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군형아!"소정애가 비명을 지르며 말했다. "이 기름이 공짜인 줄 알아? ”그러나 이때 최군형은 눈이 휘둥그레졌고,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없이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빨리 움직여!"소정애는 그의 등을 한 대 치며 말했다. "빨리, 냄비에 기름을 이 빈 그릇에 부어...”최군형은 아직도 꿈에서 깨어나지 못한 것처럼 한 손에는 솥을 들고 다른 손에는 그릇을 들고, 어찌할 바를 모르고 서 있었다."됐어, 빨리 나가!"소정애가 그릇을 뺏어오며 말했다."더는 너한테 시키면 이 부엌이 오늘 오후를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최군형은 꼭두각시 인형처럼 소정애가 미는 대로 밖으로 밀려 나갔다.그의 머릿속에는 그녀가 방금 한 말이 계속 떠올랐다..."아주머니." 그가 불쑥 한마디 던졌다. "그 말 진심이세요?”소정애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물었다. "무슨 말?”"가짜 결혼 증명서를 진짜로 바꾸고 싶다고 한 거 말이에요...”"저리 가, 저리 가!" 소정애는 얼굴에 아직 분노가 남아 있었지만, 입가에 웃음을 띠었다. "먼저 내 땅콩기름을 물어주고 나서 다른 얘기를 해!”그리고 주방 문을 잡아당기더니 최준형을 문밖으로 내쳤다.최군형은 멍하니 현관으로 걸어갔다.푸른 하늘과 흰 구름이 그의 눈에 들어왔고, 그는 맑은 하늘을 보며 여름 공기의 향기를 맡았다.그는 그제야 바보같이 계속 웃었다.그는 조금 후회했다, 그때 진짜 결혼을 했었어야 했다고 말이다. 그러면 지금 처리할 일이 하나 더 생기지는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이것도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처음에 그와 강소아는 거의 낯선 사람이나 다름없었다. 낯선 사람과 결혼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좀 말이 되지 않았다. 1년 정도의 시간을 거쳐 그는 점점 더 이 집에 잘 융합될 수 있을 것이고, 그때가 되면 결혼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최군형은 잠시 생각했다. '1년 정도라...장모님이 주신 시간은 정말 일리가 있네!'그는 보기 드물게 휘파람을 불며 아이처럼 방실방실 웃었다.
최신 업데이트 : 2024-06-02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