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무는 입을 꾹 다물고 숨이 막힐 정도로 웃음을 참았다.신경주는 가슴에 탁한 기운이 솟아오르자 차갑게 말했다.“난 그녀와 더 이상 미래가 없어, 뒤돌아보는 그런 품위 없는 일을 하지 않을 거야.”이유희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그를 간파하기도 귀찮아서 화제를 돌렸다.“경매물 중에서 갖고 싶은 거 있어?”“응, 노란 화리 의자를 갖고 싶어.”그는 의자를 사서 할아버지에게 생신 선물로 주고 싶었다.“보는 눈이 있네! 내가 도와줄게. 누가 살려고 하면 내가 말려볼게.”“그럴 필요는 없어.”신경주 담담하게 고개를 저었다.“바자회에서는 자선이 제일 중요해, 그 물건이 인연이 있으면 나한테 오게 돼있어, 강요하면 재미없잖아.”두 사람은 경매장에 들어가서 곧장 첫 줄로 갔다.이 줄은 VIP 중 VIP로, 진정한 명문 귀족이나 엘리트만이 이곳에 앉을 자격이 있다.훤칠한 신경주와 아름다운 미모를 지닌 이유희가 입장할때 현장의 분위기는 한층 더 뜨거워졌다.유명한 아씨들은 하나같이 부끄러워 얼굴을 붉혔다.“신 사장님이 너무 멋있네, 완전 내 스타일이야.”“네 스타일? 꿈도 꾸지 마, 신 사장님께서 김씨 가문의 아씨랑 결혼한다던데 몰랐어?”“뭐? 불량 가구를 파는 김씨 가문? 대박, 그런 가문은 우리집에서 하인을 할 자격도 없는데, 신 사장님이 너무 아까워!”“김은주와 신 사장님은 소꿉친구야, 신 사장님이 전 부인과 이혼한 이유도 이 여자와 결혼하기 위해서야, 네가 무슨 능력으로 신 사장님을 뺏을 수 있겠어?”“쯧쯧…… 전처가 불쌍하네! 김은주의 가식적인 저 꼴을 봐봐, 분명 신 사장님이 2년도 안 돼서 질릴 거야.”신경주는 우아하게 앉아 강렬한 아우라가 온몸에 풍겼다.그는 무심코 곁눈질을 하다가 바로 옆에 ‘구윤’이라는 이름표가 적힌 의자를 보았다.남자는 입을 꼭 다물고 미간을 찌푸렸다.“아이, 경주야, 이건 정말 어쩔 수 없었어, 할아버지께서 마련하신 자리라 함부로 바꿀 수 없었어.”이유희는 그의 생각을 꿰뚫어보고 그의 귓가에 엎드려 작은
이 말이 나오자 모든 귀부인들은 어리둥절하여 잇달아 진주를 향해 곁눈질했다.그녀들은 이 아름다운 여인이 신 사장님의 전처라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 단지 어느 훌륭한 가문의 아씨라고 느꼈을 뿐이다. 그렇지 않으면 신광구의 부인에게 감히 대들지 못할 것이다.진주는 치를 떨며 냉소하였다.“허, 백소아 씨의 지위가 올라가더니 예전과 다르네, 이렇게 말을 잘할 줄 생각도 못 했네.”구아람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진주의 비아냥거림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전 그냥 다른 사람이 말하는대로 한건데, 지위랑 무슨 상관이에요?”진주는 화가 나서 얼굴이 빨개지며 머리가 어지러웠다.“백소아! 우리 엄마가 아무래도 너보다 어른인데, 말을 그렇게 예의 없게 해?”엄마가 수모를 당하는 것을 보자 신효린은 화를 내며 달려들어 사람을 물어뜯을 태세였다.구아람은 힐끗 웃었다. 신효린은 그의 어머니의 잔꾀를 물려받았지만 음침한 마음은 물려받지 못했다. 이런 천박한 여자에게 쓸데없는 말을 할 가치도 없다.“여기 본 사람들이 많죠.”임수해는 참다못해 차가운 얼굴을 하며 구아람의 앞을 막아섰다.“누구 먼저 시비 걸고 말버릇 없었는지 여기 계신 사람들은 다 봤을 건데.”“아이고, 구 사장님뿐만 아니라 이 선생님도 있네, 백소아 씨를 지켜주는 남자가 참 많아.”김은주는 틈을 타서 그녀를 비웃었다.“김은주, 넌 입만 열면 헛소문을 퍼뜨리네, 근데 무슨 대가를 치르게 될지는 생각해 봤어?”매서운 눈빛을 하며 자신을 바라보는 구아람을 보고 김은주는 가슴이 움츠러들었다.예전에는 구아람이 얌전하고 만만한 시골 처녀로 보였는데 지금은 은근히 그녀가 두려워졌다. “백소아 씨, 당신이 여기에 나타난 것은 적합하지 않은 거 같아요, 우리도 당신을 위해서 말해주는 거예요.”진정은 입만 열면 괴상야릇했고 웃음 속에 칼을 숨긴 것 같았다.“당신이 젊고 세상 물정을 모를 때 은주와 경주의 사이에 끼어 들어 자신의 처지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지. 잘못을 했어도 우리는 당신을 탓하지 않았잖아
그녀는 신경주와 이혼 절차를 마칠 준비를 하고 있어 늘 결혼증을 가지고 다녔다.이번에는 결혼증이 요괴 거울이 되여 그들의 정체를 나타나게 하였다.진씨 가문의 두 자매도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어쨌든 지금 그들은 여전히 합벅적인 부부인데,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누가 내연녀고 이 자리에 나타날 자격이 없는지 다들 잘 생각해 보세요.”말을 마치자 구아람은 결혼증을 거두고 자리를 떠났고 김은주만 제자리에 남아 부끄러움을 숨기지 못했다.……5분 후 경매회가 시작될 예정이고 모든 하객들은 자리를 잡았다.진주와 신효린은 세 번째 줄에 앉았다. 문을 열고 들어온 순간부터 신효린의 시선은 이유희에게 갔다.“멋있어…….”“이씨 가문의 바자회는 격이 너무 높고 경비가 삼업해서 첫줄로 바꿔달라고 사정해도 들어주지 않네.”진주는 매우 불쾌하게 중얼거렸다.“걱정 마, 엄마가 나중에 꼭 도련님과 자리를 마련해 줄게, 우리 딸의 미모와 고귀함은 반드시 도련님의 마음을 잡을거야.”비록 이유희는 성주에서 소문난 바람둥이지만 이씨 가문과 사돈을 맺기 위해 딸을 밀어 넣기로 결심했다.게다가, 신효린은 이 도련님을 매우 좋아해서 이 기회를 반드시 잡을 것이다.“엄마, 오빠와 도련님이 친한 사이인데, 오빠한테 부탁해 봐.”신효린은 입을 오므리며 빌었다.진주는 순간 눈빛이 싸늘해졌다. 그 자식에게 부탁할 일은 절대 없다.“효주는?”“또 어디론가 숨어버렸겠지, 엄마, 다음부터는 데리고 오지 마,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카메라만 보면 얼굴을 찌푸리고, 너무 창피해!”신효린은 친동생을 너무 싫어했다.“네 동생이 원래 그렇잖다. 스무 살이 되었으니 사람을 더 많이 만나게 해야겠어, 어느 집 도련님이 결혼을 원한다면 바로 시집을 보낼 거야.”진주는 한숨을 쉬었다.이 말은 자식을 파는 것과 같았다. 2년만 더 미루면 못쓸 물건인 듯했다.김씨 모녀는 더욱 괴로웠다.경매장에는 모두 십여 줄의 좌석이 있는데, 꽃처럼 화려하게 꾸민 모녀를 가장 눈에 띄지 않는 맨 뒷
구아람은 번거로운 드레스 대신 직접 디자인한 블랙 슈트를 입었다. 가슴에는 여전히 최고의 주얼리 디자이너인 알렉스의 또 다른 노란 다이아몬드로 만든 브로치 작품을 달고 있었다.그녀의 늠름한 자태는 귀부인들을 뛰어넘었다.그녀들은 응석받이로 키운 공주이다.그러나 구아람은 늘 패기가 넘치는 여왕이다!김은주는 싫어하는 사람이 모든 사람의 주목을 받자 화가 나 치를 떨었다.이때, 옆에 있던 귀부인들이 감탄하며 구아람을 훑어보면서 의논을 하였다.“맙소사, 이게 어느 가문의 아씨야? 너무 우아하고 고상하잖아!”“젊어서 망정이지, 아니면 어느 재단의 주인인 줄 알겠어, 이건 남자들도 비교 못 할 아우라야!” “브로치를 봤어? 알렉스의 대물급 작품이야! 3년 전 어떤 사람이 200억으로 사고 싶었지만 알렉스의 비웃음을 당했었지.”‘뭐? 대물급 작품이라고?’주얼리를 조금이라도 접해본 사람이라면 알렉스를 모를 수 없다. 3년 전 전시회를 열자마자 히트를 친 그 작품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김은주는 화가 나서 구아람의 옷차림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지금 다시 자세히 보니 더욱 질투가 났다.“허, 보아하니 백소아가 구 사장님한테 이익을 많이 건졌네.”진정은 질투가 나면서 한편으로 부러워했다. 그러고는 딸을 향해 호되게 꾸짖었다.“내가 너를 엄청 귀하게 키웠는데 시골 처녀보다도 못하다니! 네 이모가 친척들의 체면을 봐서 너에게 신경주를 접근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 너의 능력만으로 그의 마음을 잡았을 거 같아?”“엄마! 이미 내가 이겼는데 왜 아직도 이런 말을 해?”김은주는 주먹을 불끈 쥐고 눈시울을 붉혔다.“백소아가 구윤을 꼬셨다 해도 뭐 어때? 신씨 가문은 구씨 가문보다 하나도 뒤지지 않아! 게다가 그들은 이미 이혼했어, 백소아는 버림받은 여자야! 오빠는 평생 내 남자야!”“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이상 방심하면 안 돼!”진정은 불안해서 가슴이 두근거렸다.“요즘 신 사장님이 너한테 냉담해졌다는 걸 나도 눈치챘어. 그리고 신 씨네 늙은이도 아직 널
구아람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째려보았다.신경주는 이유희가 한 짓을 본 순간 안색이 어두워졌다.“나 방금 어때?”이유희는 싱글벙글 웃으며 신경주의 곁에 다가가 팔꿈치로 그를 건드렸다.“좋아, 한 번만 더 해봐.”신경주는 그를 향해 비스듬히 기울었다.“널 죽여버릴 거야.”이유희는 어이가 없었다.“형님, 왜 또 그러는데? 넌 내가 만났던 수백 명의 여자친구들보다도 어려워!”얼마 지나지 않아 첫 경매품이 사람들 앞에서 전시되었다. 송나라 문물의 사의 산수화로, 필조가 소박하고 신형이 갖추어져 있는 가작이다. 다만 화가가 유명하지 않아 2억 정도 밖에 안됐다.신경주는 문물에 관심이 없지만 어렸을 때 할아버지와 아버지에게서 항상 보고 들어서 익숙했다.이 그림은 그가 한눈에 할아버지의 화실에 똑같은 그림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할아버지의 그 그림은 진품이고 경매회의 이 그림은 모사 기술 뛰어난 복제품일 것이다.복제품과 모조품은 큰 차이가 있다. 일부 고품질 복제품도 높은 가격으로 팔린 적도 있었다. 다만 진품과는 비교할 수 없다.“2억 5000만!”“3억!”“3억 5000만!”가격을 확정하려는 순간 우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10억!”구아람은 느릿느릿하게 번호표를 들었다.사람들은 깜짝 놀라 이 신비하고 아름다운 여인을 바라보았다.신경주는 구아람의 예쁜 옆모습을 보면서 의아했다.우선, 이 그림은 10억의 가치가 없고 4억도 많은 편이었다.그리고 백소아가 오랫동안 할아버지의 곁에 있었고 할아버지를 도와 청소까지 했었는데 진품이 거기에 있다는 것을 모를 수가 없다. 그런데 왜 헛돈을 주고 모조품을 사려는 것인가?“12억!”사람들은 또 눈길을 후방으로 돌렸다.김은주가 남들이 못 볼까 봐 번호표를 높이 들고 있는 것이 보였다.이 여자가 내세우는 것을 볼 수가 없었다.“12억 5000만.”구아람은 다시 여유롭게 번호표를 들었다.“13억!”김은주가 뒤따라 소리를 지르자 주위 사람들이 그녀를 쳐다보았다.진정의 마음이 조마조마
신경주의 안색은 한 층 더 어두워졌다.18억 원도 나왔는데 20억은 거뜬했을 것이다.백소아가 갑자기 손을 내린 것은 살 수 없는 것이 아니라 포기했기 때문이다.일부러 그런 거야!그러나 그는 아무 말도 못 했다. 결국 아무도 김은주를 강요하지 않았고 오직 그녀가 원한 것이다.몇몇 경매품이 지났지만 구아람은 손을 들지 않았다.신경주도 오직 노란 화리 의자만 사고 싶어 역시 가만히 있었다.다음 경매품은 진주가 신씨 그룹을 대표하여 기증한 한 쌍의 에메랄드 장식품이었다. 최저가가 3억이었다.구아람은 가볍게 키득거리며 거들떠보지도 않고 고개를 저었다.복제춤을 사더라도 비싼 돈을 주고 두 돌멩이를 사기 싫었다. 누가 사면 그 사람은 호구인 셈이다.역시 경매자는 거의 없었다. 경매사는 열심히 소리쳐 결국 4억에 팔렸다.진주의 웃음은 점차 사라졌다.신경주는 자기와 상관없다는 듯 가만히 있었다.왜냐하면 진주가 무엇을 하든 망신당하는 것은 신광구이기때문이다.“다음 경매품은 KS 그룹의 유민지 여사님이 기부한 컵입니다!”현장은 순간 뜨거워졌다.구아람은 놀라서 황급히 뒤돌아 둘러보았다.마침내 그녀는 뒷줄에서 앉아 있는 유민지을 보았다.‘이모가 여길 왜 왔어? 왜 나한테 말 안 했어?’구아람은 긴장하여 임수해에게 문자를 보냈다.‘저도 방금 알았어요! 아마 회장님께서 보내신 거 같네요!’젠장! 구아람은 다소 당황했다.오늘 이 자리에는 신씨 가문의 사람들이 거의 다 있어 구씨 가문의 아씨라는 것을 들킬까 봐 걱정되었다. 바로 이때, 유민지가 그녀를 향해 살금살금‘OK’라는 손짓을 했다. 부드러운 미간에 장난기가 들어있었다.구아람은 눈치챈 순간 마음이 따뜻해졌다.‘역시 민지 이모!’모든 사람이 KS 그룹의 경매품을 사려고 꿈틀거렸다.“이 드문 도자기를 두 개씩이나 기부하다니! 역시 구씨 가문! 역시 재벌 답네!”“같은 재벌로서 신씨 가문은 너무 뒤떨어졌네, 아까 그게 뭐야, 우리 집 앞의 돌사자보다 가치가 없을 거야.”“신씨 사모님의
왜냐하면 그는 이미 마음에 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가끔 백소아가 자기와 있는 것이 낭비라고 생각했다.그녀의 아름다움을 낭비한다.신경주는 귀신에 홀린 듯 구아람의 가녀린 손목을 보았다.아니나 다를까, 그녀는 여전히 할아버지가 선물해 준 옥팔찌를 차고 있었다. 오늘과 어울리지 않아도 뺄 수 없을 만큼 좋아하나 보다.신경주의 가슴이 내려앉았다.도자기가 너무 핫해 경매사는 쉴 틈도 없었다.“20억!”“45억!”“47억!”“80억.”신경주는 우아하게 번호판을 들고 현재 전체 경기 중 가장 높은 숫자를 불렀다.구아람도 놀라 무의식으로 신경주를 바라보았다.‘이 자식, 여자 보는 눈은 별로 여도 골등물 보는 안목은 좋네.’신경주는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돌려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순간, 남자는 그녀의 지나치게 이성적이고 냉혹한 눈빛에 찔려 가슴이 움츠러들었다.구아람은 바로 시선을 돌려 그를 보지 않았다.결국 이 도자기는 신 사장님이 사 갔다. 사람들은 부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나중에 내가 술 마시러 가면 이 컵으로 날 대접해! 80억이 나의 신분에 어울려~.”이유희는 웃으며 말했다.“이 컵은 너무 작아서 네가 마시기엔 부족할 거야, 더 큰 것이 있는데 그게 너랑 더 잘 어울려.”“어떤 걸로 날 대접할 건데?”“변기.”이유희의 안색은 순간 어두워졌다.“맙소사! 양심도 없네!”이 말을 들은 구아람은 몸을 돌려 웃음을 터뜨렸다.김은주도 이때부터 아깝다고 느껴졌다.‘80억으로 컵을 샀다고? 오빠가 도대체 무슨 생각이지? 80억으로 별장을 사면 얼마나 좋아!’신씨 집에 시집가기도 전에 그의 돈을 걱정하였다.“다음 경매품은 매우 의미가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선생께서 50년 동안 간직한 물건입니다. 바로 노란 화리 의자!”경매사는 열정적으로 소개했다. 노란 화리 의자는 유리덮개로 보호되어 있고 힌 장갑을 낀 직원 네 명이 조심스럽게 들고 올라왔다.“왔어! 왔어!”이유희는 급히 신경주를 불렀다.그러고는, 신경주
안하무인인 신비한 미녀는 손을 들기만 하면 경아로움을 자아낸다.“엄마, 나…… 잘못 들은 거 아니지!”신효린은 놀란 눈으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저 촌놈이, 110억을 불렀다고? 어떻게 감히 이렇게 높은 가격을 불러? 일부러 그러지?”진주는 음산한 눈빛으로 구아람을 바라보았다.문득 진주는 무슨 생각이 난 듯 유민지를 바라보더니 속으로 냉소를 하였다.‘이 년이 진짜 용이 되고 싶어 하는구나, 구씨 가문을 감당할 수 있으려나!’“130억.”신경주는 가녀린 입술을 살짝 벌리고 골감이 고른 손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내리친 빛은 그의 꼿꼿한 자태를 황금빛 실루엣으로 물들였고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눈부셨다.그는 가격을 너무 높게 올려 다른 사람들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140억.”구아람은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고 망설임 없이 다시 번호판을 들어 올렸다.사람들은 또 한바탕 낮은 소리로 외쳤다.큰 장면에 익숙해진 이유희도 말문이 막혔다.그는 그들이 마치 무협 소설에 나오는 절세의 고수처럼 곧 하늘이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차가운 진기가 부딪친다고 느꼈다.“150억.”신경주는 침착함을 유지했다. ‘구윤을 위해 애를 쓰네!’구아람도 점점 오기가 생겼다.구윤이 사주지 않더라도 그녀는 비상급을 꺼내 신경주와 싸울 것이다.그러나 그녀는 제때에 손해를 멈추고 이해득실을 따질 줄 안다.골동품은 확실히 역사의 침전으로 인해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는 하나의 가격 한계가 있다. 150억은 이미 충분했다. 더 하면 기싸움으로 보일 것이다.“경주야, 너의 높은 아이큐는 모두 이큐로 바꾼 거지?”구아람의 눈치를 본 이유희는 급히 그의 귀에 대고 말했다.“딱 봐도 백소아 씨가 의자를 갖고 싶어 하는데, 그냥 봐주면 안 돼? 부부 백일의 은혜는 둘째치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녀와 다투는 건 좀 매너가 없지 않아?”“그녀는 구윤을 대신해서 나랑 경쟁하는 거잖아, 그녀랑 상관없어.”신경주는 차가운 눈빛으로
“소연 씨, 오늘 밤 신 사장님과 함께 데리러 갈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을 거예요.”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맹새했다.[들키는 게 두렵지 않아요. 그제 그 시간에만 나갈 수 있어요.]만소연은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데리러 가는 건 소연 씨 안전을 생각해서예요.”경주는 엄숙한 말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지금 윤씨 가문이 소연 씨의 일거일동을 감시하고 있을 수 있어요. 만약 갑자기 나가서 윤씨 가문 사람에게 들키면 위험해질 수 있어요.”만소연은 깜짝 놀랐다.[구, 구아람 씨, 이 분은.]“소연 씨, 두려워하지 마세요. 신 사장님이에요. 제 곁에 있어요.”아람은 눈웃음을 지으며 얼굴을 들고 경주의 얼굴을 살짝 쳤다. 경주는 바로 몸을 기울리고 여왕을 모시는 우아한 집사처럼 잘생긴 얼굴을 아람에게 들이대며 코끝을 맞댔다. 아람은 멍하니 눈을 깜빡거렸다. 경주는 이때 아람에게 키스를 했다. 혀는 천천히 움직이며 아람을 혼란스럽게 했다. 하지만 이때 경주는 아람의 입술을 떠났다.‘음, 이 나쁜 남자, 정말 나빠. 점점 나쁘네!’[신, 신 사장님? 정말 신 사장님이에요?]만소연의 눈빛이 순간 밝아지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신, 신 사장님. 존경합니다. 제 롤모델이에요!]경주는 누썹을 찌푸렸다. 한참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감사합니다.”[그냥, 잘생겼다고 생각했어요. 연예인보다도 잘생겼어요. 저 신 사장님을 엄청 좋아해요!]“저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바로 구아람 씨예요.”경주는 스님처럼 무심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하며 아람의 어깨를 끌어안았다.[아니에요,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만소연은 황급히 해명했다.[저는 그저 신 사장님의 능력과 외모를 존경하는 거예요. 다른 뜻은 없어요. 그리고 저는 구아람 씨와 신 사장님의 팬이예요. 정말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쯧, 신 사장님은 전에 인터넷에서 평판이 엄청 안 좋았는데, 얼굴 빼고 아무것도 없어. 그런데 팬이 있네? 역시 지금 시
아람의 머리를 빗어주던 경주의 손도 순간 멈칫하며 핸드폰을 바라보았다.“아람아, 아는 번호야?”“몰라.”“받을 거야?”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아람은 낯선 번호를 받지 않는다. 모르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도 적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대감으로 가득 찬 듯 막연하게 심장이 두근거렸다. 전화를 마치지 않으면 많은 것을 놓칠 것 같았다.“여보세요.”아람은 다정하게 전화를 받았다.[여, 여보세요.]전화 반대편에서 소심하고 낮고 부드러운 여자애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뜻 들으면 아린과 비슷하게 들렸다. 아람과 경주는 서로를 쳐다보고는 즉시 스피커폰을 켰다.“죄송하지만, 누구세요?”[구, 구아람 씨 맞아요?]소녀는 나지막하게 말했다.“네, 구아람이에요.”[저, 저는 만소연이에요.]경주와 아람은 순간 긴장했다. 특히 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손에 식은땀이 났다. 경주는 숨을 죽이고 아람을 바라보았다. 아람의 손을 잡고 가슴에 대며 안전감을 주었다.“소연 씨, 드디어 전화가 오셨네요.”아람의 목소리는 다정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친근하게 말하기 위해 성을 떼고 불렀다.“매일 소연 씨의 전화를 기다렸어요. 드디어 전화 오셨네요.”경주는 눈을 부릅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만소연의 전화를 기다렸다는 건, 만소연을 만나고 얘기를 했다는 건데, 아니면 왜 그렇게 말하겠어. 하지만 언제 만났지? 난 왜 몰랐지?’[매일, 기다렸어요?]만소연은 잠시 침묵하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구아람 씨, 만약 제가 연락하지 않았다면.]“그래도 기다렸을 거예요. 연락하든 안 하든 선택권은 소연 씨에게 있어요. 기다리든 말든 제 선택이에요.”아람은 이글거리는 눈빛에 굳은 의지가 가득했다. 하지만 또 한 번의 긴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아람은 상대방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렸다.경주는 아람의 친착함을 존경했다. 목표을 이루기 위해 억울해하며 참았고 굴욕도 견딜 수 있었다. 고귀한 출생으로 인해 우월감을 느끼지 않았고
윤씨 가문은 라이브 사건을 필사적으로 숨기고 싶었지만, 윤진수의 평판이 너무 않 좋았다. 사람들은 그저 웃음거리를 보고 싶었다. 게다가 윤진수를 지목하는 구씨 가문 아가씨 아린이 나타나 더욱 드라마틱해져 점점 뜨거웠다.열기가 갈아앉지 않으면 윤진수는 경찰의 목표로 될 것이다. 윤정용은 심지어 뻔번하게 경찰 총장에게 가서 사정했지만, 마침 최고의 재벌 구만복이 오랜만에 실검에 올랐다. 사무실의 TV에서 뉴스가 방송되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한 리본 커팅 행사에 참석한 후 기자와 인터뷰하는 구만복의 모습이 보였다. 기자는 바로 물었다.“구만복 씨, 이틀 전 라이브에서 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성.”“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자?”구만복의 안색이 순간 차가워지며 반박했다.“어느 언론사 출신이에요? 이렇게 정보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지는데 기자를 해요?”사람들은 구만복의 압박감에 숨도 쉬지 못했다.“제 친딸이에요. 우리 구씨 가문의 막내 공주님. 제 셋째 부인 초연서의 딸이에요.”구만복의 표정은 유난히 차가웠지만, 아린을 언급하자 날카로운 눈빛에 보기 드물게 온기가 돌았다.“제 눈에 아람이든, 아린이든 모두 소중한 딸이에요. 아린을 공개하지 않은 건, 나이도 어리고 확교를 다니고 있고, 모녀가 겸손해서예요. 아이의 학교생활을 방해할까 봐 공개적인 자리에 데리고 다니지 않았어요.”“결국 모두 막내딸을 지키려고 한 거예요. 하지만 내 딸을 보호하는데, 윤진수 그 짐승에게 기회를 주었어요!”‘젠장, 구 회장님의 말이 정말 날카롭네. 구만복과 윤정용이 친하다는 것을 모른느 사람이 없잖아. 하지만 막내딸을 위해 윤씨 가문의 체면을 전혀 봐주지 않네!’“우리 딸은 큰 굴욕을 당했어요. 윤씨 그룹이 사적으로 가고 싶은데, 그럴 일은 없어요. 반드시 끝까지 조사할 거예요!”구만복의 눈시울이 붉히며 하마터면 카메라 앞에서 실례를 할 뻔했다. 겨우 화를 억누르며 카메라를 향해 이를 악물었다.“윤정용, 너 이 자식, 양심이 있으면 네 아들이 대가를 치르고 우리 딸에게
“아람아, 너, 너 왜 들어왔어, 언제 들어왔어.”경주는 여전히 멍했다. 습관적으로 아람의 허리를 잡고 위아래로 부드럽게 문질렀다. 아람은 가슴을 가리고 투덜거렸다.“깜짝이야. 방금 네 눈빛이 엄청 무서웠어. 날 잡아먹을 것 같았어.”“미안해, 아람아. 입대했을 때 생긴 고질병인 것 같아. 불치병 같은 반응이야.”그 말을 듣자 아람은 가슴이 아파 경주의 얼굴을 만졌다. 경주는 죄책감을 느꼈다. 아람의 손을 잡고 손등을 키스했다.“왜 몰래 들어왔어. 들키면 어떡해.”“몰래? 여긴 내 집이야. 왜 몰래 들어와. 난 당당하게 들어온 거야.”아람은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경주의 코끝을 가리켰다.“왜? 신 사장님이 좀 당황한 것 같지?”“정식으로 네 집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야. 아람아, 네 가족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겨주고 싶어.”경주는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풋, 그거 때문이었어?”아람은 웃음을 떠뜨렸다. 장난스럽게 손가락으로 경주의 셔츠 단추를 풀었다.“우리 가족은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챙기기 힘들고 잘해주기도 어려운 사람이야. 아니면 윤유성 그 독뱀이 벌써 우리 집에 들어왔겠지. 안 그래?”“아람아.”경주는 씁쓸하게 웃었다.“우리 가족은 널 천천히 받아드리고 있어. 그러니 걱정 마. 너 답게 행동해.”아람은 다정하게 말을 하며 경주의 셔츠 단추를 모두 풀었다.“또 나 몰래 밤새 일했어? 이렇게 앉아서 자면 허리디스크 터져. 잠옷을 갈아입고 편하게 누워.”“응, 알았어.”경주는 얌전히 말을 들었다. 잠옷을 갈아입을 때 기지개를 펴니 허리가 아팠다. ‘설마, 정말 나이가 들어서 그래?’“아람아, 빨리 방으로 가.”경주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아람은 귀여운 토끼처럼 재빨리 이불속으로 들어갔다.“너랑 같이 잘 거야.”“아람아, 말 들어. 이제 성주로 돌아가면.”“싫어. 지금 같이 잘 거야.”아람은 경주의 옷깃을 잠고 놓지 않았다. 경주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는 아람의 매혹적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욕망이 솟
구만복이 말하자 모두가 발걸음을 멈추고 갑자기 조용해졌다. 아람은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 입을 크게 벌리며 믿기지 않는 듯 구만복을 바라보았다.“방금, 뭐라고 하셨어요?”경주는 가슴이 떨리며 눈을 부릅뜨고 구만복의 잘생기고 위엄 있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순간 숨이 막히고 가슴이 두근거렸다.“지금 출발하면 새벽에 도착하잖아. 내일 아침 별일 없으면 오늘 여기서 자고 가.”구만복은 눈썹을 찌푸리며 기침을 두 번했다. 이번에는 똑똑히 들었다. 경주도 들었고, 아람도 들었고, 모든 사람이 들었다. 서프라이즈가 경주에게 다가오자 경주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맑은 눈에 감동적인 감정으로 가득 찼고 울컥하며 구만복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고마워요, 구 회장님. 받아주셔서 고마워요.”받아준다는 말은 대단한 거물이자 성주 제1 재단의 도련님을 비참하게 했다. 아람은 가슴이 아팠다. 경주가 억울한 모습을 보지 못해 급히 다가가 경주를 부축했다.“뭐 하는 거야. 그냥 하룻밤인데, 이럴 필요는 없잖아.”“필요 있어. 아람아.”경주는 누시울을 붉혔다. 눈물을 글썽거리며 가슴 속 설렘이 휘몰아쳤다.“너무 기뻐. 지금까지 이룬 업적들을 모두 모아도 이 순간만큼 행복하지 않았을 거야.”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단순한 하룻밤일 것이다. 그러나 경주에게는 희망이었다. 구만복은 경주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먼저 별장으로 들어갔다.“수해 오빠, 아빠가 형부를 용서한 거야? 형부를 받아준 거야?”아린은 수해의 팔짱을 끼고 까치발을 들어 수해의 귀에 속삭였다.“받아주는 거였으면 좋겠어.”아린을 바라보는 수해의 눈빛은 한없이 다정했다. 손을 들어 아린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어제보다 오늘 조금만 더 발전하면 다 좋은 거야.”아람은 감동하여 경주의 얼굴을 잡고 아무도 없는 듯이 키스했다. 처음에 경주는 부끄러워 온몸이 굳어졌다. 하지만 저도 모르게 아람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고 키스했다. 구씨 가문의 어른들은 보기 부끄러워 모두 황급히 돌아서서 떠났
강소연은 누군가가 아린을 비난하자마자 즉시 키보드를 잡고 네티즌과 맞섰다. 뿐만 아니라 강지구에게도 연락해 라이브 방송 댓글창에 글을 남기도록 지시했다. 순식간에 백여 명이 댓글을 달기 시작하며 논쟁이 격화되었고, 결국 모두 금언 조치가 내려졌다.밖에서 아무리 큰 폭풍이 몰아쳐도 해정원에 들어오면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아람은 가족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따뜻하고 화목한 모습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잇지 못했다.엄마가 돌아간 후, 아람은 해장원을 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방황의 날이 쓰라리고 힘들어도 그저 탈출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이곳은 점점 집 느낌이 있었다. 아람에게 안식처가 되는 곳은 단 두 곳이다. 해장원과 경주의 따뜻한 품이다.라이브 풍파가 지난 후, 구만복과 초연서는 수해에 대한 태도도 미세산 변화가 있었다. 그날 아린과 수해가 헤어지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자 구만복은 수해를 집에 있게 했다. 그저 각방을 썼을 뿐이다.절대 모두가 잠든 동안 소중한 딸 아린의 방에 몰래 들어가서 이상한 짓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시련과 곤난을 겪어온 수해와 아린에게 이것은 행복한 일이었다. 아린은 엄청 기뻐했다. 수해도 눈물을 흘릴 뻔할 정도로 흥분했지만 그저 묵묵히 구만복에게 인사를 했다.최선을 다해 아린을 챙겨주고 평생 행복을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맹세했다. 이 기회에 수해는 다시 구만복의 인정을 받았다. 옆에서 화기애애한 가족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경주는 여전히 이방인처럼 느껴졌다. 아람은 아린과 수해의 행복한 분위기에 감염되어 옆에 있는 안색이 어두워진 경주를 신경 쓰지 못했다. 경주는 가슴이 아파나며 씁쓸해졌다. 한참 후, 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체념을 하듯 씁쓸하게 웃었다.경주의 마음은 여전히 안 좋았지만 솔직하게 받아들였다. 구만복이 평생 경주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아람의 곁에 있고 지켜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다. 죄인은 용서받을 자격이 없다. 이 곳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큰 은혜를
당황한 나머지 윤진수는 부축을 받아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윤성우는 도현을 악의적으로 노려보았다. 입을 열려고 할 때, 계속 침묵하고 있던 유성이 적절한 타이밍에 말을 했다.“진수 형, 그냥 구 팀장님과 함께 가세요. 형은 당당하잖아요. 그냥 수사에 협조하는 거예요. 당황하지 마세요. 금방 끝날 거예요. 끝나면 우리가 데리러 갈게요.”윤성우는 유성을 노려보며 화를 냈다.‘젠장, 또 잘난 척할 기회를 줬네!’유성은 돌아서서 윤정용의 귀에 속삭였다.“아버지, 구도현의 말이 맞아요. 진수 형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제 발이 찔리는 것 같아보여요. 구도현은 더 악랄한 수단으로 형을 상대할 거예요. 그때는 정말 곤란할 거예요.”윤정용은 마음이 흔들려 즉시 태도를 바꾸었다.“진수야, 가.”“아버지!”윤진수의 표정은 마치 절망에 빠진 듯했다. 윤정용은 손을 흔들었다. 원망함과 분노가 뒤섞여 말문이 막혔다. 결국 윤씨 가문 사람들은 두 경찰이 윤진수를 데려가는 것을 보고만 있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도현이 떠나기 전 차갑게 윤유성을 노려보았다. 유성은 날카로운 시선에 움찔했다. 마치 범인을 심문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유성의 자존심을 건드렸고 마음이 불편했다.“구도현, 거기 서!”윤성우가 얼굴을 붉히며 다가갔다. 지금의 윤진수를 도와주기 보다 도현을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도현은 발길을 멈추고 무심하게 바라보았다.“흥, 인정해. 네가 우리를 어떻게든 곤경에 빠뜨리려고 하는 것이잖아. 전혀 정의감에 비롯된 것이 아니야. 그저 개인적인 복수를 하려는 거지. 구아람과 구아린 대신 화풀이하고 싶은 거지?”도현은 날카로운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움직였다.‘그게 왜?’소리없이 입모양만 보여주었지만 윤정용과 윤성우는 화가 나서 머리가 터질 듯했다. 달려가 도현을 때리고 싶었다. 도현이 떠난 직후 윤정용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윤성우와 유성의 부축에 소파에 앉아 뜨거운 차를 마시며 진정했다.“성우
“경찰서 커피가 맛이 없이 없도 건강에 해롭지 않아요. 윤씨 가문의 음식에 감히 입을 대지 못해요. 배가 썩을 수도 있잖아요. 건강을 다치고 마음을 다치면 너무 소해잖아요.”도현은 차갑게 비웃으며 윤성우의 비아냥거리는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구도현 도련님, 내 아들의 사건은 이미 끝났어요. 당신이 직접 풀었줬잖아요. 지금 와서 왜 또 이러는 거예요!”윤정용은 싸울 기분이 없어 눈시울을 붉히며 화를 냈다.“증거도 없이 진수를 그냥 데려갈 수는 없어요. 마음대로 하게 두지 않을 거예요. 우리 윤씨 가문은 구씨 가문의 손에 잡히는 멍청한 놈이 아니에요.”“두 가문이 오랫동안 친구로 지냈고, 구만복의 아들인 것을 봐서 체면을 봐주는 거예요. 선을 넘지 마세요!”‘구만복의 아들? 구 팀장님이 해문 갑무의 아들이야? 구아람의 오빠?’이 충격적인 소식에 두 경찰은 입을 가리며 크게 놀랐다. 수년 동안 경찰로 일하면서 도현은 항상 겸손하고 일에만 집중했다. 자신의 사생활과 가족사에 대하 한 마디도 한 적이 없었다. 전에 도현이 형사 팀장이 되었을 때, 어린 나이에 중요한 임무를 맡아 경찰서에서 소문이 자자했다. 도현은 낙하산이라고 했다. 하지만 유언비어는 순간 사라졌다. 단 3년 동안 도현은 큰 사건을 잇달아 해결하고 여러 차례 공로를 세우며 소문이 점차 사라졌다. 경찰들도 도현의 집안이 대단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도현은 윤정용이 동료들 앞에서 구만복을 언급하는 건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심지어 웃음이 터졌다.“법은 무고한 사람을 잘못 선고하지 않아요. 마찬가지로 단 한 명의 짐승을 놓치지 않을 거예요.”윤씨 가문 사람들의 안색은 10년 넘게 타다 남은 솥바닥처럼 어두웠다. “구도현, 너, 너, 누구보고 짐승이라고 하는 거야!”윤진수는 도현의 잘생긴 얼굴을 가리키며 화를 냈지만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윤진수 씨, 당신이 강간 미수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니 우리와 함
“경, 결찰? 그 하찮은 놈들이 또 찾아왔어?”윤진수는 구치소에서 사람 같이 않은 삶은 보낸 날들을 생각하자 다시는 돌아가서 악취를 풍기던 그 쓰라린 삶을 살고 싶지 않아 겁에 질렸다.“아버지, 형, 꼭 막아주세요!”윤정용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마음이 급해 걸어다녔다.“진수야, 긴장하지 마.”윤유성이 다가가 진수의 떨고 있는 어깨를 토닥였다.“두 여자애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어. 아직 경찰에 연락하지 않았어. 그건 아직 증언할 의사가 없다는 거야. 경찰도 그냥 온 거야.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잖아. 일단 가 봐.”...윤씨 그룹 사람들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방문객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거실에 서 있는 도현과 두 경찰이 보였다.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과 훤칠한 키를 가진 도현은 마치 칼을 꽂은 것처럼 앞에 나타났다. 권위적이고 위압적이라 억압감이 느껴졌다.윤정용의 안색이 안좋았다. 심지어 마음속에서 질투까지 했다. 구만복의 자식들은 모두 예쁘고 잘생겼다. 능력도 좋고 그저 경찰인 첩의 막내아들 도현도 카리스마가 넘쳤다. 자기 자식이 제일 소중하다고 하지만, 윤민주와 윤진수가 한 짓을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도현의 앞에 나서기 창패했고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했다. 비교해 보면 그나마 막내아들인 유성이 괜찮았다. 외모, 기질, 능력도 뛰어나 구씨 가문과 경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윤정용은 제일 아이러니한 점을 잊었다. 유성은 한때 윤정용이 가장 싫어하고 경명했던 자식이었다. 심지어 유성 모자를 S국으로 보낸 후 윤씨 가문 전체 앞에서 죽은 사람 취급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린 유성이 무릎을 꿇고 애원하고 나서야 마지못해 유성의 계좌로 매년 일정 생활비를 보내주기로 했다. 그외 가족 재산, 권력, 주식, 윤씨 가문의 모든 것은 유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이 모든 것은 고상아가 윤정용을 배신해서 시작한 것이다. 고상하는 비천한 경호원과 몰래 만났고, 그 모습을 윤정용이 직접 목격했다. 간통한 경호원은 가혹한 처벌을 받고 외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