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피아노 콩쿠르 현장에서 이영은 무대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하지만 준비라고 하기보다는 다른 남자의 대시를 받고 있다는 표현이 더욱 적절할 지도. 그녀의 신분과 외모 덕에 남자의 관심을 받지 않는 게 더욱 이상한 일이다. 게다가 그녀는 이렇게 대접받는 느낌을 즐기고 있었다. 아무리 자기에게 대시해오는 사람들은 모두 성에 차지 않았지만.그런데 이영이 무대 화장을 끝냈을 무렵, 익숙한 실루엣이 그녀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벌떡 일어나 남자에게로 다가갔다.“이건 오빠, 정말 와줬네요.”그녀의 기억 속에 윤이건은 이런 행사에 참가한 적이 극히 드물다. 하지만 어제의 약속도 있었겠다 이렇게 눈앞에 나타난 걸 보니 당연히 자기를 위해 온 거라고 생각했다.순간 이 남자가 자기를 특별하게 생각한다는 생각에 몹시 흥분됐다. 게다가 윤이건이 왔으니 자기가 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할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오늘 있을 국제 피아노 콩쿠르는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경연 중 하나다. 이 콩쿠르에서 우승을 한다면 상류 사회로 진입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도 있었다.때문에 이영은 이 기회에 윤이건에게 더 접근해 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때 이진이 문쪽에서 천천히 걸어들어왔다.그 순간 이영은 자기 눈을 의심했다. ‘저 년이 여긴 왜 왔지?’그녀의 기억 속에 이진은 어릴 적부터 피아노를 배운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때문에 콩쿠르에 참가한다는 건 더욱 불가능한 일이었다.윤이건을 본 순간 이영은 뭔가 생각난 듯 콧방귀를 뀌더니 친절한 미소를 띤 채 이진에게 다가갔다.“언니, 이혼해서 속상한 건 알겠는데 여기까지 쫓아와서 스스로를 괴롭힐 필요까지는 없잖아.”일부러 강조하는 양 마지막 한 마디를 천천히 말한 이영은 다른 사람들이 자기 쪽으로 눈길을 보내오자 씩 웃었다.하지만 이진은 그녀보다 더 환한 미소를 짓는 게 아니겠는가?“이영아, 네 머릿속엔 온통 남자 생각 아니면 남자에 관한 일뿐인가 보네.”이진은 팔짱을 낀 채 이영을 위아래로 훑어봤다.“네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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