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연신이 다시금 욕실에서 나왔을 때는 고은채가 그를 반기고 있었다.고은채는 소파에 걸터앉은 채 입꼬리를 위로 올리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아주 영웅이 다 됐던데요? 누가 보면 종일 한지영 그 여자 뒤꽁무니만 쫓아다닌 줄 알겠어요. 안 그래요?”“우연히 지나가다가 도와준 것뿐이야. 너랑 결혼하기로 한 거 빈말 아니니까 안심해.”백연신은 가운을 정리하며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다행이지만요.”고은채는 자리에서 일어나 백연신의 앞으로 걸어갔다.“내가 연신 씨를 위해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지 잘 알고 있죠? 백씨 가문을 온전히 손에 쥐여줘, 부모님 설득해줘, 정략결혼을 하고 나면 회장직을 당신한테 넘겨주기로 약속해줘, 나 같은 여자가 또 있을 것 같아요? 한지영 씨는 당신이 원하는 거 아무것도 못 해줘요. 오직 나만 할 수 있다고요. 알겠어요?”고은채는 말을 하며 손을 뻗어 백연신의 목에 둘렀다.이에 백연신은 움찔하며 본능적으로 그녀의 손길을 피하려다가 생각을 바꾼 건지 밀어내려는 움직임 하나 없이 가만히 있었다.고은채는 그런 그를 보며 그제야 만족스러운지 미소를 지었다.‘조만간 너도 완전한 내 것이 될 거야.’“연신 씨, 인생은 길어요. 그 긴 인생을 함께할 파트너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연신 씨도 잘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연신 씨가 원하는 건 나밖에 못 줘요.”백연신는 주먹을 꽉 말아쥐며 여전히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지영아, 조금만 더 기다려줘. 이제는 정말 조금이면 돼. 다 왔어...’...임유진과 강지혁은 저택으로 돌아오자마자 가장 먼저 욕실로 향했다.임유진은 다 씻은 후 강지혁의 몸을 한 번 더 자세히 체크한 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걸 확실히 확인하고서야 완전히 안심했다.“다음부터는 그러지 마. 앞뒤 안 가리고 뛰어들지 말라고. 날아온 게 달걀이랑 썩은 배춧잎이라 망정이지 염산이나 위험한 거였으면 나 진짜 기절했을 거야.”임유진은 아까 일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쿵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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