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무는 입을 꾹 다물고 숨이 막힐 정도로 웃음을 참았다.신경주는 가슴에 탁한 기운이 솟아오르자 차갑게 말했다.“난 그녀와 더 이상 미래가 없어, 뒤돌아보는 그런 품위 없는 일을 하지 않을 거야.”이유희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그를 간파하기도 귀찮아서 화제를 돌렸다.“경매물 중에서 갖고 싶은 거 있어?”“응, 노란 화리 의자를 갖고 싶어.”그는 의자를 사서 할아버지에게 생신 선물로 주고 싶었다.“보는 눈이 있네! 내가 도와줄게. 누가 살려고 하면 내가 말려볼게.”“그럴 필요는 없어.”신경주 담담하게 고개를 저었다.“바자회에서는 자선이 제일 중요해, 그 물건이 인연이 있으면 나한테 오게 돼있어, 강요하면 재미없잖아.”두 사람은 경매장에 들어가서 곧장 첫 줄로 갔다.이 줄은 VIP 중 VIP로, 진정한 명문 귀족이나 엘리트만이 이곳에 앉을 자격이 있다.훤칠한 신경주와 아름다운 미모를 지닌 이유희가 입장할때 현장의 분위기는 한층 더 뜨거워졌다.유명한 아씨들은 하나같이 부끄러워 얼굴을 붉혔다.“신 사장님이 너무 멋있네, 완전 내 스타일이야.”“네 스타일? 꿈도 꾸지 마, 신 사장님께서 김씨 가문의 아씨랑 결혼한다던데 몰랐어?”“뭐? 불량 가구를 파는 김씨 가문? 대박, 그런 가문은 우리집에서 하인을 할 자격도 없는데, 신 사장님이 너무 아까워!”“김은주와 신 사장님은 소꿉친구야, 신 사장님이 전 부인과 이혼한 이유도 이 여자와 결혼하기 위해서야, 네가 무슨 능력으로 신 사장님을 뺏을 수 있겠어?”“쯧쯧…… 전처가 불쌍하네! 김은주의 가식적인 저 꼴을 봐봐, 분명 신 사장님이 2년도 안 돼서 질릴 거야.”신경주는 우아하게 앉아 강렬한 아우라가 온몸에 풍겼다.그는 무심코 곁눈질을 하다가 바로 옆에 ‘구윤’이라는 이름표가 적힌 의자를 보았다.남자는 입을 꼭 다물고 미간을 찌푸렸다.“아이, 경주야, 이건 정말 어쩔 수 없었어, 할아버지께서 마련하신 자리라 함부로 바꿀 수 없었어.”이유희는 그의 생각을 꿰뚫어보고 그의 귓가에 엎드려 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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