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경의 얼굴을 일그러졌는데, 마치 이 세상에서 가장 우스운 농담을 들은 듯한 표정이었다.“날 놀리는 거지?” 지아는 침착하고 차분한 표정으로 말했다.“내가 이렇게 중요한 일을 가지고 너랑 농담할 것 같아?”‘하긴, 소지아는 이런 일을 농담거리로 삼을 만한 사람이 아니야.’ 하지만 과거에 지아에게 속았던 전력이 있어서, 한대경은 지아를 완전히 신뢰하기 어려웠다. “나는 독벌레를 풀고 나면, 이 일을 분명히 밝힐 생각이야. 친자 확인만 하면 모든 진실이 세상에 드러날 테니까.” 이 말을 남긴 뒤, 지아는 무무를 안고 방을 떠났고, 한대경은 제자리에 멍하니 서서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지금 한대경의 머릿속에는 오직 지아가 남긴 말만이 떠돌았다.“너는 도윤 씨를 형이라고 불러야 해.” ‘아니, 말도 안 돼! 우리 두 사람은 평생을 적으로 살아왔고, 몇 번이나 서로를 죽일 뻔한 적도 있어. 그런데 하늘의 장난으로 같은 집안끼리 싸운 꼴이라니, 이게 말이나 돼?’배신혁과 배이혁이 나타났을 때, 그들은 멍하니 서 있는 한대경을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배신혁은 형을 팔꿈치로 찌르며 물었다.“형, 보스가 충격받아서 바보가 된 거 아닐까?” “일찍 말했다고 해도 소용없었을 거야.”배이혁이 냉소적으로 말했다.“이미 이혼한 상태이긴 하지만, 그 아이들을 좀 봐. 그 아이들은 전부 이혼한 뒤에 생긴 아이들이잖아. 사랑하지도 않은 전남편과 아이를 낳는다니, 한두 명도 아니고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소지아는 이도윤을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었던 거라고. 그럼 우리 보스는 뭐였을까?” 배이혁은 단호히 말했다.“장난감이었지, 뭐. 혼자 착각하고, 혼자만 좋아했으니까. 그것도 모르고 과일샐러드 같은 걸 만들어 대다니, 정말 웃겨 죽겠다니까?!” 배신혁은 배이혁을 노려보며 말했다.“형, 그러니까 형이 평생 솔로인 거야. 그런 독설을 하는데, 어떤 여자가 형을 좋아하겠어? 형을 좋아하려면 귀가 안 들리는 여자여야 할 걸?” 배이혁은 콧방귀를 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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