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민은 눈을 감았다. 그리고 곧 잠에 들려고 할 때였다. 머리맡에 놓은 핸드폰이 울렸다. 김소혜가 걸어온 영상 통화였다.재민은 전화를 받자마자 은찬이의 얼굴을 보았다.“아빠, 저 은찬이에요. 할머니도 같이 있어요.”김소혜는 재민이 창백한 얼굴로 침대에 누워있는 것을 보자, 그가 아파서 쓰러진 걸로 오해했다.“재민야, 무슨 일이야? 어디 아파?”“엄마, 저 괜찮아요.”재민은 웃으며 말했다.“그냥 조금 힘들어서 그래요.”“아빠, 푹 쉬어요. 끼니를 거르지 말고, 잠도 잘 자야 해요.”은찬이는 다가와 재민이랑 당부했다.“그래. 아빠 잘 있을게. 너도 할머니랑 고모를 잘 돌봐줘야 해.”은찬이는 머리를 끄덕이었다.“네!”“아빠, 엄마를 찾았어요?”은찬이는 망설이다가 물었다.재민은 은찬이의 얼굴을 보자, 죄책감이 생겼다.“은찬아, 걱정하지 마. 아빠가 꼭 엄마를 데리고 갈게.”“아빠, 전 아빠를 믿어요! 건강 꼭 챙겨야 해요!”은찬이는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꾹 참고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재민이는 스크린을 통해 은찬이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그리고 은찬이의 뒤쪽에 있는 김소혜랑 얘기했다.“엄마, 조금만 더 신경 써주세요. 제가 곧 윤아 씨를 데리고 집으로 갈게요.”“그래, 조심하고.”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김소혜의 눈시울도 붉어졌다.재민은 회사 상황을 물어보고, 통화를 끝냈다.재민은 눈을 감았다. 눈시울을 붉힌 은찬이의 모습이 앞에 아른거렸다. 그는 속으로 다짐했다. 윤아를 반드시 찾아내고, 윤아랑 은찬이를 영원히 지켜줄 거라고.재민은 꿈에서 윤아를 만났다. 윤아는 침대에 앉아 자기를 향해 웃었고, 재민은 윤아를 앞으로 달아가 그녀를 안았다. 하지만 품에 안은 윤아는 투명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재민 씨, 나 아직 안전해요. 근데 여기 너무 위험한 것 같아요. 절벽 바로 옆에 있어요. 빨리 날 구하러 와줘요. 아니면 우리 아기랑 영원히 못 볼 것 같아요.”윤아는 웃으며 재민이랑 얘기했다.비록 윤아는 웃고 있었지만 재민의 가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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