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181 - Chapitre 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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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화

소지아는 손에 든 서류를 흔들었고, 그 위에는 이도윤의 모든 취향이 기록되어 있었다.“이거 아직 다 외우지 못했어. 이 대표님은 커피에 각설탕 3개를 타기 좋아하고, 스테이크는 미디엄 레어, 과일은 체리랑 블루베리를 좋아하고…….”소지아는 서류를 접으며 진지하게 이도윤을 바라보았다. “당신이 가장 싫어하는 과일이 바로 체리랑 블루베리인데. 스테이크는 미디어야만 하고, 그리고 커피는 종래로 설탕을 타지 않았지.”만약 상대방이 진지하게 그녀에게 절대 실수하지 말라고 당부하지 않았더라면, 소지아는 그들이 일부러 자신을 괴롭히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이 취향 기록은 이도윤의 습관과 정반대였다.이도윤은 소지아의 손에서 서류를 가져갔다. “신경 쓸 필요 없어.”아무도 그의 취향을 꿰뚫어 볼 수 없었기에 소지아를 제외하고는 이도윤의 진정한 취향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넌 그대로 하기만 하면 돼.”차 안의 컴퓨터 스크린에서 발산된 빛이 이도윤의 얼굴에 떨어지자 그의 얼굴은 더욱 차가워 보였다.소지아는 문득 자신이 그녀와 동침하는 이 남자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고 느꼈다.직장에서의 이도윤은 의심할 여지 없이 소지아에게 있어 무척 낯선 존재였다.소지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익숙해질 거야.”이도윤은 눈썹을 찌푸리고 그녀의 진지한 작은 얼굴을 바라보았다.‘설마 정말 내 비서로 일할 작정인가?’‘하루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변화가 이렇게 크지?’얼마 전 소지아와 이지윤의 실종으로 이도윤은 많은 업무를 쌓았기에 집에 돌아가더라도 영상 회의를 하거나 이메일을 확인해야 했다.소지아는 목욕을 마치고 컴퓨터를 안고 침대에 앉았고, 다행히 지금은 아무런 속박이 없었다.그녀의 손가락은 재빨리 컴퓨터로 검색하고 있었다. 소지아는 사무실에 있을 때 특별히 소계훈이 교통사고를 당한 그날, 이도윤의 스케줄을 확인했다.그날은 이도윤과 이예린의 생일이었는데, 예정대로라면 그는 아무런 스케줄도 없어야 했다.그러나 그날은 G20 미팅이 열리는 날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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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화

이도윤은 문에 들어서자마자 소지아의 작은 얼굴에 핏기가 없고 창백하며 무기력해 보이는 것을 발견했다.그녀의 손이 심지어 약간 부들부들 떨리는 것 같아 이도윤은 눈살을 찌푸리고 성큼성큼 소지아를 향해 걸어갔다.“뭐 보고 있는 거야?”소지아는 숨기지 않았고, 그 참혹한 교통사고 현장은 바로 이도윤의 눈에 들어왔다. 피투성이로 된 장면이었기에 소지아의 안색이 보기 흉한 것은 당연했다.“이런 것들 볼 게 뭐가 있어.”이도윤은 소지아가 무심결에 본 영상이라고 생각하며 끄려던 참에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최근의 교통사고가 아니었다.소지아는 휴대전화를 끄고 무심한 척 물었다. “우리 아빠가 교통사고 당한 날, 너도 현장에 있었어?”이도윤은 소지아가 그때 이지윤에게 손을 대려 한 이유가 이것 때문이란 것을 몰랐다. 소지아가 갑자기 이 일을 언급하자 그는 눈을 드리우며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 “응.”“그날은 원래 미팅에 가려고 했는데, 교통사고로 인해 길이 막혀서 다른 길로 바꿨고, 뜻밖에도 네 아버지의 교통사고 현장과 우연히 부딪쳤어.”소지아의 예상대로 누군가가 뒤에서 이 모든 것을 조작했고, 그녀는 하마터면 그 사람에게 이용당할 뻔했다.그 사람은 묘비의 일로 이도윤이 자신을 오해하게 하였고 또 교통사고의 일로 자신이 이도윤을 오해하게 하였다.그들 두 사람이 오늘 지경으로 된 것도 전부 그 사람의 핍박을 받았기 때문이다.‘그 사람, 정말 악독하군!’소지아가 침묵을 하며 안색이 더욱 어두워진 것을 보고 이도윤도 일이 이상하다고 느꼈다. “너 설마 내가 이 모든 것을 계획했다고 생각하는 거야?”그는 소지아의 어깨를 붙잡으며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 “소지아, 이제 그런 헛된 생각 멈춰. 내가 만약 네 아버지를 처리하고 싶었으면 진작에 손을 댔어.”이도윤의 말투는 차가웠다. “내가 손을 쓰더라도 절대 무고한 사람을 연루하지 않았을 것이고, 다른 사람의 목숨으로 진실을 감추려 하지 않았을 거야. 내가 원하기만 하면 나는 수백수천 가지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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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화

이런 생각도 잠시 스쳤을 뿐, 소지아의 머릿속은 바로 이도윤의 경멸에 찬 표정으로 가득 찼다.이도윤은 자신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고 수없이 조롱했으니 소지아가 지금 말해도 그는 자신이 지금 아버지를 위해 변명하는 것이라 생각할 것이다.더군다나 소지아가 사실을 밝히기 전에 무턱대고 이도윤에게 알리면 주모자의 주의를 불러일으켜 이 일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그래서 그녀는 이 생각을 참았다.배후의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는 사실 소지아와 이도윤 사이의 관계에 영향을 주지 않았고, 이도윤이 바람을 피운 것은 사실이었다.소지아는 전보다 훨씬 침착해졌고, 가볍게 대답했다.원하는 대답을 얻자 소지아의 머릿속은 점차 명석해졌다.소지아는 이도윤의 옷을 한사코 잡았고, 진상을 밝히는 것이 그녀의 살아갈 유일한 희망으로 되었다.“119 불러줘서 고마워.”“다 지나간 일이니 더 이상 생각할 필요 없어. 얼른 자.”이도윤은 소지아가 두려워서 그런 거라고 생각하며 그녀를 껴안고 깊이 잠들었다.이상하게도 소지아는 더는 자신의 앞에서 백채원을 언급하지 않았고, 두 사람은 마치 다시 과거로 돌아간 것 같았다.이런 느낌도 잠시, 이도윤이 잠든 후, 그의 품에서 잠든 소지아는 갑자기 눈을 떴고, 몸을 거의 침대 가장자리로 옮겼는데, 그와 아무런 접촉도 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이도윤은 오히려 약속을 잘 지켰다. 이튿날 아침, 소지아는 익숙한 목소리를 들었다. “와, 정말 아름다운 집이군, 민아, 너 이거 다 그릴 수 있니?”곁에 있던 소년은 쭈뼛쭈뼛 그를 끌어당겼다. “다른 사람의 집에 있는 이상, 자제 좀 해. 그 사람이 얼마나 무서운지 잊은 거야?”소지아는 아직 아래층으로 내려가지 않았는데, 이 소리를 듣고 즉시 뛰어내려왔고, 소년의 해맑은 얼굴이 그녀의 눈앞에 나타났다.“지아 누나!”소지아는 재빨리 아래층으로 내려갔고, 놀라기도 기뻐하기도 했다. “너희들이 어쩐 일이야?”“어제 섬에 많은 사람들이 올라왔는데, 어떤 사람은 측량하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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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화

전효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소지아의 말에 승낙했다.철이와 민이는 소지아와 한참동안 얘기를 나누었다. “지아 누나, 누나가 떠난 후, 형님도 섬을 떠났어요. 지금은 아마 A시에 왔을 거예요. 만약 그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몰래 그에게 연락하면 돼요.”“너희들은 그의 정체를 알고 있는 거야?” 소지아는 전효가 매우 신비롭다고 느꼈다. 그녀는 지금까지도 그렇게 많은 무기를 가진 남자가 어떻게 생겼는지 몰랐다.양기범이 알아낼 수 있는 정보는 한계가 있었지만, 전효는 달랐다. 그는 더욱 많은 정보를 찾아낼 수 있는 특수한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그리고 전효의 신분은 충분히 신비로워서, 주모자는 지금 그의 존재를 몰랐다.“형님은 몇 년 전에 바다에서 떠돌다 우리 섬으로 왔어요. 그때 그는 숨이 간당간당했고, 아주머니가 그를 구했어요. 그도 가족이 없는 것 같아 그 후 우리 섬에서 살았고요. 하지만 나는 형님이 아주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의 사격 기술이 엄청 좋거든요.”여기까지 말하자 철이는 쑥스러워하며 머리를 긁적거렸다. “누나, 그날 나 너무 긴장해서 하마터면 누나를 쏠 뻔했어요. 하지만 누나 전 남편은 그런대로 괜찮은 사람인 거 같아요. 거의 망설이지 않고 누나를 보호했으니까요.”소년은 성격이 시원시원해서 칭찬을 조금도 인색하지 않았다.소지아는 이 화제에 대해 별로 얘기하고 싶지 않아 손을 뻗어 그의 머리를 만졌다. “넌 다른 방법을 통해 학교에 들어갔으니 앞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그래야 출세할 수 있어. 그럼 아주머니도 너를 위해 기뻐해줄 거야.”“알았어요, 누나.”아직 입사하지 않았기에 소지아는 특별히 두 아이를 데리고 당지의 유명한 그림 전시회에 갔다. 이는 민이가 처음으로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이런 예술품을 접한 것이었다.그는 너무 큰 충격을 받아서 눈은 어디를 봐야 좋을지 몰랐다.철이는 이런 감정을 이해할 수 없어 어깨를 으쓱거렸다. “다른 사람들은 책벌레인데, 내가 보기에 그는 그림 벌레인 것 같아요. 이 낡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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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화

민이는 소지아의 앞을 가로막았다.“누나 보지 마요.”그리고 철이는 아예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방금 그가 좋은 사람이라고 한 말 취소할래요. 자신의 아내를 배신한 그는 그냥 찌질한 남자예요. 누나는 이런 찌질한 남자 보지 마요. 그러다 눈병 나겠어요.”소지아는 한순간 가슴이 아팠다. 이도윤이 자신을 그의 곁에 가두고 밤마다 자신을 안고 잤다고 해도 그가 백채원과 결혼하려는 사실을 개변시킬 수 없었다.백채원은 자신의 신분을 공고히 하려고 이도윤과 애정을 과시하며 공공장소를 빈번히 드나들었다.그녀는 여기서 소지아를 만날 줄은 몰라, 소지아 앞에서 이도윤의 팔을 단단히 잡으며 이런 방식으로 자신의 승리를 과시했다.이런 방법은 간단하지만 효과가 있었다.이도윤은 소지아가 아이를 데리고 B구역으로 가는 것을 보고 백채원의 손에서 자신의 팔을 뺐다.예전에 이도윤은 그래도 백채원의 체면을 세워줬지만, 지금은 최소한의 겉치레도 하려 하지 않았다.정교한 화장을 한 백채원의 얼굴은 좀 일그러졌다. 그녀는 목소리를 낮추었다. “또 그 천한 년 찾으러 가려고요? 도윤 씨, 잊지 마요, 지금 당신의 약혼녀는 바로 나라고요!”이도윤은 눈을 드리우며 싸늘하게 백채원의 날카로운 모습을 바라보았다. 전에 그는 형제의 감정과 백채원과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감정을 봐서, 그녀의 말에 순종했고 평소에도 백채원을 무척 존중했다.백채원의 진실한 모습을 본 지금, 이도윤은 그런 그녀를 한 번이라도 더 보면 토가 나올 지경이었다.“당신이 원하는 거, 난 이미 다 했어.”이도윤은 냉담하게 대답하면서 눈빛에는 조금의 감정도 없었다.“지금 모든 사람들은 우리가 금실 좋은 부부라고 생각하고 있지.”백채원은 이도윤이 떠나는 뒷모습을 보면서 얼굴은 험상궂었고, 마음속에는 더욱 하늘을 찌를 듯한 원한이 용솟음쳤다.그녀는 이 남자가 소지아에 대한 미움이 점점 줄어들고, 오히려 점점 더 그 여자를 사랑한다는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백채원은 가까스로 오늘 이 자리에 이르렀는데,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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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화

소지아는 분명히 무척 고분고분했지만, 또 말할 수 없이 이상하여 이도윤은 그저 답답했다.그는 섬에서 그녀를 데려왔고, 그의 성격대로라면 그녀를 자신의 곁에 가두어야 했다.이도윤은 자신의 마음을 억제하고 소지아에게 자유를 주며 그녀의 모든 요구를 들어주었고 심지어 그 두 아이까지 특별히 챙겨주었다.그는 자신이 이렇게까지 했으니 소지아가 예전처럼 눈에 반짝반짝 빛이 날 정도로 기뻐할 줄 알았다.그러나 지금, 소지아의 눈은 마치 맑은 호수와 같았고, 그가 아무리 많은 일을 해도 조금의 파문도 일으키지 못했다.이도윤의 드리운 차가운 눈동자에 소지아의 맑은 얼굴이 거꾸로 비쳤다. “소지아, 작작 좀 하지 그래.”이도윤의 목소리는 통제할 수 없는 분노를 띠고 있었다. “설사 내가 그녀와 결혼한다 하더라도 네 지위에 조금의 영향도 주지 않을 거야.”그의 뜻은 마치 자신에게 은혜라도 베푸는 것만 같았다.소지아는 웃었고, 미소에는 경멸을 드러냈다. “백채원은 이미 이씨 집안 사모님의 자리를 얻었는데, 내가 또 그녀에게 무엇을 줄 수 있겠어?”이도윤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소지아는 이 화제에 대해 더는 말하지 않고 손을 뻗어 그의 옷깃을 정리했다.만약 이도윤을 화나게 만들면 결국 소지아 자신이 아양을 떨며 그의 비위를 맞추어야 했다.“자, 이제 그만 네 약혼녀한테 돌아가. 난 지금 내 신분을 잘 알고 있으니까 널 난처하게 하지 않을 거야.”말을 마치자 소지아는 한 걸음 물러섰다. “철이 그들에게 따지지 않아서 고마워.”이도윤은 입을 벌렸지만, 결국 소지아가 자신의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을 바라보았다.소지아는 돌아왔지만 그에 대한 감정이 없어졌다.그의 말은 아무런 파문도 일으키지 못했다.이도윤은 자신에게 말했다.‘그녀는 날 그렇게 사랑했으니 지금은 단지 잠시 괴로워하고 있을 뿐이야.’소지아는 곧 돌아올 것이고, 다시 자기밖에 안 보이는 그 여자로 변할 것이다.소지아는 아이들을 데리고 여러 군데를 돌아다녔고, 두 소년은 입을 다문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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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화

궤짝 안의 빛이 어두워서 소지아는 두려움에 몸을 벌벌 떨었다. 이렇게 무서울 줄 알았으면 그녀는 죽어도 여기에 오지 않았을 것이다.그녀가 심하게 떠는 것을 보고 어두컴컴한 궤짝에서 갑자기 익숙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소지아는 자꾸만 이 웃음소리가 익숙하다고 느꼈다.바로 이때, 남자는 도구등을 켰고, 어두운 불빛이 그 창백한 얼굴에 쏟아졌다. 소지아는 바로 소리를 지르려 했지만 익숙한 목소리가 입을 열었다. “나야.”소지아는 멈칫하더니 침을 삼키며 조심스럽게 그의 이름을 불렀다. “전효 씨?”“음.”언제나 엄숙하던 남자는 목소리에 웃음기가 맴돌았다.“미안, 이런 식으로 너와 만나서. 난 네가 이렇게 쉽게 놀랄 줄 몰랐어.”사실 전효는 소지아를 놀라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가 이렇게 분장한 것은 단지 경호원을 피하려 했을 뿐이었다.그러나 만나서 입을 열기도 전에 소지아에게 잡혀 도망갈 줄 어찌 알았겠는가.소지아는 놀란 가슴을 달랬다.“정말 깜짝 놀랐잖아요.”그동안 소지아와 지내면서,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 전효가 칼을 들고 그녀의 목에 댔어도 소지아는 이렇게 놀라지 않았다.이런 그녀는 좀 더 생기가 있었다.“자, 본론부터 얘기하지. 네가 나더러 조사하라고 한 사람에 대해 이미 알아봤어.”전효도 더 이상 그녀를 놀리지 않고 조사한 내용을 빠르게 소지아에게 알려주었다.“뭐 좀 알아냈어요?”“네가 말한 오정인은 외국에서 금방 돌아온 게 아니야. 요 몇 년 동안 그는 가끔 출국했지만, 단지 출장일 뿐이었어.”‘역시, 이 오정인에게 확실히 문제가 있었어. 그 주모자는 이미 이도윤과 내 곁에 각각 사람을 배치한 모양이군.’애초에 소지아가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을 때, 오정인이 바로 그 사람이 자신의 곁에 둔 스파이였다. 그 탐정이 찾아낸 정보도 단지 그 사람이 자신에게 알려주고 싶은 내용일 뿐이었다.이도윤이 갖고 있는 그 보고서도 가짜인 것 같지만 병상에 누워 깨어나지 못한 소계훈이 이 모든 진실을 안고 잠들었다.그 사람은 소계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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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화

소지아는 전효를 따라 뒷문으로 빠져나갔고, 그녀는 특별히 옷차림을 바꾸었다.소지아를 놀라게 한 것은 전효의 변용술이 매우 대단하다는 것이었다. 그녀의 얼굴에 뭔가를 붙였을 뿐이지만, 그는 쉽게 소지아의 이목구비를 바꿀 수 있었다.짙은 색의 가루를 덧입히자, 소지아는 순식간에 40대 정도로 변했다.전효도 그녀와 마찬가지로 중년 남자로 변신하여 그의 본모습을 감추었다.두 사람은 다시 풍원 정신병원에 갔다. 소지아는 간소연의 먼 친척을 사칭하여 원장을 찾았고 전효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철망을 넘어 들어갔다.소지아는 눈을 휘둥그레 뜨며 어안이 벙벙했다. ‘철망에 전기가 없어도 위에는 전부 날카로운 가시인데, 그는 어떻게 했지!’그들은 문 앞에서 갈라졌고, 소지아는 찾아온 뜻을 설명했다. 그녀를 맞이한 원장의 얼굴에도 안타까운 기색이 역력했다.“아이고, 이 아이도 얼마나 불쌍한지. 여기에 이렇게 오랫동안 있으면서 그녀의 부모님은 한 번도 보러 오지 않았어요. 지금까지 시체도 찾아가지 않았고.”소지아는 간소연이 이미 화장된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그녀의 시체는 아직 장례식장에 있었다.그녀의 머릿속에는 간소연의 젊은 얼굴이 떠올랐다. 어떤 사람은 불쌍하게 살아갔지만 죽을 때까지 줄곧 불쌍했을 줄이야.“원장님, 안심하세요. 우리는 그녀를 데리고 돌아가서 잘 안장할 거예요. 그녀의 부모님은 지금 외국에 있어서 돌아오기가 좀 번거롭거든요. 내가 그녀의 뒷일을 처리할게요. 여기에 그녀의 물건들이 있겠죠.”“그래요 그럼, 그녀의 물건은 내가 다 정리해 두었으니 이리 와요.”소지아는 지난번 그 병실을 거칠 때 발걸음을 멈추었다. “한 번 들어가 보고 싶은데, 괜찮을까요?”“그래요, 그녀가 죽은 후에 그녀와 한방 쓰던 환자들도 모두 병실을 옮겨서 이 방도 이젠 비었네요.”소지아는 문을 밀었고, 방안의 장식은 그날보다 더욱 썰렁했다. 병실은 침대와 궤짝 외에 다른 것이 없었고, 벽은 새하얗게 칠해졌다.햇빛이 창문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자, 먼지가 공기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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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화

소지아는 처음으로 이런 곳에 와 봤는데, 방안은 무서울 정도로 추웠다. 한기는 발에서 온몸으로 퍼졌고 뒤에는 마치 무수한 눈이 자신을 주시하고 있는 것 같았다.서 있는 것만으로도 소지아는 이미 모든 정력을 소모했다.“겁내지 마.”전효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지아는 손에 식은땀이 배어 있었지만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와 작별인사를 하고 싶네요.”“그래요, 너무 오래 걸리지 마요. 난 밖에서 기다릴게요.”직원이 떠나자, 어디서 갑자기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더니 소지아는 놀라서 전효의 품속으로 도망쳤다.전효는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넌 이곳과 잘 맞지 않으니까 나가서 기다려. 나도 곧 나올 거야.”“그래도…….”전효의 표정은 엄숙했다. “나도 죽은 사람을 많이 봤으니 어떤 시체를 두려워하겠어?”소지아는 뭐라 해도 떠나려 하지 않았고, 전효는 어쩔 수 없이 말했다. “그럼 눈 감고 있어. 내가 상황을 말해줄게.”“좋아요.”소지아는 마침내 그의 이 제의에 동의했다.그녀는 전효의 뒤로 물러나 전효의 검은 재킷에 있는 어두운 무늬를 바라보았다.그는 팔에 힘을 주더니 손잡이에 손을 얹고 힘껏 당겨 단숨에 보관함을 열었다.시체가 끌려나오는 순간, 악취가 확 풍겼다.소지아는 위가 좀 아팠는데, 그 바람에 속이 뒤집혀 바로 입을 가리고 헛구역질을 했다.소지아는 눈을 들어 보려고 했지만, 눈앞에 갑자기 손바닥 하나가 나타나 그녀의 눈을 덮었다.남자의 손바닥은 따뜻했고, 모든 빛을 가렸다.그리고 전효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보지 마, 시체가…… 좀 비참해서 그래.”소지아는 당시 뉴스에서 본 모자이크 처리한 간소연의 사진을 떠올렸다. 붉은색으로 가득한 모자이크를 생각하면 그녀는 현장에 많은 피가 흘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사실 그뿐만 아니었다.이렇게 많은 시간이 지났으니, 보관함에 있어도 그 시체는 매우 무섭게 변했다.전효는 끝내 소지아에게 시체의 모습을 형용하지 않았다. 손바닥에서 전해오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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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화

소지아는 집안 어르신이 세상을 떠날 때, 그 시체를 언뜻 본 적이 있었는데, 앞의 이 비참한 시체와는 전혀 달랐다.비록 그녀는 간소연의 얼굴조차 똑똑히 보지 못했지만, 여전히 놀라서 헛구역질이 끊이지 않았다.전효는 그녀의 등을 두드리며 그녀를 달랬다. “괜찮아?”“미안해요.”소지아는 미안해하며 입을 열었다.“일반 사람들은 시체를 본 적이 없는데다, 이런 시체는 더 말할 것도 없으니 이해할 수 있지.”“당신은 왜 안 무서워하는 거예요?”“많이 봐서 그래.”전효의 목소리는 담담했고, 깊은 눈언저리에는 희미한 감정이 스쳤다. “게다가 이 세상에서, 산 사람은 죽은 사람보다 더 무섭지.”소지아는 이 남자가 도대체 무엇을 겪었는지 몰랐다. 분명히 그녀보다 몇 살밖에 안 큰 것 같았지만 너무 신비로웠다.고난을 겪지 않았다면 절대로 이런 눈빛이 없었을 것이다.이 세상에서 고통받는 사람은 종래로 소지아 혼자뿐만 아니었다. 소지아는 마음속의 공포를 극복하고 손전등을 켰다.“내가 비춰줄 테니까 얼른 검사해봐요.”“음.”전효는 담담하게 분부했다. “눈 감고, 다른 것은 나에게 맡겨.”시간을 지체하지 않기 위해 소지아는 재빨리 눈을 감았다.이때 전효는 소지아의 손목을 잡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실례하는군.”그는 그녀의 손목을 잡고 시체 앞으로 걸어갔다. 차가운 방에서 전효의 손의 온도는 유난히 뜨거웠다.소지아는 또 바스락바스락하는 소리를 들었는데, 아마도 전효가 시체의 바지를 벗기고 있는 것 같았다.다행히 정신병원의 바지가 비교적 헐렁해서 그는 큰 힘을 쓰지 않고 바로 벗겼다.비록 보이지 않았지만, 소지아의 머릿속에는 여전히 그 소리를 통해 전효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었다.그녀는 손전등을 높이 들었다.“됐어.”전효가 일깨워 주었다. “눈 뜨지 마. 내가 시체를 보관함에 넣을 때까지 기다려.”소지아는 기다릴 수 없단 듯이 물었다.“어때요?”“그녀의 자궁경관은 가로로 갈라졌어.”“보통 아이를 낳은 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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