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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0화 신경 쓸 가치도 없어

작가: 민아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2-06 18:00:00
공지민은 주방에서 바쁘게 움직이며 다섯 가지 요리를 완성해 냈다.

“어때요? 입맛에 맞으세요?”

온시환은 솔직히 대답했다.

“정말 맛있네.”

그녀의 요리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기대 이상이었다.

공지민은 그의 옆으로 다가와 몸을 숙이며 그의 입술에 살짝 입을 맞췄다.

“그럼 많이 드세요. 제가 매일 다른 메뉴로 만들어드릴게요. 분명 다 마음에 드실 거예요.”

온시환의 맛있다는 말이 그녀를 무척 기쁘게 한 듯했다. 그녀의 눈빛에는 만족감이 가득했고 턱을 괴고 그의 식사를 지켜보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순간 온시환은 묘한 착각에 빠졌다. 마치 그와 공지민이 오래된 부부처럼 느껴졌다.

그는 배부르게 식사를 마쳤지만 정작 공지민은 한 번도 젓가락을 들지 않았다는 걸 눈치채지 못했다.

출근 준비를 하며 온시환은 그녀가 앞치마를 두른 채 자신의 넥타이를 고쳐 매주는 모습을 보았다.

“저녁에는 제가 저녁 식사를 준비해 둘게요. 만약 안 들어오시면 미리 알려주세요.”

온시환은 고개를 대충 끄덕였지만 사실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에 대한 인상이 좋아지긴 했어도 그녀의 요리 솜씨 덕분일 뿐이었다. 그의 쓰레기 같은 본성은 여전히 변하지 않은 채였다.

집을 나선 온시환은 바로 자신이 자주 함께 작업하는 남자 작가 추지성을 만나러 갔다.

이 업계에는 남성 작가가 많지 않았지만 추지성은 그중에서도 독보적인 존재였다.

하지만 온시환과 추지성은 성향이 다소 달랐다. 온시환은 대중적인 막장 드라마를 주로 쓰는 반면, 추지성은 깊이 있는 작품으로 평단의 인정을 받는 편이었다. 하지만 둘은 자주 술을 함께 마시며 친분을 쌓아왔다.

자리에 앉자마자 추지성이 음식을 시켰다.

공지민의 요리를 맛본 이후라 온시환은 이제 밖에서 먹는 음식에 흥미가 없었다.

추지성이 의자에 기대며 물었다.

“너 요즘 또 여자 하나 키운다며? 설마 소하연은 아니겠지? 네가 그런 오글거리는 성격 가진 애랑도 엮일 줄은 몰랐네. 시환아, 네 취향 진짜 나날이 이상해진다.”

온시환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무심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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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시환은 자신에게 자연스럽게 몸을 밀착시키는 여자를 바라보았다. 이 여자는 분명 감독이 미리 준비한 상대였다. 그는 항상 깨끗한 여자를 좋아했기에 감독은 주로 신인 배우들을 준비시켰다. 이는 양 측의 자발적인 합의였고 서로 자원을 교환하려는 방법에 불과했다.온시환은 여자를 끌어안으며 비웃듯 말했다.“추지성, 내가 너한테 질 것 같아?”그렇게 두 사람은 각자 여자를 데리고 위층으로 올라갔다.한편, 공지민은 그날 저녁도 정성스럽게 일곱 가지 요리를 준비했지만 온시환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그는 연락 한번 없이 사라졌다. 혹시 늦게라도 집에 올까 싶어 그녀는 식탁 앞에 앉아 계속 기다렸다. 시간이 흐르고 음식이 식어갈수록 그녀는 점점 지쳐갔고 결국 졸기 시작했다.그러나 온시환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결국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들고 그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그 시각, 온시환은 다른 여자와 한창 뒹굴고 있었다. 이미 공지민이 준비한 저녁이며 집을 나서기 전 그녀가 했던 말은 기억 속에서 사라진 지 오래였다.침대 위의 여자가 요란한 소리를 내자 그는 옆에 놓인 휴대폰을 집어 들고 전화를 받았다.“누구야?”그는 전화를 받으면서도 여전히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시환 씨, 오늘 저녁 드시러 오실 건가요?”공지민의 목소리를 들은 순간 온시환은 비로소 그녀가 떠올랐다. 그녀가 집에서 요리하고 그를 기다린다고 말했었다.하지만 침대 위의 여자가 그를 유혹하며 몸을 더 밀착시켰다.“왜 멈추셨어요, 시환 씨?”그의 귀에 속삭이는 여자의 목소리는 분명한 유혹이었다.순간 온시환은 휴대폰이 뜨겁게 느껴졌다. 그에게는 생소한 감정이었다. 자신이 무언가 잘못하고 있다는 기분, 마치 현장에서 들킨 사람처럼.그러나 곧 그는 마음을 다잡았다. 공지민이 그를 추궁할 자격 따위는 없었다. 그들은 연인도 아니었고 아무런 관계도 아니지 않은가?온시환은 얼른 당당한 태도로 돌변했다.“오늘은 집에 안 들어갈 거야. 저녁도 안 먹어.”공지민도 여자의 신음을 들었다.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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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지민의 얼굴은 조금 붉어졌다. 그녀는 여전히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아직 못 하는 것도 많지만 천천히 배울게요. 시환 씨가 원하는 건 뭐든 다 배울 수 있어요.”공지민의 말투는 단호했고 시선은 온시환의 코끝에 있는 작은 점을 놓치지 않고 바라보고 있었다.그녀가 이 점을 유독 좋아한다는 걸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처음 함께 밤을 보냈을 때부터 발견했다. 그녀가 가끔 점에 입을 맞추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이 점이 그렇게 매력적인가?’온시환은 웃음이 나왔다.“이 점이 그렇게 좋아?”“네, 정말 좋아요.”그녀는 망설임 없이 대답하며 천천히 그의 품에 안겼다.“제 생각에는 시환 씨 몸에서 가장 멋진 부분이에요.”온시환의 외모는 그 자체로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게다가 때로는 다정하면서도 나쁜 남자의 매력을 동시에 지닌 그는 누구에게나 매력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사람이었다.하지만 그의 코끝에 있는 점이 가장 멋지다고 말한 사람은 공지민이 처음이었다.그는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얘 혹시 이상한 취향이라도 있는 건가?’그러나 공지민이 이 점을 바라보는 눈빛은 순수한 집착과 동경 그 자체였다. 이는 그녀가 온시환에게 깊이 빠져 있음을 의미했고 그것만으로도 그녀는 만족했다.온시환은 작게 웃으며 손을 뻗어 그녀의 옷 속으로 천천히 파고들었다.“좋아해 줘서 고마워. 우리 자기가 할 줄 아는 게 이렇게 많다니, 내가 상을 줘야겠네?”공지민의 얼굴은 더 빨개졌고 그녀는 그의 품에 얼굴을 묻고 대답하지 못했다.그녀의 붉어진 얼굴을 보며 온시환은 흐뭇하게 미소를 지었다.더 이상 말이 필요 없었다. 여자가 얼굴을 붉힌다는 건 그 어떤 고백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지니까.그는 마음이 살짝 누그러진 것을 느끼며 그녀의 얼굴을 들어 올려 부드럽게 키스했다.주변에 있던 가정부들은 상황을 알아차리고 조용히 자리를 피했다.온시환은 그녀와 10분 동안 키스하다가 그제야 그녀를 놓아주고 소파에 몸을 기대며 말했다.“두 시간만 잘 거야.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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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지민의 눈이 순간 반짝이며 온시환을 따라 차에 올랐다.차는 한 호텔 앞에 멈췄고 온시환은 가장 먼저 숙취 해소제를 몇 알 삼켰다. 창가 쪽에 주눅 든 모습으로 앉아 있는 공지민을 보며 그는 잠시 망설였다.공지민은 화려한 미모를 가진 여자가 아니었다. 그녀는 얌전하고 순수해 보였으며 전형적인 모범생 같은 스타일이었다.늘 섹시하고 화끈한 여자를 만나왔던 온시환은 지금의 그녀 같은 모습이 신선하고 매력적으로 느껴졌다.다만 오늘 함께하는 자리에서 누군가 공지민을 탐내게 되면 그가 정말 순순히 내어줄 수 있을까?‘겨우 요리를 잘해서? 돈만 쓰면 더 잘하는 요리사를 고용할 수 있지 않나?’잠깐 쓸데없는 생각이 스쳤지만 그는 금세 머릿속에서 떨쳐냈다.참 우스운 생각이었다. 그는 결론을 내리자마자 마음속의 망설임이 깨끗이 사라졌다.“정말 나랑 같이 들어가겠다는 거야? 오늘 만나는 사람들이 어떤 부류인지 알고 있긴 해? 너도 배우라면 알겠지만 감독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뻔히 알잖아. 게다가 오늘 데리고 온 여자는 기본적으로 교환 가능한 걸로 간주해. 누가 널 원한다고 하면 내가 굳이 거절할 이유가 없어.”공지민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녀는 잠시 망설이더니 조용히 말했다.“그럼 여기서 기다릴게요. 시환 씨가 술을 많이 마시면 제가 운전해서 모셔다드릴 수 있으니까요.”그녀의 소심하지만 배려 어린 말투에 온시환은 왠지 모르게 흐뭇한 마음이 스며들었다. 온시환은 입꼬리를 올리며 그녀를 품에 안았다.“그래, 우리 자기가 이렇게 귀엽고 착하니까, 오늘 밤 누가 널 원한다고 해도 내가 딱 잘라 거절할게.”온시환의 농담 섞인 말에도 공지민은 진심으로 행복해하는 듯 보였다. 그녀는 앞으로 어떤 일이 있어도 참아낼 수 있을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공지민이 배우로 활동한 몇 년 동안 이 호텔에 와본 적은 없었지만 전에 들은 적은 있었다. 이곳은 보안이 철저하고 회원제로 운영되어 기자나 파파라치 같은 사람들이 들어오지 못한다. 호텔을 드나드는 모든 사람은 기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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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시환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공지민이 보내는 간절한 도움의 시선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공지민은 마치 몸이 굳어버린 듯 움직일 수가 없었다.분명 안으로 들어오기 전에 그가 약속했었다. 그녀를 누구에게도 내어주지 않겠다고. 하지만 들어온 지 채 10분도 안 돼 온시환은 자신의 말을 완전히 잊어버린 듯했다.공지민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고 있을 때 박민준의 손이 그녀를 향해 뻗어왔다. 그의 거친 손길이 그녀를 억지로 품에 안았다.“예전에 내가 너를 안으려 했더니 뺨을 날리더라? 이제 보니 네가 도도한 게 아니라 내 침대가 마음에 안 들었던 거였군. 빌어먹을.”박민준은 거친 욕설을 내뱉으며 그녀의 턱을 잡고 강제로 키스하려 했다.공지민은 겁에 질려 입술을 부들부들 떨며 고개를 돌렸지만 이내 뺨에 강한 충격이 느껴졌다.박민준이 그녀의 뺨을 힘껏 때렸고 방 안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그 소리를 들었다.이때 누군가 분위기가 험악해질까 봐 걱정스러운 마음에 얼른 중재에 나섰다.“박 감독님, 고작 여자 때문에 이러실 필요 없잖아요. 게다가 이분은 온 작가님이 데리고 온 분인데 개라도 주인 앞에서는 가려서 때리셔야죠.”박민준은 자신의 행동이 충동적이었다는 걸 깨닫고 곧바로 얼굴에 미안한 기색을 띄우며 온시환에게 사과했다.“시환 씨, 미안해. 내가 실수로 손이 먼저 나갔네. 기분 상했다면 시환 씨도 품에 있는 여자 한 대 쳐도 돼. 나는 이런 게 오히려 좋더라고.”온시환은 품 안의 여자를 한 번 쓱 훑어보더니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난 여자는 안 때려. 여자는 사랑으로 다뤄야지. 그렇게 손부터 올리니까 어떤 여자가 박 감독이랑 입 맞추고 싶겠어?”그가 농담처럼 가볍게 받아넘기자 방 안의 긴장감이 어느 정도 풀렸다. 모두가 분위기를 바꿔 다른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한편 공지민은 당장 토할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박민준의 손이 그녀의 치마 속을 거칠게 파고들어 은밀한 부위에 닿으려 했다.공지민은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으나 박민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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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 친자확인 검사 결과는 아주 빨리 나왔고 첫 번째 결과와 동일했다.공지민이 바로 당시 연씨 가문에서 잃어버린 그 아이임이 확정되었다.안정숙은 기쁨과 감격에 휘청거릴 정도였지만 공지민이 고등학교 시절 심각한 괴롭힘을 당했던 일과, 부모와 남동생마저 교통사고로 잃고 고생했던 세월을 떠올리며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정호야, 네가 꼭 지민이를 데려와야 한다. 지금은 결혼했더라도, 지민이는 결국 우리 연씨 가문의 아이야. 어떻게 우리 손녀가 밖에서 고생하게 둘 수 있겠니? 게다가 온시환이라는 아이는 너무 바람기가 많아. 다들 그 자식이 여러 여자들에게 관심을 두는 걸 알고 있는데, 내가 어떻게 지민이를 그런 사람에게 맡기겠니.”연정호는 친자 확인 결과를 보며 더 이상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어머니, 제가 직접 가서 지민이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서둘러야 해. 내 손녀가 밖에서 더 이상 고생하는 걸 원치 않아. 그동안 내가 원아정을 손녀처럼 아껴왔다는 게 너무 후회돼. 아정이가 지민이를 그렇게 괴롭혔다니, 지민이가 우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쩌지?”“그럴 리 없어요. 연씨 가문이 지민이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는 걸 알면 거절하지 않을 겁니다. 게다가 온씨 가문의 젊은이도 지민이를 설득하는 데 도움을 줄 거예요.”안정숙은 그제야 안심하며 말했다.“이 일은 승혁이에게는 당분간 알리지 말자. 사실 승혁이가 아정이를 좋아했던 것도 아니잖니. 단지 아정이가 승혁이를 구해준 적이 있고, 내가 아정이를 아꼈기 때문에 결혼을 받아들였던 거야. 이제 결혼식이 취소됐다는 사실을 외부에 알리고 승혁이와 아정이는 다시는 서로 얽히지 않도록 해야 해.”“알겠습니다. 제가 잘 이야기해 볼게요.”안정숙은 감정의 기복으로 얼굴이 창백해졌다.“어머니, 먼저 쉬세요. 나머지는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안정숙은 지팡이를 짚고 천천히 일어섰다.“그래. 이젠 네게 맡길게. 이걸로 내 평생소원이 다 이루어진 것 같구나.”연정호는 어머니를 공손히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229화 친자 확인을 다시 한번 해봐

    원아정이 갑작스럽게 무릎을 꿇자 방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그녀는 공지민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학교 다닐 때 내가 철이 없어서 계속 괴롭혔어. 이제야 내 잘못을 깨달았어. 제발 나를 용서해 줄래?”공지민은 고개를 돌려 옆을 바라보며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용서한다고도, 용서하지 않겠다고도 하지 않은 채 그저 원아정을 그대로 무릎 꿇린 채 두었다.원아정은 억울함과 분노로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아무도 그녀를 편들어주는 사람이 없다는 현실이 더 큰 수치로 다가왔다.입술은 피가 맺힐 정도로 깨물었고 옆에 늘어뜨린 손은 분노를 억누르려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내가 이렇게까지 했는데, 대체 뭘 더 하라는 거야?’속으로 치를 떨며 생각했다.‘공지민, 이 죽일 년!’하지만 방 안에 안정숙, 연승혁, 연정호가 있는 상황에서 그녀는 어쩔 수 없이 계속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시간이 흐르고 공지민은 여전히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결국 원아정이 다시 입을 열었다.“내가 이미 사과했잖아. 이제 너도 뭐라도 말해야 하는 거 아니야?”공지민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마치 이 자리를 떠나겠다는 태도였다.온시환이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지민아?”공지민은 잠시 멈춰 섰다가 굳게 다문 입술을 열었다.“제가 뭘 말해야 하죠? 용서한다고요? 저는 저를 괴롭혔던 사람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여러분은 쟤가 또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르는 것 같네요.”그녀는 온시환의 손을 밀쳐내며 자리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는 모습을 보였다.안정숙은 당황한 듯 그녀를 붙잡으려 일어나며 말했다.“지민아, 오해하지 말렴. 오늘 너를 부른 건 원아정을 용서해달라는 게 아니야. 나는 아정이가 과거에 잘못했던 일들을 다 알고 있어. 넌 피해자야. 단지 너에게 사과를 시키고 싶었을 뿐이야.”안정숙의 말에 공지민은 잠시 망설였고 결국 천천히 돌아와 자리에 다시 앉았다.탁자 위에는 다양한 과일이 놓여 있었다. 온시환이 그중 하나를 집어 그녀의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228화 도대체 언제까지 이럴 거야

    한편, 공지민은 조용히 별장에 머물렀다. 염정아를 찾아가지도 않았고 그저 온시환과 함께 둘만의 평온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온시환은 지금의 이 행복이 너무도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마치 한낱 신기루처럼 언제 어떻게 사라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그를 휘감았다.공지민은 전혀 서두르지 않았다. 연씨 가문의 친자 확인 결과가 곧 나올 것임을 예상하였다. 오히려 지금 초조할 사람들은 연씨 가문 사람들이었고 그들이 조만간 자신을 찾아오리라 믿었다.역시나 그녀의 예상은 적중했다. 연씨 가문 측에서 직접 차를 몰고 와 그녀를 만나려 했다. 결혼식에서 일어난 일과 관련하여 원아정이 직접 사과를 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온시환은 공지민과 함께 가겠다고 나섰지만 그녀는 그를 말렸다.“집에서 기다려요. 금방 돌아올게요.”“안 돼. 네가 무슨 일을 당하면 어쩌려고 그래?”타협의 여지가 없다는 듯 온시환은 그녀의 손을 단단히 붙잡으며 말했다.“너 혼자 못 가. 반드시 나랑 같이 가야 해.”결국 공지민은 한숨을 내쉬며 그의 고집을 받아들였다.두 사람이 연씨 가문 저택에 도착했을 때 원아정은 이미 와 있었지만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전날 밤 한숨도 자지 못한 듯 초췌한 모습이었다.그녀는 단톡방의 메시지를 차마 확인하지 못했다. 모두가 그녀를 비웃고 조롱하는 것만 같았다. 실제로도 그랬다. 예전에 그녀와 어울리던 가식적인 친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걱정하는 척하며 연락을 해왔다. 사실은 결혼식에서 일어난 일을 캐내려는 심산이었다.결혼식에서의 소동은 이미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며 하나의 웃음거리가 되어버렸다. 원아정은 이를 생각할수록 억울하고 분했다. 어떻게 자신이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된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그녀는 문으로 들어오는 공지민을 보며 이를 악물었다.공지민은 그녀를 보자마자 움찔하며 걸음을 멈추고, 온시환의 뒤로 몸을 숨겼다.그 모습을 본 온시환은 문득 원아정의 생일 파티에서의 일이 떠올랐다. 그날 공지민은 어딘가 이상했다. 하지만 당시 원아정이 두 사람이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227화 도망갈 가능성도 없었다

    원아정은 분노와 억울함으로 치를 떨었다. 예전엔 공지민을 가장 하찮게 여기며 무시했는데 그 하찮게 여겼던 사람이 결국 자신에게 이렇게 뼈아픈 대가를 치르게 하다니.‘빌어먹을 공지민! 네가 나를 망치려 한다면 나도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원아정의 눈은 분노로 붉게 물들었고 지금 당장이라도 공지민을 찾아가 싸우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원진이 여전히 이 자리에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겨우 분노를 억눌렀다.결국 원아정은 집으로 돌려보내졌다.한편, 공지민은 여전히 온시환의 품에 조용히 안겨 있었다.온시환은 그녀가 정말 놀라서 겁 먹은 줄 알고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당분간 집에서 푹 쉬어. 원아정과 연승혁의 혼사는 이제 끝난 것 같아. 그런데 어르신이 갑자기 네 편을 드는 게 이상하네.”공지민은 눈을 감은 채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아마도 지금쯤 친자 확인을 서두르고 있겠지.’그녀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안정숙은 하객들을 뒤로한 채 연씨 가문의 장남이자 연승혁의 아버지인 연정호를 집으로 불러들였고 서둘러 친자 검사를 진행했다.연정호는 오랜 시간 외국에서 기밀 프로젝트를 수행하느라 집에 거의 들를 기회가 없는 사람이었다.“어머니,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연정호의 목소리에는 피로감이 서려 있었다. 그의 아내는 딸을 잃은 뒤 큰 충격을 받았고 그 일로 마음의 병을 앓다 세상을 떠났다. 그 사건 이후 안정숙은 특히나 연승혁에게 애정을 쏟았다.안정숙은 침착하게 말했다.“별일은 아니고. 집에 며칠만 머물러, 정호야. 아직 확실한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자세히 말할 수 없어.”연정호는 이마를 주무르며 한숨을 쉬었다.“지금도 일 때문에 바빠 죽겠어요, 어머니.”“그런 건 모르겠고, 이번엔 아무리 바빠도 무조건 시간 내!”평소 고집을 부리지 않던 어머니의 단호한 태도에 연정호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사흘, 딱 사흘 동안 집에 있을게요. 하지만 나중에 꼭 제대로 설명해 주세요. 결혼식을 중단시켰다고 들었는데, 두 가문의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226화 그냥 내 말 들어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자 더 이상 진실을 모를 사람은 없었다. 더군다나 조사가 필요없을 정도로 분명했다.원아정과 오예슬은 평소에도 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었다. 두 사람은 자주 서로의 사진을 SNS에 올리거나 함께 쇼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 오예슬이 갑자기 원아정을 배신하며 폭로한 것은 분명 현장의 분위기에 겁을 먹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녀의 말이 거짓일 리 없었다.더구나 안정숙이 진위를 구별하지 못할 리 없었다.만약 공지민이 진짜 잃어버린 손녀라면 그녀가 이런 끔찍한 괴롭힘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안정숙이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안정숙은 지팡이를 단단히 쥐고 멀리 있는 원아정을 바라보았다.“아정아, 더 할 말 있어?”원아정은 속으로 오예슬을 한 대 걷어차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현장에 사람이 너무 많아 그렇게 할 수도 없었다.게다가 그때 저질렀던 괴롭힘은 숨기지도 못할 만큼 노골적이었다. 조금만 학교에 조사를 요청하면 금방 드러날 일이었다. 이 상황에서 부정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그녀는 공지민이 이런 순간에 왕따 사건을 폭로할 줄은 몰랐다. 게다가 안정숙이 마치 홀린 듯 공지민을 편드는 모습에 어리둥절했다.“할머니, 그땐 제가 너무 어렸어요. 제가 잘못한 줄도 모르고 한 행동들이었어요. 정말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었어요.”안정숙의 얼굴은 차갑게 굳어 있었다. 지난번 사찰에서 공지민과 원아정이 다투는 모습을 봤을 때는 공지민이 성격이 지나치게 급하고 공격적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그때 공지민은 갑작스럽게 괴롭힘 가해자를 마주했기에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 게 아니었을까 싶었다.원아정은 재빨리 다가가 안정숙의 손을 잡았다.“할머니, 용서해 주세요. 오늘은 제 결혼식이에요.”결혼식을 언급하며 그녀는 안정숙의 태도를 살폈다. 이 결혼식이 계속될 가능성을 확인하고 싶었다.그러나 안정숙은 그녀의 손을 홱 뿌리치며 단호히 말했다.“이 일은 내가 철저히 조사할 거야. 아정아, 그때 네 나이가 어리지도 않았을 텐데, 네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225화 모든 사실을 쏟아내다

    공지민은 오예슬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여전히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었고 커다란 땀방울이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다.공지민은 입가를 살짝 비틀며 말했다.“고등학교 시절, 저는 심각한 괴롭힘을 당했어요. 저를 괴롭힌 사람은 바로 원아정이었고, 오예슬은 원아정의 부하였죠. 그들은 제 옷을 찢고 사진을 찍어 협박했어요. 저는 평범한 가정의 아이였고, 부모님과 동생은 교통사고로 일찍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집에는 저 혼자만 남았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그들의 괴롭힘은 점점 심해졌어요. 화장실에 저를 가두는 건 일상적인 일이었고, 낯선 남자와 억지로 키스하게 만들거나, 제가 문란하다는 소문을 퍼뜨렸어요. 어디를 가든 비난과 조롱이 따랐지만 저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어요. 한 번은 무릎을 꿇고 제발 그만하라고 빌었지만 원아정은 점점 더 악랄해졌어요. 심지어 어느 날은 제 얼굴을 칼로 그어버리려고 했어요. 다행히 그 순간 누군가가 제때 막아줘서 가까스로 무사할 수 있었어요.”그녀의 목소리는 담담하게 이어졌지만 특정 부분에선 잠시 멈추며 감정을 억누르는 듯 보였다.현장의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사람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사실 이런 일이 대가문에서 벌어졌다면 돈으로 해결하려 했을 테지만 결혼식 한가운데에서 이런 폭로가 터지니 마치 가문의 치부가 만천하에 드러난 셈이었다.원아정은 즉각 흥분하며 외쳤다.“거짓말이에요! 할머니, 쟤가 거짓말을 하는 거라고요!”공지민은 눈을 감은 채 온시환의 슈트 끝자락을 단단히 붙잡았다.“제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아닌지는, 제가 다녔던 고등학교에 가서 조사해 보면 금방 알 수 있을 거예요. 원아정은 그 당시 저를 괴롭히는 무리의 대장이었어요. 그 뒤에는 항상 졸개들이 있었고, 학교에서는 아무도 그 애들을 건드릴 수 없었죠. 모두 제가 괴롭힘당하는 걸 알고 있었지만, 아무도 나서서 도와주지 않았어요. 선생님들조차 원아정 집안의 권력을 두려워해서 침묵했으니까요. 한 번은 용기를 내서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지만 결국 원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224화 억울한 일이 있다면

    오예슬은 온몸이 굳어지며 불길한 예감을 느꼈다.역시나 바로 다음 순간 공지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고등학교 때 괴롭히는 게 부족했나 봐? 이런 자리에서도 나를 가만두지 않다니. 혹시 또 원아정이 무슨 말을 했어?”‘원아정? 오늘 결혼식을 올릴 신부 아닌가? 신부와 이 사건이 무슨 관계라는 거지?’처음에는 단순한 해프닝이라 여겼던 사람들도 원아정의 이름이 언급되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모두의 시선이 멀리 웨딩드레스를 입고 서 있는 원아정을 향했다.원아정은 공지민이 이런 상황에서 갑작스레 자신을 끌어들이리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오늘은 그녀의 결혼식이었다.‘공지민이 도대체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 거야!’“공지민!”원아정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공지민은 마치 놀란 듯 온시환의 품 안에서 몸을 살짝 움츠렸다. 그 모습은 그녀가 원아정을 몹시 두려워하는 것처럼 보였다.원아정은 가슴을 들썩이며 화를 억누르지 못했다.“공지민, 오늘은 내 결혼식이야. 일부러 방해하려고 온 거라면 내가 경호원들을 불러 너를 쫓아내도록 할 거야!”공지민은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온시환의 품에 기댔다.온시환은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대체 무슨 일이야?”공지민은 목소리가 떨리며 말했다.“말해도 소용없을 거예요.”안정숙은 그 말을 듣자 곧바로 나섰다.“네가 어떻게 알아 소용없다고? 억울한 일이 있다면 지금 말해봐. 내가 너를 위해 나서줄 수도 있잖니.”안정숙의 이 한마디에 현장의 분위기는 한층 더 미묘해졌다. 그녀는 평소 원아정을 아낀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오늘은 어째서인지 공지민의 편을 드는 듯했다.원아정은 마음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할머니, 저 여자는 속셈이 뻔해요. 제 결혼식을 일부러 망치려고 하는 거라고요. 결혼식을 계속 진행할 수 없을까요? 쟤가 할 말이 있다면 나중에 따로 대화하면 될 거예요.”그러나 안정숙은 단호했다.“지민이 맞지? 네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 해. 난 듣고 싶구나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223화 큰 억울함이라도 당한 사람처럼

    신부가 이제 막 신부 대 앞에 다가가려는 순간, 예기치 못한 사고가 벌어지며 결혼식이 그대로 중단되었다.안정숙이 가장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다소 초조한 목소리로 말했다.“다들 멍하니 뭐 하고 있어? 어서 빨리 내려가서 사람을 구해!”온시환이 가장 먼저 뛰어들었다. 방금 누군가의 시선이 그의 주의를 끌어, 물에 빠진 사람이 공지민이라는 사실을 놓쳤다.공지민을 물 밖으로 끌어 올리자 모든 이의 시선이 그녀에게 쏠렸다. 그녀의 드레스가 위로 말려 올라가며 허벅지 윗부분에 있는 독특한 모양의 반점이 드러났다.안정숙은 지팡이를 꼭 쥐었다. 그녀는 공지민과 가까운 곳에 있었기에 그 반점을 단번에 알아챌 수 있었다.평소 자애로운 미소를 짓던 안정숙의 표정은 순간적으로 격동에 휩싸였다. 그녀는 공지민을 살피러 다가가 그 반점을 확인하자마자 마음속에 놀라움과 희망이 떠올랐다.‘이 아이는 사찰에서 봤던 아이잖아?’안정숙의 이마가 살짝 찌푸려졌다. 오랜 세월 동안 가문의 실종된 딸을 사칭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허벅지에 꽃 모양의 반점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녀뿐이었기에 사칭자들은 그 반점을 흉내 낼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아이에게는 그 반점이 분명히 있었다.안정숙의 입술이 떨렸고 얼굴에는 희망의 빛이 스쳤다.“이보게, 온씨 가문 젊은이. 어서 이 아가씨를 안게! 상태가 어떤지 확인해야겠어.”공지민은 몇 모금 물을 뱉고 나서야 조금 안정을 찾았다. 그녀는 안색이 창백했고 온시환의 품에 힘없이 기대 있었다.온시환은 그녀를 안쓰럽게 바라보며 말했다.“일단 데리고 돌아가겠습니다.”그러나 안정숙은 공지민을 떠나보내고 싶지 않았다. 오랜 세월 찾아 헤맨 사람을 겨우 발견했으니 그녀는 즉시 친자 확인을 하고 싶었다.안정숙은 재빨리 앞으로 나섰다. 그녀의 눈에 공지민의 목걸이에 엉킨 한 가닥 머리카락이 들어왔다. 그녀는 마치 얼굴에 묻은 물기를 닦아주는 척하며 그 머리카락을 손에 쥐었다.“이 아이 이름이 뭐라고 했지?”“공지민입니다.”온시환이 대답하며 그녀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222화 무슨 짓을 하려는지 뻔히 보여

    다음 날 아침, 염정아는 어제 포장해 온 음식을 데워 동생에게 새로 산 옷을 입혀주었다.솔직히 말해 동생은 잘생긴 편이었다.염정아는 손을 들어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오랜 세월을 함께하며 깨달은 건 그들 모두가 피해자라는 사실이었다.“이제 갈게. 아이들 잘 돌봐줘.”“누나...”동생은 천천히 그녀의 뒤를 따랐다. 마치 과거 그녀가 수없이 일하러 나갈 때 그랬던 것처럼 그녀를 아쉬운 눈으로 바라보며 따라오는 모습이었다.염정아는 마음을 다잡고 문을 닫은 뒤, 공지민의 팔을 붙잡았다.“가자.”공지민은 닫힌 문을 잠시 바라보다가 깊은숨을 내쉬었다.“정아야, 두 달은 제원에 있어야 할 텐데, 집에 더 할 말은 없어?”염정아는 입가에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너도 보다 시피 동생이 알아들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 하지만 걱정 마. 큰애는 요리도 할 줄 알아. 동생이 못하면 애들이라도 버텨줄 거야.”그렇지 않다면 이 집이 지금까지 버틸 수 없었을 것이다.공지민은 더 이상 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곧바로 제원으로 향했다.그들은 이번 여정으로 3일을 보냈다. 출발 전, 공지민이 온시환과 크게 다툰 후 3일 동안 서로 연락하지 않았다.그 사이 공지민은 의사를 찾아가 자신의 허벅지에 염정아와 같은 모양의 빨간 반점을 새겼다. 그뿐만 아니라 염정아 몸의 모든 점 위치를 기억해 자신의 몸에도 똑같이 재현했다.염정아는 소심하고 큰 도시에 익숙하지 않아 직접 연씨 가문에 들여보낼 수 없었다. 그녀가 연승혁을 만나게 된다면 금방 모든 것을 들킬 것이 뻔했다.그래서 공지민은 다른 계획을 세웠다.그녀는 실종된 연씨 가문의 딸인 척하며 가문에 들어가 연승혁의 누나가 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 위치에서 복수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터였다.공지민은 온시환의 별장 근처에 염정아를 위한 집을 임대했다. 그리고 염정아의 머리카락과 혈액 샘플을 채취해 필요시 친자 확인에 대비했다.모든 준비를 끝낸 뒤, 공지민은 기회를 기다리며 조용히 움직였다.염정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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