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실.설도엽이 도망친 후로 임영은은 내내 혼란스러웠다.경찰이 그녀를 오랫동안 심문했지만, 그녀는 마치 큰 충격이라도 받은 듯이 무고한 피해자 행세를 했다. 또 정신이 나간 척하며 아무런 유용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았다. 경찰이 떠난 뒤, 영은은 기절하듯 침대에 쓰러졌다.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 기다란 창문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평소에 아름답기만 했던 하늘은 칼에 잘려 산산조각이 났고, 바스락거리는 나무의 그림자는 사람을 잡아먹는 악마가 되어 그녀를 위협했다.갑자기 광풍이 불어 창살이 ‘탁탁’ 하는 소리를 내었고, 곧 침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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