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이 나오자 모든 귀부인들은 어리둥절하여 잇달아 진주를 향해 곁눈질했다.그녀들은 이 아름다운 여인이 신 사장님의 전처라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 단지 어느 훌륭한 가문의 아씨라고 느꼈을 뿐이다. 그렇지 않으면 신광구의 부인에게 감히 대들지 못할 것이다.진주는 치를 떨며 냉소하였다.“허, 백소아 씨의 지위가 올라가더니 예전과 다르네, 이렇게 말을 잘할 줄 생각도 못 했네.”구아람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진주의 비아냥거림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전 그냥 다른 사람이 말하는대로 한건데, 지위랑 무슨 상관이에요?”진주는 화가 나서 얼굴이 빨개지며 머리가 어지러웠다.“백소아! 우리 엄마가 아무래도 너보다 어른인데, 말을 그렇게 예의 없게 해?”엄마가 수모를 당하는 것을 보자 신효린은 화를 내며 달려들어 사람을 물어뜯을 태세였다.구아람은 힐끗 웃었다. 신효린은 그의 어머니의 잔꾀를 물려받았지만 음침한 마음은 물려받지 못했다. 이런 천박한 여자에게 쓸데없는 말을 할 가치도 없다.“여기 본 사람들이 많죠.”임수해는 참다못해 차가운 얼굴을 하며 구아람의 앞을 막아섰다.“누구 먼저 시비 걸고 말버릇 없었는지 여기 계신 사람들은 다 봤을 건데.”“아이고, 구 사장님뿐만 아니라 이 선생님도 있네, 백소아 씨를 지켜주는 남자가 참 많아.”김은주는 틈을 타서 그녀를 비웃었다.“김은주, 넌 입만 열면 헛소문을 퍼뜨리네, 근데 무슨 대가를 치르게 될지는 생각해 봤어?”매서운 눈빛을 하며 자신을 바라보는 구아람을 보고 김은주는 가슴이 움츠러들었다.예전에는 구아람이 얌전하고 만만한 시골 처녀로 보였는데 지금은 은근히 그녀가 두려워졌다. “백소아 씨, 당신이 여기에 나타난 것은 적합하지 않은 거 같아요, 우리도 당신을 위해서 말해주는 거예요.”진정은 입만 열면 괴상야릇했고 웃음 속에 칼을 숨긴 것 같았다.“당신이 젊고 세상 물정을 모를 때 은주와 경주의 사이에 끼어 들어 자신의 처지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지. 잘못을 했어도 우리는 당신을 탓하지 않았잖아
그녀는 신경주와 이혼 절차를 마칠 준비를 하고 있어 늘 결혼증을 가지고 다녔다.이번에는 결혼증이 요괴 거울이 되여 그들의 정체를 나타나게 하였다.진씨 가문의 두 자매도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어쨌든 지금 그들은 여전히 합벅적인 부부인데,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누가 내연녀고 이 자리에 나타날 자격이 없는지 다들 잘 생각해 보세요.”말을 마치자 구아람은 결혼증을 거두고 자리를 떠났고 김은주만 제자리에 남아 부끄러움을 숨기지 못했다.……5분 후 경매회가 시작될 예정이고 모든 하객들은 자리를 잡았다.진주와 신효린은 세 번째 줄에 앉았다. 문을 열고 들어온 순간부터 신효린의 시선은 이유희에게 갔다.“멋있어…….”“이씨 가문의 바자회는 격이 너무 높고 경비가 삼업해서 첫줄로 바꿔달라고 사정해도 들어주지 않네.”진주는 매우 불쾌하게 중얼거렸다.“걱정 마, 엄마가 나중에 꼭 도련님과 자리를 마련해 줄게, 우리 딸의 미모와 고귀함은 반드시 도련님의 마음을 잡을거야.”비록 이유희는 성주에서 소문난 바람둥이지만 이씨 가문과 사돈을 맺기 위해 딸을 밀어 넣기로 결심했다.게다가, 신효린은 이 도련님을 매우 좋아해서 이 기회를 반드시 잡을 것이다.“엄마, 오빠와 도련님이 친한 사이인데, 오빠한테 부탁해 봐.”신효린은 입을 오므리며 빌었다.진주는 순간 눈빛이 싸늘해졌다. 그 자식에게 부탁할 일은 절대 없다.“효주는?”“또 어디론가 숨어버렸겠지, 엄마, 다음부터는 데리고 오지 마,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카메라만 보면 얼굴을 찌푸리고, 너무 창피해!”신효린은 친동생을 너무 싫어했다.“네 동생이 원래 그렇잖다. 스무 살이 되었으니 사람을 더 많이 만나게 해야겠어, 어느 집 도련님이 결혼을 원한다면 바로 시집을 보낼 거야.”진주는 한숨을 쉬었다.이 말은 자식을 파는 것과 같았다. 2년만 더 미루면 못쓸 물건인 듯했다.김씨 모녀는 더욱 괴로웠다.경매장에는 모두 십여 줄의 좌석이 있는데, 꽃처럼 화려하게 꾸민 모녀를 가장 눈에 띄지 않는 맨 뒷
구아람은 번거로운 드레스 대신 직접 디자인한 블랙 슈트를 입었다. 가슴에는 여전히 최고의 주얼리 디자이너인 알렉스의 또 다른 노란 다이아몬드로 만든 브로치 작품을 달고 있었다.그녀의 늠름한 자태는 귀부인들을 뛰어넘었다.그녀들은 응석받이로 키운 공주이다.그러나 구아람은 늘 패기가 넘치는 여왕이다!김은주는 싫어하는 사람이 모든 사람의 주목을 받자 화가 나 치를 떨었다.이때, 옆에 있던 귀부인들이 감탄하며 구아람을 훑어보면서 의논을 하였다.“맙소사, 이게 어느 가문의 아씨야? 너무 우아하고 고상하잖아!”“젊어서 망정이지, 아니면 어느 재단의 주인인 줄 알겠어, 이건 남자들도 비교 못 할 아우라야!” “브로치를 봤어? 알렉스의 대물급 작품이야! 3년 전 어떤 사람이 200억으로 사고 싶었지만 알렉스의 비웃음을 당했었지.”‘뭐? 대물급 작품이라고?’주얼리를 조금이라도 접해본 사람이라면 알렉스를 모를 수 없다. 3년 전 전시회를 열자마자 히트를 친 그 작품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김은주는 화가 나서 구아람의 옷차림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지금 다시 자세히 보니 더욱 질투가 났다.“허, 보아하니 백소아가 구 사장님한테 이익을 많이 건졌네.”진정은 질투가 나면서 한편으로 부러워했다. 그러고는 딸을 향해 호되게 꾸짖었다.“내가 너를 엄청 귀하게 키웠는데 시골 처녀보다도 못하다니! 네 이모가 친척들의 체면을 봐서 너에게 신경주를 접근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 너의 능력만으로 그의 마음을 잡았을 거 같아?”“엄마! 이미 내가 이겼는데 왜 아직도 이런 말을 해?”김은주는 주먹을 불끈 쥐고 눈시울을 붉혔다.“백소아가 구윤을 꼬셨다 해도 뭐 어때? 신씨 가문은 구씨 가문보다 하나도 뒤지지 않아! 게다가 그들은 이미 이혼했어, 백소아는 버림받은 여자야! 오빠는 평생 내 남자야!”“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이상 방심하면 안 돼!”진정은 불안해서 가슴이 두근거렸다.“요즘 신 사장님이 너한테 냉담해졌다는 걸 나도 눈치챘어. 그리고 신 씨네 늙은이도 아직 널
구아람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째려보았다.신경주는 이유희가 한 짓을 본 순간 안색이 어두워졌다.“나 방금 어때?”이유희는 싱글벙글 웃으며 신경주의 곁에 다가가 팔꿈치로 그를 건드렸다.“좋아, 한 번만 더 해봐.”신경주는 그를 향해 비스듬히 기울었다.“널 죽여버릴 거야.”이유희는 어이가 없었다.“형님, 왜 또 그러는데? 넌 내가 만났던 수백 명의 여자친구들보다도 어려워!”얼마 지나지 않아 첫 경매품이 사람들 앞에서 전시되었다. 송나라 문물의 사의 산수화로, 필조가 소박하고 신형이 갖추어져 있는 가작이다. 다만 화가가 유명하지 않아 2억 정도 밖에 안됐다.신경주는 문물에 관심이 없지만 어렸을 때 할아버지와 아버지에게서 항상 보고 들어서 익숙했다.이 그림은 그가 한눈에 할아버지의 화실에 똑같은 그림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할아버지의 그 그림은 진품이고 경매회의 이 그림은 모사 기술 뛰어난 복제품일 것이다.복제품과 모조품은 큰 차이가 있다. 일부 고품질 복제품도 높은 가격으로 팔린 적도 있었다. 다만 진품과는 비교할 수 없다.“2억 5000만!”“3억!”“3억 5000만!”가격을 확정하려는 순간 우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10억!”구아람은 느릿느릿하게 번호표를 들었다.사람들은 깜짝 놀라 이 신비하고 아름다운 여인을 바라보았다.신경주는 구아람의 예쁜 옆모습을 보면서 의아했다.우선, 이 그림은 10억의 가치가 없고 4억도 많은 편이었다.그리고 백소아가 오랫동안 할아버지의 곁에 있었고 할아버지를 도와 청소까지 했었는데 진품이 거기에 있다는 것을 모를 수가 없다. 그런데 왜 헛돈을 주고 모조품을 사려는 것인가?“12억!”사람들은 또 눈길을 후방으로 돌렸다.김은주가 남들이 못 볼까 봐 번호표를 높이 들고 있는 것이 보였다.이 여자가 내세우는 것을 볼 수가 없었다.“12억 5000만.”구아람은 다시 여유롭게 번호표를 들었다.“13억!”김은주가 뒤따라 소리를 지르자 주위 사람들이 그녀를 쳐다보았다.진정의 마음이 조마조마
신경주의 안색은 한 층 더 어두워졌다.18억 원도 나왔는데 20억은 거뜬했을 것이다.백소아가 갑자기 손을 내린 것은 살 수 없는 것이 아니라 포기했기 때문이다.일부러 그런 거야!그러나 그는 아무 말도 못 했다. 결국 아무도 김은주를 강요하지 않았고 오직 그녀가 원한 것이다.몇몇 경매품이 지났지만 구아람은 손을 들지 않았다.신경주도 오직 노란 화리 의자만 사고 싶어 역시 가만히 있었다.다음 경매품은 진주가 신씨 그룹을 대표하여 기증한 한 쌍의 에메랄드 장식품이었다. 최저가가 3억이었다.구아람은 가볍게 키득거리며 거들떠보지도 않고 고개를 저었다.복제춤을 사더라도 비싼 돈을 주고 두 돌멩이를 사기 싫었다. 누가 사면 그 사람은 호구인 셈이다.역시 경매자는 거의 없었다. 경매사는 열심히 소리쳐 결국 4억에 팔렸다.진주의 웃음은 점차 사라졌다.신경주는 자기와 상관없다는 듯 가만히 있었다.왜냐하면 진주가 무엇을 하든 망신당하는 것은 신광구이기때문이다.“다음 경매품은 KS 그룹의 유민지 여사님이 기부한 컵입니다!”현장은 순간 뜨거워졌다.구아람은 놀라서 황급히 뒤돌아 둘러보았다.마침내 그녀는 뒷줄에서 앉아 있는 유민지을 보았다.‘이모가 여길 왜 왔어? 왜 나한테 말 안 했어?’구아람은 긴장하여 임수해에게 문자를 보냈다.‘저도 방금 알았어요! 아마 회장님께서 보내신 거 같네요!’젠장! 구아람은 다소 당황했다.오늘 이 자리에는 신씨 가문의 사람들이 거의 다 있어 구씨 가문의 아씨라는 것을 들킬까 봐 걱정되었다. 바로 이때, 유민지가 그녀를 향해 살금살금‘OK’라는 손짓을 했다. 부드러운 미간에 장난기가 들어있었다.구아람은 눈치챈 순간 마음이 따뜻해졌다.‘역시 민지 이모!’모든 사람이 KS 그룹의 경매품을 사려고 꿈틀거렸다.“이 드문 도자기를 두 개씩이나 기부하다니! 역시 구씨 가문! 역시 재벌 답네!”“같은 재벌로서 신씨 가문은 너무 뒤떨어졌네, 아까 그게 뭐야, 우리 집 앞의 돌사자보다 가치가 없을 거야.”“신씨 사모님의
왜냐하면 그는 이미 마음에 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가끔 백소아가 자기와 있는 것이 낭비라고 생각했다.그녀의 아름다움을 낭비한다.신경주는 귀신에 홀린 듯 구아람의 가녀린 손목을 보았다.아니나 다를까, 그녀는 여전히 할아버지가 선물해 준 옥팔찌를 차고 있었다. 오늘과 어울리지 않아도 뺄 수 없을 만큼 좋아하나 보다.신경주의 가슴이 내려앉았다.도자기가 너무 핫해 경매사는 쉴 틈도 없었다.“20억!”“45억!”“47억!”“80억.”신경주는 우아하게 번호판을 들고 현재 전체 경기 중 가장 높은 숫자를 불렀다.구아람도 놀라 무의식으로 신경주를 바라보았다.‘이 자식, 여자 보는 눈은 별로 여도 골등물 보는 안목은 좋네.’신경주는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돌려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순간, 남자는 그녀의 지나치게 이성적이고 냉혹한 눈빛에 찔려 가슴이 움츠러들었다.구아람은 바로 시선을 돌려 그를 보지 않았다.결국 이 도자기는 신 사장님이 사 갔다. 사람들은 부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나중에 내가 술 마시러 가면 이 컵으로 날 대접해! 80억이 나의 신분에 어울려~.”이유희는 웃으며 말했다.“이 컵은 너무 작아서 네가 마시기엔 부족할 거야, 더 큰 것이 있는데 그게 너랑 더 잘 어울려.”“어떤 걸로 날 대접할 건데?”“변기.”이유희의 안색은 순간 어두워졌다.“맙소사! 양심도 없네!”이 말을 들은 구아람은 몸을 돌려 웃음을 터뜨렸다.김은주도 이때부터 아깝다고 느껴졌다.‘80억으로 컵을 샀다고? 오빠가 도대체 무슨 생각이지? 80억으로 별장을 사면 얼마나 좋아!’신씨 집에 시집가기도 전에 그의 돈을 걱정하였다.“다음 경매품은 매우 의미가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선생께서 50년 동안 간직한 물건입니다. 바로 노란 화리 의자!”경매사는 열정적으로 소개했다. 노란 화리 의자는 유리덮개로 보호되어 있고 힌 장갑을 낀 직원 네 명이 조심스럽게 들고 올라왔다.“왔어! 왔어!”이유희는 급히 신경주를 불렀다.그러고는, 신경주
안하무인인 신비한 미녀는 손을 들기만 하면 경아로움을 자아낸다.“엄마, 나…… 잘못 들은 거 아니지!”신효린은 놀란 눈으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저 촌놈이, 110억을 불렀다고? 어떻게 감히 이렇게 높은 가격을 불러? 일부러 그러지?”진주는 음산한 눈빛으로 구아람을 바라보았다.문득 진주는 무슨 생각이 난 듯 유민지를 바라보더니 속으로 냉소를 하였다.‘이 년이 진짜 용이 되고 싶어 하는구나, 구씨 가문을 감당할 수 있으려나!’“130억.”신경주는 가녀린 입술을 살짝 벌리고 골감이 고른 손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내리친 빛은 그의 꼿꼿한 자태를 황금빛 실루엣으로 물들였고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눈부셨다.그는 가격을 너무 높게 올려 다른 사람들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140억.”구아람은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고 망설임 없이 다시 번호판을 들어 올렸다.사람들은 또 한바탕 낮은 소리로 외쳤다.큰 장면에 익숙해진 이유희도 말문이 막혔다.그는 그들이 마치 무협 소설에 나오는 절세의 고수처럼 곧 하늘이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차가운 진기가 부딪친다고 느꼈다.“150억.”신경주는 침착함을 유지했다. ‘구윤을 위해 애를 쓰네!’구아람도 점점 오기가 생겼다.구윤이 사주지 않더라도 그녀는 비상급을 꺼내 신경주와 싸울 것이다.그러나 그녀는 제때에 손해를 멈추고 이해득실을 따질 줄 안다.골동품은 확실히 역사의 침전으로 인해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는 하나의 가격 한계가 있다. 150억은 이미 충분했다. 더 하면 기싸움으로 보일 것이다.“경주야, 너의 높은 아이큐는 모두 이큐로 바꾼 거지?”구아람의 눈치를 본 이유희는 급히 그의 귀에 대고 말했다.“딱 봐도 백소아 씨가 의자를 갖고 싶어 하는데, 그냥 봐주면 안 돼? 부부 백일의 은혜는 둘째치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녀와 다투는 건 좀 매너가 없지 않아?”“그녀는 구윤을 대신해서 나랑 경쟁하는 거잖아, 그녀랑 상관없어.”신경주는 차가운 눈빛으로
김은주도 벼락을 맞은 듯 얼굴이 창백했다.진정도 깜짝 놀라서 온몸이 얼어붙은 것 같았다!“엄마! 어떻게 된 거야!”김은주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물었다.“목걸이를 팔았다며? 왜 경매장에 있어?”“팔…… 팔았는데, 그럴 일 없는데!”진정이 중얼거렸다.“어쩌지? 오빠가 현장에 있는데, 오빠가 알면 나를 어떻게 생각하겠어! 무조건 화를 낼 거야!”김은주는 답답해서 울음을 터뜨릴 지경이었다.“괜찮아! 이 목걸이가 전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것도 아니고, 어쩌면 똑같을지도 몰라…….”“방금 경매사가 말했잖아! 전 세계에 하나밖에 없다고! 바로 오빠가 선물해 준 그 목걸이야! 그런 말로 속일 수 있을 거 같아?”모녀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생각들이 떠올랐다.김은주는 어떻게 해명할까를 생각하고 있었고 진정은 전당포에 맡긴 목걸이가 왜 KS 그룹의 명의로 기부되었는지를 생각했다.그녀는 갑자기 벌떡 일어나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설…… 설마, 그 전당포도 구씨 집안의 사업인가?’전당포는 매일 물 흐르듯 물건을 주고받는데 구씨 가문은 하필 보잘것없는 목걸이를 골라서 기부하다니! 이런 우연이 있다고?진정의 머리는 윙윙거리며 아파났다. 그녀는 매서운 눈빛으로 구아람의 능름한 뒷모습을 바라보았다.‘틀림없이 그 계집애가 한 짓이야!’‘오직 그녀만이 이 목걸이가 선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 사랑하지만 가질 수 없으니 너무 원망스러워 이 목걸이를 이용해 복수를 하려는 거야.’그리고 반대편.신경주의 표정은 점점 싸늘해졌다.그는 호흡이 가빠지면서 식은땀이 이마에서 흘러나왔다.“경주야, 너…… 너 괜찮아?”이유희는 그의 이상한 모습에 놀라면서 어리둥절했다.‘뜨거운 마음’은 김은주에 대한 신경주의 독보적인 애정을 쏟아부었고 디자인부터 소재 선정, 체면까지 버리면서 찾은 디자이너까지 모두 다 정성을 들여 한 것이다.그는 생전 처음으로 여자에게 정을 쏟았다고 느꼈다.그러나 지금, 그의 진정한 사랑은 이런 곳에서 팔리다니, 이것은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당하는
정연도 화가 나서 뺨이 불타는 듯 붉어졌다.“원래는 우리 사람들이 우세했지만, 라이언 쪽에 지원이 있다는 것을 몰랐어요. 모두 능력이 뛰어나고 무기를 들고 있었어요.”“완전히 우리를 다 죽이겠다는 기세였어요. 살아 돌아온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에요.”유희는 화가 풀리지 않아 주먹으로 테이블을 내리치며 뼈마디에서 소리가 났다. 라이언을 잡지 못하고 부하들은 거의 전멸한 상태였다. 승부욕이 넘치는 유희 앞에서 이미 선을 넘을 행동이었다.“음, 유희 오빠, 왜. 누가 오빠를 화나게 했어?”사람들은 깜짝 놀라 소리를 따라 계단 쪽을 바라보았다. 효정이 주름진 새하얀 원피스를 입고 아람이 선물 준 곰인형을 품에 안은 채 졸린 눈을 비비며 서 있었다. 말할 때 한쪽 어깨끈이 흘러내렸다. 하얗고 부드러운 피부는 도자기처럼 매끈했다. 하마터면 속살을 드러낼 뻔했다.뿐만 아니라 효정의 목과 쇄골에 붉은 자국이 있었다. 유희가 남긴 키스 마크였다. 어젯밤의 광기 어린 집착이 분명했다. 한무는 놀라서 바로 눈을 감았다. 경주도 어색하여 땀을 흘리며 시선을 거두고 아람을 바라보았다.‘아아아!’유희는 화가 나며 마음속에서 소리를 질렀다. 순간 효정의 앞으로 달려가 부드러운 몸을 덥석 안고 감쌌다. 효정은 고개를 유희의 품에 묻히며 그렁그렁한 눈만 보였다. 그러고 나른한 목소리로 유희를 위로했다.“유희 오빠, 화내지 마. 화내면 무서워.”“화내지 않았어. 기분이 엄청 좋아. 가자, 방에 가자.”유희는 마음이 급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효정을 안고 성큼성큼 위로 올라가며 귀에 속삭였다.“다른 사람한테 보여주지 마. 나한테만 보여줘!”거실은 어색하게 침묵했다. 한무는 어안이 벙벙하며 급히 해명했다.“저, 저 아무것도 못 봤어요. 신 사장님, 제 편을 들어줘야 해요!”정연도 겁에 질려 얼굴이 창백해졌다. 급히 유희에게 상황 보고를 하느라 효정을 챙기지 못해 이런 어색한 일이 일어났다.“연아, 걱정하지 마.”아람은 다정하게 위로해 주었다.“네가 오랫동
한무는 숨을 들이마셨다. 아침을 먹지 않은 상태지만 이미 배부른 느낌이 들었다.“아니에요. 아니에요. 헬기가 좋지만 제가 살아서 타도 죽어서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네요.”“됐어, 경주야. 한 비서가 얼마나 충성하는지 우리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잖아. 헬기 한 대로 이렇게 화를 내?”아람은 긴 손끝으로 경주의 턱을 치켜올리며 여왕처럼 오만한 미소를 지었다.“올해 생일 선물로 헬기를 사줄게. 윤유성보다 더 좋은 거 사줄게. 좋아?”‘젠장, 너무 부럽네! 역시 해문 갑부의 딸이야. 헬기를 생일 선물로 해?’경주는 눈을 깜빡이며 아람의 손을 잡고 진지하게 말했다.“아람아, 난 네 남자야. 하지만 난 너에게 빌붙어 사는 남자가 아니야. 선물을 해도 내가 너한테 해야지.”“풋,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우리 사이에 무슨. 그저 돈 몇 푼인데.”아람의 카리스마 넘치는 말은 유희와 한무를 부럽게 했다. 그들도 여자한테 빌붙어 사는 남자는 아니지만, 남자라면 리무진, 탱크, 헬기를 갖고 싶어할 것이다.경주는 담담하게 고개를 흔들며 가슴이 찡해났다.“아람아, 나한테 선물할 필요 없어. 네가 네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네가 예전에 나한테 준 선물들은 지금 별도의 방에 전시되어 소중히 간직하고 있어. 매번 집에 갈 때마다 그 방에 들어가서 여러 번 보고 만졌어.”그때 아람을 잃은 경주는 마치 페티시스트와도 같았다. 경주는 종종 그 방에 들어가서 나오지 않거나 그 방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던 경주는 남들이 볼 수 없는 곳에서 사랑에 빠진 미치광이 같았다.마음속은 이미 통제 불능이고 미쳐버렸다. 아람은 경주를 깊이 바라보았다. 표정은 평온했지만 경주의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손은 살짝 떨리고 있었다.“게다가 내가 무슨 선물이 필요하겠어. 넌 하늘이 내게 준 최고의 선물이야.”경주는 이 로맨틱한 말을 다시 반복했지만, 말할 때마다 처음처럼 다정했다.“바보.”더 많은 말을 할 필요가 없다. 그저 키스로 천 마디 말을 대신
“연적?”아람은 왼손으로 턱을 괴고 오른손으로 블루베리를 집어 경주의 입에 넣어주었다.“이유희에게 연적도 있어? 신선하네.”경주도 피식 웃었다.“네가 우리 동생을 감금하듯 지켜주는데. 매일 너랑 네 비서 말고는 누구를 만나? 정상적인 사회생활도 못 하는데 무슨 연적이야. 꿈꿨어?”“그렇다고!”유희는 초조하여 목소리까지 갈라지며 테이블을 내리쳤다. 어젯밤 자기 품에서 도현 오빠라고 부르는 효정이 떠올랐다. ‘꿈에서 다른 남자 이름을 불렀어!’유희의 가슴은 아파 나며 산산조각이 된 것 같았다.“설마 네가 말한 사람이 우리 도현 오빠야?”아람은 차갑게 유희를 바라보았다. 경주는 멍해졌다. 도현이랑 어떻게 엮인 건지 전혀 상상이 안 된다. 유희는 눈을 부릅뜨며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아람아, 네가 어떻게 알아? 너 신이야?”“신은 무슨!”아람은 어이없었다.“넌 참, 속마음이 얼굴에 쓰여있어. 어젯밤 너와 우리 오빠가 얘기하는 것을 봤어. 네 눈빛이 막 이글거렸어. 그래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근데, 이 사장님. 넌 사람을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니야?”“우리 구씨 가문 남자는 모두 상남자야. 절대 남친 있는 여자를 좋아하지 않아. 효정이 남자랑 얘기를 했다고 다 연적이라고 생각하지 마.”“도현 도련님은 그럴 분이 아니야. 유희야. 누구를 의심해도 아람이 가족은 의심하지 말아야 해.”경주는 아람의 허리를 안고 유희를 비웃었다. 유희도 한숨을 쉬고 계속 얘기하기 곤란했다. 너무 유치해 보였다.“아. 그래서 효정과 서둘러 혼인신고를 하겠다고 했어? 위기감이 들었던 거네.”아람은 유희의 속마음을 모두 꿰뚫어 보았다.“야, 그런 사소한 거로 침착하지 못해? 왜 이렇게 유치해!”유희는 부끄러워 입을 오물거렸다.“혼인신고는 나중에 다시 생각해.”경주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정색했다.“지금은 네 집안일을 먼저 해결해야 해. 네가 이씨 그룹에서 안정되면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을 거야.”유희는 여전히 불안했다. ‘나 이유희의 아내
아람은 걸어오는 유희를 바라보았다. 잘생긴 얼굴은 마치 귀신에게 정기를 빼앗긴 것처럼 초췌해져 있었다.“아이고, 이 사장님. 무슨 일이야? 어젯밤 방에서 사랑만 나누었어?”아람은 참지 못하고 놀렸다.“나, 하, 그만 얘기해.”유희는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내가 어떻게 말해. 아람 앞에서 친오빠를 욕하면 경주도 영향을 받잖아. 사돈 친척은 이러면 안 돼.’아람은 유희가 무슨 일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말하기 난감하는 것 같아 더 이상 묻지 않았다.“먹을래? 먹으면 네 것까지 만들게.”경주는 돌아서서 유희를 보며 요리를 했다.“입맛이 없어. 안 먹어.”유희는 냉장고로 걸어가 무심코 얼음물 한 병을 꺼내 뚜껑을 비틀어 원샷을 했다. 그리고 빈 병을 구기며 한숨을 내쉬었다.“아람아, 경주야. 나 오늘 효정과 혼인신고 할 거야.”아람과 경주는 깜짝 놀랐다.“뭐? 오늘?”“응, 오늘.”유희의 눈빛은 불타올랐고 목소리는 쉬었다.“생각해 봤는데, 계속 미루면 생각이 더 많아질 것 같아. 가족들이 동의하든 말든 먼저 효정과 혼인신고를 하고 싶어. 혼인신고를 하면 우리는 합법적인 부부야.”“효정은 나 이유희의 정정당당한 아내이고, 이씨 그룹의 사모님이야. 할아버지가 반대해도 소용없어. 내가 이씨 그룹의 권력을 가지면 효정에게 성대한 결혼식을 열어줄 거야. 효정은 내 결정을 이해해 줄 거야.”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프라이팬 위에 있는 계란을 뒤집는 것도 잊어버려 타버렸다.“경주야, 내 신분증이 엄마한테 있어. 좀 있다 가지러 갈 거야. 효정의 신분증은 오늘 가져올 수 있어?”“이유희,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 너 오늘 좀 이상해.”아람은 눈을 가늘게 떴다.“왜? 난 그저 효정과 결혼하고 싶을 뿐이야. 무슨 표정이야. 환호하고 응원해 줘야지.”유희는 초조해서 눈썹을 찌푸렸다.“유희야. 효정과 사귄 지 꽤 됐잖아. 전에는 침착하더니 왜 갑자기 이래?”경주는 불을 끄고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유희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신분증이 신광
유희는 부드러운 발걸음으로 방으로 들어온다. 효정의 꿈을 방해할까 봐 문 앞에 도착하기 직전에 신발을 벗고 양말만 신고 들어갔다. 넓고 편안한 침대 위에서 효정은 가느다란 작은 몸을 이불 속에 웅크려 작은 머리만 드러냈다. 검은색 긴 머리가 느슨하게 풀려졌다. 마치 새하얀 도화지 위에 스친 선명한 먹선 같았다.유희는 침대 옆에 앉아 효정의 잠든 얼굴을 다정하게 바라보며 손끝으로 뺨에 붙어 있는 머리카락을 떼주었다. 한때 바람둥이이던 유희는 이제 오직 효정만을 바라보고 있다.“잠시 집을 비운 사이에 이렇게 많은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네.”유희의 거친 손끝이 효정의 예쁜 얼굴과 앵두 같은 입술, 예쁜 쇠골을 계속 만졌다.“이 세상에 널 그리워하는 남자는 나뿐인 줄 알았어. 이제 보내 우리 와이프의 매력이 생각보다 큰 것 같아. 앞으로는 널 데리고 나가지 못하겠네.”“만약 누군가가 널 좋아하게 되면 어떡해? 그거 알아? 오늘 밤 일을 듣고 참을 수 없었어. 그 자식이 네 새언니의 친오빠가 아니었더라면 자루를 씌워서 때렸을 거야!”유희는 저도 모르게 손끝에 힘을 주었다. 효정의 속눈썹이 떨리더니 가볍게 낑낑거렸다. 당황한 유희는 효정을 깨울까 봐 급히 손을 거두었다. 바로 이때, 효정이 몸을 뒤집고 이불을 걷어차면서 뜨거운 몸을 드러냈다.비록 실크 잠옷을 입고 있었지만 잠버릇이 안 좋아 치마가 엉망이었다. 하얀 어깨와 작고 귀여운 가슴의 절반을 드러내며 잠을 잤다. 유희의 눈은 점점 욕망이 찼고 참고 있어 어깨가 부들부들 떨렸다. 이번에는 정말 못 참을 것 같았다.“음, 정말 제 그림이 마음에 들어요?”효정은 잠꼬대를 했다. 조용한 방에서 유희는 말을 똑똑히 들었다.‘정말 그림이 마음에 드냐고? 효정아, 나한테 묻는 거 아니잖아. 누구한테 묻는 거야?’“도현 오빠.”유희의 몸이 순간 뜨거워 나며 머릿속이 텅 비었다. 그러자 유희는 큰 몸으로 효정의 부드러운 몸을 누르며 사납고 악랄하게 효정의 부드러운 입술에 키스했다. 이 충격으로 효
하지만 아람은 유성이 제일 사랑하는 여자이다. 아람을 망쳐버릴 수 없었다.[이제 어떻게 할지 생각했어요?]남자의 나른한 목소리에서 압박이 느껴졌다.“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유성의 안색은 점점 창백해지며 살벌한 기운을 발산했다. 마치 진옥의 끝에서 악마에게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발버둥 치는 것 같았다.“연구소에서 지금 사람을 즉시 심장 마비를 일으킬 수 있는 약을 개발하고 있잖아요. 혹시, 하나 보내주실 수 있어요?”[네? 그건 왜요?]남자는 비아냥거리며 웃었다.[설마 자신에게 주사하려는 건 아니죠? 윤 사장님은 정말 겁도 없네요. 지난 몇 년 동안 자신에게 주사한 게 아직도 부족해요? 그 약은 아직 임상 시험을 통과하지 못해서 매우 위험해요.”“알아요. 하지만 이건 최후의 수단이에요. 이 약에 모든 것을 걸 거예요.”유성의 눈이 충혈되며 이성마저 무너지고 있다.[어휴, 몸이 건강하고 능력이 있으면 절대 실패할 수 없어요. 그저 여자일 뿐인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요.]남자는 의미심장하게 말했다.[게다가 지금 당신은 구아람 눈에서 최악이에요. 만약 사고가 생기면 얼마나 기뻐하겠어요.]“저한테 쓰지 않아요.”[그래요?]“동정심과 죄책감은 인간 본성에서 극복하기 가장 어려운 약점이에요.”유성의 눈빛은 어두웠다.“아람은 착한 여자예요. 평상 저한테 빚을 지게 할 거예요. 이래야 제가 아람을 곁에 둘 수 있어요.”...이야기를 나눈 후 아람과 경주는 방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 유희는 이 시간에 효정이 이미 잠들었다는 것을 알고 서재로 향해 밀린 공무를 처리하고 잘 생각이었다. 유희는 변했다. 예전에 지구가 파괴되어도 유희의 잠을 방해할 수 없었다. 이제 그룹 업무를 다 하기 전에는 한숨도 잘 수 없었다. 그리고 이 모든 노력은 효정에게 행복한 미래를 주기 위한 것이다.“도련님.”정연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유희는 뒤를 돌아보았다.“아직 안 잤어? 날 신경 쓰지 말고 효정을 지켜. 혹시 목이 말라서 깨
구만복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기 비서를 바라보았다.“보아하니 신경주를 많이 좋아하네?”기 비서는 당황하지 않고 말했다.“오해예요. 그냥 사실을 말씀드린 거예요. 제가 아가씨를 어렸을 때부터 봐왔어요. 아가씨가 상처를 받으면 저도 가슴이 아파요. 사랑하는 남자와 행복하게 인생을 보냈으면 좋겠어요.”“이 말도 신경주를 칭찬하고 있는 거잖아!”기 비서는 말을 하지 않았다. 갑자기 구만복은 걸음을 멈추고 창문 앞에 서서 밖을 내다보았다. 기 비서도 의아해하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이 각도에서 해장원 문 앞이 보였다. 유성은 아람에게 주려던 딤섬을 바닥에 내려쳤다. 그래도 화가 풀리지 않아서 발로 두 번 차며 딤섬을 산산조각 냈다.“허, 성질도 좋은 편은 아니네.”구만복은 경멸의 눈빛으로 비웃으며 자리를 떠났다. 기 비서는 다른 사람으로 변한 유성을 바라보자 아람이 유성을 선택 안 한 것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예전에 구만복의 냉대를 받고 거절을 당하여 해장원 문앞에 서 있는 사람은 오직 경주였다. 하지만 유성은 자신도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승부욕이 강하고 자존심이 강한 유성에게는 심장을 찌르는 것 같고 큰 수치였다.“윤, 윤 사장님. 진정하세요!”우 비서는 몸을 숙여 바닥에 있는 쓰레기를 주우며 겁에 질린 채 위로했다.“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세요. 구 회장님은 항상 사장님을 좋아하셨어요. 갑자기 싫어할 수는 없어요. 우린 그래도 신경주 그 자식보다 나아요!”“오늘 밤 구아람 씨가 구 회장님을 화나게 했을 거예요. 화풀이할 곳이 없었는데 마침 사장님을 만나서 화내는 거예요. 화가 풀리면 구 회장님은 사장님을 생각하실 거예요.”“이번에는 달라.”유성의 충혈된 눈은 사람을 산 채로 찢어버릴 수 있는 듯했다. “구만복은 이미 아람과 신경주를 허락한 것 같아. 이제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을 거고, 나를 도와주지도 않을 거야.”구만복은 현재 두 사람의 관계에 가장 타격을 줄 수 있는 사람이다. 지난번 소희를 이
이 말을 듣자 유성의 표정이 굳어졌다. 비록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구만복의 모든 말이 자신을 향한 것이라고 느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솟구치는 분노가 창백한 얼굴을 태웠다.“아저씨, 신경주가 하는 짓은 모두 아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예요. 아람을 속이는 거라고요!”유성은 주먹을 움켜쥐고 손가락이 살에 파고들 것 같았다. 순간 경주를 죽여버리고 싶었다.“만약 진심으로 아람을 사랑한다면, 3년의 결혼 생활을 할 때 계속 곁에 있어 주었겠죠. 정상적인 남자라면 아람처럼 예쁘고 훌륭한 여자를 왜 좋아하지 않겠어요?”“하지만 신경주는 무자비하게 아람을 버렸어요. 신경주는 아람에게 진심이 아니에요. 사랑이 아니에요!”“사랑이 아니야?”구만복은 눈썹을 치켜세웠다.“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세요? 신경주가 언제부터 아람을 좋아하게 됐는지. 이혼 후 3년 동안 결혼 생활을 하던 아내가 KS의 아가씨라는 것을 알고 시작한 거잖아요.”“모두가 알다시피, 신경주는 신 회장님 본처의 아들이 아니에요. 신경주의 어머니는 명예스럽지 않아요. 신경주는 사생아와 마찬가지예요. 신 회장님 장남의 건강이 좋았더라면 신경주에게 신씨 그룹을 맡기겠어요?”“지금 아람에게 집착을 하는 게 목적이 없이 순수한 감정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사심이 없을까요? 구씨 가문의 힘을 이용해 자신의 곤란한 상황을 바꾸려고 하지 않을 것 같아요?”유성은 마음이 급해 입이 닳도록 말을 했다.“신경주가 아람을 강요하여 이혼을 하고 다른 사람과 결혼하려고 했어요. 이미 엄청 비겁한 짓을 했어요. 한 번 있으면 두 번이 있고, 세 번이 있을 거 같지 않아요? 정말 소중한 딸 아람으로 신경주의 선을 넘어보실 거예요?”옆에서 듣고 있던 기 비서는 눈썹을 찌푸리며 유성을 노려보았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지금 보니 이 윤 도련님은 정말 말을 번지르르하게 잘하네. 저 입으로 나쁜 사람을 도와주고 사실을 뒤집으면 꽤 타격이 크겠네.’“윤 도련님. 우리 딸에 대해 이 아버지보다 더 잘 알고 있네.”
‘아. 너무 멋있어! 너무 매력적이고 남자다워. 너무 섹시해! 구아람 씨가 무슨 안목이야. 왜 우리 윤 사장님처럼 훌륭한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 거야?’이때 저 멀리서 목표물이 천천히 움직였다. 가까이 다가오자 그 목표물은 경주의 사진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유성이 연속으로 쏜 세 발은 정확히 경주의 머리를 조준했다.“너무 대단하세요! 윤 사장님의 사격 수준은 정말 신과 같아요. 한 발도 놓치지 않으셨어요!”우 비서는 바로 박수 치며 아부를 했다.“아쉽네.”유성은 총을 거두며 창백한 입술을 열었다.“아쉬워요?”“사진일 뿐 실제 사람이 아니잖아.”유성은 우 비서를 보지 않고 슈트 바지 주머니에서 네모난 손수건을 꺼내 조심스럽게 총을 닦았다.“무슨 일이야?”“윤 사장님, 구 회장님을 미행하던 사람이 소식을 전해왔어요. 구 회장님께서 오늘 밤 구아람 씨와 신경주를 찾으러 갔는데, 구아람 씨를 데려가지 않았어요.”이 말을 하자 우 비서는 식은땀을 흘렸다. 역시 유성의 눈빛도 점차 어두워졌다.“아람을 데려가지 않았어? 그럼 아람은 아직도 신경주와 함께 이유희 집에 있다는 거야?”“네.”우 비서의 목소리까지 떨렸다. 유성의 눈빛이 사나워지며 갑자기 총알을 장전하더니 바닥을 향해 몇 발을 쏘아댔다. 총알은 우 비서의 발 아래에 터지자 겁에 질려 혼비백산했지만 감히 소리도 내지 못했다. 총알이 다 떨어지고 나서야 유성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눈시울을 붉혔다.“차 준비해!”...구만복이 해장원에 돌아올 때 이미 새벽 12시가 되었다. 아람을 찾으러 갈 때 안색이 엄청 어두웠지만, 지금은 이미 생각을 마친 것 같았다. 아람이 경주의 보살핌을 받아 살진 모습을 생각하자 걱정되던 마음이 서서히 가라앉았다. 심지어 약간의 후회도 있었다. 당시 아람을 강력하게 감금을 하지 않았더라면, 아람도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에 창문을 뛰어내려 탈출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말 생각하면 할수록 가슴이 두근거리네. 만약에 아람이 뛰어내리다가 큰 사고가 나면 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