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일들은 한 번 실마리를 풀기 시작하면, 그다음부터는 물 흐르듯이 진행되기 마련이다.도윤은 살아남은 예린이 직접 진실을 듣기를 바랐다. 한편, 지아는 이미 부남진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는데,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부남진의 기운 넘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얘, 이렇게 오랫동안 전화 한 통도 없고, 너 때문에 걱정돼 죽을 뻔했구나. 그래도 도윤이가 너랑 있었다니 참 다행이었어.] 지아의 치료 덕분에, 부남진의 건강은 눈에 띄게 좋아졌고, 목소리에서도 힘이 넘쳤다. 가족의 목소리를 들은 지아는 벅찬 감정에 휩싸였다. “할아버지, 정말 큰 소식이에요.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 할 거예요.” 부남진의 목소리가 한층 진지해졌다.[좋은 소식이야, 나쁜 소식이야?]“좋은 소식이에요. 저, 친아빠를 찾았어요!” 쨍그랑!지아는 수화기 너머에서 컵이 떨어져 깨지는 소리를 들었는데, 부남진이 손에 들고 있던 컵을 놓친 것이 분명했다. [얘, 정말이니? 거짓말 아니지?]“더 일찍 말씀드렸어야 했는데, 너무 복잡하던 상황이 이제야 조금 안정됐어요.”지아는 모든 과정을 차근차근 설명했고, 부남진은 감격에 겨워했다.부남진에게 있어서 이 소식은 하늘이 내려준 선물과 같았다. 특히 지아의 아버지가 살아있을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이 자신이 그토록 오랫동안 찾아 헤매던 혈육이었다는 사실에 눈물이 차오를 정도로 기뻤다. 하지만 소임호가 크게 다쳤다는 소식을 듣자, 부남진의 표정에는 곧장 걱정이 어렸다.‘그 아이는 유일한 내 혈육이야!’[지아야, 네 아버지는 좀 어떠니? 많이 다친 게야?]“할아버지, 오빠가 방금 아빠를 구해냈어요. 지금 당장 생명에 지장은 없을 것 같아요. 남은 치료는 저한테 맡겨주세요.”지아의 차분한 목소리에, 부남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래, 네가 있다니 안심이구나. 지아야, 네 아버지는 네가 잘 보살펴주길 바란다.]“네, 상황이 정리되는 대로 다시 연락드릴게요.” [그래, 이만 들어가 봐라.]수화기 너머의 부남진은 기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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