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용이 거실을 나서려다 마침 찻주전자를 들고 들어오는 최연서와 마주쳤다.아버지가 아직 말을 건네기도 전에 아들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최연서는 깊게 한숨을 내쉬며 표아정의 컵에 물을 채우고는 옆에 앉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여보, 왜 그렇게 진지하게 굴어? 그 백인서 아가씨, 당신도 이미...”“이미 뭐?”표아정은 눈을 번쩍이며 최연서를 노려보았다.“아무것도 아니야, 아무것도...”최연서는 체념하며 말했다.“내 말은, 우리 아들이랑 좀 잘 지내봐. 우리 목석같은 아들, 언제 여자를 좋아한 적 있었어? 이번에야 겨우 마음을 연 건데, 우리도 너무 따지지 말자고!”“당신은 아무것도 몰라!”표아정은 주먹으로 최연서의 팔을 살짝 쳤다.“어쨌든 나는 내 계획이 있으니까, 당신은 참견하지 마!”“흐흐.”최연서는 이미 모든 걸 이해한 듯 미소를 지었다.“당신, 사실 며느리가 들어와서 당신 자리를 뺏을까 봐 걱정하는 거지? 여보, 걱정하지 마. 우리 집에서 당신은 언제나 여왕이잖아!”“저리 가!”표아정은 말로는 최연서를 밀어냈지만, 눈빛에는 이미 살짝 미소가 깃들어 있었다.최연서는 소파 옆에 앉았고 표아정은 자연스럽게 다리를 그의 무릎 위에 올려놓으며 최연서에게 발 마사지를 부탁했다.최연서는 미소를 지으며 사랑이 가득 담긴 눈으로 표아정을 바라보았다....그날 식사 이후, 백인서는 표아정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생각해보면 이상한 일도 아니었다. 최씨 가문 같은 곳에서 일반적인 재벌 가문조차 하찮게 여기는데, 하물며 백인서처럼 보잘것없는 출신을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이대로 계속 가다간 최지용만 고생을 시키는 것이었다.백인서의 생각을 들은 강소아는 놀란 눈으로 백인서를 바라보며 말했다.“너, 설마 포기하려는 건 아니지?”“당연히 그럴 리 없죠.”백인서는 미소를 지으며 먼 곳을 바라보았다. 눈빛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지용 씨가 먼저 나를 포기하지 않는 한, 나는 계속 그의 곁에 있을 거
최신 업데이트 : 2024-11-03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