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는 무무가 전에 말했던 ‘시월 몸에 독벌레가 있다’는 말을 떠올렸지만, 시월의 손발은 모두 쇠사슬에 묶여 있었고, 독충을 조종하는 듯한 행동을 보이지도 않았다. “뭔가 잘못됐어. 시월은 직접 조종하는 주술사가 아니라, 몸 안에 독벌레가 들어 있었던 건가 봐!”무무는 고개를 끄덕이며 지아의 추측에 동의했다. “밖에 있는 사람들을 어서 별장으로 들어오게 해야 해.” 진짜 위험한 건 시월이 아니라 그녀의 몸속에 있는 독벌레였다.그 독벌레는 일종의 위치 추적기 역할을 했고, 다른 독벌레들이 정확하게 시월의 위치를 찾아내게 할 수 있었다. 지금 하늘을 뒤덮고 몰려오는 수많은 벌레 역시 평범한 존재가 아닐 것이었으며, 적은 그 벌레들을 이용해 대규모 살상을 감행한 뒤, 시월을 구출하려는 의도일 가능성이 높았다. 과거의 지아였더라면 이런 상황을 그저 황당한 이야기로 여겼을 터였다.하지만 지아는 무무와 함께 지냈던 산골 마을에서 경험한 일들을 통해 독벌레의 위력을 직접 목격한 바 있었다. 그 마을에는 수백 년 전부터 외부와 단절된 소수민족이 살고 있었고, 그 사람들은 주술을 다루는 데 뛰어났다. 무무는 난산으로 태어났고, 지아도 과다출혈로 생사의 갈림길에 섰다가 겨우 목숨을 건졌는데, 무무는 태어날 때부터 초록빛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다.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무무가 신의 아이라고 여겼는데, 마을에서는 아이에게 특별한 주술을 사용해 보호 의식을 치렀고, 그 결과 무무는 독이나 독벌레에 면역이 생겼다. 게다가 마을 사람들은 틈만 나면 무무에게 주술을 가르쳤고 아이는 빠르게 익혔는데, 지아도 몇 번 배우려고 했으나 전혀 재능이 없어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비록 직접 다룰 수는 없었지만, 지아는 주술의 무서운 위력을 몇 번이고 목격하곤 했다.작고 미미한 독벌레는 사람 몸에 들어가면 그 사람을 조종할 수 있었고, 심지어 전설 속의 1급 암살자는 무형의 독벌레를 이용해 사람을 죽였으며, 외관상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 지아는 그 암살자가 주술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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