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생각도 잠시 스쳤을 뿐, 소지아의 머릿속은 바로 이도윤의 경멸에 찬 표정으로 가득 찼다.이도윤은 자신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고 수없이 조롱했으니 소지아가 지금 말해도 그는 자신이 지금 아버지를 위해 변명하는 것이라 생각할 것이다.더군다나 소지아가 사실을 밝히기 전에 무턱대고 이도윤에게 알리면 주모자의 주의를 불러일으켜 이 일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그래서 그녀는 이 생각을 참았다.배후의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는 사실 소지아와 이도윤 사이의 관계에 영향을 주지 않았고, 이도윤이 바람을 피운 것은 사실이었다.소지아는 전보다 훨씬 침착해졌고, 가볍게 대답했다.원하는 대답을 얻자 소지아의 머릿속은 점차 명석해졌다.소지아는 이도윤의 옷을 한사코 잡았고, 진상을 밝히는 것이 그녀의 살아갈 유일한 희망으로 되었다.“119 불러줘서 고마워.”“다 지나간 일이니 더 이상 생각할 필요 없어. 얼른 자.”이도윤은 소지아가 두려워서 그런 거라고 생각하며 그녀를 껴안고 깊이 잠들었다.이상하게도 소지아는 더는 자신의 앞에서 백채원을 언급하지 않았고, 두 사람은 마치 다시 과거로 돌아간 것 같았다.이런 느낌도 잠시, 이도윤이 잠든 후, 그의 품에서 잠든 소지아는 갑자기 눈을 떴고, 몸을 거의 침대 가장자리로 옮겼는데, 그와 아무런 접촉도 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이도윤은 오히려 약속을 잘 지켰다. 이튿날 아침, 소지아는 익숙한 목소리를 들었다. “와, 정말 아름다운 집이군, 민아, 너 이거 다 그릴 수 있니?”곁에 있던 소년은 쭈뼛쭈뼛 그를 끌어당겼다. “다른 사람의 집에 있는 이상, 자제 좀 해. 그 사람이 얼마나 무서운지 잊은 거야?”소지아는 아직 아래층으로 내려가지 않았는데, 이 소리를 듣고 즉시 뛰어내려왔고, 소년의 해맑은 얼굴이 그녀의 눈앞에 나타났다.“지아 누나!”소지아는 재빨리 아래층으로 내려갔고, 놀라기도 기뻐하기도 했다. “너희들이 어쩐 일이야?”“어제 섬에 많은 사람들이 올라왔는데, 어떤 사람은 측량하고 있었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