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말이야? 개자식!”권승호는 책상을 세차게 내리치더니 얼굴이 굳어져서 화를 버럭 내며 욕을 했다.승호의 노여움에 권건하는 아랑곳하지 않고 눈썹을 씰룩거렸다.그는 시큰둥하게 김소혜를 가리키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아빠, 전에도 이혼을 생각하고 있었어요. 만약 아빠가 계속 말리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 진작 이혼했을 거예요. 지금 소혜가 다시 제안했으니 저는 당연히 아무 의견이 없죠.”소혜는 건하의 반응에 놀라지 않았다. 지난번 그녀가 이혼을 제안했을 때도 건하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승낙했다.그때의 자신은 조금 슬펐지만 이렇게 오랜 세월을 함께 지내다 보니 그녀도 점점 더 깨달았고 마음도 이미 고인 물처럼 고요했다.“맞아요, 아버님, 재민이 아빠도 동의하셨으니 계속 거부하지 말아 주세요, 오랜 세월 동안 저를 많이 포용하고 도와주셨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제가 정말 이혼을 원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러니 동의해 주시길 바랍니다.”소혜는 모처럼 감정이 격해지지 않고 담담하게 자기 생각을 말했다.승호는 얼굴을 찡그리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건하를 퉁명스럽게 노려보고는 침울하게 입을 열었다.“소혜야, 다시 생각해 봐. 정말 이혼할 거야? 그래도 너희들 이렇게 오랫동안 부부였잖아. 네가 많은 억울함을 겪었다는 것을 알지만, 내 체면을 봐서 그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줘!”승호가 이렇게 자신에게 간청하는 것을 들은 소혜가 마음이 약해져 막 입을 열려고 하는데, 옆에서 건하의 덤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아빠, 그럴 필요 없어요, 이혼하기로 했으니 저도 더는 끌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냥 허락하세요, 계속 이렇게 서로를 곤란하게 하지 말고요. 보기만 해도 화나지 않나요?”승호는 원래 소혜의 마음이 좀 풀리는 것을 보고 희망이 솟아올랐는데 건하의 목소리를 듣고는 화가 나서 따귀를 후려쳤다.“이 불효자식, 이 개자식! 내 말 잘 들어, 만약 네가 이혼을 고집한다면 네가 이 집에서 나가!”잠시 뜸을 들이던 그는 다시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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