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구준 씨, 마음에 드는 물건 있으면 얼마든지 가셔가셔도 됩니다. 저희 윤 대표님께서 계산할 거예요.”이성희가 옅은 미소를 지었다.“괜찮아요. 나 돈 많아요.”염구준은 바로 거절해버렸다.남을 앞세워 허세를 부리면서 온갖 방법으로 그를 시험하고 있었다.방금 미인계로 그가 호색한지 시험했다면 이번에 재부를 탐내는지 시험했다.머리가 비상한 윤성호는 천천히 그의 취향을 탐색해서 상대할 작정이었다.그런데 전혀 먹히지 않았다.접대를 시작해서 벌써 30분이 지났는데 전혀 상대방의 취향을 알아내지 못하자 이성희는 머리가 지끈 아팠다.평소 손님을 접대했던 경험이 많은지라, 이쯤 되면 이미 침대에 쓰러트려야 정상이다.염구준은 걷다가 한 노점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옥비녀를 뚫어지게 쳐다봤다.“사장님, 비녀 얼마예요?”아주 귀한 물건이었다.옆에서 지켜보던 초상비가 염구준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보더니 눈을 반짝거렸다.‘옥패 조각이야.’옥비녀는 겉보기에 평범했지만 얼음 비취, 자색 비취, 최고급 양지옥에 비해 차이가 엄청 났다.2층은 고물들만 팔았다.옥패 조각은 아주 오랜 옥에서만 만들어지기 때문에 눈을 맑게 하고 심신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어 장기간 휴대하고 다니면 체질을 개선하고 혼백을 강화할 수 있다.염구준은 필요 없지만 가족들이 많으니 옥패 조각이 많이 필요했다.“600만 원입니다.”가게 사장은 별로 값진 물건이 아니라서 대충 대답했다.“알았어요. 살게요.”염구준은 바로 휴대폰을 꺼내 앞에 적힌 계좌로 돈을 이체했다.계좌이체했다는 알림이 뜨자 사장은 싱글벙글 웃으면서 나무 상자를 꺼내 포장했다.“안목이 있으시네요. 이거 조상이 물려준 거라 정말 귀한 물건이거든요. 주머니 사정이 나쁘지 않다면 팔지도 않았어요.”“그래요? 거기 파사문이 새겨져 있죠?”염구준이 피식 웃었다.“…”허튼 소리를 하고 뻘쭘했는지 사장은 입을 다물고 물건을 상자에 넣었다.“와, 옥비녀 너무 예쁘네요. 저한테 팔면 안 돼요?”그때 청순하게 생긴 여자가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