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Chapter 1351 - Chapter 1360

1398 Chapters

제1351화

‘그렇게 하면 다크 웹에서 가장 핫한 인물이 될 수 있을 거야.’ 지환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지만, 어둠의 호리병이 왜 그렇게 흥분하는지 이해할 수 없어서 잠시 생각한 끝에야 입을 열었다. “그 방법이란 게 뭡니까?”지환이 묻자, 어둠의 호리병은 기다렸다는 듯이 신나게 말했다. “오! 그럼 내 말에 동의한 거네요? 내가 두 사람을 화해시키면 나한테 부탁하겠다는 거죠?” “우선 효과를 지켜볼 겁니다.”지환은 여지를 남기며 슬쩍 빠져나갔지만, 어둠의 호리병은 비즈니스계의 사람이 아닌 터라 그 말에 바로 반응하며 외쳤다.“분명히 효과가 있을 거예요! 하지만 나중에 딴소리할까 봐 걱정되니까 우선 한 가지 방법을 알려줄게요.”“그러세요, 그럼.” 어둠의 호리병은 지환의 곁으로 바짝 다가가 목소리를 낮췄고, 두 사람만 들을 수 있는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어둠의 호리병은 이내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눈썹을 까딱이며 지환을 쳐다봤지만, 지환의 반응은 미적지근했다.“그 방법, 정말 효과 있는 거 맞습니까?” “믿어 보세요. 100% 먹힌다니까요!”어둠의 호리병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지만, 지환은 고개를 저으며 반신반의했다.“못 믿겠으면 오늘 밤에 한 번 해보세요. 어차피 손해 볼 것도 없잖아요?” 잠시 생각에 잠긴 지환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손해 볼 건 없겠어.’ “좋습니다. 그럼 준비해 보세요.” “오케이! 밤에 만나자고요!” 어둠의 호리병은 말이 끝나기 무섭게 순식간에 사라졌고, 지환은 살짝 인상을 찌푸린 채 거실로 돌아갔다. 거실에 있던 이서는 지환이 들어오는 걸 보자마자 아까 그 어색했던 포옹이 떠올라 살짝 긴장한 표정이 되었다. “어둠의 호리병이 하지환 씨랑 같이 있으라길래 거실에 있기로 했어요. 불편하진 않죠?” 이서가 조심스레 물었고, 지환은 그녀의 맞은편 소파에 앉으며 대답했다. “괜찮아.” “다행이네요. 그런데 어둠의 호리병이랑 밖에서 무슨 대화를 그렇게 나눈 거예요? 둘 다 꽤 즐거워 보이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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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2화

어둠의 호리병의 목소리가 갑자기 긴장에 휩싸였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이서는 전혀 믿지 않았는데, 어둠의 호리병의 태도는 분명 무언가 숨기고 있다는 걸 말해주고 있었다. 이서는 한걸음에 다가가 어둠의 호리병이 가리고 있던 것을 힐끔 쳐다봤는데, 그곳엔 온갖 약초 같은 것들이 쌓여 있었다. “그게 뭐예요?” 이서는 호기심에 약초를 하나 집어 들어 냄새를 맡아보았는데, 어둠의 호리병이 재빨리 약초를 뺏으며 외쳤다. “먹으면 안 돼요!” 이서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어둠의 호리병을 쳐다보았고, 어둠의 호리병의 얼굴에는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서는 더욱 궁금해졌다. “대체 뭐길래 그래요??” “약초예요. 남자에게만 효과가 있는 약초인데, 여자가 먹으면 코피를 흘리기도 하고 심하면 생명에 지장이 있을 수도 있다고요.” 이서는 깜짝 놀라 손에 들고 있던 약초를 던져버렸다. “진짜 그렇게 위험하다고요?” “네.” 어둠의 호리병은 고개를 끄덕이며 작게 중얼거렸다.“오늘 밤이면 알게 될 거예요.” 이서는 어둠의 호리병의 마지막 말을 듣지 못했지만, 주방에 추연실이 보이지 않는 걸 확인하고 말했다.“그래요, 그럼 하던 일 마저 하세요. 저는 아주머니를 찾아서 저녁을 준비해야 하거든요.” “네, 절대 밖에 나가진 마세요!” 어둠의 호리병은 당부하듯 말했고, 이서는 대충 손을 흔들며 주방을 나갔다. 이서가 사라지자, 한숨 돌린 어둠의 호리병은 손에 쥔 약초를 모두 전기밥솥에 넣었고, 약초로 가득 찬 밥솥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너무 많이 넣었나?” 하지만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하 대표님 정도 되는 사람이면 이 정도는 넣어야 효과가 있을 거야.”어둠의 호리병은 물을 붓고 밥솥의 뚜껑을 닫았다. 한편, 이서는 추연실에게 저녁을 부탁한 후 거실로 돌아왔고, 지환은 소파에 앉아 회사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 이서는 지환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그가 잠시 물을 마시는 틈에 말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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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3화

“그깟 보잘것없는 몇몇 놈들이 날 다치게 한다고요? 허, 말도 안 되죠!”어둠의 호리병은 자신만만하게 외쳤지만, 지환은 그 확신에 찬 태도에 미간을 찌푸렸다. “진짜 안 다친 거 맞습니까?”“진짜 안 다쳤어요. 못 믿겠으면 직접 확인해 보시던가요.” 어둠의 호리병은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렸고, 지환은 눈살을 더 찌푸렸다.‘내가 왜 남자 몸을 검사해야 하지?’ “다친 게 아니라면 약초는 왜 준비한 겁니까?” 그러자 어둠의 호리병이 무언가 깨달은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 약초 때문에 그런 거군요?” 어둠의 호리병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하 대표님을 위한 거였어요.” 지환은 어리둥절했다. “날 위한 거라고요? 왜죠?” 어둠의 호리병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그 약초는 보약이나 다름없어요. 하도훈이 사람을 보내서 하 대표님을 시험한 것도 봤잖아요. 설마 윤이서 씨한테 하도훈이 보낸 놈들 때문에 한 방에 나가떨어지는 꼴을 보이고 싶은 건 아니겠죠?” “...” 지환이 말이 없자, 어둠의 호리병은 어깨를 으쓱하며 덧붙였다. “그래서 보약을 준비한 거예요. 저녁 먹고 나서 꼭 한 그릇 먹어 보세요.” 지환은 미간을 더 찌푸렸지만, 딱히 거절하지도 않았다. 그 모습을 본 어둠의 호리병은 지환이 동의한 걸로 받아들이고 씩 웃었다. “꼭 마셔야 해요!” 어둠의 호리병이 당부를 남기고 순식간에 사라지자, 지환은 다시 미간을 찌푸렸다. 이젠 미간에 잡힌 주름으로 파리도 잡을 수 있을 지경이었다.‘이서랑 나에 대해 말하는 저 장난스러운 태도가 마음에 안 든다니까?’ ‘하지만 이서랑 진심으로 화해하고 싶긴 한데...’거실로 돌아온 지환을 보자 이서는 궁금한 듯 물었다. “어둠의 호리병은 안 다쳤대요?” “응.” 지환이 짧게 대답하자, 이서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지환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럼 표정이 왜 그렇게 어두워요? 혹시 하도훈 쪽에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거예요?” 지환은 이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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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4화

이서의 기대 어린 시선 속에 놓인 지환은 결국 테이블 위에 놓인 약초 달인 물을 한 번에 들이켰다. 쓴맛이 강하게 밀려왔지만, 그 외엔 별다른 이상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서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어때요? 괜찮아요?” 지환은 고개를 끄덕이며 무심하게 대답했다. “응, 괜찮아.” 하지만 이서는 의문이 풀리지 않았다.“근데 어둠의 호리병은 그걸 다쳤을 때 먹어야 한다고 했어요. 하지환 씨는 다친 것도 아닌데 왜 그런 걸 준비했을까요?” 지환도 이유를 몰라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글쎄, 밥부터 먹자.” “네...” 이서는 고개를 갸웃하며 젓가락을 들었고, 식사는 조용히 끝났다. 밥을 다 먹고 나서, 이서는 욕실로 향해 샤워를 마친 뒤 지환을 보며 말했다. “나는 먼저 올라가서 쉴게요.” 지환은 소파에 앉아 있었고 평소와 사뭇 다른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거리가 멀었던 탓에 이서는 그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채지 못했다. “그래.” 지환은 짧게 대답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이서와 함께 2층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계단을 오르는 내내 지환은 입 안이 뜨겁고 목이 타는 듯한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뭐지, 이거...’ 침실에 들어서자 지환은 몸 전체가 불타는 듯한 더위를 참을 수 없어서 이서에게 한 마디를 남기고 욕실로 향했다.“나도 좀 씻을게.” 차가운 물이 얼굴 위로 쏟아졌지만, 지환의 열기는 가라앉지 않았으며, 오히려 더 타오르는 듯했다. 마치 몸 안에 작은 화로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심지어 물을 맞을수록 그 화로에 장작을 더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던 지환은 저도 모르게 낮은 신음을 흘렸다. 문밖에 있던 이서는 그 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 문 앞에 다가갔다. “하지환 씨, 괜찮아요? 무슨 일이에요?”이서의 걱정 어린 목소리가 들리자, 지환은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서의 목소리는 마치 뜨거운 불길 속에서 찬물을 뿌려주는 듯했다. 하지만 그 순간도 잠시, 다시 몸 안의 열기가 치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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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5화

“하지환 씨, 왜 갑자기 전기가 나간 거예요? 혹시 하도훈 쪽에서 무슨 짓을 한 거 아니에요?” 이서의 다급한 목소리에 지환은 타월을 두르던 동작을 멈췄다. ‘혹시... 낮에 있었던 일 때문에 이서가 심리적으로 불안해진 걸까?’ 이렇게 생각한 지환은 묘하게 기분이 좋지 않았고, 더 이상 타월에 신경 쓰지 않고 바로 문을 열어젖혔다.문이 열리자마자 이서는 지환에게 달려와 그의 품에 안겼다. “괜찮아요? 다친 거 아니죠?” 이서가 몸에서 풍겨오는 은은한 향기가 지환의 코끝을 자극했고, 방금 겨우 진정시켰던 욕망이 다시금 타올랐다. “이... 이서야...”하지만 이서는 지환의 상태를 눈치채지 못한 채, 지환의 몸에 닿은 끈적한 무언가를 느끼고 깜짝 놀라 외쳤다.“피잖아요! 피를 흘리고 있다고요!” 사실 그것은 지환이 스스로 낸 상처에서 흐른 피였지만, 이서는 순간적으로 긴장하며 말했다. “정말 하도훈 쪽 사람들이 온 거예요? 이제 우린 어떻게 해야 해요? 아니다, 우선 약상자부터 찾아올게요! 혹시 다른 데도 다친 건 아니죠?”이서는 당황한 듯 지환의 몸을 더듬기 시작했는데, 주변이 온통 깜깜한 탓에 오직 손의 감각만으로 상황을 파악하려는 듯했다. 하지만 이 행동은 이미 약초의 효과로 인해 한계에 다다른 지환에게는 고문에 가까운 일이었다. “이서야...” 지환은 간신히 이서의 손을 떼며 힘겹게 말했다. “괜, 괜찮아. 다친 거 아니야.” “피가 이렇게 나는데 무슨 소리예요?! 하지환 씨, 이런 상황에서도 나한테 거짓말하는 거예요? 하도훈 쪽 사람들은 어디 갔어요?” “아니야, 하도훈 쪽 사람들이 날 공격한 게 아니라, 그냥 내가 실수로 손을 베인 거야. 그러니까 잠깐만 나한테서 떨어져 있어 줘.” 이서는 그제야 숨을 고르며 조금 진정했다.하지만 잠시 후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는 다시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잠깐... 하지환 씨는 지금 아무것도 안 입고 있을 텐데...?’비록 방 안은 어두웠지만, 그 어둠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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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6화

이서는 순간 멍해졌으나,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깨달았다. 지환의 뜨거운 피부가 자기 손등에 닿는 순간, 깜짝 놀라 정신이 번쩍 들었기 때문이었다. ‘뭐야, 이거... 설마...’ 이서는 지환의 단단한 가슴을 힘껏 밀며 외쳤다. “지환 씨... 정신 좀 차려봐요!”하지만 지환은 이미 정신을 차릴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는데, 어둠의 호리병이 건넨 약초가 말 그대로 ‘독’인 듯했다. 심지어 한번 효과가 나타나면 어떤 이성도 무참히 짓밟히고 본능만이 남게 되는 독약. “이서야... 너무... 힘들어...” 지환이 힘겹게 내뱉은 숨결마저 뜨거웠다. “대체 왜 이러는 거예요? 찬물도 소용이 없어요?” 이서의 질문에 지환은 고개를 힘겹게 저었다. “그럼... 어떡해요?” 이서는 당황하며 물었다. 지환은 침대 옆에 놓인 스탠드를 힐끔 쳐다보았고, 간신히 몇 발짝 뒤로 물러나 이서와 거리를 벌린 뒤 말했다. “저기 있는 스탠드로... 날 기절시켜 줘.” 이서는 지환의 시선을 따라 스탠드를 바라보더니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급히 고개를 저었다. “안 돼요! 내... 내가 힘 조절을 못하면 어떡해요? 진짜 다치면 어떡하냐고요!” 자기 입술을 세게 깨문 지환은 이미 입 안 가득 퍼지는 비린내를 느낄 수 있었다. “이서야, 제발... 빨리해 줘. 더는 못 버티겠어.”지환의 간절한 목소리에 이서는 이를 악물고 결심한 듯 스탠드를 들어 올렸다. “잠깐만요... 조금만 참아요.” 이서는 스탠드를 들고 지환의 어깨를 힘껏 내리쳤다. 하지만 이서의 힘은 너무 약했고, 지환은 가볍게 어깨를 두드린 것 같은 느낌만 받았다. “이서야!!” 지환이 다급하게 외쳤다. “미... 미안해요!” 이서는 이를 악물고 눈을 질끈 감은 채, 이번엔 제대로 힘을 모아 스탠드를 휘둘렀다. 쾅! 쾅!스탠드가 지환의 어깨에 제대로 꽂히며 방 안에 두 번의 굉음이 울려 퍼졌다. 하나는 스탠드가 부딪히는 소리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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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7화

‘여긴 고급 빌라인데... 어떻게 쥐가 나올 수 있지?’ 이서는 지환에게 서둘러 옷을 입혀주며 생각에 잠겼다. ‘혹시... 하도훈이 꾸민 장난인 건가?’ 그 시각, 3층에서 다리를 꼬고 앉아 있던 어둠의 호리병은 아래층을 내려다보며 흐뭇하게 웃고 있었다. ‘오, 꽤 조용하게 처리하시네? 하하, 역시 명불허전이라니까.’어둠의 호리병은 원래 지환이 좀 더 ‘거칠고 야성적인 스타일’일 거라고 생각했기에, 일이 이렇게 조용히 진행될 줄은 몰랐다. ‘내일 아침이 밝으면 나한테 아주 고마워하겠지?’어둠의 호리병은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졌다. ‘내가 아니었으면 이렇게 빨리 화해할 수 없었을걸? 이건 앞으로 내 경력에 포함해야겠어!’‘‘하 대표님을 보호하는 것과 동시에 부부관계까지 회복시킨 남자’라니, 다크웹에서도 유일무이한 기록이 될 거야.’ 어둠의 호리병은 점점 더 신이 나서 입가에 미소를 띠며 혼자 생각에 빠졌다. ‘그래, 다크 웹은 경쟁이 치열하니까 이렇게라도 눈에 띄어야 해. 이미 랭킹 3위이긴 하지만, 위에 있는 그 괴물 같은 두 녀석을 실력으로 따라잡을 순 없어. 그러니 이런 방식으로라도 다크웹에 내 이름을 남겨야 한다고!’ 혼자 생각하며 흡족한 표정을 짓던 어둠의 호리병의 귀에 갑자기 ‘삐뽀삐뽀’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뭐지?’ 어둠의 호리병이 아래를 내려다보니 구급차 한 대가 지환의 빌라 앞에 도착하는 모습이 보였다. ‘저건 또 뭐야?’ 어둠의 호리병은 깜짝 놀라며 3층 난간에 매달려 소리쳤다. “뭐예요?! 무슨 일이죠? 왜 119가 온 거냐고요!” 하지만 이미 차에서 내린 구급대원은 다급하게 집 안으로 들어가느라 어둠의 호리병이 외친 소리를 듣지 못했다. “모르겠어요. 환자가 쓰러졌다고 해서 왔습니다!” 구급대원 중 한 명이 대답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쓰러졌다고?’ 어둠의 호리병은 순간 굳어버렸다. ‘설마... 윤이서 씨가 쓰러진 건가?’ 어둠의 호리병은 자신이 준비한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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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8화

지환이 병원으로 옮겨진 후, 의사는 지환에게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다시 한 번 이서에게 당부했다. “다음부턴 조심하세요. 아무리 젊어도 뭐든 적당히 해야 합니다.” “...” 이서는 할 말을 잃었다.심지어 옆에 있던 간호사도 얼굴을 붉히며 그녀를 힐끔거렸기에, 이서는 부끄러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이서는 억지로 미소를 지어 보이며 간호사를 지나쳐 방문을 닫았다. 문이 닫히고 나니 방 안은 조용해졌고, 이서의 얼굴에 가득했던 붉은 기운도 서서히 가라앉았다. 잠시 망설이던 이서는 천천히 지환의 침대 옆으로 다가갔고, 지환의 손에 감겨 있는 붕대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그의 얼굴을 살폈다. 지환이 여전히 잠들어 있는 것을 확인한 이서는 살며시 손가락을 뻗어 지환의 손가락을 살짝 건드렸다. “안 아파요?” 그렇게 중얼거리던 이서는 자기 말에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그럴 리가, 당연히 아프겠지... 윤이서, 너 대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방 안에는 아무런 대답도 없었지만, 이서는 오히려 그 적막이 나쁘지 않았다. 이서는 고개를 들어 지환을 가만히 바라봤다. ‘나는 이런 고요함이 참 좋아.’ 상대가 의식을 잃고 있을 때, 상대방이 모르게 그 사람을 마음껏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런 순간은 이서에게 아주 소중했다. 한 손으로 턱을 괴고 지환을 바라보던 이서는 어느새 몰려오는 졸음을 느꼈다. 하지만 막 눈을 감으려던 순간, 갑자기 생각이 떠올랐다. ‘맞다... 오늘 저녁에 어둠의 호리병이 준 약초 물을 마셨었지?’ ‘혹시 그 약초에 문제가 있었던 거 아닐까?’ 이서의 머릿속은 순식간에 복잡해졌다. ‘설마... 어둠의 호리병이 하도훈한테 매수당한 건가? 그럼 우리 모두 위험한 거잖아!’ 잠이 확 달아난 이서는 급히 핸드폰을 꺼내 들고 상언에게 연락하려 했다. 하지만 아직 전화를 걸기도 전에, 머리 위에서 낮은 신음이 들려왔다. 이서는 깜짝 놀라 고개를 들어 지환을 바라보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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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9화

지환을 병원에 입원하게 한 후, 어둠의 호리병은 꽤 미안해하고 있었다. ‘나도 일이 이렇게까지 커질 줄은 몰랐어.’“제 남편을 도와준다는 게...”이서는 무심코 ‘남편’이라고 말해버린 걸 깨닫고 급히 말을 고쳤다. “아니, 하지환 씨를 도와주려 했다는 게 무슨 뜻이죠?” 어둠의 호리병은 슬쩍 지환을 바라봤는데, 지환의 눈에는 여전히 경고의 기색이 가득했다. 결국 어둠의 호리병은 입을 꾹 다물고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 대표님도 다 알고 있으니까, 직접 설명해 주실 거예요.” 어둠의 호리병은 이런 식으로 지환에게 책임을 떠넘겼고, 지환은 눈을 가늘게 뜨고 어둠의 호리병을 흘겨보았다. “강장제로 몸을 보호하려고 한 거야.” “강장제요?” 이서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강장제가... 사람을 병원에 실려 올 정도로 심각한 상태를 만든다고요?” 지환은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아무래도 저 친구가 실력이 부족해서 약의 양을 잘못 맞춘 모양이야. 그래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거지.” 어둠의 호리병은 지환의 대담한 거짓말에 속으로 감탄하며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와... 입에서 거짓말이 술술 나오네. 하마터면 나도 속을 뻔했잖아?’이서도 지환을 말을 믿고 어둠의 호리병을 진지하게 바라보았다. “앞으로는 아무한테나 함부로 약을 주지 마세요. 오늘은 하지환 씨라서 그나마 다행이지, 다른 사람이었으면 더 큰 일이 났을 수도 있잖아요.” 어둠의 호리병은 억울한 표정을 지었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돌팔이’라는 오명을 억지로 뒤집어썼다. “더 할 말이 없다면 이만 나가보십시오.” 지환은 자연스럽게 어둠의 호리병을 내보내려 했다. “...예.” 어둠의 호리병은 뒤통수를 긁으며 방을 나섰다. ‘아니, 이렇게 빨리 내쫓는다고? 허... 필요할 땐 이용하더니 이제 와서 이런다니!’ 어둠의 호리병이 떠난 후, 지환은 이서에게 다정하게 말했다. “이서야, 너도 밤새 고생했잖아. 이제 좀 쉬어.”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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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0화

전화기 너머의 소희는 별다른 말 없이 바로 대답했다. [네, 알겠어요.] “고마워, 소희 씨.” 이서가 고맙다는 말을 건네자, 소희는 살짝 불만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이서 언니, 그런 말은 하지 마세요. 언니가 저를 얼마나 많이 도와줬는데, 겨우 소식을 전해주는 걸로 이렇게까지 감사 인사를 할 필요는 없잖아요.]이서는 소희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다가 무언가 뜨거운 시선이 자기 얼굴에 닿는 것 같은 느낌에 급히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지환은 여전히 눈을 감고 자고 있었다. ‘내가 너무 예민한 건가?’ 잠시 멈칫하던 이서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다시 지환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지환의 고요한 얼굴을 바라보던 이서는 어느새 또 멍하니 그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몇 분 후.‘뭐야, 내가 또 하지환 씨를 보면서 넋을 놓고 있었잖아?!’ “어휴...” 이서는 이마를 짚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러다간 하루 종일 이러고 있을 거야.’ 이서는 핑계를 대고 다른 할 일을 찾기로 했다. 한편, 이서의 전화를 받은 소희는 서둘러 집을 나섰고, 길을 걷던 중에 현태에게서 온 전화를 받았다. [소희 씨, 저녁 같이 먹을래?]“좋아요! 그런데 지금은 이서 언니가 부탁한 일을 좀 해야 해요.”[무슨 일인데?] 소희는 현태에게 간단히 고이서와 관련된 상황을 설명했고, 현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회사 전체를 고이서한테 맡겼다는 얘기를 들었을 땐 믿기지 않았는데, 모든 게 진짜였구나. 그런데 왜 그런 선택을 하셨을까? 요즘 회사 분위기가 말이 아니라고 하던데...]실제로 현태는 이서가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소문과 함께 여러 사람에게서 불만 섞인 목소리를 듣던 참이었다. “나도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이서 언니가 충동적으로 그런 결정을 했을 리는 없어요. 분명 뭔가 이유가 있을 테니까 우리는 그냥 언니를 믿고 기다려 보자고요. 솔직히 구경하는 재미도 있잖아요?” 현태는 이서가 여러 번 위기를 극복해 왔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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