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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나 부자 맞아의 모든 챕터: 챕터 1321 - 챕터 1330

1379 챕터

제1321화

산 중턱에 무성한 야생초 집거지가 있었고 그중 한 가지 약초가 바로 서진태 연구소에서 연구하는 대상이었다. 그들은 인공양식을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여러 가지 원인으로 하여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었다. 서진태가 오늘 이곳으로 온 목적은 각종 데이터를 다시 확인해 양식이 안 되는 원인을 찾기 위해서이고 시청자에게 기본적인 약초 지식과 야외에서 다쳤을 때 응급처치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건 겸사겸사 진행할 예정이었다. “이런 일은 연구진에게 맡겨야지 혼자서 뭘 할 수 있어?”“방금 피디가 연구진이 몇 번을 시도했지만 성공 못 했다고 말했잖아요. 그리고 여전히 연구 중이다잖아요.”“그런데 혼자서 뭘 할 수 있냐고요?”“자기만의 소견으로 판단하지 말아요. 서씨 가문이 어떤 가문인지 알기나 해요?”“서씨 가문은 역사가 깊은 한의 세가이고 조상이 유명한 어의래요. 하여 서씨 가문은 한의계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요.”“...”제작팀이 미션을 말해주고 나서야 이번 미션이 서진태 한 사람을 위한 것임을 알게 되었고 게스트들의 미션은 겸사겸사 진행하면 그만이었다.피디는 게스트들이 이해하지 못할까 봐 덧붙여 설명했다.제작팀이 미션을 공개한 것은 시청자에게 약초 양식이 아직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이고 만일 약초에 대해 요해가 깊은 관계자가 있으면 서씨 가문에 연락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필경 고수는 민간에 숨어있기 마련이니까.약초 양식 전문가가 비록 프로라고 하지만 그들에게도 사각지대가 있기 마련이고 힘을 합쳐 난제를 해결한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없을 것이다...서진태는 제작팀의 설명을 듣고 깜짝 놀라긴 했지만 큰 기대는 없었다.프로라면 다들 엄청난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었고 자기들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민간인이 해결할 것이라고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그는 단지 게스트들을 무시한 채 독단적으로 미션을 수행하려 했던 것이 미안했을 뿐이었다. “이 약초가 독초에요?”강미영이 자료 문서를 보더니 갑자기 입을 열었고 서진태는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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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2화

“관계자가 아니라서 한의학을 잘 알지 못해 오해하는 건 정상이라고 생각해요.”서진태가 낮은 소리로 담담하게 말했지만 반격하는 뜻이 다분했다. 아무것도 모르면 소리를 내지 말라는 예의 바른 표현이었다.소지석은 그 말에 화내기는커녕 도리어 더욱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저야 당연히 한의학에 대해 잘 모르죠. 하지만 독의라고 들어본 적이 있어요? 이런 약초에 독성이 있다면 그들에게 묻는 게 훨씬 쉬울 거예요.”그러자 서진태는 미간을 찌푸리며 반문했다.“독의요?”소지석이 물었다.“도씨 가문이라고 혹시 알아요?”소지석의 말에 서진태가 흠칫 놀라더니 머릿속으로 세상으로 숨어버린 도씨 가문을 떠올렸다. 사실 두 가문은 같은 맥락에서 파생한 한의 가문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날로 장대해짐에 따라 오해가 생겨 서로 거래하지 않게 된 것이다...비록 서씨 가문이 한의대가로 유명하지만 도씨 가문과 비교하면 새 발의 피였다.서진태는 아직 마음속의 응어리를 풀지 못했지만 소지석이 도씨 가문을 거론하자 이내 경외심을 보였다. “도씨 가문이 세상으로 숨어버린 뒤 거의 외부와 연락을 안 하기에 우리 같은 사람들은 접촉하기 어려워요.”그는 비록 이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있는 사실 그대로 말했다.“전에 서울에서 강씨 가문과 육씨 가문의 결혼식을 올릴 때 도씨 가문도 참석했는데 모르고 계셨나 봐요?”소지석이 계속해 말하자 서진태가 눈이 휘둥그레져서 물었다.“뭐라고요? 정말인가요?”서씨 가문같이 유서가 깊은 가문은 뼛속에 오만함이 각인되었고 항상 받들려 살기만 했기에 절대 자발적으로 관계를 유지하려 하지 않았다.그는 육씨 가문, 강씨 가문과 별로 거래가 없었기에 결혼식에 아무도 파견하지 않았고 심지어 관심도 가져본 적이 없었다. 결혼식이 열릴 당시 소문을 듣긴 했지만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이런 작은 일로 세간을 들썩이게 한다고 그다지 찬성하지 않았다.소지석은 그저 미소만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서진태는 갑자기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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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3화

고기 굽는 사람이라면 이단호와 한지원을 가리키는 것인가?두 사람이 동시에 육경서를 바라보고 다시 서로 마주 보더니 옆으로 두발짝 옮겨 섰다.두 사람이 동시에 움직이는 것을 보고 댓글 창에서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하하하하, 두 사람이 텔레파시가 통했나 봐. 이 두 사람 너무 잘 어울려.”“안 돼요. 한지원은 주 선생님 짝이에요.”“육경서가 예의 없다고 느낀 건 저뿐인가요?”“네. 님 혼자만 그렇게 느꼈어요. 기회가 생긴 틈을 타 고백하는 거잖아요. 당사자들도 이해하는데 님이 왜 태클을 걸어요?”“...”한참 동안 떠들어대는 사이에 바비큐가 익긴 했지만 형태가 그야말로 기괴하기에 그지없었다.듬성듬성 탄 것도 있고 전부 타버린 것도 있었으며 양념이 고루 발라지지 않은 것도 있었지만 유독 익지 않은 것은 없었다. 적어도 먹고 배탈 날 일은 없을 것이다...육경서는 그중에서 겉모습이 제일 괜찮은 걸로 한 꼬챙이 집어서는 신주리 앞에 헌정하듯 받치며 말했다.“주리야. 이거 먹어. 이게 너의 이미지와 어울려.”이단호는 눈가를 씰룩이더니 한 무더기 바비큐 중에서 한 꼬챙이를 뽑아 한지원에게 건네주며 말했다.“자. 우리도 이미지 관리해 보죠.”그러자 한지원은 깔깔 웃으며 대범하게 받았다. 점심을 먹은 뒤 잠깐 휴식을 취하고 나서 간편한 등산복과 배낭 하나만 메고 등산하기 시작했다그때에야 그들은 준비 해온 물품이 아무 소용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처음에는 웃고 떠들면서 씩씩하게 톺아 오르더니 점차 체력이 고갈되면서 누구도 말이 없었다. 등산 부대가 차츰 세 개 조로 나뉘어졌다.한창 젊은 나이인 육경서는 이 정도로 거뜬했기에 자연히 맨 앞자리를 차지했고 신주리가 그의 옆자리를 차지하면서 두 사람이 마치 겨루기라도 하는 듯싶었다. 당연히 그건 신주리 혼자만의 생각이고 육경서는 단지 그녀를 도와주기 위해 옆에서 맴돌며 자기 존재를 뽐내는 것이었다...“물 한 모금 마셔. 30분 정도면 도착할 것 같아. 좀 쉬어서 가.”육경서는 뚜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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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4화

강미영이 몇 번이고 서진태에게 조급해하지 말고 먼저 미션을 수행하라고 말했지만 그때만 고개를 끄덕이고는 몇분이 안 지나서 또 물었다. 그렇게 몇 번 물으니 강미영은 인내심이 바닥났는지 설명하기도 귀찮았다.“아직요. 노느라고 메시지를 확인하지 못했나 봐요.”서진태는 크게 실망했지만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끈질기게 물었다.“핸드폰 한 번 봐봐요. 확인 못 했을지도 모르잖아요.”그러자 소지석은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산속이라 신호가 안 잡힐지도 몰라요. 목적지에 가서 확인해 보죠.”서진태는 소지석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는지 이내 말했다.“그럼 빨리 가요.”소지석과 강미영은 아무 말 없이 굳어있었다.댓글 창에서 아우성이 터졌다.“서 선생님의 아우라가 다 사라졌어. 참을성 있게 기다리면 안 되나요?”“서 선생님이 오만하다는 말 철회할게요. 아무리 못해도 회사 대표인데 품위를 지키죠?”“혹시 말을 걸고 싶은데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서 저러는 거 아닐까요?”“그건 아닌 것 같아요. 서 선생님 눈에 기대가 가득 차 있어요.”“1부 때 워커홀릭은 주 선생님이었는데 그 계보를 서 선생님이 이었네요.”“...”세 사람이 굳어있을 때 뒤에서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다.“사람 살려요. 제발 좀 천천히 가요. 이러다 제가 낙오될 것 같아요. 저 이대로 미션 포기하면 안 돼요?”맨 끝에 있던 사람은 한지원과 이단호였다.정확히 말하면 한지원뿐이었지만 이단호가 여자 혼자 두기에 미안해 신사답게 그녀를 동반해 올라오고 있었다. 그러면서 이단호는 속아서 왔다는 사람들이 전혀 이성을 도울 생각이 없고 미션 생각뿐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공인 세 명을 제외하고 전부 속아온 것도 아니었다. 한지원은 이단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관심이 없었고 오로지 낙오되지 않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사실 한지원은 직업상 대부분 집에 박혀서 운동과 담을 쌓고 살았고 앉을 수 있는 한 서 있지 않았고 누울 수 있는 한 앉지 않았기에 등산은 그녀로 놓고 말하면 치명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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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5화

‘아군한테 총구를 겨눴어.’한지원은 확실히 특별한 인격 매력이 있었고 누군가와 함께 있으며 저도 모르게 다가가게 하는 능력이 있었다.전의 주상현도 그렇고 지금의 이단호도 그러했다. 아무리 격식 차리는 사람이라고 해도 한지원과 함께 있으면 어느새 긴장이 풀렸고 직업 때문인지 몰라도 나이와 걸맞지 않은 유쾌함과 활력이 있어 20대 아가씨처럼 흡인력이 있었다...잠깐 대화하는 사이에 두 사람은 많이 친숙해졌다.“봐요. 이게 바로 정확한 연애 방식이에요.”“유일하게 연애하기 위해 출연한 두 사람이에요.”“제가 일방적으로 선포하는데 이 두 사람 맺어질 것 같아요.”“주 선생님이 골동품 보수 작업을 하다 이걸 보고 울 것 같아요. 하차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자리를 빼앗겨버렸어요.”“...”30분 뒤 그들은 연이어 정상에 도착했고 제작팀은 이번에 인간성을 여실히 발양했다.정상에 도착하니 이미 텐트가 쳐져 있었고 각종 램프가 장식되어 있어 원시 산림에서 갑자기 여행지로 공간 이동한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나는 그래도 도시 생활이 좋아. 피톤치드는 좋아하는 사람이나 실컷 마시라고 해. 오늘 원 없이 마셨으니 3년 내에는 절대 다시 안 올 거야.”신주리가 모닥불 옆 의자에 털썩 주저앉으며 말했다. 육경서는 가방을 내려놓고 신주리 곁으로 느릿느릿 다가가 앉으며 물었다.“제일 가고 싶은 곳이 어디야? 내가 같이 가줄게.”제작팀이 각자에게 목적지를 지정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지만 두 사람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어디도 가고 싶지 않아. 지금 당장 집에 가서 눕고 싶어.”신주리는 기진맥진해 의자에 드러누우며 말하자 육경서는 전혀 머뭇거리지 않고 말했다.“내가 돈 벌어줄 테니까 넌 집에서 놀고먹기만 하면 돼.”그 말에 신주리는 고개를 돌려 그를 힐끗 쳐다보더니 갑자기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그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너의 그 소꿉친구가 내 일거리를 많이 빼앗아 갔어. 그건 네가 배상해.”그러자 댓글 창에서 또 한 번 난리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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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6화

역시 이 화제가 나오자 육경서의 표정이 굳어지면서 불쾌한 듯 말했다.“다 지나간 일을 왜 또 꺼내? 그리고 유미나가 한 일을 왜 내가 배상해야 해?”“유미나가 네 이름을 빌었잖아. 다들 유미나가 네 친구인 줄 알았단 말이야.”신주리의 기세등등한 태도에 육경서는 망연자실한 듯 말했다.“그런데 난 유미나 친구가 아니란 말이야. 그리고 나도 모르는 일이고...”“네가 해명하지 않았잖아.”신주리가 계속해 말하자 육경서는 시무룩해 앉아서는 더는 말이 없었다.그 당시 육경서는 이별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그 뒤로 바로 신주리와 함께 예능에 참가하다 보니 유미나라는 사람이 있는 줄도 몰랐다.하지만 이건 신주리한테 말할 수 없는 비밀이기에 육경서는 그저 억울한 눈빛으로 노려보더니 한참 뒤 울적한 목소리로 호소했다.“이건 책임 전가야.”그러자 신주리는 당당하게 말했다.“그래. 맞아.”육경서는 아무 말도 못 하고 고개를 숙였다.“계약금을 배상하라고는 하지 않을게. 빼앗겼다는 건 원래부터 내 것이 아니었단 뜻이야. 하지만 이 일 때문에 내가 트라우마가 생겼으니까 돈으로 배상해 줘. 날 몇 달 동안만 먹여 살려. 하반기에는 일 안 할래.”신주리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하자 육경서가 그녀를 한참이나 바라보더니 이내 거절했다.“안 돼. 이건 내가 배상할 바가 아니야.”신주리가 눈이 휘둥그레 그를 바라보자 육경서가 계속해 말했다.“하지만 넌 나의 여자 친구니까 내가 먹여 살리는 건 당연한 일이야. 하반기만이 아니라 나머지 인생까지, 다음 생까지 내가 책임질 수 있어.”신주리는 흠칫 놀라면서 갑자기 심박수가 빨라졌고 그를 바라보는 눈빛이 이상했다.신주리는 이제야 육경서의 진정한 여자 친구가 된 것 같았다. “내가 이제부터 닥치는 대로 일할게. 남자 조연 2, 3, 4, 5, 6이라도 할 수 있고 허드렛일이라도 할 수 있어. 정 안 되면 채널을 개설해서 라이브 방송을 할 수도 있어. 이 얼굴로 라이브 커머스해도 잘할 것 같아.”연예계 탑인 육경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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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7화

안도의 숨을 내쉬는 신주리와 반대로 육경서는 서운해하는 것이 확연했다.라이브를 보고 있던 시청자들도 그와 마찬가지로 못내 아쉬워하면서 불만을 토로했다.“하필 이때 도착할 건 뭐야. 시간을 참 잘 선택했어.”“아아아아, 짜증 나서 미칠 것 같아. 주리가 아직 대답을 안 했어.”“맞아요. 답답해서 죽을 것 같아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두 사람이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아요.”“경서 오빠가 방금 주리한테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했는데 무슨 뜻일까요?”“혹시 유미나 때문에 두 사람이 싸우고 헤어진 거 아닐까요?”“퉤퉤퉤. 유미나 그 불여시가 우리 주리와 경서 오빠를 갈라놓을 정도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모순이 있었던 건 확실해요.”“그러면 키스신 때문일까요? 주리가 키스신을 찍었다고 경서 오빠가 불쾌한 것 아닐까요?”“그것도 아닌 것 같아요. 배우가 이런 사소한 일로 헤어진다는 건 말이 안 되죠.”“ㅜㅜ, 경서 오빠의 진심이 날 감동시켰어. 그런데 신주리는 전혀 미동이 없던데 혹시 강심장일까요?”“...”육경서 말로 판단했을 때 두 사람 사이에 문제가 있었던 게 분명했기에 팬들이 오늘 밤 잠을 이루기는 글렀다. ‘왠지 1부 때와 느낌이 달랐어.’‘이래서 주리의 태도가 뜨뜻미지근했고 거리를 둔 거였어.’ ‘이래서 경서 오빠가 깐죽대지 않고 갑자기 진지해졌어...’그들은 현장에 없었기에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전혀 몰랐지만 강미영은 신주리의 표정을 보더니 바로 분위기가 이상함을 눈치챘다.“오래 기다렸어?”“아니요. 방금 도착했어요.”강미영이 묻자 신주리가 이내 답했다. 그러자 울적해 있던 육경서가 신주리를 힐끗 쳐다보더니 이내 곁들어 말했다.“도착한 지 얼마 안 됐어요. 지원 누나는요?”“금방 도착할 거야. 10분 정도 걸릴 것 같아.”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뒤처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육경서는 시큰둥하게 알았다고 대답하고는 강미영의 의미심장한 눈빛을 마주하자 아무 말 잔치를 벌였다.“지원 누나의 스피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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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8화

소지석의 굳어졌던 얼굴이 다소 밝아졌고 서진태도 환한 얼굴로 신주리를 바라봤다. 서진태가 이토록 조급해하는 것도 이유가 있었다. 이 일 때문에 이곳을 몇 번이고 다녀갔고 연구소의 데이터와 결합해 관찰했지만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예능프로에 출연하면 동업자라도 만날 줄 알았는데 연애 예능일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이 일을 거의 포기하려고 할 때 또 이런 반전을 겪게 되니 흥분된 마음을 주체할 수 없는 것도 이해가 되었다.“어이가 없네. 내가 찜한 커플은 전부 깨졌어. 내가 봤을 때는 남자들이 문제야. 저것 봐. 신주리만 바라보고 있잖아.”“워커홀릭이라 그래요. 주상현과 같은 스타일이잖아요.”“하하하하하, 소지석 씨 입이 귀에 걸렸어. 자제 좀 해요.”“소지석 씨가 제일 즐거워 보여.”“난 전혀 기쁘지가 않아요. 커플한테 접근 금지에요. 그들이 속심말하는 걸 듣고 싶어요.”“저도요. 방금 전의 화제를 이어 나가요. 미안하지만 소지석 씨는 잠깐 비켜주세요.”“...”댓글 창의 희로애락과 상관없이 새로운 커플이 생성된 건 사실이었다. 한지원과 이단호가 아직도 뒤에서 목숨 걸고 산을 오르고 있었다. 소지석과 강미영은 귀찮게 구는 사람이 없어 가슴이 다 후련했고 육경서와 신주리는 서진태의 이글거리는 눈빛에 할 수 없이 묵묵히 핸드폰을 꺼냈다...신호가 한참이나 갔지만 받는 사람이 없었고 전화를 끊으려고 할 때 흐릿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여보세요?”목소리를 들으니 자고 있었던 모양이다. 신주리는 움찔하며 저도 모르게 시계를 힐끔 쳐다보고는 말했다.“자고 있었어? 지금 몇 시야?”도희의 목소리에는 기운이 없어 보였다.“말도 마. 며칠 밤을 새웠는지 모르겠어. ‘레드뷰티’두 번째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할아버지한테 불려 왔어. 이 기회에 잠이나 실컷 자야겠어.”“본가로 들어갔어?”신주리가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어. 이제부터 나는 날개가 없는 새가 되어버렸어...”“잠깐만. 새 얘기는 그만하고 이모가 너한테 메시지를 보냈는데 왜 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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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9화

“들었어요. 강유리 액세사리 회사 직원인가 봐요.”“...”서진태는 통화 내용 중에 아무런 소득이 없자 미간을 찌푸렸지만 상대가 누군지 궁금한지 신주리에게 물었다.“방금 통화한 여자분은 누구야? 목소리를 들어서는 젊은 아가씨인 것 같던데 믿을 수 있어?”그 말에 신주리는 눈꼬리를 씰룩이며 말했다.“도씨 가문 아가씨이자 미래 도씨 가문 상속자예요. 제가 충고하는데 누굴 의심해도 얘를 의심해서는 안 돼요. 밴댕이 소갈딱지라 그때 가서...”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화 벨소리가 다시 울렸고 신주리는 액정을 지그시 바라보더니 눈꼬리를 치켜올리며 수락 버튼을 눌렀다.“신주리, 너 감히 나를 험담해? 누가 밴댕이 소갈딱지야? 다시 한번 헛소리하면 널 독사시킬 수도 있어.”이래도 밴댕이 소갈딱지가 아니란 말인가?이젠 도씨 가문 아가씨가 밴댕이 소갈딱지라는 사실을 전 세계가 알아버렸다. “스피커 폰으로 하지 마. 아니면 제의 안 해줄 거야.”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던 포효가 낮아지더니 이를 갈며 위협하는 소리가 들렸다. 신주리는 조금 더 장난치고 싶어 머뭇거렸지만 서진태가 갑자기 큰 손을 뻗어 그녀 핸드폰의 스피커를 꺼버렸다.신주리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자 서진태의 긴장한 얼굴이 보였다.서진태도 자기가 어느 날 갑자기 누구로부터 협박받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라이브를 보고 있던 도희도 깜짝 놀라면서 저 아저씨의 성격이 1부 때와 판이하다고 생각했다.‘혹시 채널 잘못 선택한 거 아니야?하지만 어떻든 간에 이미지 관리에 성공했다. 서진태의 간절한 표정에 도희는 더 뜸을 들이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이모가 보내온 걸 방금 봤어. 우리 약방에 이 약초가 수두룩한 것으로 봐서는 양식하는 전문업체가 있는 것 같아. 나중에 할아버지한테 물어볼게.”“알았어. 내가 그대로 전달할게.”신주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리고 방송에서 나한테 전화할 때 미리 말해주길 바라. 나도 이미지란 게 있단 말이야. 게다가 스피커 폰으로 하면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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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0화

통화를 마치고 나서 신주리는 빨간 입술을 살짝 깨물더니 말했다.“좋은 소식은 해결할 방법이 있긴 한가 봐요. 그런데 확실치 않아서 확인해 봐야 한대요.”서진태는 지나치게 엄숙한 표정으로 좋은 소식임에도 불구하고 반신반의했다.“나쁜 소식은 확인되어도 도씨 가문에서 알려주기 싫다는 거지?”그러자 신주리는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왜 도씨 가문을 그렇게 생각해요? 방법이 있는데 왜 안 알려준다고 생각해요?”그 말에 서진태의 표정이 굳어지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댓글 창에서 대신 대답했다.“한의학 전공자로서 방송보면서 부끄럽네요. 한의사는 독의를 얕잡아보는 경향이 있어요. 학교에서 수업받을 때도 교수님이 말끝마다 독의를 비난하곤 했어요. 서로 대립한 상황에서 상대에게 부탁할 일이 있으니 자연히 그가 거절할 것으로 생각하죠.”“주리 말뜻을 들어서는 친구가 안 도와주겠다는 건 아니잖아요. 서 선생님이 이상한 것 같아요.”“솔직히 말하면 저도 아는 한의사가 있는데 재능이 있긴 한데 엄청나게 오만해요.”“한의계 거장인 서씨 가문은 그럼 더욱 오만하겠네요.”“맞아요. 하필 이럴 때 독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니 난처하긴 하겠네요.”“서로 원한이 있는 사이이니 서 선생님이 의심하는 것도 이해는 가요.”“서로 원한이 있는 게 서 선생님 탓은 아니잖아요.”“...”두 사람의 대화에 댓글 창이 길 가던 사람과 서진태의 최근 생성된 팬들로 양극화를 이뤘다. 한쪽은 객관 사실을 서술했고 다른 한쪽은 서진태를 지켜주기에 바빴다.바로 이때 서진태가 입을 열었다.“독의와 한의는 같은 맥락에서 파생된 것이 사실이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생각에 차이가 생겼고 그 때문에 서로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어. 하지만 걱정하지 마. 만일 도씨 가문에서 진짜로 우리에게 도움을 준다면 내가 한의학계를 대표해 그들을 받아줄 수 있어.”완곡한 말투이긴 하지만 양측이 대립 상태이기에 상대가 도와주지 않을까 봐 걱정하는 것이 분명했다. 서씨 가문은 확실히 한의업계와 한의 협회에서 중요한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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