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야, 난 그냥...”“나 건드리지 마, 역겨워.”달빛 아래 눈물로 얼룩진 지아의 얼굴이 도윤의 심장을 날카롭게 찌르는 칼 같았다.방금 전까지만 해도 지아가 조금이라도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아의 얼굴에서 역겨움만 보였다.그녀를 위로하고 싶었던 도윤의 손은 허공에 머물러 그녀를 바라보고만 있었다.“도윤 씨, 대체 왜 내 인생에 불쑥 들어왔다가 떠나고 이제 와서 돌아오겠다는 건데, 날 대체 뭐로 생각하는 거야? 우린 오래전에 이혼했잖아, 이혼이 무슨 뜻인지 말해줘? 남녀가 서로 상관하지 않고 각자의 삶을 사는 건데, 지금 뭐 하는 거야?”도윤은 고개를 숙이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잘못했던 건 인정하지만, 너와 아이에게 만회할 기회를 줄 수 없어?”“그럴 필요 없어. 당신이 없어도 우린 잘 지내고 있어. 도윤 씨, 당신이 멀리 떠나는 게 나에 대한 가장 큰 보상이야.”“지아야, 넌 내가 그렇게 미워?”“그래 미워, 증오해. 나한테 그런 고통을 겪게 한 것도 싫고, 아름다운 환상을 꿈꾸게 해놓고 스스로 깨뜨린 것도 싫고, 지금의 나를 이렇게 만든 것도 싫어.”도윤의 눈빛이 갑자기 먹구름에 덮인 달처럼 어두워졌고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도윤은 씁쓸하게 말했다.“미안해.”그는 지아를 가만히 바라보았다.“내가 또 거짓말을 했어. 시력 돌아왔어. 널 떠나기 싫어서 앞이 안 보이는 척을 했어. 넌 날 더 미워하겠지. 미안하다는 말을 다시 하고 싶지 않은데 난 계속 제대로 하는 것 없이 너한테 상처만 주네. 네 말이 맞아, 난 정말 이기적이고 고집스러운 사람이야. 나라는 사람을 알게 된 게 후회스럽겠지.”도윤은 다시 손을 뻗어 지아를 안아주고 싶었지만 결국 하지 못했다.“모두 나 때문에 잘못된 거야. 지금 이런 상황도 다 내가 자초한 거야. 내가 잘못했어. 널 다시 내 곁에 데리고 오려는 게 아니었는데.”도윤은 천천히 일어났다.“지아야, 3년이 넘었는데도 포기하지 못한 건 나였어...”지아를 내려다보는 도윤의 눈은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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