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중은 자신의 말에도 동혁이 아무런 반응이 없자 다시 세화를 노려보았다. “세화야, 쓸모없는 네 남편 놈이 아직도 뭘 모르는구나. 그리고 너는 또 왜 이렇게 생각이 없어? 빨리 네 남편이 대니얼 씨에게 와서 무릎 꿇고 사과하게 해.” “대니얼 씨에게 용서를 구하지 않는다면, 내가 너희들을 어떻게 혼내줄지 각오해.” 류성중의 말에 분노한 세화의 하얀 얼굴이 더 차갑게 변했다. ‘저 사람이 정말 내 친외삼촌 맞아? 어떻게 조카의 기분은 전혀 신경 쓰지도 않지?’ ‘내 남편에게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대니얼, 저 사람에게 무릎을 꿇게 하라니?’ ‘단지 저 외국인이 Y국의 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러는 거야?’ 세화는 너무나 화가 치밀어 올랐다. 바로 그때 동혁이 그녀의 손을 힘껏 잡았다. “여보, 별것도 아닌 두 사람 때문에 이렇게 화낼 필요 없어. 그냥 동네의 개가 짖는다고 생각해.” “난 오히려 오늘 누가 날 사과하게 만들 수 있는지 한번 보고 싶은데?” 동혁은 세화를 끌어당겨 앉혀 뜨거운 물 한 잔을 따라주고, 자신도 한 잔을 따른 다음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무시한 채 천천히 마시기 시작했다. 그는 연회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을 마치 공기처럼 그저 안 보이는 사람 취급하며 여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동혁의 모습을 본 류성중은 화가 나 표정이 구겨졌다. ‘지금 동혁이, 저놈은 상황이 어떤지 이해를 못 하는 건가?’ ‘여기서 가장 신분이 미천하고 지위도 가장 낮은 놈이 감히 대니얼 씨를 도발해?’ ‘정말로 죽고 싶어서 저러는 거야?’ “대니얼 씨, 저 부부가 정말 예의가 없네요. 대니얼 씨와 골스 재단을 완전 무시하고 있어요.” 대니얼 곁에 있던 주다정이 시큰둥하게 말했다. 그녀의 관심은 동혁이 아니라 줄곧 세화에게 쏠려 있었다. 세화와 동혁이 대니얼을 이렇게 화나게 하는 것을 보고 그녀는 마음속으로 도리어 기뻐했다. 그녀는 세화가 외모, 신분, 지위에서 자신보다 몇 단계나 높은 위치에 있어서 스트레스를 많이 많이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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