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Chapter 2121 - Chapter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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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1화 온시환에게 뭘 얻으러 가지 않는다면

온시환은 공지민의 집에서 그렇게 그녀의 몸으로 숙취를 풀었다. 세 시간이나 지나고 나서야 겨우 정신이 맑아졌다.그는 그녀를 옆에 있는 소파로 옮기고 근처에 있는 담요를 가져다 덮어주었다. 침실로 데려가는 것조차 귀찮았고 무엇보다 어느 방이 그녀의 침실인지도 몰랐다.몸을 정리한 뒤 온시환은 다시 한 번 방 안을 둘러보았다. 곳곳에서 느껴지는 아늑한 분위기와 단정함에 그녀가 여느 여배우들과는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온통 명품으로 치장된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공지민은 집안을 꾸미는 데 정성을 들인 듯했다.온시환은 차에 올라 집으로 돌아갔다. 그는 몸 안의 열기가 대부분 풀린 덕분에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하지만 공지민에 대한 태도는 여전히 무심했다. 여자를 한두 번 더 만나 즐기는 건 괜찮지만 그 이상은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한편 공지민은 아침까지 깊게 잠들어 있었다. 소파는 편안했지만 같은 자세로 잔 탓에 허리와 등이 뻐근했다.그때 문보영이 전화를 걸어왔다.“어젯밤엔 잘됐어?”“언니, 시환 씨가 새벽에 갔어. 우리 또 했어.”문보영의 목소리가 잠시 끊기더니 다소 어이없어하며 물었다.“이번에는 이름이라도 기억했겠지?”“아마 기억했을걸? 일부러 내 이름을 알려줬거든.”문보영은 그 말을 듣고 거의 화가 나서 쓰러질 뻔했다.“너 지금 자랑하는 거야? 다른 여배우들은 온시환이랑 한 번만 자도 얼마나 많은 혜택을 받는지 알아? 근데 넌 두 번이나 자고도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고작 이름만 기억하게 했다고 좋아해? 너 이러다 그 사람에게 다 뜯기고 뼈도 못 추릴 거야!”“너무 과장하지 마, 언니. 나도 내 의지로 한 거야. 그리고 앞으로도 만날 기회가 많을 거야.”“좋아, 그러면 이번에는 그 사람 연락처라도 받았어?”공지민은 그 순간 멍해졌다. 연락처를 물어보는 걸 깜빡하고 말았다.문보영은 그녀가 대답이 없자마자 상황을 눈치챘다.“야, 이 멍청아! 내가 어떻게 이런 바보 같은 연예인을 만나게 됐는지 모르겠어. 그래, 네가 온시환에게 뭘 얻으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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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2화 공지민이에요

다음 장면은 소하연이 공지민을 밀어 물에 빠트리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감독이 신호를 보내기도 전에 소하연은 공지민을 밀어버렸다.공지민은 수영을 잘 못해 물에 빠지자 잠깐 몸부림치더니 곧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주변 사람들이 급히 물에 뛰어들어 그녀를 구해냈고 다행히 큰일은 없었다.그러나 소하연은 사과는커녕 한쪽에서 손톱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물에 빠지는 장면이 있다는 걸 알았으면 수영 정도는 배워뒀어야지. 진짜 너무 프로답지 못하네.”공지민은 거칠게 기침을 하며 가슴 속에 남아 있던 물을 뱉어냈다. 간신히 숨을 고른 그녀는 소하연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소하연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비웃었다.“왜? 내가 틀린 말 했어?”공지민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때 감독이 다가왔다.“하연아, 다음 장면부터는 내 지시에 따라 행동해. 개인적인 감정 때문에 다른 사람들 시간을 더 뺏지 말라고.”소하연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감독이 자신을 지목해 공지민을 괴롭힌다는 뜻으로 말한 거였다.그녀는 억울함을 삼키며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얘 설마 감독이랑도 그런 사이인 거야? 감독이 올해로 쉰이 넘었는데, 뭐든 가리지 않고 덤벼드는 건가?’눈 속에는 혐오감이 가득했지만 더 이상 큰일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어제 공지민의 뺨을 열 대 넘게 때린 일로도 이미 현장에서 자신에 대한 평판이 떨어졌기 때문이다.그래도 상관없었다. 팬들 눈에는 여전히 그녀는 순수한 ‘작은 요정’이니까.그날 물에 빠지는 장면은 세 번이나 반복해서 찍고 나서야 겨우 오케이 사인이 났다. 공지민은 어지럼증이 심해지는 것을 느꼈다. 어젯밤부터 제대로 쉬지도 못한 상태에서 물속에서 오랜 시간을 버틴 탓이었다. 오후 촬영이 끝나자마자 그녀는 결국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병원으로 실려 가는 모습은 기자들에게 찍혔고 곧바로 인터넷에 소문이 퍼졌다.[촬영장에서 사고 발생, 드라마 촬영 중단 위기.]이 드라마의 투자자인 온시환은 소식을 듣고 곧바로 감독에게 전화를 걸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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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3화 너무 쉽게 만족하는 거 아니야?

온시환이 아무리 뻔뻔하다 해도 이번에는 스스로 조금 지나쳤다는 생각이 들었다.“아, 맞아. 네 이름 알아. 방금 갑자기 생각이 안 났던 거야. 근데 촬영 아직 안 끝났어?”공지민은 고개를 숙였다. 이제는 확실히 알 것 같았다. 온시환은 그녀의 촬영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다.“전 조연이에요. 후반에 촬영할 분량이 남아 있어요. 나중에 캐릭터가 흑화하거든요.”온시환은 이마를 문지르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솔직히 그녀가 하녀 같은 배역인 줄 알았는데 그런 건 아니었던 모양이었다.“그래서 왜 불렀어? 무슨 일이야?”그는 대화를 다른 방향으로 돌리려 했다. 주변에서 스태프들이 모두 이쪽을 쳐다보는 게 느껴졌고 공지민과 자신이 엮였다는 소문이라도 퍼질까 봐 신경이 쓰였기 때문이다.얼마 전 감독이 돌려 말하며 그녀와 관련해 떠본 것도 기억났다. 공지민이 감독에게 그와의 관계를 암시라도 했나 싶어 꺼림칙했는데 이번에는 그녀가 직접 다가오면서 순진한 척 행동하고 있었다.“아직 시환 씨 연락처가 없잖아요. 그리고 카톡 친구도 아니고요. 만약 나중에 무슨 일이 생기면 제가 시환 씨를 도와드릴 수 있게 연락처를 알려주세요.”예컨대, 지난번처럼 그가 술에 취해 운전할 사람이 없을 때 그녀가 가서 그를 데리고 올 수도 있었다.공지민은 고개를 들어 간절한 눈빛으로 말했다. 그 말은 다소 초라하게 들리기도 했다.“전에 말했잖아요. 저는 시환 씨를 쫓고 있어요. 그러니 저한테 기회를 주세요.”온시환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이 여자를 대담하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겁이 많다고 해야 할까.대담하다고 하기에는 이미 두 번이나 그와 잠자리를 가졌으면서도 아무런 대가도 요구하지 않았다. 게다가 겁이 많다고 하기에는 대놓고 그를 쫓겠다고 말하는 건 또 처음이었다.온시환은 흥미를 느꼈다. 결국 그녀에게 번호를 주고 카톡 친구도 추가했다.공지민은 온시환의 연락처를 저장한 휴대폰을 품에 안고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자리로 돌아왔다. 그런 그녀의 한심한 모습을 보고 문보영은 답답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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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4화 그 여자네

문보영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이미 할 말을 잃었다. 공지민의 동작은 마치 전문가처럼 완벽했다. 그녀의 발차기는 소하연의 경호원보다 더 능숙해 보였다.이게 정말 그녀가 몇 년 동안 데리고 다닌 여배우가 맞단 말인가. 이렇게 잘 싸우는 줄은 문보영조차 몰랐다.공지민은 소하연을 발로 찬 뒤 자신을 붙잡고 있던 두 경호원을 가볍게 제압했다. 기이한 동작으로 경호원들에게 매달리더니 온 힘을 실어 그들을 바닥에 무릎 꿇게 만들었다.소하연은 바닥에서 간신히 일어나 공지민을 매서운 눈빛으로 노려보았다. 복수를 결심했던 그녀였지만 공지민이 자신뿐만 아니라 두 경호원까지 제압하는 모습을 보고는 얼굴이 순식간에 새하얗게 질렸다.“너 뭐야? 괴물 같은 힘을 가진 여자라니! 두고 봐. 대표님이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화를 삭이지 못한 소하연은 촬영장을 뛰쳐나가 곧바로 시벅 엔터의 본사로 향했다. 그녀는 김종찬 대표를 찾아가 눈물을 쏟아내며 부어오른 뺨을 보여줬다.“대표님, 저한테 온시환 씨를 꼬시라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지금 제 얼굴이 이 모양이에요! 지민이 걔가 절 때리고 대표님이 붙여준 경호원까지 쓰러뜨렸어요!”김종찬은 소하연의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소하연이 장난치는 거라 생각했다.그가 아는 공지민은 여리디여린 여자로, 두 경호원을 쓰러뜨릴 만한 힘이 있을 리 없었다.하지만 소하연의 진지한 표정에 결국 그녀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김종찬은 곧바로 공지민에게 전화를 걸었다.이때 공지민은 여전히 촬영장에 있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어딘가 묘하게 달라져 있었다. 마치 조금이라도 눈에 거슬리기만 하면 그녀가 당장 주먹을 휘두를 것처럼 경계하는 눈빛이었다.문보영의 표정은 처음에는 어딘가 복잡해 보였지만 곧 걱정으로 가득 찼다.소하연의 뒤에는 김종찬이 버티고 있었다. 그가 그녀들의 직속 상사인 만큼 소하연이 김종찬을 찾아가면 공지민이 회사에서 철저히 배제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지민아, 너무 걱정하지 말고 일단 시환 씨한테 전화해 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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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5화 첫 경험이었어

온시환은 눈을 가늘게 뜨며 순간 자신이 잘못 들은 건 아닌지 의심했다.‘소하연 옆에는 강한 경호원 두 명이 있지 않았나? 공지민이 어떻게 그들을 제압한 거지?’공지민은 온시환이 대답이 없자 그가 화난 줄로만 알았다.“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 그 여자가 제 휴대폰을 빼앗아 부숴버렸거든요. 그래서 시환 씨 연락처를 잃어버리는 바람에 너무 화가 나서 그만 손이 먼저 나갔어요.”온시환은 여전히 말이 없었다. 대신 그의 머릿속에는 당시의 상황이 그려지고 있었다.공지민은 점점 불안해졌다. 땀이 손바닥을 적셨고 온시환이 소하연의 편을 들며 자신을 꾸짖을 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의외였다.“네가 전화한 이유가 나더러 도와달라는 거야?”소하연은 시벅 엔터의 돈줄 같은 존재였고 공지민 역시 시벅 엔터 소속이었다. 그녀가 퇴출 위기에 처한 것도 전혀 놀랍지 않은 상황이었다.온시환은 공지민이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하려고 전화한 줄 알았다. 그런데 몇 분을 기다린 끝에 그녀가 한 말은 전혀 예상 밖이었다.“그냥 보고 싶어서요. 어디로 가면 만날 수 있어요?”공지민 옆에 앉아 있던 문보영은 당연히 그녀가 지금 상황을 설명하며 도움을 요청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이 고작 보고 싶다는 거라니 너무 황당했다.“지민아, 너 지금 제정신이야? 이 와중에 그런 말을 하면 어떡해! 당장 시환 씨한테 네 상황을 얘기해야지! 대표님이 사람 데리고 와서 널 끌고 가면 어쩔 건데!”하지만 공지민은 그 말을 듣지 못한 것처럼 조용히 휴대폰을 들고 있었다. 그저 온시환의 대답을 기다릴 뿐이었다.온시환은 그녀의 말에 잠시 멍해졌다. 그러고는 무의식적으로 대답했다.“지금 친구 집에서 아이 보고 있어.”말하고 나서야 자신의 사생활을 말해버렸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나 곧 그녀가 서주혁을 알 리 없다는 생각에 안도했다.“더 할 말 없으면 끊을게.”“시환 씨, 혹시 국 좋아하세요? 제가 앞으로 요리할 시간이 많을 것 같거든요. 좋아하신다면 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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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6화 쟤 따위를 감히 나랑 비교해?

문보영은 공지민을 위해 급히 김종찬에게 사정했다.“대표님, 지민이가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 이번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 이번 작품이 좋아서, 지민이가 충분히 대박 날 수 있는 기회예요. 소하연처럼 잘되면 회사에도 돈을 많이 벌어다 줄 거예요.”소하연은 그 말을 듣자마자 주저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문보영의 뺨을 후려쳤다.“쟤 따위를 감히 나랑 비교해? 문보영, 너 미친 거 아니야? 너도 빨리 다른 연예인 맡아. 공지민 같은 천박한 애랑 같이 다니면 네 수준도 떨어질 거야. 네가 쟤랑 더 엮이면 앞으로 누가 너랑 일하고 싶어 하겠어?”매니저는 연예인 덕에 먹고사는 직업이다. 연예인이 잘나갈수록 매니저도 더 많은 돈을 번다. 하지만 문보영이 맡은 공지민은 늘 그저 그런 상태였다. 사실 문보영의 능력은 뛰어났지만 지금은 오히려 공지민 때문에 발목이 잡힌 상황이었다.뺨을 맞고도 문보영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김종찬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러나 애초에 김종찬은 소하연 편이었다. 지금의 문보영이 그에게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당장 나가. 내가 신인 붙여 줄 테니, 더 이상 나를 실망시키지 마. 네가 다른 회사로 간다고 해도 여기만큼 높은 기본급을 받을 순 없을 거야. 회사에서 배당금까지 주는 거 알지? 잘 생각해 봐.”바로 이런 이유로 문보영은 시벅 엔터를 떠날 수 없었다. 그녀는 공지민을 깊게 바라보았다. 둘은 단순히 매니저와 연예인의 관계를 넘어 친구 사이였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도 공지민을 구할 수 없었다.김종찬이 공지민과의 잠자리를 원한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었다. 만약 그가 원하는 걸 얻지 못한다면 끝까지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공지민은 문보영을 보지 않았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오직 어떻게 요리를 해야 온시환이 좋아할지 그 생각뿐이었다.그때 누군가 계약서를 공지민 옆에 던졌다. 시벅 엔터와 체결했던 계약서였다. 계약은 아직 2년이나 남아 있었다. 이 상황에서 만약 그녀가 활동을 중단한다면 피해는 어마어마할 것이다.연예계는 트렌드 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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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7화 마음대로 들어갈 수 없어

공지민이 온시환에게 관심이 있다는 건 처음부터 알고 있던 일이었다. 하지만 문보영은 그저 그녀가 온시환의 팬이라고만 생각했을 뿐, 일이 이렇게까지 발전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문보영도 더는 뭐라고 할 수 없었다. 공지민은 이미 결정을 내렸고 이제 2년 동안 활동을 중단한다면 자신이 그녀의 매니저로 남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언니, 걱정하지 마. 사실 나도 온시환이 좋은 사람 아니라는 거 알아. 그래도 한 번쯤은 시도해 보고 싶어.”문보영은 갑자기 손을 뻗어 공지민을 꽉 끌어안았다.“네가 뭘 하는지 알고 있다면 괜찮아. 지민아, 그럼 2년 후에 다시 보자.”공지민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마치 온시환을 쫓아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처럼 보였다.회사를 나온 뒤 그녀는 바로 온시환에게 전화를 걸어 그의 집 주소를 물었다.온시환은 전화기 너머에서 이마를 문지르며 피곤한 목소리로 말했다.“너 매일 촬영도 해야 하잖아. 언제 시간이 있어서 국을 끓여 준다는 거야? 그리고 내 몸값을 생각해 봐. 나를 모시겠다고 줄 서 있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야. 그런데 너는 딱히 눈에 띄는 장점도 없잖아.”“시환 씨, 저 회사에서 활동 정지당했어요. 이제 시간이 많아졌으니 시환 씨를 더 열심히 따라다닐 수 있어요. 국 끓이는 건 시작일 뿐이에요.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건 그보다 훨씬 많아요. 제발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온시환은 잠시 침묵했다.‘활동 정지라니?’그런 큰일을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하다니 온시환은 이 여자가 제정신이 아닌지 싶었다.연예인이 활동 정지를 당하면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상황일 텐데, 그녀는 마치 아무 일도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너 제정신이야? 활동 정지가 뭘 의미하는지 진짜 몰라서 그래?”“알아요. 그러니까 주소가 어디예요? 오늘 밤 바로 가서 국 끓여드릴게요.”온시환은 그녀가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답답함에 머리가 지끈거렸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이 여자가 어디까지 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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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8화 몇 번 자고 나면 질릴 테니까

공지민의 눈에는 기쁨이 가득했다. 바로 일어서려 했지만 너무 오래 쪼그리고 앉아 있었던 탓에 다리가 저려 중심을 잃고 앞으로 넘어질 뻔했다.온시환은 그녀를 붙잡아 세우며 미간을 찌푸렸다.“너 제정신이야? 여기서 그렇게 오래 기다렸다고?”“경호원이 절 안 들여보내더라고요.”온시환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옆에 있는 경호원을 쳐다봤다.“이 사람 얼굴 잘 기억해 둬. 다음부터는 바로 들여보내.”“네, 대표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공지민은 온시환의 몸에서 술 냄새를 맡았다.“술 마셨죠? 아쉽게도 지금은 시간이 너무 늦어서 사골국을 끓이긴 힘들겠네요. 대신 제가 해장국은 잘 끓이거든요. 안으로 들어가서 바로 준비할게요.”그녀는 온시환을 부축해 걸음을 옮겼다. 약 10분 정도 걸어 별장 입구에 도착하니, 온시환은 손가락으로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대신 자신의 지문으로 문을 열었다.집 안으로 들어가자 온시환은 술기운 탓인지 문득 공지민에게서 좋은 향기가 난다고 느꼈다. 그는 갑자기 그녀를 잡아당겨 자신의 품으로 끌어들이며 손을 들어 그녀의 치마를 걷어 올렸다.“씻고 온 거야?”공지민은 얼굴이 빨개지며 대답했다.“네, 씻고 왔어요.”온시환은 그녀의 치마를 벗겨내며 거침없이 행동을 이어갔다.공지민은 그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키스하려 했지만 온시환은 고개를 돌려 피했다.“난 키스하는 거 안 좋아해.”그리고 이어서 말했다.“애초에 복잡한 과정은 별로야. 그냥 바로 시작하는 게 좋아.”공지민은 속눈썹을 내리며 속삭였다.“알겠어요. 익숙해질게요.”그날 밤, 온시환은 자신의 욕구를 완전히 풀며 만족감을 느꼈다. 평소 그녀의 성격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침대에서는 의외로 잘 맞았다.모든 게 끝난 후 그는 욕실로 들어가 샤워를 했다.공지민은 조심스럽게 그의 뒤를 따라가려 했으나 온시환이 문 앞에서 그녀를 밀어내며 말했다.“혼자 씻을 테니까 밖에서 기다려.”공지민은 할 수 없이 침실 안에 남아 그를 기다렸다.그녀는 온시환의 침실을 둘러보았다. 처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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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9화 눈 검사를 한 번 해봐야 할 것 같아

“시환아, 이번엔 또 얼마나 오래 즐기려고? 우리 내기할까? 저 여자가 말하는 너를 꼬신다는 게 사실 그냥 네 관심을 끌기 위한 다른 방법일 뿐이야. 두 달도 못 가서 아무런 반응이 없으면 떠날걸?”온시환은 옆에 있던 재떨이에 담배를 비벼 끄며 말했다.“나도 그렇게 생각해. 똑똑한 것 같으면서 딱히 똑똑하지도 않아.”전화를 끊고 휴대폰을 내려놓으려는 순간 온시환은 공지민이 바로 뒤에 서 있는 걸 발견했다. 얼마나 오래 거기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공지민은 방금 샤워를 끝낸 듯 온몸이 윤기가 돌았다. 마치 투명한 복숭아처럼 탐스러워 보였다.온시환의 목울대가 두어 번 움찔했다. 그는 천천히 방 안으로 들어가 불을 껐다.공지민은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몰랐다. 그런데 다음 순간 그는 그녀를 번쩍 들어 올리더니 침대 위로 던졌다.“시환 씨?”온시환은 그녀의 다리를 단단히 잡아 눌러 무릎을 꿇었다.공지민의 얼굴이 붉게 물들며 그를 밀어내려 했지만 그의 힘을 이길 수 없었다.“거기는 안 돼요!”그녀가 간절히 애원하며 눈물을 글썽일 때쯤 그는 그녀를 끌어안았다.공지민은 온몸을 떨며 땀으로 범벅이 된 채 침대 시트를 꽉 쥐고 있었다.온시환은 키스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사실 그건 거짓말이었다. 지금껏 키스한 여자는 많았다. 다만 이런 키스를 한 건 처음이었다.방금 공지민에게서는 마치 유혹하는 듯한 향기가 났다.공지민은 온시환의 품에 기대어 그가 마음을 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온시환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냉정하게 그녀를 침대에서 밀어내며 말했다.“이제 그만 가봐. 내가 사람을 불러서 집에 데려다줄게.”공지민은 마치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기분이었다. 하지만 아무 말 없이 무거운 몸을 이끌고 옷을 입었다.온시환은 침대에 앉아 휴대폰을 보며 그녀가 떠나는 모습을 힐끔 쳐다봤다. 붙잡을 생각은 전혀 없었다.그는 여자를 고르는데 크게 까다롭지 않았지만 자신의 별장에서 밤을 보내게 하지는 않았다.공지민은 운전기사가 데려다주는 차에 몸을 싣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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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0화 신경 쓸 가치도 없어

공지민은 주방에서 바쁘게 움직이며 다섯 가지 요리를 완성해 냈다.“어때요? 입맛에 맞으세요?”온시환은 솔직히 대답했다.“정말 맛있네.”그녀의 요리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기대 이상이었다.공지민은 그의 옆으로 다가와 몸을 숙이며 그의 입술에 살짝 입을 맞췄다.“그럼 많이 드세요. 제가 매일 다른 메뉴로 만들어드릴게요. 분명 다 마음에 드실 거예요.”온시환의 맛있다는 말이 그녀를 무척 기쁘게 한 듯했다. 그녀의 눈빛에는 만족감이 가득했고 턱을 괴고 그의 식사를 지켜보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순간 온시환은 묘한 착각에 빠졌다. 마치 그와 공지민이 오래된 부부처럼 느껴졌다.그는 배부르게 식사를 마쳤지만 정작 공지민은 한 번도 젓가락을 들지 않았다는 걸 눈치채지 못했다.출근 준비를 하며 온시환은 그녀가 앞치마를 두른 채 자신의 넥타이를 고쳐 매주는 모습을 보았다.“저녁에는 제가 저녁 식사를 준비해 둘게요. 만약 안 들어오시면 미리 알려주세요.”온시환은 고개를 대충 끄덕였지만 사실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에 대한 인상이 좋아지긴 했어도 그녀의 요리 솜씨 덕분일 뿐이었다. 그의 쓰레기 같은 본성은 여전히 변하지 않은 채였다.집을 나선 온시환은 바로 자신이 자주 함께 작업하는 남자 작가 추지성을 만나러 갔다.이 업계에는 남성 작가가 많지 않았지만 추지성은 그중에서도 독보적인 존재였다.하지만 온시환과 추지성은 성향이 다소 달랐다. 온시환은 대중적인 막장 드라마를 주로 쓰는 반면, 추지성은 깊이 있는 작품으로 평단의 인정을 받는 편이었다. 하지만 둘은 자주 술을 함께 마시며 친분을 쌓아왔다.자리에 앉자마자 추지성이 음식을 시켰다.공지민의 요리를 맛본 이후라 온시환은 이제 밖에서 먹는 음식에 흥미가 없었다.추지성이 의자에 기대며 물었다.“너 요즘 또 여자 하나 키운다며? 설마 소하연은 아니겠지? 네가 그런 오글거리는 성격 가진 애랑도 엮일 줄은 몰랐네. 시환아, 네 취향 진짜 나날이 이상해진다.”온시환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무심하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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