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별 후 난 미모의 여대표와 결혼했다: Chapter 451 - Chapter 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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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1화

남지훈은 탁자 위에 놓인 두 장의 종이를 가리키며 말했다.“현수 씨,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을 벌였어요?”심지어 이현수의 생각이 근본적으로 형편이 없다고 느껴지기까지 했다.누나 남가현이 결혼에 실패한 원인이 바로 신정우가 결혼에 대한 무관심한 태도와 충성심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근데 웬걸, 이현수 이 녀석은 오히려 결혼을 어린애 장난으로 취급하고 다른 여자와 혼인신고하고 결혼까지 했다고? 이게 무슨 해괴망측한 일인지?’소연이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사랑에 빠지면 사람 IQ 가 다 0으로 변한다고들 하잖아. 전에는 안 믿었는데 지금은 완전히 믿게 돼 버린걸.”고개를 푹 숙이고 의기소침하게 걸어오는 이현수를 보며 소연이 물었다.“현수 씨, 어떻게 이런 쇼킹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대요?”이현수가 씁쓸한 표정으로 남지훈을 흘끗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이게 다 지훈 씨 보고 배운 거 아니겠어요?”이에 남지훈은 무척이나 당황했다.“현수 씨, 난 그런 말 한 적 없는데요? 나한테 밀지 마요. 안 그러면 누나까지 내 탓 하게 되잖아요.”“그런 뜻 아니에요.”이현수가 말을 이어갔다.“전에 소연 씨 얼굴이 망가졌을 때, 지훈 씨도 따라서 자기 얼굴을 망가뜨렸잖아요. 난 가현 씨가 이혼한 것 때문에 꺼리는 것 같아서, 나도 이혼했다고 하면 서로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했죠. 내가 잘못한 걸까요?”이현수의 질문에 남지훈과 소연은 뭐라 반응해야 할지 몰라 했다.이현수, 이 남자가 사랑을 위해 모든 걸 바쳤다고 하기에는 뭔가 애매한 부분이 있었다.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현수는 하필이면 남가현이 가장 싫어하는 방식을 택했다는 것이었다.이현수가 결혼을 어린애 장난 따위로 여기는데 남가현이 어떻게 이현수를 믿고 의지할 수 있을지 싶었다.똑같은 경험이 아니라면 고려해야 하는 문제도 달랐다.분명한 것은 이현수가 이렇게 독단적인 행동을 했을 때는 남가현의 처지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한 행동이니, 남가현은 두려워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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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2화

실험 기지.이현수는 땅이 꺼지도록 한숨만 내쉬었다.그는 머리를 꽁꽁 싸매고 한참을 생각해 봤지만, 정작 본인은 도대체 무엇을 잘못했는지 깨닫지 못했다.‘결혼을 애들 장난으로 생각했다고? 그건 다 가현 씨한테 조금이라도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한 것 아닌가?’이것 때문에 이현수는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남지훈과 소연 모두 기지에 돌아왔다.이현수가 서둘러 물었다.“지훈 씨, 소연 씨! 가현 씨가 뭐래요?”그는 남지훈과 소연이 지금 막 온 걸로 보아 남가현과 무슨 얘기를 나눈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다.소연이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언니가 전화 안 했어요?”“전화?”이현수가 머리를 긁적이며 물었다.“무슨 전화요?”그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가현 씨가 과연 아직도 나한테 전화할까?’“기다려 봐요.”남지훈이 말했다.그는 누나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몰랐기 때문에 둘 사이의 관계에 끼어들 입장이 아니었다.하지만 남지훈의 생각이 무색하게 이현수는 꽤 행복한 표정이었다.남지훈과 소연은 별로 말하지 않았지만, 또 뭔가 많은 말을 주고받은 것 같았다.이현수는 하루 종일 남가현이 잔화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오후가 되어 마침내 남가현으로부터 전화가 왔고, 이현수는 기쁜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곧바로 네일숍으로 부리나케 달려갔다.남가현은 결국에는 이현수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고, 이에 이현수의 업무 열의가 한 층 더 높아졌다.말하자면, 대승 그룹이 하는 일도 꽤 많았다.첫 번째 개발 제품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데다 확정된 후에는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모든 가격대를 커버할 수 있는 모델을 완성해야 했다.이 밖에도 다른 장비 연구 개발도 진행 중이어서 개발 책임자인 남지훈까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대승 그룹은 방화벽 외에도 서버, 저장 장치, 스위치 및 전체 네트워크를 커버하는 다양한 장비를 개발하고 있었다.그리고 방화벽은 대승 그룹이 시장을 개척하는 출세 수단이 될 것이다.J 도시에서는 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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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3화

이현수 역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전에는 수백억만 투자하면 상장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지금은 수천억 원 넘게 투자했는데도 아직 첫 제품도 출시되지 않았으니, 정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였다.그는 문득 대승 그룹의 규모가 지나치게 커져 버린 게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만약 어느 날 갑자기 자금줄이 끊어지면 바로 망해버릴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마저 들었다.또한 첨단 기술 산업에 대한 투자가 대승 그룹의 투자보다 훨씬 많고 투자금 수익 기간이 매우 길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짧게는 1~2년, 길게는 5~6년, 심지어 7~8년까지 걸릴 수도 있었다.그리고 10여 년 전에 기술 비축을 시작한 첨단 기술 그룹사들은 이제야 비로소 경제적 이익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이제 시작일 뿐이에요.”남지훈이 말했다.“아직 갈 길이 멀어요. 우리는 시작이 늦은 바람에 앞서가는 흐름을 놓쳤어요. 지금은 세계 글로벌 대기업이 산업 발전을 장악하고 많은 수익을 챙겼겠지만, 그들의 투자 규모도 절대 작지는 않을 거예요. 우리의 투자도 꾸준하게 이어져야 하고 제품 라인을 다 갖춰야만 실질적인 성과를 볼 수 있어요. 다른 기업들과 비교하면 우린 그저 새 발의 피죠. 몇몇 회사들은 수백억 원, 심지어 수천억을 쏟아부었는데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경우도 많아요.”남지훈의 말이 틀린 구석이 하나도 없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대승 그룹도 이미 내세울 만한 제품을 보유하고 있었다. 초기 투자에서 이미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 셈이었다.이현수도 자금 조달을 위해 회사를 상장시킬 생각을 했지만, 세 주요 그룹사 같은 든든한 지원군이 있어서 대승 그룹의 자금은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했다.자금 조달도 어쩔 수 없는 수단일 뿐이었다.유지아는 이미 전부터 돈이 부족하면 그녀를 찾으라는 호언장담을 했고, 그녀도 분명 예산을 계산하고 업계의 대략적인 투자 금액을 알고 있을 것이었다.사실 유지아의 투자가 없어도 J 도시에 있는 소씨 가문과 송씨 가문에 의존하면 대승 그룹을 일으키는 데는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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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4화

김명덕은 후회막급했고 이선호는 걱정이 태산이었다.온 세상이 대승 그룹에 관한 뉴스로 시끌벅적했고 세 글로벌 대기업이 주최한 대회가 끝난 지 며칠이나 지났지만 대승 그룹에 관한 소식과 열기는 조금도 식을 줄 몰랐다.이신재는 이선호의 지시에 따라 관련 회사를 인수했으나 그 회사들은 대승 그룹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이 때문에 이선호는 심각한 골머리를 앓았다.‘대승 그룹이 발전하는 꼴을 앉아서 보고만 있어야 하는 건가?’그의 입장에서 보면 대승 그룹은 분명 발전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했다.국내에서 관련 산업이 아직은 불모지이며 시장 공간도 매우 컸다.더 중요한 것은 대승 그룹이 국내 업계에서 선구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고 이처럼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서 지방이든 정부에서든 대폭적인 지원이 이루어질 것이 분명했다.대승 그룹은 자금이 부족해 문을 닫고 싶어도 분명히 엄청난 자본이 투입될 것이므로 대승 그룹이 망할 일은 거의 없었다.그러나 이선호를 무력하게 만든 것은 대승 그룹은 상장되지 않은 비공개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L 가문이 아무리 많은 돈과 자본을 가지고 있을지언정 대승 그룹에 간섭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유씨 그룹 하나만으로도 이선호의 골머리를 앓게 하는데 향후 첨단 기술 산업을 이끌 대승 그룹을 L 가문은 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남지훈은 L 가문과 상업적으로 거래할 생각은 없었지만, 이선호는 일찍이 대승 그룹을 가상의 적으로 간주해 그들의 발전을 막으려고 애썼다.적어도 지금 당장은 이선호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L 가문이 하는 일은 기본적으로 전통 산업이기 때문에 첨단 기술 산업에 손을 뻗기 어렵고 설사 그 분야에 손을 뻗는다 해도 대승 그룹의 발전을 가로막기는 어려웠을 것이다.이선호는 L 가문을 떠나 서울 외곽에 자리한 고급빌라에 도착했다.빌라 안에서 한 사람이 그를 정중하게 맞이했다.그를 맞이한 사람은 바로 지난번에 만났던 그 남자였다.그 남자가 이선호에게 커피를 따라 주자,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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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5화

조상우가 집 안으로 들어서자, 권 이모님이 부랴부랴 다가와 인사했다.“신의 님, 오셨어요?”조상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눈짐작으로 집 안을 대충 둘러보았다.그는 난생처음으로 이곳에 와 본 것이었다.권 이모님이 호기심에 물었다.“신의 님, 뭘 찾으세요?”조상우가 손을 절레절레 휘저으며 답했다.“뭘 찾는 게 아니라 그냥 둘러보는 겁니다.”권 이모님은 별다른 의심이 들지 않았다.지금 눈앞에 있는 ‘남 신의’는 가짜일 거라고 절대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로 물었다.“신의 님, 사모님께서 같이 안 오셨나 봐요?”권 이모님의 느끼기에 남 신의 내외는 항상 꼭 붙어다니며 순간도 떨어진 적이 없었다.강 신의가 막 돌아가셨을 때도 소연은 늘 남지훈 옆에서 영정을 지키며 쉬라는 부름조차도 마다하지 않았었다.‘오늘은 왜 안 오셨지?’조상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요 며칠 일 때문에 너무 바빠서 못 왔어요.”권 이모님이 바로 알아듣고 명함을 잔뜩 가져와 조상우 앞에 탁 내밀며 말했다.“요 며칠 동안 신의 님을 뵙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명함이에요. 한 번 확인해 보세요.”조상우는 명함을 건네받아 잠깐 들여다보았다.명함에 적힌 사람 중 아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지만, 국내에서 아주 유명한 회사 몇 곳이 명함에 찍혀 있다는 것만은 알았다.소파에 앉아서 명함을 들여보고 있자니 조상우의 입꼬리가 자연스럽게 씩 올라갔다.이것은 그가 마땅히 취해야 할 조치였다.그 당시 용성으로 돌아간 날, 그는 남지훈이 아버지인 조국현을 물리치는 것을 보았고 조국현이 직접 자기 손으로 아들 조상윤을 죽이는 장면을 두 눈 똑똑히 목격했었다.그는 남지훈의 개입이 없었다면 아버지와 형도 그렇게 허무하게 죽지 않았을 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남지훈...”조상우의 눈빛이 삽시에 싸늘해졌다.“두고봐!”한편 별장 밖에서는 하연진이 어디선가 불쑥 나타났다.그녀는 남지훈이 아직 서울에 있다고 생각했다.전에 그녀는 J 도시에 가본 적이 있었는데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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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6화

조상우는 속에서 질투심이 활활 타올랐다.남지훈에게는 분명 아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필이면 하연진 같은 이런 예쁜 여자가 남지훈에게 목매다니,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차올라 폭발할 지경이었다.‘왜 자기는 남지훈을 사칭할 수밖에 없고 그 자식은 이런 환대를 받을 수 있지?’그는 더욱 과감하게 하연진을 덮치고 싶었지만, 도저히 그럴 엄두가 나지 않았다.조상우가 하연진의 손을 확 뿌리치며 말했다.“죄송합니다. 아직 바빠서요.”말을 마친 후, 그는 계속 이렇게 있다가는 들통날까 봐 헐레벌떡 자리를 떠났다.별장에서 나오자마자 흑호와 함께 부랴부랴 발걸음을 옮겼다.흑호가 조상우를 힐끗 쳐다보았더니 조상우의 얼굴이 너무 긴장한 탓인지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 있는 것이 보였다.흑호가 말을 꺼냈다.“방금 확인해 봤더니 금방 별장에 들어간 여자가 서울 하씨 가문 따님이라던데, 남지훈한테 매우 관심이 있다고 들었어.”조상우가 조금 전 집안에서 이미 알아차렸기에 고개만 살짝 까딱거렸다.흑호가 말했다.“이 여자는 건드리지 말고 가능한 한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좋겠어. 알겠지?”“네, 알겠습니다.”조상우는 갑자기 조바심이 났다.‘그냥 단순한 여자일 뿐인데 왜 건드리지 말라는 거지? 하씨 가문의 따님이면 다야? 건드려도 남지훈이 건드리는 거지, 나 조상우가 아니야!’한편 집안에서는 하연진이 발을 거듭 쿵쾅거렸다.“좀 시늉이라도 하지! 소연이가 서울에 있는 것도 아니고, 뭐가 두렵다는 거야? 정말 그 방면에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게 아닌지 의심되네?”권 이모님이 방긋 웃으며 말을 걸어왔다.“이 봐요, 남 신의님 내외는 정말 서로를 매우 사랑하고 있다고요.”“어떻게 아세요?”“세상의 모든 남자는 다 똑같아요. 다 똑같은 나쁜 놈들이라고요. 지훈 씨가 나한테 관심이 없다는 걸 어떻게 장담하죠? 혹시 이모님이 소연 씨한테 일러바칠까 봐 일부러 그런 거 아니에요?”권 이모님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뭐지? 이 여자는?’권 이모님이 말을 이어갔다.“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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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7화

가장 먼저 바뀐 것은 S 그룹과 T 그룹이었다.동시에 이현수는 시장 확장을 위해 인력을 파견해 전국 각지의 TV, 인터넷 뉴스, 광고판에 광고를 게재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쳤다.제품이 완성되자, 대승 그룹의 연구개발팀은 다음 장비 개발로 넘어갔다.대승 그룹이 더 큰 발전 공간을 확보하려면 완전한 제품 라인을 형성해야 했다.바쁜 와중에도 이현수는 매일 아침 두 아이를 학교에 등하교시키는 것을 잊지 않았고 주말에는 두 아이와 같이 놀아주는 시간도 따로 마련했다.반면 남지훈은 요즘 들어 너무 바빠서 여유 시간이 없었다.특히 남지훈은 대승 그룹의 새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그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냈다.장비의 핵심 설계도를 그가 직접 작성해야 했기 때문이었다.남지훈과 소연은 회사에 가지도 않았고 실험 기지에도 가지 않았다.소연은 남지훈의 일상을 돌보는 일을 도맡아서 했다.물론 소연에게는 아주 간단한 일이었다. 아침 식사부터 점심, 저녁 식사까지 전부 배달 음식으로 충당했다.오후가 되자 소연은 푸짐한 한 끼 식사와 함께 옷도 샤방샤방하게 차려입고 몸매를 한껏 뽐냈다.이미 본모습대로 충분히 예뻤지만 오늘은 그 어느 때보다 화사하고 생기가 넘쳤다.남지훈은 서재에서 걸어 나오면서 뭔가 색다른 분위기를 냄새 맡았다.식탁 위에는 양초 외에 꽃 한 다발도 놓여 있었다.소연이가 양초를 켜고 세상 애틋한 얼굴로 남지훈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이것 봐, 너무 바빠서 오늘 무슨 날인지도 까먹었지?”남지훈은 그제야 생각이 났다.그와 소연이가 혼인 신고 한 날로부터 무려 1년이나 지났다는 사실을 말이다.지난 며칠은 너무나 바쁜 탓에 그날을 새까맣게 잊어버렸다.“소연아!”남지훈이 미안한 기색을 보이며 연신 사과했다.“요즘 들어...…"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소연은 손을 뻗어 그의 입을 틀어막았다.“말 안 해도 다 알아. 다 이해해. 게다가 난 그런 물질적이고 막무가내인 여자는 아니잖아?”그녀는 남지훈의 입장을 충분히 알고 이해했다.남지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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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8화

따사로운 햇살이 방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자, 소연은 기지개를 길게 폈다.침대 옆에 아무도 없는 걸 보니 남지훈이 또 급히 나간 모양이었다.그녀는 일어나서 씻을 채비를 하고 배달 음식을 주문하려고 했다.하지만 방에서 나와 보니 남지훈은 이미 아침밥을 준비하고 있었다.“어?”소연이가 의아해하며 물었다.“오늘 안 바빠?”남지훈이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바쁘다는 게 어딨어, 게다가 이른 시일 안에 끝나는 일도 아닌데 일단 밥 먹고 나서 장모님, 장인어른 뵈러 가자. 식구들 몸도 좀 봐 드려야지.”소연은 남지훈이 매우 훌륭한 한의사였단 걸 하마터면 잊을 뻔했다.소연이가 히죽히죽 웃으며 “좋아!”하고 탄성을 질렀다.최근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 남지훈은 평범한 일상을 거의 잊고 살아왔다. 어젯밤 그는 문득 깨달았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시간을 내서 소연과 가족과 함께해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어쩌면 핵심적인 내용은 본인이 직접 작성할 필요 없이 대승 그룹의 기술자들에게 맡겨도 무방하겠다고 생각했다.소연이가 씻고 나니 식탁에는 이미 아침 밥상이 차려져 있었다.한 입 먹고 나서 소연은 입을 쩝쩝 다시며 한마디 거들었다.“역시 네가 한 아침밥이 제일 맛있어.”아침 식단은 우유, 도넛, 죽, 계란으로 가장 기본적인 메뉴들로만 구성되었다.매우 평범하고 대중적이었지만 영양가는 단연 최고였다.남지훈은 소씨 가문에서 차려준 아침밥을 먹어봤는데 자신이 만든 것보다 훨씬 더 맛있고 고급스러웠다.소연이가 아주 맛나게 먹는 모습을 보고 남지훈도 흐뭇해하며 피식 웃었다.“정말?”결혼한 후로부터 바쁘지 않은 날이면 소연은 아침마다 어김없이 남지훈이 만든 아침밥을 먹었다. 주말은 물론 저녁에도 예외는 없었다.그녀는 J 도시 재벌 출신이었지만 특이한 식습관이 없었고 입맛 또한 까다롭지 않았다.한 마디로 그녀는 평범한 여자와 다를 바 없이 편식도 하지 않고 음식을 골고루 잘 먹는 편이었다. 이것은 정말로 드물고 값진 일이었다.소연이가 수줍게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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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9화

두 늙은이의 건강은 매우 좋으셨고 현재 이 연세에 이정도의 건강상태는 그야말로 복 받은 일이었다.남지훈이 두 늙은이의 맥을 다 짚어 드리자, 소한민도 다가와서 거들었다. “매제, 나도 한 번 봐줘. 요즘 내가 정말 약도 제시간에 꼬박꼬박 챙겨 먹고 매일 저녁에도 시간 딱딱 맞춰서 집에 돌아오거든. 하루라도 빠짐없이?”남지훈은 씩 웃으며 소한민의 맥박을 재고는 얼마 후 입을 열었다.“이제 별 큰 문제 없어요. 대부분은 회복된 거 같아요.” “고작 대부분이야? 완전히 회복된 게 아니고?”소한민이 불안한 마음으로 물었다.“매제, 빨리 해결 방법을 찾아 봐, 난 빨리 완치되고 싶다고! 아니면 나중에 내 아내가 나보고 못한다고 그러면 어떡해?”남지훈은 어안이 벙벙했다.“장인어른께서 형님이 결혼하게 되면 그때 다시 얘기하자고 그랬는데, 걱정 마요. 저한테 다 방법이 있어요. 다시 팔팔하게 만들어 줄게요.”소한민이 깊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아무래도 결혼을 안 하면 안 될 분위기야.”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소한용이 황급히 위층에서 내려왔다.“한용아, 어딜 그렇게 급하게 가?”주옥금이 의아해하며 물었다.소한용은 그제야 남지훈과 소연이 집에 온 것을 알아차렸다.“어머니, 일이 좀 생겨서, 매제도 같이 가보는 게 좋겠어!”“흠!”소연이가 참지 못하고 불만을 터뜨렸다.“둘째 오빠, 지훈이랑 나 어렵게 시간을 내서 온 건데 오빠가 이렇게 무작정 데려가면 어떡해? 내 남편이잖아!”소한용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어쩔 수 없어. 전 어르신께서 방금 전화가 왔는데 용성에 무슨 일이 생겼다고 급하게 부르셨어! 강 어르신과 그 따님이 무슨 변을 당하셨다는데 한시가 급한 상황이래! 전 어르신께서 매제한테도 전화하려고 했는데 내가 매제 요즘 바쁘다고 해서 아마 전화를 안 한 모양이야.”강 어르신은 여러모로 남지훈에게 큰 도움을 준 것도 있고 강 어르신께서 곤경에 처했다는 소식을 듣고도 모르는 척 가만히 앉아서 지켜볼 수만 없었다.소연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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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0화

전 어르신은 부하들의 안전이 걱정되어 미리 대비해야 했다.상대방이 하룻밤 사이에 강 어르신을 제거할 수 있는 배짱이라면 충분히 J 도시까지 찾아와서 그들을 제거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강 어르신이 막아내지 못할 정도라면 그의 부하들도 버티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그나마 다행인 건 J 도시의 힘이 강 어르신보다는 조금 더 강하다는 점이었다.남지훈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강 어르신과 강묘연의 맥박을 확인했다.“묘연 씨는 약간의 충격을 받았을 뿐, 심각한 문제는 아닙니다. 다만 강 어르신님께서는 내상을 입으셔서 회복에 시간이 좀 걸리실 거예요. 절대적인 안정이 필요합니다.”강 어르신은 흠칫 놀랐다.‘지훈 씨가 또 언제 한의사가 되었대?’강 어르신은 무척이나 궁금했지만, 이런 개인적인 질문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남지훈이 물었다.“강 어르신님, 그 사람들과 싸워 보셨나요? 실력은 어땠어요? 뭐 좀 알아낸 거 있으세요?”강 어르신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솜씨가 매우 다양하고 복잡한데 일단 매우 대단한 건 사실이야. 적어도 조씨 가문 최정예 고수들보다는 확실히 강해. 아니면 내가 용성 지리에 대해 빠삭한데 그걸 이용해서라도 싸울 수 있었겠지.”남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각 성도의 실력이야 어느 곳이든 비슷할 테니, 남지훈은 그 무리가 서울에서 온 사람일 거라고 짐작하고 곧바로 박희승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자, 수화기 너머로 박희승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누구시죠?”“저, 남지훈입니다.”남지훈은 담담하게 말했다.이 이름을 듣자마자 박희승은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아, 지훈 씨군요.”그는 흠칫 놀란 얼굴이었다.지난 몇 달 동안 서울에서 남지훈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듯 했고 박희승도 남지훈을 절대 함부로 건드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게다가 애초에 남지훈의 분노를 가라앉히기 위해 남지훈에게 약속까지 한 상태였다.남지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최근 용성에 다녀간 무리가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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