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Chapter 1381 - Chapter 1390

1398 Chapters

제1381화

[괜찮을 거야. 기회를 봐서 조금씩 움직여 볼게.] 이서는 이 메시지를 보내려던 찰나 바깥에서 들려오는 발소리를 들었고, 서둘러 마지막 문장을 덧붙였다.[인제 그만 연락해야 할 것 같아.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 이서는 이내 채팅 기록을 삭제했다. 한편, 함께 있던 소희와 하나는 이서가 보내온 메시지에 걱정만 쌓여갔다. “정말 이렇게 내버려둬도 괜찮은 걸까?”소희가 눈살을 찌푸리며 묻자, 하나가 고개를 저었다.“글쎄, 형부한테 이 일을 알리는 건 어떨까?” ‘우리라면 몰라도 형부는 이서를 도울 수 있을 거야.’소희가 말했다.“좋은 생각이야.” 소희의 동의를 구한 하나는 곧장 지환에게 전화를 걸었고, 업무를 처리하던 지환은 낯선 번호로 걸려 온 전화를 보고서 잠시 망설이다가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하나가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저예요...”하나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수화기 너머에서 지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거기로 갈게.]곧이어 수화기 너머에서 상언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하나는 말문이 막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형부의 도움이 필요했어요.” 이 말을 들은 상언이 의아하다는 듯 지환을 힐끗 보았다.[지환이의 도움이요?] 상언의 딱딱한 어투는 마치 대단한 소식을 들은 듯했지만, 하나는 전혀 화가 나지 않았다.“왜요, 저는 형부한테 전화하면 안 돼요?” [아니요. 그런 게 아니라...]상언은 입으로는 이렇게 말하면서도 핸드폰을 지환에게 건네주지는 않았다. 한참 동안 기다려도 지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자, 하나는 그제야 상황을 파악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이서에 관한 일 때문에 전화했어요.” 이 한마디에 상언의 눈썹이 들썩였다. [하하, 나도 알아요.]하나는 말문이 막히는 듯했다.상언은 그제야 지환에게 핸드폰을 건넸고, 하나의 말을 들은 지환은 그저 ‘알겠다’는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었다. 소희는 하나가 핸드폰을 든 채 제자리에 서 있는 모습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물었다.“형부가 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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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2화

상언은 낯선 사람을 보듯 지환을 바라보았다.‘내가 알던 지환이가 맞나?’ 상언은 지환이 이런 말을 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지만, 직접 보고 들은 이상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지환아...”“별일 없으면 이만 가봐.” 지환은 이 말을 끝으로 다시 고개를 숙인 채 일에 몰두하기 시작했고, 지환의 냉정한 모습을 본 상언은 그 자리에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다. ‘지환이의 이런 모습을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였더라?’ ‘지환이가 이서를 만난 후로는 이런 모습을 본 적 없는 것 같은데.’ ‘기계적으로 일만 하던 그 모습으로 다시 돌아간 건가?’ 눈살을 찌푸린 상언은 하려던 말을 삼키고 자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방 안에 고요함이 맴돌자, 지환은 마침내 하던 일을 멈추었다.지환은 한참이나 이마를 눌렀지만, 결국 어쩔 수 없다는 듯 핸드폰을 들어 이천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천, 이서가 내일 병원에 갈 거야. 이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필요해 보이면 이서를 도와주도록 해. 혹시라도 이서가 어떻게 된 거냐고 물으면 너도 마침 병원에 온 거라고 이야기하고.” [네.]한편, 아직 문밖을 떠나지 않은 상언이 안에서 들려오는 지환의 목소리에 입꼬리를 씰룩였다.‘역시 이럴 줄 알았다니까?’ ‘천하의 하지환이 이서의 일에 신경을 안 쓴다는 게 말이나 돼?’ ...이튿날.이서는 아침 일찍 잠에서 깨어났고, 고이서가 어느 병원으로 자신을 데려갈지 모르기에 카드 한 장을 준비해 두었다. ‘가장 간단하고 잔인한 방식으로 의사를 매수할 수밖에 없겠어.’ ‘하지환 씨의 병원이라면 이렇게 귀찮을 필요는 없었을 텐데 말이야.’ “이서야, 이제 가야 해!” 고이서가 방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며칠간 과수원에서 극심한 노동을 한 고이서의 몸은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져 있었지만, 이서가 치매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서라면 고이서는 언제든 벌떡 일어날 수 있었다. ‘열흘 동안 침대에 누워있어도 체력을 회복하지 못할 지경이야.’‘피곤해서 죽을 것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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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3화

이서가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래? 하지만 너무 무서워... 나... 안 들어가면 안 될까?” “그건 안 돼. 오늘은 재검사하는 날이잖아. 네가 병원에 안 들어가겠다고 우기면, 의사 선생님이 어떻게 너를 검사할 수 있겠어?” “그런데 왜 이전에 갔던 병원에선 재검사받을 수 없는 거야? 그 병원에서는 무서운 느낌이 전혀 없었단 말이야.” 고이서는 잠시 말문이 막히는 듯했지만 다시금 입을 열었다.“이 병원의 의료 수준이 가장 높다고 하길래 내가 이 병원에서 가장 유명한 의사 선생님께 네 진료를 부탁해 뒀어. 그분께 치료를 맡기면 네가 더 빨리 회복할 수도 있을지도 모르잖아.” “이서야, 하루빨리 회복해서 옛날 일을 떠올리는 게 싫은 건 아니지?”이서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고이서가 이서를 격려하며 말했다.“내가 있으니까 아무도 널 다치게 할 수 없을 거야, 응?” 이서는 참지 못하고 마음속으로 말했다.‘네가 날 다치게 할 거잖아.’하지만 더 이상 고이서의 의심을 불러일으킬 수 없었던 이서는 이만 차에서 내려야 했다.이서는 두려움에 떨며 차에서 내렸지만, 머릿속으로는 방법을 강구하면서 의사의 진료실로 향했다.마침내 진료실 입구에 도착한 이서는 위에 길게 적힌 직함을 보고 불길한 예감을 느꼈다.‘국제적으로 유명한 의사라니, 이런 사람은 돈이 궁하지 않을 거야.’ ‘어쩌면 내가 가지고 있는 카드로는 의사를 매수할 수 없을지도 몰라.’ 이서는 애써 생각을 숨기며 고이서를 향해 말했다.“이서야, 배가 좀 고파서 그런데, 뭐 좀 사다 줄 수 있어?”고이서가 말했다.“나오기 전에 아침도 먹었잖아.” 이서가 배를 만지며 말했다.“하지만 배가 고픈 걸 어떡해...”고이서는 이서가 투정을 부리는 모습에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그래, 알겠어.”고이서가 떠난 것을 확인한 이서가 의사의 맞은편 자리에 앉자, 의사가 이서를 흘긋 보며 말했다.“이름은요?” 이서가 대답하지 않고 멍하니 의사를 바라보자, 의사는 손에 든 차트를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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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4화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깨달은 고이서는 벌컥 화를 내려 했지만, 의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더 자세히 말씀드리자면 치매에도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그래서 윤이서 씨는 지난 일은 잊었음에도 전혀 어리숙해 보이진 않았던 거죠.” 의사의 설명을 들은 고이서는 그제야 크게 깨달았고, 조금 전에 이서에게 화를 내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 여겼다. “감사합니다, 선생님.”고이서가 이서에게 말했다.“이서야, 이만 가자.” 이서는 여전히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의사를 바라보았지만, 이내 고이서를 따라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이서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의사의 전화를 받았다. [이상언 선생님의 연락처를 알고 싶습니다.] 이서는 말문이 막혔다.‘상언 오빠의 연락처가 이렇게 유용하게 쓰일 줄은 몰랐어!’ 한편, 이서가 정말 치매 환자라는 소식을 접한 윤재하가 얼른 입을 열었다.“그럼 하루빨리 윤이서한테 양도 협의서를 써달라고 해야지!” “이미 지시해뒀으니까 오후쯤이면 양도 협의서를 받을 수 있을 거예요. 윤이서가 그 서류에 서명하기만 하면 윤씨 그룹은 우리의 것이 되는 거라고요!”성지영이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드디어 이날이 오는구나!” 고이서는 오후가 되어서야 양도 협의서를 받았고, 곧장 이서의 방문을 두드렸다.한편, 이서는 하나와 한참 동안 채팅을 나누고 있었는데, 노크 소리를 듣고서 재빨리 모든 기록을 삭제했다.“들어와.” 문을 열고 들어선 고이서의 손에는 주스 한 컵이 들려 있었다.“이서야, 널 위해서 특별히 준비한 생과일주스야. 오늘 하루 종일 바쁘게 움직이느라 아주 피곤했지?” 고이서는 살며시 양도 협의서를 내려놓았지만, 이서는 그것을 한눈에 알아챌 수 있었다.‘아, 저것 때문에 나를 치매 환자로 만들려고 한 거구나!’ ‘내가 치매에 걸리면 나를 몰아내고 윤씨 그룹을 장악할 수 있다고 생각한 거야.’ ‘허, 제법인데?’“고마워.” 잠시 침묵하던 고이서가 입을 열었다.“이서야, 네가 전에 했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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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5화

손에 양도 협의서를 쥔 고이서는 윤씨 그룹에 도착하자마자 김하늘에게 회의를 소집하라고 지시했다. 비서들을 비롯한 주주들은 고이서의 흥분한 태도에 당황했지만, 고이서의 요구에 따라 회의실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이내 회의실에 모인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고이서에게 떨어졌고, 고이서는 김하늘에게 회이실 문을 잠그라고 지시한 후에야 자리에 앉았다.하지만 고이서는 자리에 앉은 후에도 한참이나 입을 열지 않았고, 그저 양도 협의서를 책상 위에 올려 둘 뿐이었다. 회의실에 있던 사람들이 그때까지도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자, 고이서는 천천히 양도 협의서를 들어 모든 사람이 볼 수 있게 했다.“보이시죠? 이 양도 협의서는 윤이서 대표가 제게 윤씨 그룹을 양도하겠다는 것에 서명한 겁니다. 즉, 오늘부터 윤씨 그룹은 저의 것이라는 뜻이죠.”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이서, 완전히 미쳤구나?!’ “윤씨 그룹이 어떻게 당신의 것입니까? 윤 대표님이 아무리 어리석다고 해도 당신한테 윤씨 그룹을 양도할 일은 없을 겁니다!” “맞습니다. 그깟 허위 양도 협의서로 우리를 위협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우리는 바보가 아닙니다!” “그 양도 협의서를 상세히 보여주기 전까지는 절대 당신의 말을 믿을 수 없습니다!!”주주들은 분분히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자, 고이서는 잠시 말문이 막히는 듯했다. 하지만 회의실에 있던 사람들은 끝까지 양도 협의서를 보겠다고 고집했기에, 고이서는 손에 든 양도 협의서를 사람들 앞에 내팽개치며 말했다.“똑똑히 보시죠!!”사람들은 고이서의 당당한 태도에 정신이 멍해지는 듯했다.바로 그때, 누군가 앞으로 나아가 양도 협의서를 집어 들었다. 양도 협의서를 찬찬히 살피던 그 사람은 서명란에 윤이서의 이름이 적힌 것을 보더니 의자에 주저앉아 중얼거리기 시작했다.“이, 이럴 수가! 윤 대표님이 어떻게...” 다른 사람들도 앞다투어 양도 협의서를 살펴보았고, 서명란에 이서의 이름이 적힌 것을 보고 하나같이 제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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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6화

회의실에 있던 주주들은 처음엔 강렬한 기세를 뽐내며 절대 고이서에게 협의하지 않으려 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화장실조차 갈 수 없게 되자 이성을 잃기 시작했다.아무래도 이 사람들이 익히 아는 사람들 앞에서 볼일을 볼 수는 없지 않겠는가? 원래 윤씨 그룹 지분의 대부분은 이서의 손에 있었지만, 그것들은 단지 소액일 뿐이었다.‘윤 대표님이 이미 동의했다는데, 우리가 굳이 고집을 부릴 필요가 있을까?’ ‘그리고 괜히 고이서한테 대들었다가 완전히 내쳐지면 어쩌지?’ 이렇게 생각한 주주들은 서서히 마음이 느슨해지기 시작했고, 고이서는 바로 앞에서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다.‘아무래도 표정들이 좀 변한 것 같지? 조급해하지 말고 낚시꾼처럼 참을성 있게 기다려봐야겠어.”주주들은 서로의 눈치를 살피며 어쩔 줄 몰라 했는데, 자신이 가장 먼저 입을 열기는 민망한 듯했다. 반면, 고이서는 전혀 조급하지 않은 표정으로 고개를 살짝 들어 보였고, 시간은 하염없이 흐르기 시작했다.한참 후에도 고이서와 주주들은 입을 열지 않았지만, 주주들은 이미 고이서의 속내를 파악할 수 있었다. ‘저 여자는 우리한테 빠져나갈 구실을 줄 생각이 없어 보여.’ ‘우리가 먼저 손을 들고 투항하기를 기다리는 거라고!’이 사실을 깨달은 주주들은 화가 치밀어 올라 고이서에게 맞서야겠다고 생각했고, 하나둘씩 입을 다물기 시작했다.회의실 안은 무서우리만치 괴이한 침묵에 휩싸였다. 이 모든 광경을 옆 방에서 지켜보고 있던 이서가 문득 우습다는 생각이 들 무렵, 방문이 열리더니 지환이 모습을 드러냈다. “여긴 어떻게 알고 온 거예요?”‘나는 하지환 씨에게 내 계획을 말한 적이 없는데, 여긴 어떻게 알고 온 거지?’ ‘설마 현태 씨가 알려준 건가?’지환은 이서의 생각을 꿰뚫어 본 듯 입을 열었다.“병원에 간 것도 알고 있었어.” “나를 도와준 의사도 하지환 씨가 매수한 거였어요?”지환은 대답하지 않았으나, 이서는 곧장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이서는 인정할 수 없다는 듯 붉은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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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7화

회의실에 있던 사람들은 크게 기대했으나, 회의실 안으로 들어오는 사람이 소희인 것을 보고 크게 실망했다. 하지만 소희는 그런 사람들의 표정을 아랑곳하지 않고, 고이서의 앞에 다가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그 양도 협의서는 효력이 없어요. 무효라고요.” 이 말을 들은 고이서는 엄청난 가십을 들은 듯 회의실이 울리도록 웃기 시작했다.“하하, 당신이 뭔데 이 양도 협의서가 효력이 있는지 없는지를 논하는 거예요? 두 눈으로 똑똑히 보라고요!” 고이서는 양도 협의서를 소희의 눈앞에 들이밀며 말했다.“여기 윤이서의 서명이 떡하니 있는데, 심씨 가문의 아가씨가 매일 같이 달려와 윤씨 그룹의 일을 관리한다고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설마, 이 윤씨 그룹을 탐내는 건 아니죠?”소희는 고이서의 조롱을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고, 고개를 돌려 주주들을 바라보며 말했다.“여러분, 절대 고이서 씨의 속임수에 넘어가면 안 됩니다!” “이서 언니가 이 협의를 체결한 건, 이서 언니가 치매와 비슷한 병에 걸렸기 때문입니다.”“이서 언니는 이미 자신이 누구인지 완전히 잊어버렸고, 자신이 여태 무엇을 했는지는 전혀 알지 못해요.” “앞서 고이서 씨에게 갑자기 회사를 맡긴 것도 이서 언니가 치매에 걸렸기 때문이었다고요.” “그러니까... 이런 일이 벌어진 게 윤 대표님이 치매에 걸렸기 때문이라는 겁니까?”한 사람이 목소리를 높이자, 다른 사람들은 분분히 의견을 쏟아내다가 무언가를 깨달은 듯 행동을 멈추었다.‘그럼 윤 대표님이 왜 고이서한테 회사를 맡긴 걸까?’‘치매 때문이라기엔...” “잠시만요, 멀쩡하던 윤 대표님께서 어떻게 치매에 걸리신 거죠?”“아주 좋은 질문입니다.”소희의 차가운 눈빛이 고이서에게 떨어졌다.“그건 고이서 씨에게 물어봐야 할 겁니다. 대체 이서 언니한테 무슨 짓을 한 건지요.”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고이서에게 떨어졌지만, 고이서는 여전히 믿는 구석이 있어 두려워하지 않은 듯했다.‘허, 네까짓 물건은 아무런 증거도 찾지 못했을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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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8화

이 사실을 깨달은 고이서는 더 이상 소희에게 끌려다닐 수 없다고 생각했고, 소희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말했다.“허, 내가 그 꽃차를 선물했다는 이유만으로 날 의심하는 거예요? 난 윤 대표님을 그런 위험에 빠뜨릴 만큼 멍청하지 않다고요!” “줄곧 윤씨 그룹을 노리던 심소희 씨가 나한테 죄를 뒤집어씌우려는 걸 수도 있잖아요?”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고이서는 여전히 궤변을 늘어놓고 있었다. 소희는 고이서가 끝까지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을 깨닫고는 서둘러 입을 열었다.“좋아요, 그렇게까지 발뺌한다면 이번 일은 경찰에게 넘기는 게 좋을 것 같네요.” 고이서는 즉각 핸드폰을 꺼내려는 소희를 제지했는데, 소희가 날카로운 눈으로 고이서를 바라보며 물었다.“왜요, 무서우세요?” “무서우면 얼른 자수하러 가세요. 어쩌면 관대한 처벌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허, 이 양도 협의서가 무효라고 해도 상관없어요! 나는 윤재하의 딸이니 윤씨 그룹은 원래부터 내 것이었어야 했다고요!” 소희를 제외한 모든 사람은 이 말을 듣자마자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소희의 얼굴에서 당혹감을 발견하지 못한 고이서는 마음속으로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지만, 깊이 숨겨둔 자기 출생의 비밀을 아무도 알 리가 없다고 확신했다. 고이서가 태연히 말했다.“그 양도 협의서가 없어도 나는 윤씨 그룹의 주인이 될 수 있었을 거예요, 안 그런가요?” “게다가 윤이서는 우리 부모님의 혈육이 아니에요. 사실, 어린 시절의 나는 하은철과 함께 납치되었고, 하은철을 구하기 위해 가스 폭발로 세상을 떠날 뻔했어요.” “하지만 우리 부모님은 회사에 불안감을 조성하지 않기 위해 고아였던 윤이서를 입양해 애지중지 키웠다고요. 한마디로, 윤이서는 내 인생을 훔쳐 살아왔던 거죠!”“이젠 내가 건강을 완전히 회복했으니, 윤씨 그룹이 나한테 돌아오는 건 당연한 거예요. 내 말이 틀렸나요?!” 소희는 고이서가 큰소리치는 모습을 보더니 참지 못하고 조롱을 퍼부었다.“당신들이 선의의 마음으로 이서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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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9화

하지만 어떻게 고이서 혼자 그토록 많은 경찰을 따돌릴 수 있겠는가?고이서는 몇 발짝 움직이지도 못하고 경찰들에게 붙잡혀 바닥에 눌러지고 말았다.고이서가 땅에 엎드려 큰 소리로 억울함을 토로하던 바로 그때, 고이서의 눈앞에 곧고 긴 다리가 나타났다.고개를 들어 그 사람이 이서라는 것을 확인한 고이서는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지만, 경찰에게 또 한 번 눌리고 말았다.“감히 날 속여?! 너, 일부러 치매인 척 연기한 거지?!”고이서가 불복하며 외쳤지만, 이서는 냉담한 표정으로 고이서를 바라볼 뿐이었다. 경찰이 고이서를 잡아끌며 말했다.“어서 가시죠!” 한차례의 소동은 결국 고이서가 연행되며 끝이 났는데, 회사의 고위층들은 이서를 보며 한동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고이서는 아주 가증스러운 사람이었어.’ ‘그래서 윤 대표님은 이런 방법을 쓸 수밖에 없었던 거지.’이서가 그 사람들을 바라보며 상냥한 태도로 입을 열었다.“자, 멍하니 서 있지만 마시고 각자의 위치로 돌아가 열심히 일해주세요.” “고이서가 여우 꼬리를 드러내도록 수고해 주신 것에 대해서는 확실한 보상을 하겠습니다.” 모두 입으로는 괜찮다고 말했지만, 마음속으로는 벌써 기쁨이 꽃피는 듯했다.소희는 회사 고위층이 떠난 후에야 이서에게 말했다.“이서 언니, 언니가 왜 처음부터 고이서의 정체를 밝히지 않은 건지 이제야 알겠어요.” “아마 언니가 처음부터 고이서의 정체를 밝혔더라면, 회사 고위층들은 고이서의 조건에 넘어가 고이서에 대한 환상을 품게 됐을 거예요.”“하지만 여태 고이서한테 농락당한 걸 돌이켜보면, 아직도 고이서한테 희망을 품고 있는 사람이 이상한 거겠죠.” “맞아.”“자, 이제 우리도 다음 일을 처리하러 가볼까?”이서가 소희를 끌고 회의실 입구로 다가가자, 소희가 궁금해하며 물었다.“다음 일이라니, 또 무슨 일 있어요?” 이서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말했다.“가면 알게 될 거야.” 그 시각.이서의 지시를 받은 현태는 출발을 서두르고 있었다.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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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0화

성지영이 곧장 입을 열려고 하자, 윤재하가 성지영을 제지하며 말했다.“절대 말하지 마. 저 X이 친부모가 누구인지 모르는 고통 속에서 평생을 살게 해주자고!” “당신은 윤이서가 정말 우리한테 가장 좋은 변호사를 고용해줄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두 사람이 걸려들지 않는 것을 보고도 이서는 조금도 화를 내지 않았으며, 되려 옅은 미소를 지었다. “아직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는 있는 모양이네요.” 성지영은 자신이 정말 속았다는 것에 분개하며 소리쳤다.“이 사기꾼아!” 하지만 성지영의 목소리가 메아리치기도 전에 윤재하와 성지영은 경찰들에게 끌려가고 말았다. 윤재하와 성지영이 경찰차 안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며, 이서는 꼭꼭 숨겨두었던 나약함이 터져 나오는 듯했다. ‘어쩌면 평생 친부모님을 찾을 수 없을지도 몰라.’‘하지만... 나는 절대 오늘의 일을 후회하진 않을 거야.’ 이서는 고개를 돌려 한쪽에 서 있는 지환과 소희를 바라보았다. ‘그래, 난 후회하지 않을 거야.’‘친부모님을 찾을 순 없지만, 저 친구들이 내 곁에 남은 것만으로도 만족하며 살 거니까.’“이만 돌아가자.” 이서의 목소리에는 형용할 수 없는 피곤함이 배어 있었다. 이서는 또 한 차례의 격전을 이겨내기 위해 푹 쉬어야만 했지만, 이서가 윤씨 가문의 혈육이 아니라는 가십이 온 세상을 들썩이기 시작했다.하지만 이서는 일부로 그 가십을 잠재우려 하지 않았고, 되려 상황이 더욱 악화되도록 방치했다.이내 그 소식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게 되었고, 많은 사람은 윤씨 가문이 하씨 가문의 도움을 받기 위해 그토록 파렴치한 짓을 저질렀다는 것에 매우 놀랐다.[어머, 그럼 윤이서 씨는 아무 잘못도 없이 윤씨 가문의 도구가 된 거예요? 너무 불쌍하네요.] [윤씨 가문 사람들, 정말 파렴치해요! 자기 딸은 자기 딸이지만, 다른 사람은 딸은 다른 사람의 딸인 거잖아요.][윤이서 씨가 친부모님을 찾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윤이서 씨의 친부모님이 이 사실을 알면 얼마나 가슴 아파하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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