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의 모든 챕터: 챕터 1371 - 챕터 1380

1398 챕터

제1371화

이서는 윤재하 부부와 고이서를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생각하고 있었다.‘내가 윤씨 가문에 머무는 시간이 가장 좋은 기회가 될 거야.’ ‘그 사람들의 체면을 구기려면 지금처럼 좋은 기회는 없을 거라고!’ 이서는 과거 윤재하 부부와 고이서에 때문에 겪었던 고통을 두 배로 그들에게 돌려주고 싶었다.이서가 눈을 감으려던 찰나, 핸드폰이 울렸다.“네, 선생님.” 고이서가 병원의 주임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소식을 듣고도 이서의 얼굴에는 아무런 감정이 드러나지 않았다. 잠시 후에야 이서가 냉소하며 말했다.“알겠습니다. 고이서는 이것저것 떠보게 내버려두시고, 선생님들은 고이서가 사건의 진상만 알지 못하게 해주세요.” [예, 알겠습니다.]이서는 전화를 끊은 후, 곧 눈을 감고 깊이 잠이 들었다. 다음 날.고이서가 이서의 방문을 두드렸는데, 모자를 쓰고 자외선 차단복을 입은 것으로 보아 고이서는 외출하려는 듯했다. “이서야, 우리는 이제 나가봐야 해.” 고이서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과일 따러 가야 하거든.” 이서가 침대에서 일어나며 물었다.“지금 출발하게?” “응, 근데 너는 안 가고 계속 자도 돼. 우리는 아마 오후쯤에야 돌아올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많은 과일을 그렇게 짧은 시간에 다 딸 수 있다고?”이서는 일부러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는데, 이서가 고른 과일들은 모두 특정 계절에만 나오는 과일이기 때문이었다. ‘그 과일들을 모두 구하려면 여기저기 돌아다녀야 할 거야.’ ‘그런데 오후에 돌아오겠다니... 대충 넘어가려는 거 아니야?”고이서가 말했다.“응, 내가 과수원을 하나 찾았는데, 그 과수원이 다양한 과일의 생육 습성을 연구해서 과수원 안에 동일한 생태 환경을 조성하는 곳이라 하더라고. 거기에서는 사계절 내내 모든 과일을 볼 수 있대!” “정말 신기하다. 나도 같이 가면 안 될까?”그 순간, 고이서의 얼굴색이 단번에 변했다. 고이서가 오후에 돌아올 수 있다고 한 것은 다른 사람에게 대신 일을 시킨 후, 전국 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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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2화

고이서는 자외선 차단복이 단 한 벌뿐이었기에 성지영에게 여분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성지영의 관심사는 자외선 차단복이 아니었다.“윤이서가 우리랑 같이 간다고? 그럼 우리가 직접 과일을 따야 하는 거 아니니?” 화가 난 고이서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아직도 그게 불만이에요? 엄마, 윤이서의 손아귀에 있는 윤씨 그룹을 되찾고 싶긴 하신 거죠?” 성지영은 고생하고 싶지 않아 불평을 늘어놓았다.“그냥 윤이서가 우리 윤씨 가문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폭로하면 안 되는 거니?” “사람들한테 윤이서가 우리 윤씨 가문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기만 하면, 윤씨 그룹 직원들은 윤이서가 대표 자리에 있는 걸 두고만 보지 않을 거라고!” 성지영은 확신이 있었으나, 고이서는 열을 올리며 입을 열었다. “엄마, 생각을 그렇게밖에 못 하세요? 윤씨 그룹을 넘보는 사람이 우리뿐일 것 같냐고요.” “잊지 마세요. 지금은 윤씨 그룹에 속한 윤씨 가문 사람이 몇 명 안 되지만, 그 사람들이 윤이서가 윤씨 가문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는 순간, 그 사람들은 아주 큰 이점을 가지게 되는 거라고요.” “그 사람들이 지금까지 윤씨 그룹에 남았다는 건, 그 사람들이 실력이 있다는 증거예요.”“한마디로 실력도 있는 데다가 윤씨 가문 사람이라는 거죠.”“하지만 우리 아빠는요? 처음에 윤씨 그룹을 운영할 때, 아빠는 그렇게 작은 회사에서도 매일 같이 적자를 만드셨잖아요.” “자, 이제 다시 생각해 보세요. 우리 아빠랑 그 사람 중에 누가 더 우세할까요?”‘윤이서는 윤씨 가문 사람이 아니라고 해도 쓸모가 있어.’‘그리고 윤이서가 윤씨 가문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폭로하는 건 부득이한 상황에서나 고려할 법한 방법인데, 왜 지금처럼 쉬운 방법이 있는 상황에서 가장 모험적인 방법을 쓰자는 거야?’ 성지영은 윤재하에게 확실히 이점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참지 못하고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네 아빠가 손해를 본 건 너 때문이잖니.” “널 치료하기 위한 게 아니었다면, 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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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3화

이서는 서늘한 곳에 앉아 세 사람의 모습을 보며 입꼬리를 치켜세웠다.‘그 당시의 나는 직원의 도움도, 이런 드넓은 과수원도 없었어.’ 당시의 이서는 하은철에게 가장 신선한 과일을 선물하기 위해 교외의 과수원으로 달려갔으며, 때로는 하은철을 놀라게 하기 위해 또 다른 도시로 달려가 그 도시의 가장 신선한 과일을 사거나 직접 공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서의 숱한 노력의 결과는 처참히 쓰레기통에 버려지고 말았다. 드넓은 과수원을 바라보던 이서의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스쳤다.‘그 과일을 하지환 씨에게 주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까?’시간이 서서히 흘러 오후가 되자, 해는 점점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고이서와 성지영, 윤재하 세 사람은 오전 내내 쪼그리고 있던 터라, 이서의 눈밖에서 몰래 게으름을 피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몸을 일으킬 때마다 초롱초롱한 눈빛과 환한 미소를 짓는 이서의 얼굴을 마주했는데, 이서의 눈빛은 많은 말을 대변하는 듯했다.“우리, 가까운 사이인 거 맞죠”“설마 이 정도 일로 피곤한 거예요?” 결국 세 사람은 게으름을 피울 때도 고개를 숙이고 일하는 척하며 게으름을 피울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더 피곤해지기만 했다. ‘이대론 안 되겠어. 일을 빨리 끝내야만 쉴 수 있을 거라고.’이렇게 생각한 세 사람은 마침내 잽싸게 일하기 시작했고, 네 바구니에 과일을 가득 담고서야 이서에게 다가가 물었다.“이서야, 배고프지 않아? 우리 밥부터 먹으러 갈까?”주스를 마시고 있던 이서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저는 괜찮은데, 배고프세요?” 고이서는 말문이 막혔다.‘배고프긴 하지만, 윤이서가 배고프지 않다는데 밥 먹으러 가자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야.’ 고이서는 한참이 지나서야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응, 조금 출출한 것 같아.” “그래?”몸을 일으킨 이서가 바구니에 담긴 과일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말했다.“하지만 나는 밥 먹으면서 블루베리도 먹고 싶었거든...”바구니에는 자두, 복숭아, 사과, 딸기만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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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4화

고이서는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이미 전화로 확인해 봤는데, 그 병원 주임이 오진일 확률은 없다고 했어요.” “물론 저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긴 해요. 치매라는 사람이, 과일을 따러 가야 한다는 건 똑똑히 기억하고 있잖아요.” “하지만 치매가 아니라면, 과거의 일들은 왜 잊은 걸까요?” 윤재하는 이미 지쳐서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고이서의 말을 듣고서야 눈을 번뜩이며 입을 열었다.“네 정체를 알고 일부러 치매인 척 연기한 거라면?” 이 말이 나오자, 세 사람은 말을 잇지 못하고 그늘에 앉은 이서를 바라보았다.이서는 손에 주스를 든 채 세 사람을 보며 즐거워했는데, 그야말로 희비가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고이서는 한참을 생각한 후에야 말했다.“말도 안 돼요. 꽃차를 마실 때마다 저한테 사진을 찍어서 보냈고요.” “그때부터 널 속인 거야. 사진만 보내고 꽃차를 마시진 않은 거라고!” 그 순간, 고이서는 심장이 내려앉는 듯했다. ‘정말 그럴지도 몰라.’ “치매가 아니라면 우리한테 복수하려고 이러는 거야. 가자, 윤이서한테 똑똑히 따져 물어야겠어!” 성지영이 몸을 일으키며 말했지만, 두 걸음 걷자마자 고이서에게 제지당하고 말았다. “잡긴 왜 잡아?!” 고이서가 일침을 가했다.“엄마, 윤이서가 엄살을 부리는 거라고 100% 장담할 수 있어요?” “그, 그거야...” ‘하긴, 100% 확신할 순 없어. 난 의사도 아니잖아?’ 고이서가 말을 이었다. “일단 오늘은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윤이서가 정말 치매가 아니라면, 윤씨 그룹을 되찾은 후에 두 배로 돌려주면 될 일이니까요.” “그럼 이대로 윤이서한테 놀아나자는 거니?”그 순간, 고이서의 눈동자에 한 가닥의 독기가 스쳤다.“돌아가면 어떻게든 윤이서랑 병원에 가서 재검사받을 방법을 생각해 볼게요. 정말 치매가 아닌데 우리를 가지고 논 거라면 그 자리에서 죽여버릴 테지만, 정말 치매가 맞다면 더는 머뭇거리지 않고 지분 양도서에 서명하게 할 거예요.” 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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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5화

이서가 말했다.“응, 블루베리 따는 걸 보는데 배가 좀 고프지 뭐야? 그래서 직원분들한테 음식을 좀 가져와 달라고 부탁했어.” 성지영은 이 말을 듣자마자 화가 치밀어 올랐다.“밥 먹으면서 블루베리도 먹고 싶다며?! 그래서 우리가 블루베리를 따러 간 거고!” 고이서는 서둘러 성지영에게 여러 눈빛을 보냈고, 성지영은 고이서의 눈빛을 보고서야 겨우 분노를 억눌렀다. 하지만 고이서는 고개를 돌리자마자 두려운 표정으로 성지영을 바라보는 이서를 마주했다. 인상을 찌푸린 고이서가 막 앞으로 나아가려던 찰나, 이서가 두려운 새처럼 깜짝 뛰어올랐다.“이... 이서야.”이서가 몸을 뒤로 움츠리며 말했다.“아주머니 표정이... 너무 무서워!” “날... 잡아먹으려는 것 같다고!!” 고이서는 뱃가죽이 등가죽에 달라붙을 지경이었지만, 어쩔 수 없이 눈앞의 문제를 처리해야만 했다.“그럴 리가. 너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이고, 우리 엄마는 항상 너를 친딸처럼 대해주셨어. 네가 너무 깊이 생각하는 거야.” “하지만 방금 그 표정은 정말 무서웠어.” 이서는 여전히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바로 그때, 고이서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울렸고, 성지영과 윤재하의 상태도 그리 좋지 않았다.세 사람은 아주 힘들 때도 굶주림을 겪은 적이 없었는데, 지금은 눈에서 초록빛이 번쩍일 정도였다. 곰곰이 생각하던 윤재하가 성지영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어서 가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래 줘. 그렇게 하면 금방 해결될 일이야.”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래주라뇨? 난 못해요!” “그럼 계속 여기서 이러고 있자는 거야?! 당신은 괜찮을지 몰라도, 나는 배고파 죽을 지경이라고!” 윤재하는 인내심이 극에 달한 듯했다. 결국 성지영은 어쩔 수 없이 앞으로 나아가 억지 미소를 지었는데, 우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워 보이는 웃음이었다.물론 이서의 눈에는 구경거리일 뿐이었지만 말이다. “이서야, 조금 전엔 내가 잘못했어. 아줌마가 화를 내면 안 되는 거였는데... 한번만 용서해 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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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6화

윤재하는 이서에게 함부로 할 수 없었기에, 이서에게 풀지 못한 화를 그 직원에게 풀기 시작했다. “무슨 그 따위 규정이 있습니까?! 보아하니 게으름을 피우려는 모양인데, 사장을 불러오세요. 정말 그런 규정이 있는지 똑똑히 확인해야겠으니까요!”직원들은 윤재하 일가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깨닫고는 사장을 부르려 했다.‘당연히 우리 과수원에는 그런 규정이 없지만, 일개 직원인 우리는 사장님이 시키신 대로 해야 해.’‘우리 선에서 해결할 수 없을 때는 연락해도 된다고 하셨으니, 사장님께 연락을 드리는 게 좋겠어.’ 직원은 이내 박용만에게 연락했고, 박용만은 전화를 받자마자 과수원으로 달려와 윤재하의 뒤에 앉은 이서와 눈짓을 주고받았다. 하지만 이서는 이내 못 본 척 고개를 돌려 다른 곳을 바라보았고, 박용만도 더는 이서를 바라보지 않고 윤재하를 향해 공손하게 말했다.“손님, 무슨 일이시죠?” “무슨 과수원이 이따위입니까?”윤재하는 노발대발했다. “따뜻한 밥도 없다니, 손님을 굶겨 죽일 작정이에요?! 잊지 마세요! 우리는 돈을 지불했습니다. 돈을 지불한 이상 우리는 손님이고, 손님은 왕이나 다름없다고요! 여긴 왕을 이런 식으로 대우하는 겁니까?!”박용만이 호기롭게 말했다.“죄송하지만, 저희가 따뜻한 요리를 제공하지 않은 게 아니라, 손님들께서 이 시간에 방문하신 겁니다. 주방장이 퇴근한 탓에 따뜻한 요리를 제공해 드리지 못하는 점은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박용만은 사과만 하고 해결책은 말하지 않았는데, 이 말을 들은 윤재하와 성지영은 화가 치밀어 올라 얼굴이 새빨갛게 변했다.“지금 그게 무슨 태도입니까? 도대체 장사하겠다는 거예요, 말겠다는 거예요?!”윤재하는 박용만이 자기 말에 겁을 먹을 줄 알았지만, 박용만은 아랑곳하지 않고 입을 열었다.“좋습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사실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우리 주방장을 다시 부를 순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돈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죠.” “사람의 문제라니, 그게 무슨 뜻입니까?!”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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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7화

“당신들, 하씨 가문 소속이지? 분명히 말하는데, 그게 누구의 명령이든 곧 취소하게 될 거야. 난 하씨 가문의 최대 주주인 하도훈 씨와 사돈 관계니까! 다들 눈치껏 행동하는 게 좋을 거야. 지금 당장 주방장을 불러서 식사를 준비하는 게 좋을 거라고!”“그렇지 않으면, 내가 사돈한테 전화해서 너희들의 좋은 날을 당장 박살 내 줄 거야!!” 윤재하는 자기 말이 박용만을 위협할 줄 알았는데, 박용만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죄송하지만, 저희 주방장은 오지 않을 겁니다.”“그래, 마지막 기회를 발로 차버린 건 너희들이야!”윤재하는 곧장 하도훈에게 전화를 걸며 말했다.“내가 전화 못 할 줄 알고?” 전화가 곧 연결되자, 윤재하가 아첨이 극에 달한 목소리로 말했다.“접니다, 저예요. 이제 막 귀국했습니다...”하지만 인사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하도훈 쪽에서 귀찮은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윤재하? 당신이 나한테 전화할 자격이나 있나?!]하도훈은 이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었고, 윤재하는 놀란 탓에 몸을 덜덜 떨며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뭐야, 우리가 윤이서를 친딸로 둔갑시킨 일을 이미 알고 있는 건가?’하도훈의 차가운 말투를 생각하자, 윤재하의 심장을 쉴 새 없이 두근거리기 시작했고, 식사할 마음조차 사라졌다.윤재하는 급히 고이서에게 달려갔고, 두 사람은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사태의 전개는 모든 사람의 예상 밖이었고, 심지어 성지영조차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이서만이 멀리서 이 장면을 보고도 움직이지 않았는데, 이서가 오늘 외출한 목적이 바로 윤재하 일가를 제대로 골탕 먹이고, 이전의 수모에 대한 복수를 하기 위해서였다. ‘피곤과 배고픔에 찌든 저 모습을 좀 봐. 통쾌해 죽겠어!’이서는 다른 일에 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는 듯했다.한편, 윤재하의 손에 이끌려 한적한 구석에 다다른 고이서가 당황스럽다는 듯 말했다.“아빠, 왜 그러세요?” “방금 하도훈한테 전화를 걸었는데, 화가 머리끝까지 오른 것 같았어. 아무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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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8화

화가 머리끝까지 난 고이서는 더 이상 일을 차분하게 처리할 생각이 없었다. ‘치매가 아니라면, 윤이서는 우리를 골탕 먹이려고 오늘 일을 벌인 거야. 정말 그런 거라면 당장 마땅한 곳을 찾아 윤이서를 죽여버려야겠어!’‘죄는 다른 사람한테 뒤집어씌우고, 나는 자연스럽게 윤씨 그룹을 계승하면 될 테니까!’한편, 고이서의 계획을 알 리 없는 이서는 여유롭게 직원들이 건네준 과일을 먹고 있었다. 과수원은 확실히 하씨 가문 산하의 사업이었지만, 이전에 지환이 이미 하씨 가문의 사업을 인수했기 때문에 지환도 주주 중 하나인 셈이었다. 하지만 이서는 이 사실을 과수원에 온 후에야 깨닫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오기 전에는 이서도 고이서가 어디로 갈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이 과수원이 하씨 가문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서는 곧장 이천에게 전화를 걸어 윤재하 일가를 블랙리스트에 올리라고 지시한 후, 박용만을 불러 윤재하 일가를 위한 ‘풍성한 점심 식사’를 준비했다. 이것이 바로 윤재하 일가에게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서도 그들을 과수원에 입장시킨 진정한 이유였으니 말이다.‘오늘 일이 윤재하 일가에게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으면 해. 아, 물론 이걸로는 부족하지만 말이야.’이서는 앞으로도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칠 생각이 없었다.바로 이때, 이서는 고이서와 윤재하가 돌아오는 것을 보고 기쁨을 거둔 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이서야, 대체 무슨 일이야?” 서로의 눈을 마주친 고이서와 윤지하가 입을 열었다.“아무것도 아니야. 이만 가볼까?”이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왜? 우리는 아직 과일을 많이 따지도 못했잖아.”“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가족이 이 과수원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대. 우리한테 음식을 제공할 수도 없다고 하니, 여기선 우리가 밥 먹을 수 없을 것 같아.”“일단 여길 나가서 밥 먹을 곳부터 찾아보자.” 이서는 몇 초 생각한 후에야 입을 열었다.“이 과수원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고?”고이서는 이서의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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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9화

고이서의 얼굴에 만연하던 근심은 삽시간에 사라졌는데, 고이서는 이서를 향해 입을 열었다.“그래, 가장 친한 친구는 상대의 요구를 반드시 들어줘야 해. 하지만 이서야, 우리가 정말 친한 친구라면 너도 내 요구를 반드시 들어줘야 하는 거 아니야?” “그렇긴 하지.”이서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지만, 고이서가 미소를 짓기도 전에 이서는 또 한 마디를 덧붙였다.“하지만 나는 이미 많은 일을 잊어버렸어. 너는 내가 가장 친한 친구라고 말했지만, 나는 아무 기억도 안 난단 말이야.” 이 말인즉슨, 고이서가 먼저 두 사람이 가장 친한 친구라는 믿음을 줘야 한다는 뜻이었다.“하하!” 고이서가 급기야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너의 가장 친한 친구라는 걸 증명하면 되는 거지?”“그래, 알겠어. 오늘 안에 네가 먹고 싶다는 과일을 꼭 준비해 줄게.”고이서는 이 말을 끝으로 윤재하와 성지영을 끌고 차갑게 식은 음식으로 향했다.윤재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목소리를 높였다.“지금 뭐 하는 짓이야?!”“아빠, 방금 못 들었어요?”“친한 친구는 상대의 요구를 반드시 들어주는 거라잖아요.”“상대의 요구를! 반드시 들어주는 거요!” 단번에 고이서의 뜻을 이해한 윤재하의 눈이 점차 밝아지기 시작했지만, 성지영은 이해하지 못하고 불만스럽게 말했다.“상대의 요구를 반드시 들어 준다니, 그게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야? 윤이서는 일부러 우리를 괴롭히려는 거야. 이서야, 절대 속지 마. 우린 지금 당장 여길 떠나야 한다고!” “너, 엄마가 굶어 죽는 꼴을 보고 싶은 거야?”고이서가 성지영 앞에 밥 한 그릇을 내려놓으며 말했다.“엄마, 배고프면 이거 드세요.”“나더러 이걸 먹으라고?” 성지영은 자기 그릇에 있는 잔반과 찬밥을 보면서 입을 꾹 다물었다.‘이게 돼지죽이랑 뭐가 달라?’ “네.”진지한 표정의 고이서는 전혀 농담하는 것 같지 않았다.“엄마, 우린 이걸 먹고 오늘 안에 윤이서가 요구한 과일을 모두 준비해 줘야 해요.”“너, 미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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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0화

윤재하 일가는 하마터면 기절할 뻔했지만 결국 이서의 요구를 승낙할 수밖에 없었고, 모든 과일을 수확했을 때는 이미 이틀이 지나 있었다. 세 사람은 이틀간 잔반과 차게 식은밥만 먹을 수 있었는데, 처음에는 불평을 늘어놓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눈을 뜨자마자 일했기 때문에 피곤해서 불평할 정신도 없었다. 심지어 집으로 돌아가는 차를 탔을 때도 기뻐할 힘이 없었으니 말이다.이런 텅 빈 느낌은 다음날까지 이어졌고, 세 사람은 그제야 살아난 듯한 기분을 느꼈다.이서는 세 사람이 집을 뒤적거리며 먹을 것을 찾는 기회를 틈타, 요 며칠 동안 세 사람이 힘든 시간을 보내는 사진을 단톡방에 보냈다.단톡방에서는 하나가 가장 먼저 입을 열었다. [윤재하랑 성지영이잖아.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이서가 상황을 간단히 설명하자, 하나는 이서가 하은철을 위해 가장 좋은 과일을 찾으려고 피부가 벗겨질 때까지 햇볕 아래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하나는 통쾌하다는 듯 욕설을 내뱉었다.[꼴 좋네! 저 인간들은 진작에 저런 상황을 겪어야 했어. 성지영은 각종 이유로 널 구박했었잖아? 아마 하은철이 널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네가 뭘 하든 싫었던 걸 거야.][그래서 네가 한 모든 일을, 별거 아닌 것처럼 치부했던 거라고!][이젠 네가 겪은 고통을 두 사람에게 똑같이 돌려줘야 할 때야!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의 비위를 맞추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건지 알게 해주라고!][저 사람들은 앉아서 입만 열 줄 알지, 직접 겪어보지 않았으니 고통은 전혀 몰랐을 거야.][하은철이 널 좋아하지 않는 이유가 네가 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말도 했었잖아?] [이제 본때를 보여줘야 해. 네 문제가 아니었다는 걸 알게 해줄 때가 온 거라고.][그때의 일은 네가 아니라 하은철의 문제였으니까.]윤재하 일가의 비참한 모습을 보고도 하나는 전혀 동정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부족하다고 느꼈다. [저 사람들은 잔인한 학대를 당해도 싸!] 소희와 나나는 이서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 알 수 없었으나, 윤재하와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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