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될 줄 몰랐어? 인플루언서에 기자들, 그리고 댓글 알바까지 돈을 꽤 다양하게 뿌렸던데.”고은채는 이 말로 확신했다. 백연신이 알고 있다는 것을.“고은채, 나는 그저 네 장난질에 어울려 선택을 했을 뿐이야. 날 몰아세운 건 너라고.”고은채는 백연신의 말에 입술을 꽉 깨물었다. 눈앞에 있는 남자가 모든 걸 다 꿰뚫어 보고 있을 줄은 생각도 못 했다.그녀가 이번 일을 벌인 건 백연신을 시험해보고 싶어서다. 일부러 한지영을 궁지로 내몰고 그녀를 인터넷 한가운데 던져 뭇매를 맞게 한 다음 백연신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보고 싶었다.만약 백연신이 단호하게 한지영을 끊어내면 그때는 정말 마음 놓고 그와 결혼할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하지만 기대했던 그림과 달리 백연신은 한지영을 선택했다. 기자들 가득한 그곳에서 그는 한지영의 손을 잡는 선택을 했다.“그 선택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생각 안 해봤어요? 우리 가문과 척이라도 지고 싶은 거냐고요. 당신이 지금 그 자리에 있기까지 우리가 얼마나 많은 도움을 줬는지 벌써 잊은 건 아니죠?”고은채가 은근히 협박했다.하지만 그녀가 그러든 말든 백연신은 시선을 내린 채 손에 든 칵테일에만 집중했다. 그가 들고 있는 건 한지영이 제일 좋아하는 맛으로 그녀가 몇 번이나 만들어달라고 했던 칵테일이다.지난 5년간 백연신은 이 칵테일을 수도 없이 마셨고 마실 때마다 한지영에게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이제는 훨씬 더 능숙한 솜씨로 만들어 줄 수 있게 됐으니까.“다시 한번 말하지만 상황을 이 지경까지 몰고 온 건 너야. 두 가문이 계속해서 원만한 관계를 이어나가길 바랐으면 내가 선택할 일을 만들지 말았어야지. 안 그래?”백연신이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내가 지금 이 자리에 이르기까지 누구 도움이 제일 컸는지 잘 알고 있어. 하지만 5년 전에 고씨 가문이 내게 무슨 짓을 했는지 역시 한번도 잊은 적이 없어.”고은채는 그 말에 몸을 움찔 떨며 아주 잠깐 당황한 기색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내 그럴 리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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