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어차피 요리하는 김에 아영 씨가 먹고 싶은 음식도 하려고 마침 문을 열고 물어보던 참이었어요.”선우경진이 콧방귀를 뀌었다.“아영은 개인 도우미가 알아서 챙겨주니까 신경 안 써도 돼요.”말을 마치고 나서 문을 잠그고는 싸늘한 눈빛으로 심보라를 노려보았다. 마치 그녀가 떠나기 전까지 꿈쩍도 하지 않을 기세였다.결국 심보라는 마지못해 자리를 떠났다.방 안, 이성준이 입을 열었다.“무슨 일인데?”백아영은 공장에 있었던 일을 이성준에게 털어놓았다. 이때, 이성준의 휴대폰이 울렸고 발신자는 하지연이었다.“지연 씨야, 얼른 받아.”하지연이 방시운의 손에 있는 이상 백아영은 걱정을 지울 수가 없었다. 심지어 이성준보다 더 빨리 움직여 통화 버튼을 눌렀다.휴대폰 너머로 하지연의 듣기 좋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성준아.”그제야 이성준에게 걸려 온 전화를 함부로 받았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사생활을 침해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이내 서둘러 휴대폰을 건네주면서 뒤로 물러섰다.그러나 시선만큼은 휴대폰에서 떠나지 않았고,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다.이성준은 백아영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며 피식 웃었다.“아영아, 난 너한테 비밀이 없어.”말을 마치고 나서 스피커 모드로 변경했다.흠칫 놀란 백아영은 귓불까지 빨개졌다. 이내 마음이 훈훈해지면서 든든한 느낌이 들었다.“딸도 같이 있는 건가?”하지연이 농담을 건넸다.“성준과 불륜이나 하려고 찾는 게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요. 사위한테 관심 가질 정도로 굶주리진 않았거든요.”백아영은 발끈하며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제가 뭐라고 했나요?”“아영은 낯가림이 심하니까 그만 놀려. 본론부터 얘기해. 시답잖은 말이면 그냥 끊어.”이성준은 백아영을 품에 끌어안으며 명령조로 말했다.하지연은 짜증 난 얼굴로 혀를 찼다.“젠장, 자기 여자만 챙기고 친구는 뒷전이야? 뭐, 중요한 일은 아니고, 여자 친구가 뭘 해줬을 때 제일 기분이 좋았는지 묻고 싶었어.”이성준과 방시운은 하나같이
최신 업데이트 : 2024-02-16 더 보기