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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화

궤짝 안의 빛이 어두워서 소지아는 두려움에 몸을 벌벌 떨었다. 이렇게 무서울 줄 알았으면 그녀는 죽어도 여기에 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가 심하게 떠는 것을 보고 어두컴컴한 궤짝에서 갑자기 익숙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소지아는 자꾸만 이 웃음소리가 익숙하다고 느꼈다.

바로 이때, 남자는 도구등을 켰고, 어두운 불빛이 그 창백한 얼굴에 쏟아졌다. 소지아는 바로 소리를 지르려 했지만 익숙한 목소리가 입을 열었다.

“나야.”

소지아는 멈칫하더니 침을 삼키며 조심스럽게 그의 이름을 불렀다.

“전효 씨?”

“음.”

언제나 엄숙하던 남자는 목소리에 웃음기가 맴돌았다.

“미안, 이런 식으로 너와 만나서. 난 네가 이렇게 쉽게 놀랄 줄 몰랐어.”

사실 전효는 소지아를 놀라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가 이렇게 분장한 것은 단지 경호원을 피하려 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만나서 입을 열기도 전에 소지아에게 잡혀 도망갈 줄 어찌 알았겠는가.

소지아는 놀란 가슴을 달랬다.

“정말 깜짝 놀랐잖아요.”

그동안 소지아와 지내면서,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 전효가 칼을 들고 그녀의 목에 댔어도 소지아는 이렇게 놀라지 않았다.

이런 그녀는 좀 더 생기가 있었다.

“자, 본론부터 얘기하지. 네가 나더러 조사하라고 한 사람에 대해 이미 알아봤어.”

전효도 더 이상 그녀를 놀리지 않고 조사한 내용을 빠르게 소지아에게 알려주었다.

“뭐 좀 알아냈어요?”

“네가 말한 오정인은 외국에서 금방 돌아온 게 아니야. 요 몇 년 동안 그는 가끔 출국했지만, 단지 출장일 뿐이었어.”

‘역시, 이 오정인에게 확실히 문제가 있었어. 그 주모자는 이미 이도윤과 내 곁에 각각 사람을 배치한 모양이군.’

애초에 소지아가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을 때, 오정인이 바로 그 사람이 자신의 곁에 둔 스파이였다. 그 탐정이 찾아낸 정보도 단지 그 사람이 자신에게 알려주고 싶은 내용일 뿐이었다.

이도윤이 갖고 있는 그 보고서도 가짜인 것 같지만 병상에 누워 깨어나지 못한 소계훈이 이 모든 진실을 안고 잠들었다.

그 사람은 소계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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