 없었다. 설령 공작제국이 망해버린다고 해도 그는 동정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다만 공작제국에서 벌어진 일은 빠르게 소문으로 퍼지고 말았다.이도현은 공작제국의 도성에서 고무계를 대표하는 강자들을 열 명 처단했다. 귀수선비와 마도, 주육 스님이 이도현을 둘러싸며 공격을 펼쳤지만, 이도현이 전부 죽여버렸다.열 명의 고수들은 결국 머리를 조아리며 용서를 구했지만, 이도현은 공작사 스님들이 보는 앞에서 그들의 머리를 따버렸고 스님들의 존엄마저 꺾어버렸다.그러고 난 뒤 이도현은 공작제국으로 쳐들어가 청용문 밖에서 공작사 스님들과 대치했고 공작사 스님이 항복하면서 공작사의 보물 중의 보물인 칠색동백꽃을 이도현에게 넘기고 말았다.심지어 공작상제는 이도현에게 허리를 굽히며 사과했고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잘못을 인정하며 이도현의 용서를 구했다. 이도현은 그제야 만족한 듯 공작제국을 떠났다고 소문이 돌았다.이 소문이 돌기 시작하자 고무계는 다시 한번 뒤집혔다. 귀령문이 이도현에게 멸문당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고무계를 대표하는 강자를 처단해 버렸고 공작사 스님들이 머리를 조아리며 사과하게 했다.이건 아주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고무계의 노련한 고수들에 대해 말하자면 아무리 그들이 고수라고 불린다고 해도 새로운 세대가 기존의 강자를 처단하는 일은 흔히 있는 일이었다.고수들이 처단당하는 건 흔히 있는 일이었으니 모두 놀라긴 해도 어느 정도 수긍하고 있었다.하지만 공작사 스님들을 굴복시켰다는 소식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공작사는 고무계에서 천 년간 이어져 온 종파로 그 실력은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했고 공작제국을 지킬 수 있는 정도였다. 실력이 없었다면 천 년간 이어져 내려올 리가 없지 않겠는가. 그런데 그런 종파가 이도현에게 굴복했을 뿐 아니라 공작사가 지켜오던 보물도 넘겨주었다고 하니 사람들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소문이 퍼지고 나서 사람들의 반응은 같았다.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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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0화

귀령문의 태상 장로는 이도현의 한방에 시체도 남지 않게 되었다.그때 그가 맞서 싸워야 했던 상대는 원력을 다루는 강자였고 그의 내공보다 더 높은 내공을 소유하고 있는 강자였다. 그런 강자를 제대로 상대해도 그는 손쉽게 죽을 것이 뻔했다.그가 나선다는 건 그야말로 목숨을 내놓는 꼴이었다.그 상황에서 그는 절대 이도현을 이길 수 없었다.도망쳐 돌아온 후 아무리 사람들에게 해명하려 해도 그들은 그를 믿지 않았다.이미 그들에게 찌질하게 도망친 사람으로 낙인찍혀버렸던지라 그에 대한 인식은 바뀌지 않았다.하지만 지금은 괜찮았다. 소문이 돌면서 그가 했던 말도 신빙성이 있게 되었고 이도현이 막강한 실력을 소유한 강자라는 것도 사람들이 알게 되었다.공작사 스님들마저도 굴복할 정도이지 않은가. 어쩌면 당연하기도 했다.호법 장로가 속으로 억울함을 풀게 되어 기뻐하고 있을 때 자미각의 각주가 말을 꺼냈다.“정말로 놀랍군! 믿을 수가 없어! 새파랗게 어린놈이 그렇게나 대단하다고?”“소문에 그 새파랗게 어린놈이 전설 속에만 존재하던 곤륜옥의 비밀을 손에 넣게 되었다고 하더군. 곤륜옥에 신비한 힘이 있다는 것을 예전에 믿지 않았지만 이제 보니 그 전설이 진짜일지도 모르겠군.”“그 외에는 정말 설명할 방법이 없는 것 같네. 도대체 어떤 천재가 세속계라는 자원이 부족해도 한참 부족하고 혼잡한 환경 속에서 겨우 삼십도 되지 않은 나이에 이렇듯 끔찍할 정도로 강해질 수 있단 말인가!”“세속계를 떠나 우리 고무계에서도 지금까지 들어본 적도 없는 것을 그 새파랗게 어린놈이 해냈군.”“정말 놀라워! 곤륜옥의 힘이 이렇게나 대단했다니! 그렇게나 신비로운 것이었던가. 전설에 따르면 곤륜옥은 어느 수련자가 남긴 것이라고 했지. 신선이 될 수 있을 정도의 대단한 물건이라고 했으니 아마 가짜는 아닌가 보군!”각주는 말하면서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수련자를 신선으로 만들어 주는 곤륜옥이라. 이것은 고무계의 무사들이 오랫동안 추구하던 것이었다.이때 다른 한 장로가 입을 열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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