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이 나오자 모든 귀부인들은 어리둥절하여 잇달아 진주를 향해 곁눈질했다.그녀들은 이 아름다운 여인이 신 사장님의 전처라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 단지 어느 훌륭한 가문의 아씨라고 느꼈을 뿐이다. 그렇지 않으면 신광구의 부인에게 감히 대들지 못할 것이다.진주는 치를 떨며 냉소하였다.“허, 백소아 씨의 지위가 올라가더니 예전과 다르네, 이렇게 말을 잘할 줄 생각도 못 했네.”구아람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진주의 비아냥거림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전 그냥 다른 사람이 말하는대로 한건데, 지위랑 무슨 상관이에요?”진주는 화가 나서 얼굴이 빨개지며 머리가 어지러웠다.“백소아! 우리 엄마가 아무래도 너보다 어른인데, 말을 그렇게 예의 없게 해?”엄마가 수모를 당하는 것을 보자 신효린은 화를 내며 달려들어 사람을 물어뜯을 태세였다.구아람은 힐끗 웃었다. 신효린은 그의 어머니의 잔꾀를 물려받았지만 음침한 마음은 물려받지 못했다. 이런 천박한 여자에게 쓸데없는 말을 할 가치도 없다.“여기 본 사람들이 많죠.”임수해는 참다못해 차가운 얼굴을 하며 구아람의 앞을 막아섰다.“누구 먼저 시비 걸고 말버릇 없었는지 여기 계신 사람들은 다 봤을 건데.”“아이고, 구 사장님뿐만 아니라 이 선생님도 있네, 백소아 씨를 지켜주는 남자가 참 많아.”김은주는 틈을 타서 그녀를 비웃었다.“김은주, 넌 입만 열면 헛소문을 퍼뜨리네, 근데 무슨 대가를 치르게 될지는 생각해 봤어?”매서운 눈빛을 하며 자신을 바라보는 구아람을 보고 김은주는 가슴이 움츠러들었다.예전에는 구아람이 얌전하고 만만한 시골 처녀로 보였는데 지금은 은근히 그녀가 두려워졌다. “백소아 씨, 당신이 여기에 나타난 것은 적합하지 않은 거 같아요, 우리도 당신을 위해서 말해주는 거예요.”진정은 입만 열면 괴상야릇했고 웃음 속에 칼을 숨긴 것 같았다.“당신이 젊고 세상 물정을 모를 때 은주와 경주의 사이에 끼어 들어 자신의 처지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지. 잘못을 했어도 우리는 당신을 탓하지 않았잖아
그녀는 신경주와 이혼 절차를 마칠 준비를 하고 있어 늘 결혼증을 가지고 다녔다.이번에는 결혼증이 요괴 거울이 되여 그들의 정체를 나타나게 하였다.진씨 가문의 두 자매도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어쨌든 지금 그들은 여전히 합벅적인 부부인데,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누가 내연녀고 이 자리에 나타날 자격이 없는지 다들 잘 생각해 보세요.”말을 마치자 구아람은 결혼증을 거두고 자리를 떠났고 김은주만 제자리에 남아 부끄러움을 숨기지 못했다.……5분 후 경매회가 시작될 예정이고 모든 하객들은 자리를 잡았다.진주와 신효린은 세 번째 줄에 앉았다. 문을 열고 들어온 순간부터 신효린의 시선은 이유희에게 갔다.“멋있어…….”“이씨 가문의 바자회는 격이 너무 높고 경비가 삼업해서 첫줄로 바꿔달라고 사정해도 들어주지 않네.”진주는 매우 불쾌하게 중얼거렸다.“걱정 마, 엄마가 나중에 꼭 도련님과 자리를 마련해 줄게, 우리 딸의 미모와 고귀함은 반드시 도련님의 마음을 잡을거야.”비록 이유희는 성주에서 소문난 바람둥이지만 이씨 가문과 사돈을 맺기 위해 딸을 밀어 넣기로 결심했다.게다가, 신효린은 이 도련님을 매우 좋아해서 이 기회를 반드시 잡을 것이다.“엄마, 오빠와 도련님이 친한 사이인데, 오빠한테 부탁해 봐.”신효린은 입을 오므리며 빌었다.진주는 순간 눈빛이 싸늘해졌다. 그 자식에게 부탁할 일은 절대 없다.“효주는?”“또 어디론가 숨어버렸겠지, 엄마, 다음부터는 데리고 오지 마,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카메라만 보면 얼굴을 찌푸리고, 너무 창피해!”신효린은 친동생을 너무 싫어했다.“네 동생이 원래 그렇잖다. 스무 살이 되었으니 사람을 더 많이 만나게 해야겠어, 어느 집 도련님이 결혼을 원한다면 바로 시집을 보낼 거야.”진주는 한숨을 쉬었다.이 말은 자식을 파는 것과 같았다. 2년만 더 미루면 못쓸 물건인 듯했다.김씨 모녀는 더욱 괴로웠다.경매장에는 모두 십여 줄의 좌석이 있는데, 꽃처럼 화려하게 꾸민 모녀를 가장 눈에 띄지 않는 맨 뒷
구아람은 번거로운 드레스 대신 직접 디자인한 블랙 슈트를 입었다. 가슴에는 여전히 최고의 주얼리 디자이너인 알렉스의 또 다른 노란 다이아몬드로 만든 브로치 작품을 달고 있었다.그녀의 늠름한 자태는 귀부인들을 뛰어넘었다.그녀들은 응석받이로 키운 공주이다.그러나 구아람은 늘 패기가 넘치는 여왕이다!김은주는 싫어하는 사람이 모든 사람의 주목을 받자 화가 나 치를 떨었다.이때, 옆에 있던 귀부인들이 감탄하며 구아람을 훑어보면서 의논을 하였다.“맙소사, 이게 어느 가문의 아씨야? 너무 우아하고 고상하잖아!”“젊어서 망정이지, 아니면 어느 재단의 주인인 줄 알겠어, 이건 남자들도 비교 못 할 아우라야!” “브로치를 봤어? 알렉스의 대물급 작품이야! 3년 전 어떤 사람이 200억으로 사고 싶었지만 알렉스의 비웃음을 당했었지.”‘뭐? 대물급 작품이라고?’주얼리를 조금이라도 접해본 사람이라면 알렉스를 모를 수 없다. 3년 전 전시회를 열자마자 히트를 친 그 작품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김은주는 화가 나서 구아람의 옷차림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지금 다시 자세히 보니 더욱 질투가 났다.“허, 보아하니 백소아가 구 사장님한테 이익을 많이 건졌네.”진정은 질투가 나면서 한편으로 부러워했다. 그러고는 딸을 향해 호되게 꾸짖었다.“내가 너를 엄청 귀하게 키웠는데 시골 처녀보다도 못하다니! 네 이모가 친척들의 체면을 봐서 너에게 신경주를 접근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 너의 능력만으로 그의 마음을 잡았을 거 같아?”“엄마! 이미 내가 이겼는데 왜 아직도 이런 말을 해?”김은주는 주먹을 불끈 쥐고 눈시울을 붉혔다.“백소아가 구윤을 꼬셨다 해도 뭐 어때? 신씨 가문은 구씨 가문보다 하나도 뒤지지 않아! 게다가 그들은 이미 이혼했어, 백소아는 버림받은 여자야! 오빠는 평생 내 남자야!”“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이상 방심하면 안 돼!”진정은 불안해서 가슴이 두근거렸다.“요즘 신 사장님이 너한테 냉담해졌다는 걸 나도 눈치챘어. 그리고 신 씨네 늙은이도 아직 널
구아람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째려보았다.신경주는 이유희가 한 짓을 본 순간 안색이 어두워졌다.“나 방금 어때?”이유희는 싱글벙글 웃으며 신경주의 곁에 다가가 팔꿈치로 그를 건드렸다.“좋아, 한 번만 더 해봐.”신경주는 그를 향해 비스듬히 기울었다.“널 죽여버릴 거야.”이유희는 어이가 없었다.“형님, 왜 또 그러는데? 넌 내가 만났던 수백 명의 여자친구들보다도 어려워!”얼마 지나지 않아 첫 경매품이 사람들 앞에서 전시되었다. 송나라 문물의 사의 산수화로, 필조가 소박하고 신형이 갖추어져 있는 가작이다. 다만 화가가 유명하지 않아 2억 정도 밖에 안됐다.신경주는 문물에 관심이 없지만 어렸을 때 할아버지와 아버지에게서 항상 보고 들어서 익숙했다.이 그림은 그가 한눈에 할아버지의 화실에 똑같은 그림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할아버지의 그 그림은 진품이고 경매회의 이 그림은 모사 기술 뛰어난 복제품일 것이다.복제품과 모조품은 큰 차이가 있다. 일부 고품질 복제품도 높은 가격으로 팔린 적도 있었다. 다만 진품과는 비교할 수 없다.“2억 5000만!”“3억!”“3억 5000만!”가격을 확정하려는 순간 우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10억!”구아람은 느릿느릿하게 번호표를 들었다.사람들은 깜짝 놀라 이 신비하고 아름다운 여인을 바라보았다.신경주는 구아람의 예쁜 옆모습을 보면서 의아했다.우선, 이 그림은 10억의 가치가 없고 4억도 많은 편이었다.그리고 백소아가 오랫동안 할아버지의 곁에 있었고 할아버지를 도와 청소까지 했었는데 진품이 거기에 있다는 것을 모를 수가 없다. 그런데 왜 헛돈을 주고 모조품을 사려는 것인가?“12억!”사람들은 또 눈길을 후방으로 돌렸다.김은주가 남들이 못 볼까 봐 번호표를 높이 들고 있는 것이 보였다.이 여자가 내세우는 것을 볼 수가 없었다.“12억 5000만.”구아람은 다시 여유롭게 번호표를 들었다.“13억!”김은주가 뒤따라 소리를 지르자 주위 사람들이 그녀를 쳐다보았다.진정의 마음이 조마조마
신경주의 안색은 한 층 더 어두워졌다.18억 원도 나왔는데 20억은 거뜬했을 것이다.백소아가 갑자기 손을 내린 것은 살 수 없는 것이 아니라 포기했기 때문이다.일부러 그런 거야!그러나 그는 아무 말도 못 했다. 결국 아무도 김은주를 강요하지 않았고 오직 그녀가 원한 것이다.몇몇 경매품이 지났지만 구아람은 손을 들지 않았다.신경주도 오직 노란 화리 의자만 사고 싶어 역시 가만히 있었다.다음 경매품은 진주가 신씨 그룹을 대표하여 기증한 한 쌍의 에메랄드 장식품이었다. 최저가가 3억이었다.구아람은 가볍게 키득거리며 거들떠보지도 않고 고개를 저었다.복제춤을 사더라도 비싼 돈을 주고 두 돌멩이를 사기 싫었다. 누가 사면 그 사람은 호구인 셈이다.역시 경매자는 거의 없었다. 경매사는 열심히 소리쳐 결국 4억에 팔렸다.진주의 웃음은 점차 사라졌다.신경주는 자기와 상관없다는 듯 가만히 있었다.왜냐하면 진주가 무엇을 하든 망신당하는 것은 신광구이기때문이다.“다음 경매품은 KS 그룹의 유민지 여사님이 기부한 컵입니다!”현장은 순간 뜨거워졌다.구아람은 놀라서 황급히 뒤돌아 둘러보았다.마침내 그녀는 뒷줄에서 앉아 있는 유민지을 보았다.‘이모가 여길 왜 왔어? 왜 나한테 말 안 했어?’구아람은 긴장하여 임수해에게 문자를 보냈다.‘저도 방금 알았어요! 아마 회장님께서 보내신 거 같네요!’젠장! 구아람은 다소 당황했다.오늘 이 자리에는 신씨 가문의 사람들이 거의 다 있어 구씨 가문의 아씨라는 것을 들킬까 봐 걱정되었다. 바로 이때, 유민지가 그녀를 향해 살금살금‘OK’라는 손짓을 했다. 부드러운 미간에 장난기가 들어있었다.구아람은 눈치챈 순간 마음이 따뜻해졌다.‘역시 민지 이모!’모든 사람이 KS 그룹의 경매품을 사려고 꿈틀거렸다.“이 드문 도자기를 두 개씩이나 기부하다니! 역시 구씨 가문! 역시 재벌 답네!”“같은 재벌로서 신씨 가문은 너무 뒤떨어졌네, 아까 그게 뭐야, 우리 집 앞의 돌사자보다 가치가 없을 거야.”“신씨 사모님의
왜냐하면 그는 이미 마음에 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가끔 백소아가 자기와 있는 것이 낭비라고 생각했다.그녀의 아름다움을 낭비한다.신경주는 귀신에 홀린 듯 구아람의 가녀린 손목을 보았다.아니나 다를까, 그녀는 여전히 할아버지가 선물해 준 옥팔찌를 차고 있었다. 오늘과 어울리지 않아도 뺄 수 없을 만큼 좋아하나 보다.신경주의 가슴이 내려앉았다.도자기가 너무 핫해 경매사는 쉴 틈도 없었다.“20억!”“45억!”“47억!”“80억.”신경주는 우아하게 번호판을 들고 현재 전체 경기 중 가장 높은 숫자를 불렀다.구아람도 놀라 무의식으로 신경주를 바라보았다.‘이 자식, 여자 보는 눈은 별로 여도 골등물 보는 안목은 좋네.’신경주는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돌려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순간, 남자는 그녀의 지나치게 이성적이고 냉혹한 눈빛에 찔려 가슴이 움츠러들었다.구아람은 바로 시선을 돌려 그를 보지 않았다.결국 이 도자기는 신 사장님이 사 갔다. 사람들은 부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나중에 내가 술 마시러 가면 이 컵으로 날 대접해! 80억이 나의 신분에 어울려~.”이유희는 웃으며 말했다.“이 컵은 너무 작아서 네가 마시기엔 부족할 거야, 더 큰 것이 있는데 그게 너랑 더 잘 어울려.”“어떤 걸로 날 대접할 건데?”“변기.”이유희의 안색은 순간 어두워졌다.“맙소사! 양심도 없네!”이 말을 들은 구아람은 몸을 돌려 웃음을 터뜨렸다.김은주도 이때부터 아깝다고 느껴졌다.‘80억으로 컵을 샀다고? 오빠가 도대체 무슨 생각이지? 80억으로 별장을 사면 얼마나 좋아!’신씨 집에 시집가기도 전에 그의 돈을 걱정하였다.“다음 경매품은 매우 의미가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선생께서 50년 동안 간직한 물건입니다. 바로 노란 화리 의자!”경매사는 열정적으로 소개했다. 노란 화리 의자는 유리덮개로 보호되어 있고 힌 장갑을 낀 직원 네 명이 조심스럽게 들고 올라왔다.“왔어! 왔어!”이유희는 급히 신경주를 불렀다.그러고는, 신경주
안하무인인 신비한 미녀는 손을 들기만 하면 경아로움을 자아낸다.“엄마, 나…… 잘못 들은 거 아니지!”신효린은 놀란 눈으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저 촌놈이, 110억을 불렀다고? 어떻게 감히 이렇게 높은 가격을 불러? 일부러 그러지?”진주는 음산한 눈빛으로 구아람을 바라보았다.문득 진주는 무슨 생각이 난 듯 유민지를 바라보더니 속으로 냉소를 하였다.‘이 년이 진짜 용이 되고 싶어 하는구나, 구씨 가문을 감당할 수 있으려나!’“130억.”신경주는 가녀린 입술을 살짝 벌리고 골감이 고른 손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내리친 빛은 그의 꼿꼿한 자태를 황금빛 실루엣으로 물들였고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눈부셨다.그는 가격을 너무 높게 올려 다른 사람들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140억.”구아람은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고 망설임 없이 다시 번호판을 들어 올렸다.사람들은 또 한바탕 낮은 소리로 외쳤다.큰 장면에 익숙해진 이유희도 말문이 막혔다.그는 그들이 마치 무협 소설에 나오는 절세의 고수처럼 곧 하늘이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차가운 진기가 부딪친다고 느꼈다.“150억.”신경주는 침착함을 유지했다. ‘구윤을 위해 애를 쓰네!’구아람도 점점 오기가 생겼다.구윤이 사주지 않더라도 그녀는 비상급을 꺼내 신경주와 싸울 것이다.그러나 그녀는 제때에 손해를 멈추고 이해득실을 따질 줄 안다.골동품은 확실히 역사의 침전으로 인해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는 하나의 가격 한계가 있다. 150억은 이미 충분했다. 더 하면 기싸움으로 보일 것이다.“경주야, 너의 높은 아이큐는 모두 이큐로 바꾼 거지?”구아람의 눈치를 본 이유희는 급히 그의 귀에 대고 말했다.“딱 봐도 백소아 씨가 의자를 갖고 싶어 하는데, 그냥 봐주면 안 돼? 부부 백일의 은혜는 둘째치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녀와 다투는 건 좀 매너가 없지 않아?”“그녀는 구윤을 대신해서 나랑 경쟁하는 거잖아, 그녀랑 상관없어.”신경주는 차가운 눈빛으로
김은주도 벼락을 맞은 듯 얼굴이 창백했다.진정도 깜짝 놀라서 온몸이 얼어붙은 것 같았다!“엄마! 어떻게 된 거야!”김은주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물었다.“목걸이를 팔았다며? 왜 경매장에 있어?”“팔…… 팔았는데, 그럴 일 없는데!”진정이 중얼거렸다.“어쩌지? 오빠가 현장에 있는데, 오빠가 알면 나를 어떻게 생각하겠어! 무조건 화를 낼 거야!”김은주는 답답해서 울음을 터뜨릴 지경이었다.“괜찮아! 이 목걸이가 전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것도 아니고, 어쩌면 똑같을지도 몰라…….”“방금 경매사가 말했잖아! 전 세계에 하나밖에 없다고! 바로 오빠가 선물해 준 그 목걸이야! 그런 말로 속일 수 있을 거 같아?”모녀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생각들이 떠올랐다.김은주는 어떻게 해명할까를 생각하고 있었고 진정은 전당포에 맡긴 목걸이가 왜 KS 그룹의 명의로 기부되었는지를 생각했다.그녀는 갑자기 벌떡 일어나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설…… 설마, 그 전당포도 구씨 집안의 사업인가?’전당포는 매일 물 흐르듯 물건을 주고받는데 구씨 가문은 하필 보잘것없는 목걸이를 골라서 기부하다니! 이런 우연이 있다고?진정의 머리는 윙윙거리며 아파났다. 그녀는 매서운 눈빛으로 구아람의 능름한 뒷모습을 바라보았다.‘틀림없이 그 계집애가 한 짓이야!’‘오직 그녀만이 이 목걸이가 선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 사랑하지만 가질 수 없으니 너무 원망스러워 이 목걸이를 이용해 복수를 하려는 거야.’그리고 반대편.신경주의 표정은 점점 싸늘해졌다.그는 호흡이 가빠지면서 식은땀이 이마에서 흘러나왔다.“경주야, 너…… 너 괜찮아?”이유희는 그의 이상한 모습에 놀라면서 어리둥절했다.‘뜨거운 마음’은 김은주에 대한 신경주의 독보적인 애정을 쏟아부었고 디자인부터 소재 선정, 체면까지 버리면서 찾은 디자이너까지 모두 다 정성을 들여 한 것이다.그는 생전 처음으로 여자에게 정을 쏟았다고 느꼈다.그러나 지금, 그의 진정한 사랑은 이런 곳에서 팔리다니, 이것은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당하는
윤민지는 그 말을 듣고 이해했다. 무당은 성주 상류층에서 꽤 유명하다. 심지어 외지의 많은 부자들도 특별히 찾아와서 점을 보곤 한다. 하지만 그 무당은 뒤에서 나쁜 짓을 많이 했다. 돈만 있으면 고위층을 도와주곤 했다.“알았어. 아빠는 항상 미신에 빠져서 가끔 무당을 찾았어. 이틀 안에 자리를 마련할게. 무당을 아빠에게 추천해 주면 아빠는 무조건 만나러 갈 거야.”윤민지는 계획을 세웠다.“그때 내가 몰라 무당에게 돈을 줄게. 오빠 편을 들어주라고 할게. 오빠와 구씨 가문 계집애가 인연이고 윤씨 가문에 행운을 가져준다고 할게. 반대로 구씨 가문 계집애가 윤유성을 만나면 윤씨 가문에게 재난을 가져준다고 하면 돼. 아빠는 미신을 믿어서 절대 윤유성을 선택하지 않고 오빠를 추천해 줄 거야.”“정말 잘 됐어! 고마워, 민주야.”윤진수는 흥분하여 동생의 손을 잡았다.“오빠, 우린 같은 엄마 배에서 나왔어.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있었잖아. 엄마가 일찍 돌아가서 다른 여자와 결혼하고 우리와 재산을 뺏는 짐승을 낳았어. 우린 무조건 한 편이야. 내가 당연히 오빠 편을 들어야지.”윤민주는 속마음을 꺼냈다. 이미 시집을 간 윤민주는 정치를 하는 남편이 있다. 라이벌 가문 때문에 살기 힘들었고, 심지어 돈을 꺼내 남편을 도와줘야 하며 귀족 가문 아가씨의 모습을 드러내야 했다. 만약 유성의 세력이 점점 커지면 윤씨 가문에서 체면을 지키지 못할 것이다. ‘재산을 나눌 때 큰 오빠와 작은오빠라면 날 챙겨줄 거야. 하지만 윤유성은 날 죽이지 않는 것만으로 고마운 거야! 그래서 무조건 작은 오빠를 도와줘야 해!’“하지만 지금은 봉건사회가 아니야, 부모님이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어.”윤진수는 시가를 꺼내 손끝에 대고 놀면서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구아린과 구아람의 비서와 만나고 있다고 들었어. 구아람도 그 사랑을 엄청 지지하고 있어. 구아람이 어떤 사람인지 너도 알잖아. 구 회장님의 사랑을 받을 뿐만 아니라 신경주가 있어 대놓고 이씨 가문과 싸울 수 있어. 구아람이
28년 만에 처음으로 엄마한테 대들었다. 그러자 유혜령은 마음이 아팠다.“아홉째 아가씨와 만날 거예요. 결혼할 거예요.”수해는 피가 터질 것만 같았다.“아린 말고는 아무도 원하지 않아요!”“가족도 버리고 엄마도 버릴 거야?”유혜령은 울먹이며 말했다.“만약 나랑 아들로 인정한다면 아홉째 아가씨를 모욕하지 말고 사랑을 막지 마세요. 물론 막고 싶어도 막지 못할 거예요.”말하자마자 수해는 위층으로 올라갔다.“임수해, 너 거기 서!”유혜령은 수해의 뒷모습을 보며 소리를 질렀다.“내가 죽었으면 좋겠어? 경고하는데, 내가 죽이 않는 한, 절대 구씨 가문 첩의 딸을 받아들이지 않을 거야.”수해는 발걸음을 멈추었다. 마음을 돌린 줄 알고 유혜령은 기뻐했다. 그러나 수해는 차갑게 말했다.“임윤호, 경고하는데 그만해. 진주의 죄를 벗기려 하지 마. 아니면 내가 무슨 짓을 할지 몰라.”“이 자식이, 지금 날 협박해?”임윤호는 화가 나서 차갑게 물었다.“그게 왜? 네 말이 맞아. 나도 개야. 하지만 너와 달라. 난 짐승이야, 날 건드리면 네 목을 물어버릴 거야.”수해는 거친 말을 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떴다. 임윤호는 그 자리에서 소름이 돋았다....두 가문이 만나서 결혼에 관해 이야기한 후 자극을 받았는지, 윤진수는 이틀동안 아린의 꿈을 꿨다. 비록 초연서의 딸이라 아람의 신분과 비교할 수 없지만, 너무 예뻤다. 갑자기 취향을 바꾸니 좋았다.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중요한 건 이제 권력을 잃었기 때문에 구씨 가문의 도움이 필요했다. 윤진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유성에게 밟힐 수 없었다. 그날 밤, 윤진수는 윤민주를 와인 창고로 불렀다.어렸을 때부터 세 남매는 윤정용의 와인 창고에서 노는 것을 좋아했다. 어린이 된 후 이곳은 서로의 감정을 이야기하는 장소가 되었다.“오빠, 초연서의 딸과 결혼할 거야? 너무 큰 손실이야.”어렸을 때부터 윤진수와 제일 친했던 윤민주는 윤진수의 생각을 듣고 아쉽다고 생각했다.“오빠는 아빠가 제일
“신 사장님 다음에 호텔에서 하면 안 돼? 허리가 너무 아파.”경주는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호텔에서 하면 허리가 안 아파?”아람은 부끄러워 경주의 가슴을 내리쳤다.“아람아, 주말의 연회에 성주 유명 가문들이 거의 다 올 거야.”경주는 엄숙하고 진지하게 말했다.“너와 사귀는 것을 공개적으로 발표하고 싶어. 그래도 돼?”아람은 눈을 부릅뜨고 경주의 눈을 바라보더니 말이 나오지 않았다. 아람이 싫어하는 줄 알고 손을 꼭 잡았다.“사실 프러포즈를 하고 싶어. 하지만 네가 준비가 안 되고 너무 서둘러서 널 곤란하게 할까 봐 걱정돼.”“왜 그날이야?”“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경주는 울컥하며 수천 가지 감정이 솟구쳤다.“모든 사람에게 난 네 것이라고 말하고 싶어.”...수해는 피곤한 몸을 끌고 임씨 가문에 돌아왔다. 아람한테서 아린이 울었다는 소식을 듣고 전화를 여러 번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결국 아린은 핸드폰을 꺼버렸다. 수해는 낯까지도 행복했는데 왜 저녁에 만나지 말자고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머리가 터질 것 같아!’“우리 착한 동생, 오늘 구씨 가문 아가씨와의 데이트가 즐거웠어?”임윤호는 비아냥거리며 말하자 수해는 냉정하게 바라보았다.“즐겁지 않았나 보네, 안색이 너무 안 좋아.”임윤호는 다가와 혀를 차며 고개를 흔들었다.“왜, 손에 들어온 행복이 무너질 것 같아?”“누군가 했더니, 신씨 가문의 개구나.”수해는 차갑게 웃으며 임윤호의 조롱을 무시했다.“내가 개라도 내 실력으로 벌고 있어. 난 당당해.”임윤호는 뻔뻔하게 계속 조롱했다.“여자에 기대어 올라가는 너보다 훨씬 나아. 역시 비서가 다르네. 구씨 가문 아가씨를 꼬시더니 이제 아홉째 아가씨를 만나? 귀족 가문에 장가가고 싶어서 우리 동생이 최선을 다하네. 대단해!”수해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주먹을 쥐고 임윤호의 다친 코를 더 때리고 싶었다. 그러자 유혜령이 제때 나서서 말했다.“수해야, 그만해!”화나 있는 수해는 말을
하지만 어떻게 해야 구만복의 마음을 바꾸고 아린과 유성의 결혼을 막을 수 있을지 몰랐다. 아람은 숨을 고르며 오늘 밤에 있었던 일을 경주에게 말해주었다. 구만복과 싸운 일은 자연스럽게 생략되었다.경주는 단단한 팔로 아람의 허리를 감싸안고 눈썹을 찌푸렸다.“나랑 만난다고 구 회장님께서 동생을 윤씨 가문과 결혼시켜? 아무리 애착이 있다고 해도 너무 갑작스럽네.”“갑작스러워 보이지만 사실 전혀 그렇지 않아.”아람은 답답한 듯 고개를 흔들었다. 화가 나서 경주의 가슴을 잡았다.“아빠가 엄청 음흉해. 전에 너랑 만나는 거 싫어했었어. 전부터 이미 윤 회장님과 윤씨 그룹과 혼인을 결정했을 수도 있어. 지난번 경마 대회에서 수해한테서 들었어. 구만복과 윤유성이 사이가 좋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어. 그것도 계획일 수 있어. 그저 이씨 가문이 문제를 일으키고 진주가 잡혀서 계획이 틀어졌을 수도 있어. 아니면 아빠처럼 강한 성격으로 경마대회에서 나와 윤유성의 결혼을 발표했을지도 몰라! 완전히 아빠가 할 수 있는 짓이야!”경주는 피부가 따가웠다. 아람에게 잡혀 아팠지만 그것마저 행복했다.“아람아, 괜찮아. 구 회장님께서 정말 그렇게 하셨다고 해도 내가 너와 윤유성 그 자식이 엮는 것을 보고만 있었을 것 같아?”경주는 아람의 손을 잡고 키스를 하더니 뜨겁게 바라보았다.“무슨 대가를 치르던 널 뺏어올 거야.”‘뺏을 필요 없어. 난 네 것이야.’아람은 마음속으로 묵묵히 생각하며 눈을 깜빡였다.“하지만 이소희가 난동을 부린 덕분에 아빠가 너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어. 아니면 나와 아린 모두 윤씨 가문에 시집갔을 수도 몰라. 내 생각에는 윤 회장님이 아빠한테 뭐라고 했을 거야. 압박을 해서 아린이가 대신 시집을 간 거야. 젠장!”경주는 아람이 화난 것을 보고 마음이 안 좋았다.“아람아, 비록 말하기 싫지만, 윤유성이 너에 향한 마음이 깊어 동생과 결혼하지 않을 것 같아. 너를 뺏으려면 혼인을 받아들이지 않을 거야. 지금 윤진수도 폐인이 되었는데, 구 회장님은 아홉째
아람은 전화도 끊지 않고 옷도 갈아입을 겨를도 없이 새장에서 날아오르는 새처럼 해장원의 문밖으로 뛰쳐나갔다. 늦은 밤, 불빛만 비쳐 있었다. 강직하고 훤칠한 그림자가 눈빛을 반짝이며 기대하고 있었다.오늘 밤 일기예보에 폭우가 쏟아진다고 했지만 경주는 아랑곳하지 않고 성주에서 일을 마친 후 홀로 차를 몰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왔다. 이제 하루가 지났지만 너무 보고 싶었다.“경주야!”아람은 무거운 물을 밀치고 눈물을 흘리며 경주를 향해 달렸다. 아람은 눈웃음을 지으며 입꼬리를 올렸다. 행복한 미소는 아름답고 달콤했다. 경주는 두 팔을 벌려 맞이하려 했지만 아람은 이미 경주의 앞에 달려왔다. 경주는 든든한 팔로 아람을 깊숙이 안았다. “서둘러 왔어. 늦으면 네가 잠들어서 못 만날까 봐 걱정했어.”경주의 뜨거운 숨결이 아람의 귀에 뿌려졌다. 오른팔로 아람의 허리를 안고 왼손으로 등을 토닥이며 다정하게 말했다.“하지만 괜찮아. 온밤 기다리면 돼. 그저 내일 아침까지 기다리기에는 너무 보고 싶어.”“경주야.”아람은 킁킁거리며 눈이 빨개졌다. 바다의 고래처럼, 숲의 새처럼, 이 세상에 경주의 품만큼 아람을 편안하게 해줄 수 있는 곳은 없는 것 같았다.“응? 아람아, 울어?”경주는 깜짝 놀랐다. 아람의 턱을 들고 뜨거운 얼굴을 치켜들었다. 촉촉한 눈과 마주치는 순간 경주의 가슴이 아파 났다.“정말 울어? 누가 널 괴롭혔어?”아람은 경주의 가슴에 손을 놓고 옷을 잡았다. 구만복의 잔인한 말을 떠올랐다. 아린이 윤씨 그룹에 시집가는 건 경주와 만나는 것을 허락해 주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러자 아람은 눈물이 차올랐다.“우리, 만나면 안 되는 거 아니야?”경주는 긴장하며 입술을 떨었다.“아람아, 왜 그래? 왜 갑자기 그런 말을 해?”“우리가 만나면 사람들이 계속 억울하게 당하는 거 아니야?”아람은 말할수록 눈물이 났다. 다른 사람 앞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였지만 사랑하는 남자 앞에서 연약한 모습을 보이며 눈물을 흘렸다.“오빠부터, 이제는 아린이
이제 유일한 돌파구는 왕준의 상사 라이언을 잡는 것이다. 라이언의 증언이 있으면 유성의 정체가 밝혀질 것이다. 하지만 구만복에게 더 많은 걸 알려줄 수 없었다. 말할수록 위험하고 경주와의 계획이 망칠 수도 있다.“그러면 증거를 가져와. 그때 다시 결정하든지 할게.”구만복은 식은땀을 흘렸다. 더 이상 아람과 싸울 힘이 없어 문밖으로 나갔다. 기 비서는 구만복이 아프다는 것을 눈치채고 급히 따라갔다.“아빠, 이 비인간적이고 이기적인 자본가야!”아람은 구만복의 뒷모습에 대고 소리를 질렀다.“아빠가 싫어. 너무 싫어!”구만복은 마치 칼에 찔린 듯 가슴이 아파 몸이 흔들렸다. 지난번 아람이 구만복을 욕하고 싫다고 할 때는 구만복이 제일 사랑하는 여자, 아람의 엄마가 돌아갈 때였다.‘정말 모르겠네, 어렸을 때부터 제일 좋은 것을 모두 아람에게 주었는데. 가족의 모든 사람을 희생하여 아람의 미래를 도와줄 수 있는데, 왜 미움만 쌓는 거야.’“신경주와 만나고 싶어 하잖아.”구만복은 등을 지고 차갑게 말했다.“네가 추구하는 사랑은 모든 사람의 축복을 받을 수 없어. 불만이 있는 사람은 수작을 부릴 거야. 이렇게 하면 네 사랑을 허락할 수 있고 KS 그룹을 안정시키고 아린에게 좋은 가문에 시집을 보낼 수 있어. 왜 싫다는 거야?”아람은 점점 실망스러워 숨이 막혔다.“난 너희들의 아빠일 뿐만 아니라 재단의 책임자야. 자식들의 사랑을 위해 재단의 위험을 홀시할 수 없어. 게다가 너에게 자유를 주었고 모두에게 너처럼 대할 수 없어. 만족할 줄 알아야 해. 구아람.”아람은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섰다. 처음으로 구만복이 무서운 사람이라고 느꼈다....방으로 돌아가는 아람은 옷이 땀에 푹 젖었고 허탈한 것 같았다. 가슴 속은 괴로움으로 가득 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답답했다.‘안 돼, 아린이가 윤씨 가문에 시집갈 수 없어. 윤진수든 윤유성이든 모두 아린을 비하하는 거야!’구만복은 유성의 정체를 잘 몰라도 아람은 잘 안다. 그래서 무슨 대가를 치르던 결혼을
쾅 하고 아람은 화를 내며 문을 열었다. 아름다운 얼굴은 분노에 차 빨개졌고 주먹을 꽉 쥐었다. 구만복과 구 비서는 깜짝 놀랐다. 구만복은 바로 침착하게 말했다.“이 계집애, 예의도 없어? 노크할 줄 몰라?”“어렸을 때부터 해장원에서 난 노크를 한 적도 없어. 이제 와서 예의를 따져? 허, 찔려서 그래?”아람은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었다.“아빠는 뭐라고 생각해? 결혼도 여러 번 하면서 이제 딸을 바치며 윤씨 그룹에게 잘 보이려고 해? 아빠가 참 대단하네, 그저 바람둥이인 줄 알았는데 이기적인 사람이네! 내가 아빠를 너무 과대평가했어!”구만복은 순간 피를 토할 뻔했다. 이번에 말투는 예전처럼 여유를 부리지 않고 냉정하게 말했다.“네가 뭘 알아. 이건 편법이야.”“딸을 팔고 사랑하는 두 사람을 헤어지게 했어. 아린의 행복을 망쳐놓는 게 아빠의 편법이야?”아람은 차갑게 말했다. 구만복이 한 어처구니없는 일들을 합쳐도 이렇게 화나지 않았다.“넌 어려서 권력자가 얼마나 곤란한지 몰라. 구씨 가문은 대 가문이야. KS 재단에 몇만 명의 직원이 있어. 어떻게 다 생각대로 되겠어? 내가 올라오기 전에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지 몰라. 나도 많이 희생해서 지금의 구씨 가문이 있는 거야!”구만복은 눈썹을 찌푸렸다.“허, 그 말은 날 위해 수많은 사람을 희생하겠다는 거야?”아람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지금 아린을 희생했는데, 이제 또 누구를 희생할 거야? 화가 나갔어, 여섯째 언니가 결혼을 일찍 해서 화나고, 희생시킬 딸을 더 많이 낳지 못해서 화나겠어!”“구아람, 너!”구만복은 벌떡 일어나 제일 사랑하는 딸을 노려보았다. 부녀는 서로 상대했다. 기 비서는 땀을 흘렸다. 제일 무서운 것이 구만복과 아람이 싸우는 것이다.“그럼 어떡해? 다른 세 가문과 적이 될 거야? 네가 아무리 대단해도 상대할 수 있어?”“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내가 못 한다고 생각해? 날 얍잡아 보는 거야?”아람은 점점 화가 나서 눈을 부릅떴다.“윤유성은 악독하고 위선적인 사람
서재에서 얘기는 계속 이어갔다. 구만복은 자식이 있을 뿐만 아니라 절친이 있다. 고귀한 출생에 부유한 집안도 있다. 세상 사람들은 구만복을 부러워했다. 하지만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은 기 비서밖에 없었다.“기 비서, 지금 상황은 그렇게 쉽지 않아.”구만복은 눈썹을 찌푸리며 고개를 흔들었다.“몇 년 전, 아람이 밖에서 돌아다닐 때, 재단의 일은 항상 윤이가 챙겼어. 힘들어하는 것도 알아. 나중에 아람이 돌아오자 바로 자리를 내주었어. 자신의 능력이 어떤지 잘 알고 있어. 돌파하고 싶어도 어려워. 게다가 윤이와 진이는.”구만복은 후회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기 비서는 눈을 부릅뜨며 말하지 않았다.“아무리 생각해도 아람이 후계자로 가장 적합해. 내가 신경주를 싫어해도 아람이가 신경주를 너무 사랑해. 신경주는 신씨 그룹에서 처지가 좋지 않고, 위에 자리를 협박하는 형이 있어. 하지만 신경주가 아람에 대한 마음은 진심이야. 그 모습은 내 젊을 때와 많이 닮았다. 나중에 신씨 가문에 있지 못하면 데릴사위가 되어도 아람이나 우리 KS에도 좋은 일이야.”구만복은 늘 생각이 많은 사람이다. 심지어 경주의 미래까지 생각해 놓았다. 기 비서는 씁쓸하게 웃었다.“구 선생, 너무 생각이 많네요. 신 사장님의 능력으로 데릴사위는 아닌 것 같아요. 자존감도 높고 군인 출신인데 아가씨 덕을 보지 않을 것 같아요.”“그냥 그렇다는 말이야. 잘 나가면 더 좋지. 하지만 안 되면 아람을 도와 신씨 그룹을 없애면 난 더 좋아!”구만복은 도도하게 쳐다보았다.“그저 아람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돼.”밖에서 엿듣던 아람은 이를 악물었다.‘참, 말을 지나치게 하네!’“하지만 이게 다 나중의 일이야. 지금은 상황에서 아람과 신경주를 허락해 주려면 바깥세상의 혼란을 진정시켜야 해. 정용은 내 생명의 은인이야. 그렇다 해도 이 결혼이 파탄 나면 윤씨 가문은 이제부터 우리의 적이 될 거야.”구만복은 생각할수록 머리가 아팠다.“지난번 경마 대회 이후 이씨 가문과 완전히 끝났
아람은 아린이 들은 것을 알고 일부러 멈추지 않고 걱정하며 쫓아갔다.“아린아, 왜 그래?”아람은 아린의 팔을 덥석 잡았다. 아린은 천천히 돌아서며 눈물을 흘렸다.“괜찮아요, 언니.”아람은 깜짝 놀랐다.“너, 울어? 왜 울어? 수해랑 싸웠어? 아니면.”“언니, 신 사장님과 꼭 행복하세요.”이상한 말만 남기고 아린은 아람의 손을 뿌리치고 달아갔다. 아무리 불러도 멈추지 않았다. 아람은 눈썹을 찌푸렸다.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느껴져 바로 수해에게 전화했다.“아가씨.”수해의 목소리도 힘이 없었다.“수해야, 아린이랑 무슨 얘기 했어? 왜 그렇게 슬프게 울어? 네가 괴롭혔어?”아람은 허리에 손을 놓고 물었다.“아린이가 울어요?”수해는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아람에게 솔직하게 말했다.“아가씨, 아홉째 아가씨와 싸우지 않았어요. 밖에서 돌아올 때부터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았어요. 물어봐도 그저 한동안 저를 안 만나겠다고만 했어요. 다른 건 말하지 않았어요.”아람은 들을수록 수상했다. 아린이 수해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아람은 잘 안다. 오전까지만 해도 서로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갑자기 안 만나겠다고 하는 건 너무 이상하다.“오늘 밤 아린이 혼자 나갔어? 뭐 하러 갔어? 너한테 말했어?”수해는 잠시 생각하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아린이가 구 회장님, 그리고 셋째 사모님과 같이 나간 것 같아요.”아람은 이 말을 듣자 안색이 어두워졌다....서재에서.구만복은 기 비서가 준 뇌경색 약을 먹고 소파에 앉아 눈을 감고 쉬고 있었다.“기 비서, 타구를 가져와, 토하고 싶어. 우웩.”“잠시만요! 좀만 참으세요!”기 비서는 바로 달려가 타구를 가져오고 한쪽 무릎을 꿇고 구만복 곁에 있었다. 구만복은 가슴에 손을 놓고 몸을 숙여 고통스럽게 있었지만 아무것도 토하지 못했다.“구 선생, 약이 너무 독해요, 양을 줄여야 해요.”기 비서는 구만복이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보자 마음이 아팠다.“회복되기 전에 쓰러지겠어요. 그러면 안 되잖아요.”“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