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1621 - Chapitre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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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1화

강지혁은 고개를 돌려 경호원에게 말했다.“책임은 돌아가서 물을 테니까 지금은 저 사람들이 왜 이런 짓을 했는지 알아 와.”“네, 대표님.”경호원의 말이 끝난 순간, 제압당한 사람들 중 한 명이 버둥거리며 고개를 들었다. 그러고는 임유진을 향해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여기로 오면 우리가 못 찾을 것 같았어? 당신과 당신 스승이라는 그 양반이 수작을 부리는 바람에 난 2년 반이나 형을 살아야 했어! 결국에는 아내랑도 헤어지고 자식도 못 보게 됐다고! 너 내가 가만 안 둬! 각오해!”임유진은 그 말에 그제야 그가 누구인지 알아챘다.해당 중년 남성은 임유진이 원고의 변호사를 담당했던 사건의 피고인이었다.“뭔가 단단히 오해하고 있는 것 같은데 당신은 그저 법에 따라 마땅한 벌을 받았을 뿐이에요.”“개소리하지 마. 네가 내 사건을 발판삼아 변호사 업계에서 이름 좀 날려보려 한 거 내가 모를 줄 알아? 이런 파렴치한...!”남성은 말을 채 잇지 못한 채 경호원에 의해 입이 막혀버리고 말았다.그리고 그때 차 한 대가 다가오고 강지혁은 임유진의 손을 잡았다.“일단 타.”“지영이랑 연우진 씨는...”“경호원들이 이미 안전한 곳으로 데려갔으니까 걱정하지 마.”임유진은 그 말에 주위를 삥 둘러보았다. 확실히 한지영과 연우진의 모습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임유진은 고개를 끄덕인 후 차에 올라탔다. 그러고는 곧바로 휴대폰을 들어 한지영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신호음만 갈 뿐 아무리 기다려도 한지영의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아무래도 지영이한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아. 가봐야겠어.”임유진의 다급한 말에 강지혁은 침착하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조금만 더 기다려봐. 금방 연락이 올 거야.”아니나 다를까 강지혁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전화가 걸려왔다.경호원의 말에 의하면 연우진은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갔고 한지영은 백연신과 함께 자리를 벗어났다고 한다.“백연신이... 지영이를 데려갔다고?”임유진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백연신은 대체 언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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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2화

“지영이한테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겼을까 봐 그래. 그리고 그 사람들이 소란을 피운 건 다 나 때문이잖아. 그러니까 내가 가만히 있으면 안 되지.”임유진이 단호하게 말했다.“그렇게도 걱정이 되면 백연신과 한지영이 지금 어디 있는지 알아봐달라고 할게.”그때 차 안에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려 퍼졌다.발신자가 한지영인 것을 본 임유진은 다급하게 전화를 받았다.“지영아!”“유진아, 너 괜찮아?”한지영도 많이 걱정했는지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임유진의 안부부터 물었다.“난 괜찮아. 너는? 너는 괜찮아? 백연신 씨랑 사라졌다고 들었는데 지금도 함께 있는 거야? 내가 데리러 갈까?”임유진이 물었다.“괜찮아. 그럴 필요 없어. 그리고... 네가 걱정할 만한 일은 없을 거야.”한지영은 말을 하며 저도 모르게 앞에 서 있는 백연신을 힐끔 바라보았다. 그러다 두 눈이 정확히 마주치고는 금방 다시 시선을 내리며 임유진과 통화를 이어갔다.임유진은 다행히 강지혁과 함께 차 안에 있다고 하며 연우진 쪽도 강지혁의 경호원이 무사히 데려다줬다고 한다.한지영은 한결 안심한 얼굴로 전화를 끊고는 곧바로 연우진에게도 전화를 걸었다.“우진 씨, 미안해요. 내가 괜히 오늘 함께 쇼핑하자고 연락해서... 아까 많이 맞았어요?”백연신은 다정한 목소리로 얘기하는 한지영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대체 언제부터 함께 쇼핑까지 하는 사이가 됐지? 설마 그 남자를 좋아하기라도 하는 건가? 미친놈, 정신 차려. 설령 정말 좋아한다고 해도 네가 뭐라고 할 입장은 못 돼. 헤어지자고 한 건 너잖아.’백연신은 한지영의 마음이 변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녀가 이제는 자신을 완전히 지웠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불쾌하고 질투가 치밀어 올랐다.대체 왜 이런 걸까?왜 이렇게도 마음이 혼란스럽고 또 아픈 걸까?한때 평생을 함께하자고 약속했던 여자라서 이런 마음이 드는 걸까?“그럼 다행이고요. 나는 괜찮아요. 그럼 다시 연락할게요.”한지영은 전화를 끊은 후 다시 고개를 들었고 다시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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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3화

그때 백연신이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빈정거렸다.“왜? 이제는 네 곁에 연우진이라는 남자가 있으니까?”연우진이라고 성까지 붙여 정확하게 내뱉은 그의 말에 한지영은 바로 표정을 바꿨다.‘나는 우진 씨라고만 했지 성이 뭔지는 얘기해준 적이 없는데? 설마...’“우진 씨 뒷조사했어요?”“그게 뭐가 중요하지? 내 질문에 대답이나 해. 그 남자가 좋아? 사랑해? 날 사랑했던 것처럼?”백연신의 말에는 질투와 분노가 한가득 서려 있었다.“백연신 씨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일 텐데요?”한지영의 단호한 말에 백연신의 얼굴은 점점 더 어두워져 갔다.“그래도 한때는 내 전 여자친구였던 사람인데 이 정도도 못 물어봐?”“그렇죠. 전 여자친구죠. 연신 씨도 잘 아네요. 나한테 이런 질문할 시간이 있으면 지금 여자친구한테나 더 챙겨요.”백연신은 잠깐 침묵하더니 갑자기 생뚱맞은 질문을 했다.“나 안 미워?”한지영은 예상치도 못한 질문에 눈을 깜빡였다. 백연신이 왜 갑자기 이런 걸 묻는지 도저히 모르겠다는 얼굴이었다.“네가 힘들어할 때 너와 헤어지고 다른 여자 옆에 있었잖아.”백연신은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가며 그녀를 압박했고 한지영은 이에 저도 모르게 한 걸음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얼마 못 가 금방 벽에 내몰렸고 더 이상 피할 수 없게 되었다.백연신은 두 손을 벽에 올리며 한지영을 팔 안쪽에 가두어버렸다. 두 사람의 거리는 숨결이 닿을 정도로 무척이나 가까웠지만 마치 둘 사이에 투명의 벽이라도 있는 듯 진정으로 닿고 있지는 않았다.“대답해.”백연신의 목소리가 다시금 울려 퍼졌다.“네가 제일 고통스러웠을 때 다른 여자 손을 잡고 가버리고 네가 힘들어할 때 곁에 있어 주지도 못했고 너와 약속한 약속들도 결국에는 하나도 지키지 못했잖아. 나 안 미워?”그는 마치 어떻게 해서든지 그 답을 듣겠다는 듯 그녀를 추궁하고 또 추궁했다.한지영은 바로 앞에 있는 그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백연신의 머리 위에는 여전히 달걀 물이 진득하게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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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4화

“연신 씨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거예요.”한지영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나는 괜찮아요. 내 곁에는 날 사랑해주는 가족도 있고 날 끔찍하게 챙겨주는 친구도 있어요. 내가 다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건 다 그사람들 덕이에요. 부귀영화까지는 누리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보통 사람들이 다 그러하듯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평범하고 또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 거예요. 그래서 나는 연신 씨를 원망하거나 미워하고 싶지 않아요. 나는 우리가 아주 나중에 우연히 거리에서 만났을 때 웃으며 인사할 수 있는 사이가 됐으면 좋겠어요.”한치의 원망도 없고 비아냥도 없는 아주 차분한 목소리였다.하지만 왜인지 그 목소리를 들으면 들을수록 백연신은 가슴이 아파 왔다. 미워하지 않는다는 그녀의 말이 그에게는 더 큰 상처가 되어 다가왔다.백연신은 한지영과 만나고 그녀를 사랑하게 된 일이 인생 최대의 행운이고 또 행복이라고 여겨왔다. 그래서일까, 그녀는 헤어짐조차도 너무나도 흔쾌히 받아들여 주었고 아주 조금의 원망도 늘어놓지 않았다.만약 5년 전 그날, 찾아오려는 그녀를 제지했더라면, 백씨 가문을 완전히 손에 넣는 데 있어 조금 더 충분히 준비한 뒤에 움직였다면 그랬다면 둘 사이의 결말이 지금과는 달랐을까?“지영아...”백연신은 한지영과 닿고 싶은 마음에 저도 모르게 머리를 아래로 기울였다.하지만 막 닿으려는 찰나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아까 있었던 일로 만신창이가 되었던 터라 백연신은 한지영을 데리고 근처 호텔로 들어왔고 그렇게 두 사람은 지금 호텔 방 안에 있다.귀를 뚫고 들어오는 노크 소리에 백연신은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다시 몸을 바로 세우고 발걸음을 옮겨 문을 열었다.노크한 사람은 백연신의 부하직원으로 그의 손에는 옷가지들이 들려있었다.“지시하신 옷입니다.”“수고했어.”백연신은 문을 닫은 후 다시 한지영 쪽으로 걸어왔다. 그러고는 여성 사이즈의 옷을 그녀에게 건넸다.“갈아입고 와.”“괜찮아요. 어차피...”“지금 그 꼴로 돌아가면 부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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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5화

얼마나 지났을까, 욕실 문이 열리고 새 옷으로 갈아입은 한지영이 걸어왔다. 그녀는 나오자마자 백연신을 향해 말했다.“계좌번호 불러요. 돈 보내줄게요.”“안 줘도 된다고 했어.”“나도 이런 건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분명히 말했어요.”두 사람은 서로 조금도 양보 못 한다는 듯 팽팽하게 대치했다.분위기는 갑자기 다시 얼어붙었고 한지영은 미간을 찌푸리며 한숨을 한번 내쉬더니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나는 헤어진 연인한테 무언가를 빚지고 싶은 생각 없어요. 그러니까 내 말대로 해요. 네?”백연신은 그녀의 말에 몸을 움찔 떨었다. 그러고는 한참을 망설이다 결국에는 계좌번호를 얘기해주었다.한지영은 휴대폰을 집어 들고 손을 움직였다. 옷 가격은 방금 갈아입을 때 힐끔 봤기에 굳이 그에게 물어볼 필요는 없었다.다만 생각보다 더 비싼 옷이라 그녀는 숫자를 입력하면서 절로 한숨이 새어 나왔다. 지금 입고 있는 옷은 정확히 그녀의 두 달 치 월급이었으니까.하지만 아무리 비싸도 돈은 줘야 한다. 그래야 마음이 편할 테니까.옷값을 송금한 후 한지영은 휴대폰을 집어넣고 백연신에게 손을 뻗었다.“곧 고은채 씨와 결혼한다고 들었어요. 축하해요. 두 사람 백년해로하길 바랄게요.”“축하... 한다고?”잔뜩 가라앉은 목소리가 백연신의 입에서 튀어나왔다.“네, 축하해요.”헤어진 전 연인이지만 한지영은 그럼에도 진심으로 그가 행복하기를 바라고 있다.백연신은 복잡한 얼굴로 그녀가 내민 손을 바라보다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서서히 손을 뻗었다.그녀의 손을 한번 잡고 나니 우습게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부터 먼저 들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심장이 찢어발겨지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백연신은 한지영의 손을 꼭 잡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한지영은 점점 창백해져 가는 그의 얼굴에 그제야 이상함을 느끼고 물었다.“어디 아파요? 안색이...”백연신은 갑자기 손을 확 놓더니 뒷걸음질을 치며 숨을 크게 내뱉었다.“난 괜찮아.”한지영은 백연신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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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6화

백연신이 다시금 욕실에서 나왔을 때는 고은채가 그를 반기고 있었다.고은채는 소파에 걸터앉은 채 입꼬리를 위로 올리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아주 영웅이 다 됐던데요? 누가 보면 종일 한지영 그 여자 뒤꽁무니만 쫓아다닌 줄 알겠어요. 안 그래요?”“우연히 지나가다가 도와준 것뿐이야. 너랑 결혼하기로 한 거 빈말 아니니까 안심해.”백연신은 가운을 정리하며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다행이지만요.”고은채는 자리에서 일어나 백연신의 앞으로 걸어갔다.“내가 연신 씨를 위해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지 잘 알고 있죠? 백씨 가문을 온전히 손에 쥐여줘, 부모님 설득해줘, 정략결혼을 하고 나면 회장직을 당신한테 넘겨주기로 약속해줘, 나 같은 여자가 또 있을 것 같아요? 한지영 씨는 당신이 원하는 거 아무것도 못 해줘요. 오직 나만 할 수 있다고요. 알겠어요?”고은채는 말을 하며 손을 뻗어 백연신의 목에 둘렀다.이에 백연신은 움찔하며 본능적으로 그녀의 손길을 피하려다가 생각을 바꾼 건지 밀어내려는 움직임 하나 없이 가만히 있었다.고은채는 그런 그를 보며 그제야 만족스러운지 미소를 지었다.‘조만간 너도 완전한 내 것이 될 거야.’“연신 씨, 인생은 길어요. 그 긴 인생을 함께할 파트너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연신 씨도 잘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연신 씨가 원하는 건 나밖에 못 줘요.”백연신는 주먹을 꽉 말아쥐며 여전히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지영아, 조금만 더 기다려줘. 이제는 정말 조금이면 돼. 다 왔어...’...임유진과 강지혁은 저택으로 돌아오자마자 가장 먼저 욕실로 향했다.임유진은 다 씻은 후 강지혁의 몸을 한 번 더 자세히 체크한 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걸 확실히 확인하고서야 완전히 안심했다.“다음부터는 그러지 마. 앞뒤 안 가리고 뛰어들지 말라고. 날아온 게 달걀이랑 썩은 배춧잎이라 망정이지 염산이나 위험한 거였으면 나 진짜 기절했을 거야.”임유진은 아까 일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쿵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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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7화

“권건우 변호사?”“어떻게 알았어?”임유진은 깜짝 놀라며 강지혁을 바라보았다가 이내 강지혁이라면 이미 진작에 라온시에 있었을 당시의 일들을 조사했을 것이라며 납득했다.“맞아. 스승님과 처음 만나게 된 것도 그 사건 덕이었지. 그날 재판에서 이긴 사람은 나였어. 까마득한 후배한테 진 거라서 기분 나쁠 법도 한데 스승님은 화 한번 내지 않았고 오히려 날 제자로 받아들이겠다고 했어.”권건우에게 있어 그날 재판은 아주 보기 드문 진 재판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재판이 끝난 후 임유진의 조심스러운 인사에 호탕하게 웃으며 이런 말을 했다.“재판에서 이기고 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진상이고 진실을 향한 규명이네. 변호사가 의뢰인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 하지만 그렇다고 눈과 귀를 가리고 진실까지 가려버리면 안 되지. 안 그렇나?”전부터 대단한 사람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날 이후 임유진은 다시 한번 권건우를 존경하게 되었고 그를 자신의 우상으로 삼았다.“김승수 씨는 공무원이었어. 재판에서 2년 반의 형을 받은 뒤에는 당연하게도 직장에서 잘렸지만.”임유진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듣기로 김승수 씨의 취업을 위해 가족들이 꽤 애를 많이 썼나 보더라고. 그 과정에서 빚도 진 모양이고. 그렇게 어렵게 들어간 직장을 잃게 됐으니 어디라도 화풀이할 데가 필요했겠지.”사실 김승수가 원한을 품을 거라는 건 예상했던 바였다. 하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 건 그녀뿐만이 아니라 스승인 권건우까지 들먹였다는 것이다.임유진은 시선을 내린 채 고민하다 뭔가 떠오른 듯 강지혁을 향해 말했다.“오늘 일 기사화 되는 거 아니야? 만약 스승님 이름까지 거론되면...”“걱정하지 마. 화제 안 되게 알아서 잘 처리하라고 지시했으니까.”강지혁이 이렇게 단언한 이상 커뮤니티 같은 곳에서 열띤 토론이 벌어진다고 해도 화제가 될 정도로 퍼지지는 않을 것이다.임유진은 강지혁의 말에 한시름 놓았지만 혹시 몰라 권건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늘 일이 예기치도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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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8화

임유진은 웃으며 얘기하다 갑자기 한숨을 내쉬었다.“나도 그때 스승님 같은 사람을 변호사로 뒀다면 참 좋았을 텐데...”만약 진애령 사건 당시 권건우가 변호사로 있어 줬다면 어쩌면 3년이라는 억울한 세월은 보내지 않았어도 됐을 것이다.한편 임유진의 말에 강지혁은 심장이 철렁했다.진애령 사건에 있어서는 늘 임유진에게 미안한 마음밖에 없으니까. 임유진은 그때 과거의 일은 다 용서해주겠다고 했지만 실상은 아주 잠시 닿아있는 것만으로도 못 견뎌 하며 괴로워했다.“미안해...”강지혁이 고개를 푹 숙인 채 중얼거렸다.임유진은 ‘미안해’라는 그 말이 무엇에 대한 사과인지 바로 눈치챘다.“혁아, 진애령 씨 사건의 진실을 들었던 그날 나는 정말 많이 속상했고 또 슬펐어. 심지어 이제는 누구를 믿어야 하나 하는 마음도 들었었어.”임유진은 말을 잠시 멈춘 후 두 손으로 강지혁의 얼굴을 살포시 감쌌다.손바닥으로 전해지는 그의 온기는 조금 차가웠다. 그리고 후회와 고통이 자리 잡은 예쁜 그의 두 눈은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것만 같았다.임유진은 괜스레 코끝이 찡해 나고 가슴이 아팠다.“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널 용서했어. 네가 그 일로 죄책감을 느끼고 수많은 후회를 했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으니까. 나랑 함께했을 때 네가 잘못을 저질러도 용서해줄 수 있겠냐며 계속해서 물어봤던 것도 다 나를 향한 죄책감이 계속해서 네 머릿속에 맴돌아서 그랬던 거였잖아.”강지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저 그녀의 얘기를 듣기만 했다.“네가 했던 질문에 내가 번번이 뭐라고 대답했는지 알아?”임유진은 아직 강지혁이 대부분의 기억을 다 되찾았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강지혁은 줄곧 가만히 있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뭐라고... 대답했는데?”“용서하겠다고 했어. 네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든 다 용서하겠다고 했어.”강지혁의 눈빛이 다시금 흔들렸다.“그 약속 때문에 날 용서한 거야?”“아니. 그 약속뿐만이 아니라 널 사랑하니까.”흔들리던 강지혁의 눈빛이 서서히 멎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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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9화

임유진은 지금도 역시 자신이 가진 모든 애정과 사랑을 다 꺼내 강지혁의 불안을 잠재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강지혁이라는 남자를 너무나도 많이 사랑하니까.입맞춤이 끝난 후 임유진은 천천히 눈을 뜨며 강지혁을 바라보았다.“내 진심이 조금은 통했어?”강지혁은 그 말에 천천히 입을 열었다.“더 많이 사랑해줘. 내가 버릇이 나빠질 정도로 나한테 사랑을 속삭여줘.”키스 때문에 가라앉은 목소리가 무척이나 유혹적으로 들려왔다.강지혁은 자연스럽게 임유진을 침대 위에 눕혔다. 눕히는 그 순간에도 그는 조금의 깜빡임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듯 시선을 그녀에게 고정했다.“혁아, 웃어봐. 나는 네가 나한테 웃어주는 게 좋아.”“응.”임유진의 말에 강지혁은 입꼬리를 위로 올리며 예쁜 미소를 지었다. 사람의 마음을 단숨에 훔쳐 갈 그것 같은 그런 예쁜 미소였다.강지혁은 임유진이 원하는 거라면 뭐든 줄 수 있다. 그게 몸이 됐든 영혼이 됐든 그녀에게 주는 거라면 뭐든 아깝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이 줄 수 있는 것이 적을까 봐 걱정이었다.임유진은 혼이 다 나간듯한 표정으로 강지혁의 목에 팔을 둘렀다. 그러고는 조금 달아오른 얼굴부터 시작해 굵직한 목, 그리고 깊게 파인 쇄골까지 음미하듯 아주 천천히 입을 맞췄다.“혁아, 평생 내 곁에 있어. 나도 평생 네 곁에 있을 테니까...”강지혁은 온몸에 퍼부어진 임유진의 입맞춤을 느끼며 5년 전에 창백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던 그녀의 얼굴을 떠올렸다.당시의 그는 음식물을 게워내며 힘들어하는 그녀를 보면서도 아무것도 해주지 못했다. 그때는 곁으로 다가가 그녀의 손을 잡아줄 용기조차 없었으니까.하지만 지금은 이렇게도 가까이 맞닿아 있고 임유진도 매일같이 사랑을 속삭여준다. 과정이 어떠했든 결과적으로 두 사람은 지금 무척 행복한 상태다.‘평생 내 곁에 있어. 나는 유진이 너만 있으면 되니까...’...다음날.한지영은 출근한 후 동료 직원들이 눈만 마주치면 피하고 심지어는 자기들끼리 뒤에서 수군거리기까지 하는 아주 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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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0화

“나연 씨한테는 호텔이 모텔 같은 개념인가 보죠?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얼굴이 다 화끈해지게?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지금이 딱 그런 상황이네요.”한지영은 표정 변화하나 없이 바로 되받아쳤다.이에 조나연은 얼굴을 확 일그러트리더니 목소리 톤을 높였다.“임자 있는 사람이랑 파렴치한 짓이나 하는 주제에 지금 누굴 욕해요?!”“그럼 대놓고 나한테 이상한 프레임 씌우려는 사람한테 내가 아무 말도 안 하고 가만히 듣기만 할 줄 알았어요?”한지영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백연신 씨랑은 아무 사이도 아니라는 말이 하고 싶은 거예요? 그럼 호텔에는 왜 갔어요? 방에는 또 왜 그렇게 오래 머물렀는데요? 그리고 왜 들어갔을 때랑 나왔을 때 옷이 달라요? 증거가 이렇게 버젓이 있는데 대체 내가 무슨 이상한 프레임을 씌웠다는 건지 모르겠네요.”앙칼진 조나연의 목소리에 동료 직원들이 하나둘 가까이 다가왔다. 다들 말은 안 하고 있지만 조나연과 다를 것 없는 의견이라는 눈빛이었다.“옷이 더러워져서요. 사진 제대로 안 봤어요? 호텔로 들어갈 때 옷에 뭐가 잔뜩 묻어있잖아요. 그리고 백연신 씨는 줄곧 로비에 있었고 나만 올라갔어요. 믿기 힘들면 CCTV라도 돌려보던가요.”한지영이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거짓말! 둘이 같이 엘리베이터 타고 위로 올라가 놓고 어디서 거짓말이에요?”한지영은 조나연의 말에 차갑게 웃었다.“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요? 꼭 직접 두 눈으로 본 것처럼. 혹시 이 사진 나연 씨가 찍은 거 아니에요? 나 골탕 먹이려고?”조나연의 얼굴이 삽시간에 굳어버렸다.“아, 아니... 나는 그냥... 그럴 것 같아서.”“그냥 그럴 것 같아서? 그럼 나도 나연 씨가 일부러 내 사진을 찍어서 사내 게시판에까지 올렸다고 멋대로 생각해도 되겠네요?”한지영의 추궁에 동료들의 시선이 한순간에 조나연에게로 집중됐다. 다들 한지영의 말이 일리가 있다는 듯한 표정이었다.조나연은 입술을 꽉 깨물더니 이내 한지영을 향해 분노를 터트렸다.“함부로 모함하지 말아요.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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