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의 모든 챕터: 챕터 911 - 챕터 920

1519 챕터

제911화

유준은 가장 먼저 하영을 떠올렸다.그는 얼른 핸드폰을 꺼내 하영에게 전화를 걸었다.‘지금 하영은 틀림없이 괴로움에 빠졌을 거야! 얼른 하영에게 전화를 해서 위로해 줘야지!’다만 하영의 핸드폰은 전원이 꺼진 상태였다.유준은 초조함에 넥타이를 잡아당기더니 빠른 걸음으로 사무실로 향했다.그는 잠시 생각한 후, 또 소진호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러나 소진호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이 상황을 본 시원이 말했다.“대표님, 현욱 도련님께 전화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유준은 그제야 깨닫더니 얼른 현욱에게 전화를 걸었다.현욱은 재빨리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현욱의 나른한 목소리에 유준은 엄하게 소리쳤다.“너 지금 어디야?”“당연히 집이지. 내가 우리 부모님께 뭐라고 말했는지 물어보려고 전화한 거야? 나 집에 돌아온 다음, 또 겁먹었어.”“나 지금 이딴 거 듣고 싶지 않아!”유준은 싸늘하게 현욱의 말을 끊었다.“예준의 차가 한강에 추락했는데, 나 지금 하영과 연락이 닿을 수 없어.”“뭐?!” 현욱은 문득 정신을 차렸다.“예준이 한강에 추락했다고?!”“너 지금 당장 사건 현장으로 달려가! 하영은 지금 틀림없이 거기에 있을 거야! 가서 하영에게 전화 바꿔!”“하영 씨가 거기에 있을 리가 없잖아!” 현욱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말했다.유준은 눈썹을 찡그렸다.“그게 무슨 뜻이야?”현욱은 그제야 자신이 말실수한 것을 발견했다.“아, 아무것도 아니야. 나, 나 지금 바로 가볼게.”“배현욱!”유준은 노호했다.“너 설마 나한테 뭐 숨기는 거 있어?!”현욱은 가슴이 찔렸다.“그럴 리가...”“나 지금 당장 조사하는 수가 있어!”유준은 현욱을 협박했다.“난 사람들이 나한테 거짓말을 하는 게 제일 싫다고!”현욱은 전화에서도 유준의 노기가 활활 불타는 것을 분명히 느꼈다.‘더 이상 유준을 속일 수 없겠지?’현욱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알았어, 내가 다 말할게! 약혼식 그날 밤에, 하영 씨는 양다인에 의해 총을 두 발이나 맞았어.
더 보기

제912화

사무실에 도착하자, 시원은 책상 위의 서류를 정리하기 시작했다.그는 중요한 서류를 찍은 다음, 파일로 정리해 저녁에 유준에게 보낼 준비를 했다.거의 정리가 다 되어갈 때, 누군가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시원은 머리도 들지 않고 말했다.“들어와.”문이 열리자, 선글라스를 낀 남자가 그들의 눈앞에 나타났다.“허 비서님, 대표님은 준비 다 되셨나요? 이제 출발하실 시간이 됐습니다!”이 말을 듣자, 시원은 호진과 함께 고개를 들어 앞에 있는 이 남자를 쳐다보았다.헬리콥터를 운전해야 할 조종사가 앞에 서 있는 것을 보며. 시원의 안색은 순식간에 변했다.“너 이미 헬리콥터에 탄 거 아니었어?!”조종사는 눈살을 찌푸렸다.“제가 화장실에 갔다고 문자를 보냈잖아요?”시원은 멍하니 있다 얼른 자신의 주머니를 만졌다.이때 소파 옆에 있던 호진이 말했다.“네 핸드폰 탁자 위에 있는데.”시원은 바삐 외쳤다.“빨리 대표님께 전화해!!”호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급히 유준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러나 결국 전원이 꺼져 있단 음성 알림밖에 듣지 못했다.시원은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망했어, 우리가 그렇게 주의를 기울여 대표님을 보호했는데, 결국 남에게 당하다니!”호진은 안색이 엄숙했다.“다른 사람에게 대표님이 떠나신다고 말한 적 있어?”“아니!” 시원은 무척 괴로웠다.“운전사에게만 말했단 말이야!”호진은 뭔가를 알아차리더니 벽을 향해 주먹을 내리쳤다.“제기랄, 회사에 틀림없이 배신자가 있어!”시원은 심란했다.“지금 이런 말을 할 때가 아니야! 가능한 한 빨리 대표님을 찾아야 해!”호진은 조종사를 쳐다보았다.“회사에 다른 비행기 없어?!”조종사는 고개를 저었다.“없어요, 평소에 개인 비행기를 쓰는 경우가 거의 없어서.”“모니터링 시스템으로 확인해 봐!” 시원은 조종사를 바라보았다.“대표님이 타신 비행기가 어디로 날아갔는지!”“네, 지금 바로 가봐요.”5분 후, 시원과 호진은 조종사를 따라 감시실에 도착했다.그 칠흑 같은 스크린을
더 보기

제913화

유준의 옷깃을 잡아당기려는 순간, 유준은 직접 휴대전화를 든 손을 내밀어 남자의 얼굴에 호된 한 방을 내리쳤다.이 한방을 제대로 맞은 남자는 멍해졌다. 그는 유준이 뜻밖에도 손을 쓸 줄은 몰랐다.얻어맞아서 아픈 뺨을 감싸며 남자는 이를 악물고 두 발짝 물러섰다.그는 잘생겼지만 표정이 어두운 유준을 보며 큰 소리로 비웃었다.“흥, 제법이군요.”유준은 일어서더니 남자에게 천천히 다가갔다.열려 있는 문에서 세차게 밀려오는 큰 바람은 유준의 검은 트렌치코트를 펄럭였다. 이는 늠름한 기운으로 가득 한 유준을 악마처럼 더욱 무서워 보이게 했다.“도대체 누가 시킨 거지?” 유준은 싸늘하게 물었다.남자는 입가에 묻은 피를 지우며 험상궂은 웃음을 지었다.그는 주먹을 꽉 쥐며 말했다.“알고 싶으면 날 한 번 이겨봐요!”남자는 비록 건장하진 않지만, 동작은 비할 데 없이 날렵하고 위험했다.유준은 몇 번이나 하마터면 남자의 주먹에 맞을 뻔했다.기내의 좁고 또 수시로 고공으로 추락할 수 있는 궁지에 몰리자, 유준은 다른 방법으로 상대방을 제압할 수밖에 없었다.그는 일부로 상대방의 공격을 피했고 상대방이 방비를 내려놓는 순간, 유준은 남자의 복부에 주먹을 날렸다.공격을 받은 남자는 몇 걸음이나 뒤로 물러섰다.유준은 기세를 몰아 한 손으로 의자 등받이를 받쳤고 몸을 일으키는 순간, 다리를 들어 남자의 머리를 걷어찼다.남자는 조종대에 쓰러지더니 비행기도 덩달아 통제력을 잃었다.유준은 재빠르게 몸을 안정시킬 수 있는 물건을 잡았고, 남자는 비틀거리며 이리저리 넘어졌다.그가 정신을 차릴 때, 비행기는 이미 추락하기 시작했다.이를 본 남자는 억지로 버티며 얼른 낙하산 가방을 찾으러 갔다.유준도 따라서 사방을 둘러보았는데, 낙하산 가방이 바로 자신의 옆에 있는 좌석 아래에 있단 것을 발견했다.유준은 재빨리 가방을 메려 했지만, 이때, 남자는 시선을 그에게 돌렸다.“그 가방 내놔!!” 남자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미친 듯이 소리쳤다.유준이 그를 상대
더 보기

제914화

중환자실에서.깊이 잠들어 있던 하영은 눈을 번쩍 떴다.그녀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촘촘히 맺혔고, 호흡은 가슴 전체에 심한 기복을 일으킬 정도로 가빠졌다.그리고 심장에서 따끔따끔한 통증이 밀려왔다.하영은 상처에서 전해오는 심한 통증을 참으며 아픈 가슴을 손바닥으로 꽉 눌렀다.강렬한 불안감과 실의감에 하영은 혼란스러워졌다.하영은 자신이 왜 이런 느낌을 받았는지 몰랐다.마치 아주 중요한 것을 잃은 것처럼, 괴로움에 하영은 거의 질식할 뻔했다!문앞에 있던 송유라는 안의 기계에서 전해오는 미세한 소리에 얼른 빨갛게 부은 두 눈을 들어 유리창 앞으로 돌진했다.창백한 얼굴로 몸을 웅크리고 있는 하영을 보자, 송유라는 놀라서 급히 간호사를 불렀다.얼마 지나지 않아, 간호사는 의사와 함께 하영의 상태를 관찰하러 병실에 들어갔다.약 10분 후, 의사가 나왔다.그는 송유라를 바라보며 말했다.“상처의 통증 때문이니 저희는 이미 진통제를 놓아줬습니다.”송유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의사가 떠나는 것을 지켜보았다.의사가 간 후에야 그녀는 유리창 앞으로 걸어가서 묵묵히 눈물을 흘리며 하영을 바라보았다.“하영아...”송유라는 유리창을 만지며 울먹였다.“예준은 지금 사고가 나서 아무런 소식도 없으니 너까지 무슨 일 생기면 안 돼...”VIP 병실 안.세준과 희민은 컴퓨터 앞에 앉아 예준이 사고를 당하기 전의 CCTV를 보고 있었다.세준은 주먹을 꽉 쥐더니 탁자를 세게 내리쳤다.“기사는 일부러 그런 거야! 일부러! 누가 이렇게 하라고 시킨 게 분명해!!”그 화물차는 예준의 차를 본 후, 즉시 속도를 높였고 예준이 방향을 바꾼 순간, 곧장 예준의 차를 향해 들이받았다.이것은 명백한 살인이었다!진실을 안 세준은 두 눈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세희는 눈물을 흘리며 희민의 품에서 고개를 들었다.“다 세희의 잘못이야. 내가 아저씨와 삼촌을 막았어야 했는데. 난 분명히 느꼈다고. 다 내 잘못이야...”희민은 세희의 머리를 애틋하게 쓰다듬었다.“세희야, 이 일은
더 보기

제915화

수사팀은 즉시 시체를 강가로 보내 소진호와 소희원이 확인하게끔 했다.시체를 본 순간, 소진호와 소희원은 제자리에 분분히 굳어졌다.시신은 물에 잠겨서 이미 심하게 부풀어 올랐고, 얼굴 전체는 마치 공기가 찬 풍선처럼 보였다.유일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그 금색의 머리였다.소희원은 바닥에 주저앉았고, 위에서 밀려오는 강한 메스꺼움에 헛구역질을 멈출 수 없었다.소희원은 입을 가리며 믿을 수 없단 듯이 앞에 조용히 누워 있는 캐리를 바라보았다.순간, 그녀는 눈물을 줄줄 흘렸다.이때, 경찰이 다가와서 물었다.“혹시 이 사망자를 아십니까?”소진호의 눈빛에는 고통이 드러났다. 그는 눈을 감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알아요... 우리 예준이의 친구예요.”“이름이 뭐죠?”소진호는 숨을 깊이 들이쉬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그가 외국에서 왔다는 것밖에 몰라요. 이름은... 캐리라고.”경찰은 한숨을 내쉬었다.“수사팀은 아직 소예준 씨의 시신을 인양하지 못했습니다. 지금 강물이 비교적 세차서 수색 범위를 확대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 짧은 시간 내에 아마 찾을 수 없을 겁니다. 먼저들 돌아가서 기다리시죠.”“짧은 시간 내로 못 찾다뇨?”갑자기 누군가의 목소리가 옆에서 울렸다.모두들 먼 곳에서 천천히 걸어오는 여자를 바라보았다.경찰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누구시죠?”“주희라고 해요.” 주희는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실례지만, 짧은 시간 안으로 찾을 수 없다는 게 무슨 말이죠?? 당신들은 수사팀과 인양 인원을 더 파견할 수 없나요?! 지금 차를 찾았고, 캐리까지 찾았는데, 왜 소예준을 찾을 수 없는 거죠?”“저희는 이미 전 시의 수사팀을 파견하여 수색하고 있습니다...”“그럼 다른 도시의 수사팀도 찾아와요!!”주희는 노발대발했다.“당신들이 신청하고 싶지 않으면, 내가 직접 신청할 수도 있어요!”경찰은 의혹을 느끼며 주희를 훑어보았다.“당신은 도대체 누구시죠?”주희가 대답했다.“Y시 주충문 장군의 손녀,
더 보기

제916화

시원은 엄숙하게 호진의 말을 끊었다.“대표님은 틀림없이 무사하실 거야!”“네 말이 맞아. 내가 말실수를 했군.”회사를 나온 후, 두 사람은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갔다.현장에 도착하자, 시원은 바로 수사팀을 찾아갔다.“안녕하세요, 이 헬리콥터에서 무슨 시신이라도 발견했습니까?”“이 헬리콥터에 탑승한 사람과 아는 사이입니까?”호진은 얼른 대답했다.“제 가족이에요.”“그렇군요. 저희 팀은 지금 운 좋게 블랙박스를 찾았으니 가서 한 번 확인해 보세요.”시원과 호진은 눈을 마주치더니 얼른 달려갔다.수사팀 대장을 찾은 후, 시원은 즉시 인사를 했다.“저희는 이 추락한 헬리콥터에 탑승한 사람의 가족인데, 블랙박스는 온전한가요?”“지금 서에 돌아가서 확인하려던 참이었는데, 가족분인 이상, 따라오시죠.”30분 후, 대장은 시원과 호진을 데리고 경찰서로 돌아왔다.대장이 블랙박스를 기술부에 넘기자, 기술부는 신속하게 열어 확인하기 시작했다.기술부는 두 시간 만에 그 당시의 녹음을 복원했다.시원은 이어폰을 끼자마자 바로 유준의 목소리를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그 순간, 시원은 머리가 윙윙거렸고 강렬한 분노가 치밀어 몰랐다.‘대표님...’시원이 줄곧 말을 하지 않자, 호진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목소리 같은 거 들었어? 무슨 상황인데? 대표님 맞냐고?”시원은 묵묵히 이어폰을 빼더니 호진에게 건네주었고,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혼자 들어 봐.”호진은 급히 이어폰을 꼈고, 유준의 소리를 들은 순간 다리가 나른해져서 자기도 모르게 뒤로 헛걸음질을 했다.“대, 대표님 맞아...”호진의 입술은 멈추지 않고 부들부들 떨렸다.시원은 얼굴을 굳힌 채 옆에 서 있는 수사팀 대장을 바라보며 말했다.“시체는요? 비행기가 폭발해도 시체를 찾을 수 있잖아요!!”대장은 시원을 바라보았다.“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블랙박스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은 이미 행운이라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저희도 계속 시체를 수색할 테니 연락처를 남기시죠. 찾는 대로 즉시
더 보기

제917화

세희는 작은 두 손으로 하영의 팔을 꼭 껴안으며 울부짖었다.“엄마... 흑흑흑, 엄마...”하고 싶은 말은 너무나도 많았지만, 지금 이 순간, 오직 엄마란 말밖에 나오지 못했다.하영은 코끝이 찡해지더니 눈물이 흘러내렸다.“세희야, 울지 마, 엄마 지금 멀쩡하잖아?”이 말이 나오자, 세희는 더 심하게 울었다.하영은 눈살을 찌푸리며 옆에 서 있는 송유라를 바라보았다.그러나 송유라는 그저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송유라는 두 눈이 빨갛게 부어 더 이상 예전의 우아한 모습이 보이지 않았고, 눈 밑의 다크서클과 창백한 얼굴은 모두 그녀의 피곤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었다.하영은 작은 소리로 송유라를 불렀다.“숙모?”송유라는 반응하지 않았다.하영은 어쩔 수 없이 다시 한번 불렀다. “숙모?”이번에 송유라는 들었고, 그녀는 고개를 돌려 하영을 바라보더니 눈가의 눈물을 지우며 얼른 앞으로 나아갔다.“그래 하영아, 숙모 여기 있어. 어디 아픈 거야? 내가 의사 불러올게.”하영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고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숙모, 기분이 안 좋아 보이시던데. 무슨 일 생긴 거예요?”송유라는 입을 오므리며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그녀의 표정을 본 하영은 그제야 무언가를 깨달았다.“우리 오빠는요? 캐리는요? 삼촌은?”하영이 예준과 캐리를 언급하자, 송유라의 눈물은 더욱 사납게 떨어졌다.세 아이의 얼굴에도 비통한 기색이 역력했다.하영은 마음이 덜컹 내려앉더니 말투가 점차 흥분되었다.“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모두들 침묵에 잠겼다.하영은 가슴의 통증을 참으며 일어나서 계속 물어보려 했다.송유라는 얼른 앞으로 다가가서 하영을 부축했다.“하영아, 내가 다 말할 테니까 어서 누워!”하영은 호흡이 가빠졌고, 눈 밑에 뜬금없이 두려움이 스쳤다.“도대체 무슨 일 일어난 거예요??”송유라는 눈물을 닦고 입을 열려 했지만, 병실 문이 갑자기 열렸다.사람들은 이내 시선을 병실 문으로 돌렸고, 진석이 정교하게 포장된
더 보기

제918화

하영은 고개를 들었고, 아픔을 참느라 붉게 물든 두 눈은 진석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부진석 씨, 대체 뭘 하고 싶은 거예요?!”진석은 손을 내밀더니 하영을 다시 눕히려 했다.그러나 하영은 진석의 손을 뿌리치며 그의 호의를 거절했다.진석은 눈빛이 점점 차가워졌다.“무슨 일 일어났는지 알고 싶다면 잘 누워 있어.”하영은 이를 악물었다.“나 혼자 누울 수 있어요! 하지만 당신도 이 일들을 분명하게 설명해줬으면 좋겠네요!”“그래.” 진석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하영이 침대에 누운 후에야 진석은 입을 열었다.“지금 소예준과 캐리의 상황을 알고 싶은 거야?”“맞아요!” 하영은 단호하게 말했다.“난 아직 현장에 가보진 않았지만, 그들은 아마 죽었을 거야.”이 말을 듣자, 하영의 표정은 순식간에 굳어졌다.그녀는 믿을 수 없단 듯이 진석을 바라보았고, 눈빛은 점차 촉촉해졌다.“지...” 하영은 목이 쉬었다. “지금 뭐라고요?”진석은 참을성 있게 설명했다.“그들은 아마 죽었을 거라고.”“죽었다니요?!”하영은 눈빛이 흔들리더니 더 이상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큰 소리로 외쳤다.“부진석 씨,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예요?!”“진정해, 하영아.” 진석은 하영의 가슴에 시선을 떨어뜨렸다. “이 상처 때문에 하마터면 죽을 뻔했잖아?”하영은 손가락을 꽉 쥐었다.“이 일은 또 어떻게 알았죠?!”진석은 입술을 구부리더니 가볍게 웃었다.“내가 양다인더러 너에게 총을 쏘라고 시켰거든.”순간, 하영의 머릿속에는 마치 천둥이 치는 것 같았다. 그녀는 자신이 차가운 호수에 빠진 것 같다고 느꼈다.“하영아.” 진석은 천천히 말했다.“사실 너 그때 귀국하지만 않았어도 난 너에게 손을 대지 않았을 텐데. 네가 이미 죽었다고 생각하는 정유준은 이미 큰 고통을 겪고 있었으니, 난 천천히 그 남자를 무너뜨리면 되거든. 그러나 넌 다시 돌아왔고, 심지어 또 한 번 정유준을 선택했기 때문에, 나도 너한테 모질게 마음을 먹을 수밖에 없었어.”
더 보기

제919화

‘유준 씨가 탄 헬리콥터가 사고를 당했다고?’‘그래서 유준 씨가 죽었다니?’‘아니야, 이건 사실이 아닐 거야!’하영은 고개를 세게 가로저었다.“날 속이지 마요. 난 당신의 말을 믿지 않을 테니까. 지금 날 무너뜨려서 유준 씨를 고통스럽게 만들고 싶은 거잖아요! 우리 오빠도 무사하고, 캐리도 무사할 거예요! 이건 전부 당신이 꾸며낸 거짓말이니까!”진석은 하영이 믿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천천히 침대 머리맡에 놓인 하영의 휴대전화를 들었다.“내가 말한 모든 거, 전화로 한 번 확인해 봐.”진석은 태연자약하게 말했다.핸드폰을 보자, 하영은 얼른 손을 뻗었다.‘허 비서에게 전화를 해야 해!’‘이 모든 것은 사실이 아니야! 틀림없어!’하영은 주소록을 뒤졌고, 분명히 시원의 전화를 저장한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너무 조급해서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눈물은 하영의 눈가에서 끊임없이 흘러내렸다.그렇게 감정이 무너지며 인내심이 닳은 순간, 하영은 시원의 전화를 찾았다.떨리는 두 손은 하영의 두려움과 불안감을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었다.몇 초 후, 시원은 전화를 받았다.“아가씨.” 시원의 무거운 목소리가 핸드폰에서 울렸다.시원의 목소리에 하영은 더욱 불안해졌다.“허, 허 비서, 유준 씨는?!”전화기 너머에 있는 시원은 침묵했다.하영도 자신의 감정을 극력 억제하며 시원이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그러나 한참을 기다렸지만 시원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하영은 마음이 더욱 급해졌다.그녀는 핸드폰을 꽉 잡으며 이를 악물고 다시 한번 물었다.“유준 씨 지금 어디에 있냐고 묻잖아!!”“죄송합니다, 아가씨.” 시원은 정중하게 사과했다. “대표님은... 사고를 당하셨습니다...”이 말을 듣고 하영은 눈물을 왈칵 쏟았다.“무슨 사고?! 똑똑히 말해 봐!!”시원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애써 눈물을 참았다.“대표님은 원해 헬리콥터를 타고 귀국하시려고 했는데, 그 조종사가 하필이면 대표님을 죽이려는 사람이었습니다...”시원은 블랙박스
더 보기

제920화

진석은 화끈거리는 뺨을 어루만지며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하영아, 날 때리면 안 되는데.”이 순간, 하영의 가슴에 난 상처가 찢어져 피는 끊임없이 그녀의 옷을 적셨다.그러나 하영은 마치 아무런 감각이 없는 것처럼 피가 이렇게 흘러내리도록 내버려두었다.“뭐가 안 되는데?” 하영은 울면서도 미친 듯이 웃었고 눈시울은 새빨개지더니 이를 갈며 소리쳤다.“난 당장이라도 당신을 죽이고 싶은데!!”진석의 시선은 하영의 피로 물든 옷에 떨어졌다.그는 자기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하영아, 너에게 만약 그럴 능력이 있다면 얼마든지 날 죽일 수 있어.” 진석이 말했다. “그런데 지금은 휴식을 좀 취해야 하지 않겠니?”“내 이름 부르지 마요!! 구역질 나니까!!”하영은 구역질을 참으며 가슴이 찢어질 듯한 목소리로 외쳤다.“부진석, 난 당신과 8년 동안이나 알고 지냈는데!! 당신이 이런 짐승일 줄은 정말 몰랐네요! 퉤!! 우리 엄마가 뭘 잘못했는데요?! 도우미 아주머니는요?! 캐리와 우리 오빠도요! 그리고 유준 씨는 무슨 잘못을 했죠! 난 또 무슨 잘못을 했냐고요?! 왜... 대체 왜? 왜!!!”하영의 안색이 붉어졌다가 다시 파랗게 변하는 것을 보고, 진석은 웃음을 점차 거두었다.“이건 나중에 내가 천천히 말해주지.”말하면서 진석은 일어섰다.“오늘부터 넌 이 병실에서 치료 받아.”하영은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뭐 할 건데요?! 날 가두려는 거예요?! 부진석 씨, 지금 무슨 자격으로 그런 짓을 하는 거죠?!”진석이 발걸음을 멈추자, 하영은 그가 설명하려는 줄 알았다.그러나 그는 몇 초 밖에 멈추지 않았고, 더 이상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병실을 떠났다.하영은 바로 이불을 젖히며 침대에서 내려와 문을 열려 했다.문을 여는 순간, 검은 옷을 입은 두 사람이 하영의 앞을 가로막았다.하영은 그들을 힘껏 밀어내며 미친 듯이 소리쳤다.“나 나가게 해줘! 부진석 씨! 날 내보내라고!!”복도에는 점점 멀어지는 발자국 소리와 하영의 메아리소리
더 보기
이전
1
...
9091929394
...
152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