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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화

술을 마시자, 탁자에서 ‘펑'하는 소리가 들렸고, 백정일은 손에 든 술잔을 탁자 위에 세게 찧었다.

전쟁터에서 싸워온 사람은 카리스마를 절로 내뿜었으니, 몸에는 강하고 싸늘한 기운이 가득 차 있었다. 줄곧 웃지 않던 백정일은 차갑게 말했다.

“먹으려면 먹고, 먹지 않으려면 당장 꺼져!”

변진희는 재빨리 그의 팔을 잡고 얼굴에 웃음기를 띠며 말렸다.

“당신 또 왜 그래. 도윤이 어렵게 시간을 내서 왔는데, 왜 눈치를 주는 거야? 정말 그가 당신 밑에서 훈계를 받는 신병인 줄 아나보지?”

말을 마치고 변진희는 또 이도윤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도윤아, 그를 탓하지 마. 그는 부대에 있는 게 습관이 돼서 이렇게 오래 지났는데도 자신이 부대에 있는 줄 안다니깐.”

백채원도 재빨리 말했다.

“아빠, 도윤 씨는 평소에 바빠서 그래요. 처리해야 할 일이 많으니까 이해 좀 해줘요.”

전에 백정일은 이도윤이 마음에 무척 들었지만, 소지아가 그의 전처라는 것을 알게 된 후, 백정일은 마음이 좀 불편했다.

필경 모두 같은 명문 집안이었기에, 이도윤이 소지아와 이지윤을 찾기 위해 전례를 깨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동원했는지 그는 똑똑히 알고 있었다.

백씨 집안 남자들은 모두 성질이 좀 난폭했고, 백정일은 직접적으로 말했다.

“자네는 채원이와 아이까지 있는데, 두 사람 결혼부터 하라니까 하필이면 굳이 약혼을 먼저 하려 하다니. 약혼 시간을 질질 끌면 그만이지만, 지금까지 두 사람은 혼인 신고조차 안 했어. 대체 내 딸과 결혼할 거야 말 거야, 오늘 나에게 똑똑히 말해봐.”

“아빠, 왜 화를 내고 그래요. 우리 모두 한 가족이니까 할 말 있으면 천천히 하세요.”

“그래, 화 좀 풀어, 애들 놀라겠다.”

이 일에 있어서 변진희와 백채원은 마음이 맞았다.

줄곧 침묵하며 말을 하지 않던 백씨 집안 어르신도 젓가락을 세게 내려놓았다.

“여자들은 입 닥쳐!”

어르신이 말을 꺼내자 변진희는 몸을 떨었고, 그를 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

“자네 결혼한 적이 있다는 것에 대해 나는 의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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